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의 모든 챕터: 챕터 281 - 챕터 290

1098 챕터

제281화

“성형도 할 수 있고 이름도 바꿀 수 있지만 했던 짓들은 아무리 지워봐도 흔적이 남아 있어서 자세히 조사해 보면 찾아낼 수 있어. 내가 말하지 않는 건 착해서가 아니라 나랑 상관이 없고 귀찮아서 그러는 거야. 하지만 네가 또 날 건드린다면, 내가 모든 것을 까밝혀도 날 원망하지 마.”김은주는 마치 구아람이 그녀의 피를 모두 빼 버린 것처럼 온몸이 차가워지고 소름이 돋았다.……신경주가 장미 정원에서 나왔을 때, 구아람과 윤유성은 이미 떠나버렸다.그 남자와 얘기를 하고 나서 그는 화석처럼 홀로 찬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었다.이때, 날은 이미 저물었다.신경주는 김은주를 병원으로 데려다주라고 명령한 후, 한무와 함께 관해 정원으로 갔다.가는 길에 한무는 초조하여 식은땀을 뻘뻘 흘리더니 슈트를 흠뻑 적셨다. 그는 얼굴을 붉히며 끊임없이 신경주에게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무슨 처벌을 주시든 흔쾌히 받겠습니다! 다 제 탓입니다, 제가 사전 조사를 제대로 못해서 그 담당자가 윤씨 가문의 사람인지 몰랐어요, 모두 제 탓입니다.”말을 마치자, 사나이인 한무는 갑자기 울컥하였다.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던 신경주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싸늘하게 비웃었다.“몇 살인데 이런 일 때문에 눈물까지 흘려?”“이게 작은 일은 아니잖아요.”“윤유성 쪽 사람들은 이미 십여 년 동안 국내에 있지 않았어. 조사를 못해낸 것도 정상이야.”신경주는 다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네가 조사해 보아도 결과는 똑같아, 그들은 우리와 협력하지 않을 거야. 국내에 비슷한 장미 정원이 몇 개 더 있던데, 계속 연락해 보면 공급자를 찾을 수 있을 거야.”“네, 내일 바로 알아볼게요!”한무는 눈을 비비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 윤 도련님은 사모님에게 정말 너그럽네요, 그렇게 큰 프로젝트를 바로 주다니, 보통 사업가들은 여러 곳과 비교를 해보면서 신중히 고려하지 않아요?”이 말은 마치 가시처럼 신경주의 마음에 깊이 박혔다.그는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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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윤유성은 구아람을 위해 오마카세를 준비했다. 이것은 그녀의 엉뚱한 성격과 참 잘 어울렸다.공수해 온 참다랑어는 신선하고 맛있으며 덴푸라는 겉바속촉이 느껴졌고 참돔도 너무 신선하고 부드러웠다. 음식들은 어느 하나 빠짐없이 다 맛있었다.아가씨가 음식도 맛있게 먹고 술도 조금 마시더니 점점 기분이 좋아져 수다쟁이로 되었다.윤유성과 구아람은 모두 견문이 넓은 사람이어서 그들은 문학,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하지만 그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그들은 같은 해외의 비대칭 서바이벌 게임을 놀고 있었고 두 사람 다 백정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게임 얘기가 나오자 구아람은 더욱 싱글벙글해져 청순한 작은 얼굴은 붉게 물들었고 손놀림을 하며 말할수록 점점 더 신났다.윤유성도 그녀의 말을 끊지 않고 적절하게 리액션을 해주면서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배불리 먹은 두 사람은 나란히 식당에서 걸어 나왔다.식사를 하는 동안 비록 즐거웠지만 윤유성이 협력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잡담만 해서 구아람을 난감하게 했다.곧 헤어질 것 같아 그녀가 얘기를 꺼내려고 하는 순간 윤유성은 그녀의 마음을 읽은 듯 먼저 말했다.“구아람 씨, 프로젝트의 기획안이 준비되면 언제든지 저에게 보내도 줘도 돼요. 절차만 밟으면 정식으로 계약할 수 있어요.”“도련님.”구아람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부드럽게 말했다.“오늘 신씨 그룹을 선택하지 않고 저와 협력한 것은 아마 저 대신 화풀이를 해주고 싶어 신경주를 난감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네요.”윤유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비즈니스는 장난이 아니라 모두 이익을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도련님이 신중하게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사적인 친분 때문에 판단이 어긋나면 안 돼요. 비록 신경주와 사이가 좋지 않지만, 저는 아무 이유 없이 그를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그도 협력을 하고 싶어 하니 공평하게 그의 기획안도 잘 검토해 보시고 더 훌륭한 쪽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구아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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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부가티는 어둠 속에서 점점 멀어졌다.윤유성은 안경을 치켜 올리며 미소를 지었고 가슴이 계속 두근거렸다.……부가티 라 부아튀르 느와르는 길 위에서 질주를 하고 있다.구아람은 차창을 내려 지나가는 밤바람을 즐겼고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아가씨, 벌써 윤 도련님과 친해진 거예요?”임수해는 핸들을 움켜주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마도, 말은 잘 통했어.”“그가 아가씨를 구한 적은 있지만, 몰래 별장까지 뒤 따라온 사람이에요. 마음 놓고 그 사람과 만나면 안 돼요.”임수해는 화가 나서 중얼거렸다.“아마 날 알아보고 궁금해서 그랬을 거야. 만나보니 사람이 괜찮더라고, 그냥 말이 이상하게 들릴 때가 있었어, S 국이 개방적이어서 그런가?”구아람은 순간 눈이 반짝 겼다.“제일 중요한 건, 그가 나랑 같은 게임을 좋아하더라고! 그래서 게임을 같이 하기로 약속했어!”임수해는 들을수록 마음이 아파났다.그는 입술을 오므리고 한참 머뭇거리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아가씨는 이제 막 알게 된 남자에게 이렇게 너그럽게 대한 적이 없었어요, 혹시…… 그를 좋아합니까?”“와, 넌 눈이 삐었구나, 아예 그 눈을 파 버려.”구아람은 어이없다는 듯 임수해를 째려보았다.“만약 좋아하더라도 그가 나를 좋아하는 거야, 내가 할 짓이 없어서 남자를 좋아하겠어? 흥, 남자는 그냥 나에게 민폐가 될 뿐이야!”임수해는 웃음을 금치 못하였고 우울했던 마음도 사라졌다.‘다행이네, 아가씨가 윤 도련님에게 마음이 없다니, 정말 다행이네.’이때, 차가 과속방지턱을 지나자 꽃바구니에서 카드 한 장이 떨어져 나왔다.“응?”구아람은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숙였다.카드를 열어보니 윤유성이 예쁜 손글씨로 그녀에게 편지를 남겼다.‘청춘에 머무른 우리는 좋은 시절을 헛되게 하지 말자.’구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참 재밌는 사람이네.’“정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또 김은주를 만났네요, 이상한 말을 하며 대들진 않았어요?”임수해는 걱정스러운 듯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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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병원에 돌아온 김은주는 잔뜩 겁에 질려 넋을 잃었다.구아람의 음산한 말들을 떠올리자 그녀는 초조하여 손톱을 물어뜯으며 병실에서 왔다 갔다 했다.“아니야, 이대로는 안 돼! 구아람은 지금 구씨 가문의 아씨이고 사람 됨됨이가 너무 능글맞아, 그녀는 이미 내가 M 국에서 한 일들을 알고 있어, 아마 곧 더 많은 일들을 찾아낼 거야!”그녀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했다.그러자 김은주는 부들부들 떨며 엄명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한참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 한밤중에…….”“엄명준! 구아람이 지금 날 조사하고 있어, 아마 곧 우리 사이를 알게 될 거야.”김은주는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조차 쉬었다.“넌 지금 당장 성주를 떠나,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설마 나를 차버리려는 거야? 돈을 받지 못하면 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만약 구아람이 우리 사이를 알게 된다면 나랑 신경주의 결혼은 완전히 끝장날 거야! 그럼 넌 100억은커녕 10원도 가지지 못해!”김은주는 이를 악물고 낮게 으르렁거렸다.“그래, 한 번만 더 믿어볼 게, 그러나 절대 수작 부리지 마, 아니면…….”“약속한 돈은 무조건 줄 테니, 당분간 문제를 일으키지 마, 연락도 하지 말고!”말을 마치자 김은주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손은 여전히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녀는 감정을 추스르고 어머니인 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지금 당장 병원으로 와, 상의할 게 있어!”……한편, 엄명준의 꺼진 핸드폰은 구아람의 손에 있었다.엄명준은 요즘 줄곧 지하실의 ‘검은 방’에 갇혀 있었다, 보디가드가 지키고 있어 그는 도망칠 수도 없다.하지만 다행히도, 그는 거꾸로 매달려 있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감격한 그는 구아람에게 무릎을 꿇을 직전이다.계속 거꾸로 매달려 있으면 뇌가 충혈되어 죽을 지도 모른다.“잘 했어, 연기가 점점 좋아지네.”구아람은 핸드폰을 임수해에게 주면서 눈썹을 치켜세웠다.“아닙니다, 아가씨를 위해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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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구아람은 하품을 했다.“요즘 여기서 엄청난 고생을 했으니, 마음속으로 김은주와 나를 엄청 미워하고 있을 거야. 멘탈이 무너질 때쯤 조금만 잘해 줘도 그는 감격하여 나에 대한 미움을 김은주에게 돌릴 거야. 그때가 되면, 그는 최선을 다하여 김은주에게 복수하겠지.”“아가씨, 현명하시네요!”임수해는 칭찬을 금치 못했다, 그러고는 바로 차갑게 피식 웃었다.“허, 그들이 서로 물어뜯는 모습이 너무 기대되네요!”……일주일 후.방금 레스토랑 순찰을 마친 구아람은 만족한 듯 사무실로 돌아와 게임을 몇 판 했다.그녀가 호텔을 인수한지 거의 반년이 지났다. 호텔의 모든 것이 날로 번창해졌다. 이번에 평판이 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올해 가장 있기 있는 호텔’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그러나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그녀는 신씨 그룹에서 연속 5년 동안 받은 ‘올해의 호텔’이라는 칭호를 받아낼 거라고 결심했다.운은 돌고 도는 것이니 구아람이 돌아온 이상, 행운도 구씨 가문에게 올 거다.요즘 구아람은 국내 유명 언론사 세 곳의 인터뷰를 받았다. 그러나 임수해는 아가씨가 직접 출연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것은 그녀의 겸손한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았다.하지만 구아람이 그렇게 한 데는 분명 그녀만의 이유가 있다.KS 그룹의 사장이 되려면 오직 구회장의 딸이라는 신분으로 대중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배후에서 지도하는 리더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어 KS 그룹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의 업적을 보여줄 것이다.구회장이 그에게 호텔을 맡긴 건 그녀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그녀가 기회를 잡은 이상 최고의 가치를 창조해낼 것이다.이때, 구아람은 또 게임에서 우승을 거두었다. 임수해에게 커피를 리필 하라고 시키려 다가 순간 그가 파견 갔다는 것이 생각났다.일주일이 지나 모레가 바로 김은주의 생일 파티이지만 임수해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구아람은 눈을 지그시 감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책상을 탁탁 쳤다.그녀의 생각은 절대 틀리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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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김은주는 생일 파티를 위해 온갖 정력을 다했다.그녀는 기력이 넘쳐흘러 침대에 누워 비실 거리지 않고 장소를 정하기도 하고 드레스와 메이크업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마치 약혼식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그동안 신경주는 한 마디도 더 묻지 않았다. 그녀의 상태가 좋아지자 아예 병문안도 오지 않았다.김은주는 비록 기분이 나빴지만, 지금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생일 파티 전날 밤, 김은주는 문별에게서 애써 빌려온 드레스를 입어보았다.그녀는 가녀린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드레스의 가슴 사이즈가 너무 넓어 도저히 지탱할 수 없었다. 하인 두 명은 초조해서 땀을 뻘뻘 흘렸다. 아무리 해봐도 옷이 그녀에게 맞지 않았다.“왜 이렇게 서툴러! 김씨 가문은 왜 이런 쓸데없는 사람들을 둔 거야!”김은주는 급해서 볼이 벌겋게 달아올라 하인들에게 화를 냈다.“아가씨, 아니면 재봉사를 불러 옷을 고쳐볼 까요? 아니면 핀 두 개로 고정시켜볼까요?”하인은 간담이 서늘해져 조심스럽게 제의했다.김은주는 짜증이나 땀을 벌벌 흘렸다. 하지만 돈을 배상할 까봐 고치자고 말하지 못했다.이 드레스의 값은 수십 억이고 게다가 그녀는 합의서에 사인까지 했다.만약 더럽히거나 망가뜨리고, 제멋대로 고치고, 핀으로 꽂기만 해도 그녀는 5배의 가격으로 배상을 해야 했다. 돈이 아까운 것보다는 문별이가 구아람과 한통속이기 때문에 그녀는 결코 그 여자가 자신의 돈을 한 푼도 더 벌게 할 수 없다!“테이프 가져와, 빨리!”하인들은 재빨리 테이프를 가져와서 안쪽 가슴둘레에 붙였다. 그리고 김은주가 드레스를 다시 입어보니 역시 떨어지지 않았다.“아가씨, 너무 똑똑하시네요! 이 방법이 너무 좋아요!”하인들은 옆에서 아첨을 떨었다.김은주는 숨을 길게 내쉬며 의기양양한 기색을 보였다.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진정이 굳은 표정으로 부랴부랴 들어왔다.“엄마!”김은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하인에게 명령하였다.“먼저 나가 봐.”하인들이 방에서 나가자 진정은 바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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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한편, 신효린은 친한 몇몇 귀족 가문 아가씨들과 담소를 나누었다.“효린아, 축하해, 곧 형수가 생기겠네.”“에이, 또 형수가 생기겠네라고 해야지.”귀족 가문의 아가씨들은 신나게 말했다.“아무튼, 새것이 낡은 것보다는 좋잖아? 그리고 김은주 씨가 사모님의 조카이니, 사돈에 사돈까지 더해져서 앞으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겠네?”신효린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사이좋기는 무슨!’“김은주 씨와 신 사장님은 죽마고우라고 들었어, 몇 년 동안 많은 시련을 겪고 결실을 맺었다던데. 전처와 이혼하자마자 결혼한 걸 보니, 무조건 진정한 사랑이야. 효린아, 너희 오빠는 인기가 이렇게 많은데, 넌 언제 남자친구를 만나서 우리에게 국수를 먹여줄 거야?”이 말을 듣자, 신효린은 열심히 주위를 둘러보며 좋아하는 이유희를 찾았다.……그러나 이때, 이유희는 신경주와 함께 있었다.호화로운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두 사람은 모두 신들의 공분을 자아낼 정도로 멋진 슈트 차림으로 긴 창문 앞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별처럼 펼쳐진 성주의 야경이 보였다.이유희는 오늘 밤 고급 드레스의 흰색 슈트에 검은색 셔츠를 입었고, 긴 목덜미에 금빛 장미 펜던트를 한 목걸이를 착용하여 고귀하고 섹시하였다.그러나 신경주는 변함없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입었다. 포인트는 네크라인에 있는 황금색 용 무늬 넥타이로 범상치 않은 품격과 권력자의 도도함을 드러냈다.이유희는 눈앞의 어두운 남자를 보더니 당황해서 말했다.“왜 이렇게 입었어, 생일 파티가 아닌 장례식에 온 줄 알겠어.”신경주는 차갑게 눈썹을 찌푸리며 비웃었다.“흰옷은 그렇게 안 보일 것 같아?”“헐, 역시 하느님은 공평하셔. 잘생긴 얼굴에 말을 독하게 하는 입을 주셨네. 역시 사람은 완벽한 것이 아니야.”이유희는 웃으며 욕설을 퍼붓더니 갑자기 그의 넥타이핀이 눈에 들어왔다.“참 독특해 보이네, 빌려주면 안 돼?”신경주는 굳은 얼굴로 거절했다.“꿈 깨.”“예전에는 우리 팬티도 바꿔 입을 정도로 친했는데, 지금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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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신씨 호텔에서 누군가가 많은 별들이 달을 에워싼 듯 가장 빛나는 순간을 즐기고 있을 무렵, 구아람은 홀로 스포츠카를 몰로 시원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만월교의 도로에서 달리고 있다.차 안에는 신나는 케이팝 음악을 띄우고 있었다. 그녀는 차를 몰면서 노래를 부르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이때, 구진이가 전화 왔다.“오빠!”구아람은 애교를 부렸다.“아이고! 오빠 마음이 녹을 것 같아, 녹음해서 신우에게 보내주고 싶네, 그가 질투해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고 싶어!”구진은 엄청 기뻐했다. 역시 남자들의 즐거움은 심플한 것이다.“오빠가 전화 온 건, 일이 잘 준비됐나 봐?”“그럼, 준비를 다 했어, 큰 형 그쪽도 준비를 마쳤어.”구진의 말투에는 애교가 가득했다.“우리 둘은 안심해도 돼.”“나 지금 할아버지를 뵈러 가고 있어, 오늘 진주가 신씨 그룹의 사람들을 김은주의 생일 파티에 초대했지만 할아버지는 가지 않으셨어. 사실 할아버지는 떠들썩한 것을 좋아해, 하지만 폐를 끼칠까 봐 말을 하지 않아, 할아버지는 외로움을 두려워해. 날 이렇게 이뻐하시는데 이럴 때 내가 할아버지의 곁에 있어줘야 해.”할아버지 얘기를 할 때마다 구아람의 눈빛은 따뜻했고 늘 마음이 아파났다.그가 신경주의 아내일 때, 할아버지의 곁에 자주 있어주었고 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고, 보물을 감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노래를 불러 주기도 했고 함께 바닷가에서 산책을 하기로 약속도 했다.어느 해 밸런타인데이에 성주에 가장 큰 눈이 내렸다.구아람은 직접 만든 과자를 들고 폭설을 무릅쓰고 할아버지 댁에 찾아갔다.그녀는 그날 할아버지가 그녀의 얼굴과 코끝이 새빨갛게 얼어버린 것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기억났다.“소아야, 오늘은 밸런타인데이야! 왜 경주랑 같이 있지 않고 이 영감한테 온 거야?”그때 그녀는 서둘러 신경주에게 이유를 만들어주며 억지로 웃었다.“경주가 그룹의 사장이잖아요, 휴식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밸런타인데이에 사장은 휴식을 안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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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어휴, 고질병이야, 별일 없어.”신남준은 오히려 구아람을 위로하는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세상사의 온갖 변천을 다 겪은 얼굴은 건강하지 못한 희부연 색을 띠고 있었다.구아람은 순간 가슴이 두근거려 급히 할아버지의 왼 속을 잡고 오른손 세 손가락을 노인의 맥박에 대고 진맥을 했다.그러더니 그녀는 엄숙하게 말했다.“할아버지, 앞으로 매주 시간을 내서 침을 놓아 드릴 게요, 그리고 약도 사드릴 테니, 절대 게으름 피우지 마세요, 아저씨에게 할아버지가 약 드시는 것을 지켜보라고 할 거예요.”“소아야, 넌 예전과 달라, 넌 구씨 가문의 아가씨잖아. 구만복이 널 그렇게 아끼는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이런 일을 시킬 수 있겠어. 네가 지금 구씨 호텔까지 맡고 있다고 경주에게 들었어, 얼마나 피곤하겠나, 서 씨가 잘 챙겨주고 있어.”신남준은 그녀를 자주 보고 싶지만 그녀가 피곤할까 봐 마음이 아팠다.구아람은 멍해 있었다. 신경주가 할아버지와 사적으로 그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다.‘늘 나를 무시하던 사람이, 이혼하니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제가 구회장의 딸이면 할아버지의 손녀가 아닌가요?”구아람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호기롭게 허벅지를 툭툭 쳤다.“다리는 제 것이니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예요, 구회장이 참견할 수 없어요, 흥!”사납고 귀여운 모습이 할아버지와 신효정을 웃게 했다.이때, 핸드폰이 진동했다.구아람은 핸드폰을 보니 임수해가 문자를 보냈다.[아가씨, 준비를 모두 끝마쳤습니다, 지시를 내리세요.]……연회장의 무대 위에는 오색찬란하게 화려했다.무대 아래의 조명이 점점 어두워졌지만 무대 위의 조명은 오히려 눈부셨다.신경주와 이유희가 그제야 어슬렁어슬렁 연회장에 입장했다.비록 그들이 충분히 겸손했지만 눈부신 불빛에 의해 순식간에 관심의 초점으로 되었다.손님들의 시선은 신경주를 맴돌며 속삭였다.“늘 세상 물정을 경시하고 존귀한 신 사장님께서 김씨 가문 아가씨의 생일 파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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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우와!”무대 아래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고, 박수소리는 방금 보다 더 뜨거웠다.이유희는 깜짝 놀라 걱정스럽게 신경주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남자는 얼음조각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산한 기운은 순식간에 모든 사람을 얼어붙게 할 것만 같았다.그러자 마치 계획된 것처럼, 한 줄기 빛이 인파를 스치고 지나 비웃는 것처럼 신경주의 몸에 비추었다. 빛으로 인해 그의 아름다운 얼굴은 더욱 창백해 보였다.“은주와 경주는 죽마고우였습니다, 두 사람은 너무 많은 시련을 꺾었고,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우리 신씨 가문은 너무 기쁜 마음에 이 기회를 빌려 여러분과 함께 이 좋은 소식을 나누고 싶었습니다.”진주는 마치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김은주의 손을 꼭 잡고 불그레한 얼굴로 시를 낭송하는 말투로 말했다. 김은주의 얼굴도 붉어졌고 눈에는 수줍은 웃음이 가득했다.그녀는 무대 아래의 신경주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가 긴장해서 표정이 이렇게 굳은 줄 알았다.……동시에, 다른 곳에서.구아람은 할아버지와 신효정을 위해 맛있는 설탕물을 끓이려고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큰일 났어요! 형수님, 큰일 났어요!”신효정은 겁에 질려 창백해진 얼굴로 손을 흔들며 뛰어 들어왔다.‘형수님이 큰일 났어?’구아람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할아버지가 쓰러지셨어요! 할아버지가…….”신효정은 급한 마음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뭐?”구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마음이 세게 부딪힌 것처럼 아파 나며 숟가락을 버리고 부엌을 뛰쳐나갔다.거실에서 신남준은 바닥에 누워 두 눈이 찢어질 듯 천장을 빤히 바라보았고 팔다리가 마비되어 간질처럼 경련을 일으키더니 입이 삐뚤어지고 침이 흐르는 증상도 보였다.구아람은 숨을 들이쉬었다, 이것은 분명 급성 뇌경색이다!“신 선생님! 이미 구급차를 불렀어요, 제발 버텨주세요!”서 비서는 속이 타들어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아저씨, 괜찮아요! 제가 있으니 아무 일도 없을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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