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인데, 그냥 여기서 말해.”신경주의 시선은 구아람을 떠나지 않았다.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오빠, 경주 오빠!”순간, 흐느끼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유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번개에 맞은 듯 뻣뻣하게 앉아 있었다.신효정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고, 말라빠진 몸은 구아람의 품에서 실룩거리더니 눈을 번쩍 뜨고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왜요? 무슨 일이에요?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괜찮아, 효정아. 언니가 있는데 할아버지가 무슨 일이 있겠어?”구아람은 넋이 나간 김은주를 힐끗 쳐다보더니 신효정을 일으켰다.“효정아, 다른 곳에 가서 휴식하자, 그럼 할아버지가 깨어나시면 널 바로 볼 수 있을 거야.”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떠난 것을 본 신경주는 총알을 맞은 듯 가슴이 아파났다.“경주 오빠!”김은주는 너무 울어 눈이 호두처럼 부었다. 그녀가 신경주를 향해 달려들려고 하자 이유희가 두 팔을 벌려 무자비하게 그녀를 막았다.“김은주 씨, 경주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병원으로 가서 아버지를 돌봐 주시고, 어머니에게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주는 것이 효도하는 딸이 지금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김은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뻔뻔하게 신경주를 향해 울부짖었다.“난 모함당한 거야! 난 피해자라고! 오빠, 제발 나를 믿어줘, 내가 그렇게 오빠를 사랑하는데 왜 배신하겠어?”그녀를 등진 신경주는 이를 악물고 눈빛은 지옥처럼 차가웠다.사랑한다는 말을 듣자, 그는 단지 구역질이 날 뿐이었다.“그렇게 큰 아이까지 있는데, 무슨 염치로 사랑한다고 하는 거예요, 정말 토할 것 같네.”이유희는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았다.“경주가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라면 그 음탕한 놈을 죽여서 시체도 볼 수 없게 했을 게예요, 그리고 김씨 가문을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못하게 성주에서 쫓아낼 거예요.” 김은주는 너무 모진 말에 겁을 먹고 몸을 부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