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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김은주는 무대 아래에서 여자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이 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고귀한 백조처럼 턱을 들고 있고,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우쭐대고 있었다.

‘마음껏 말해 봐, 나의 화려한 인생은 이제 시작이야, 너희들은 그저 나를 우러러보는 우물 안의 개구리일 뿐이야!’

“경주야, 이것 좀 봐봐!”

이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SNS 실검을 보더니 급히 신경주에게 보여주었다.

순간 실검 1위가 남자의 눈에 들어왔다.

[신경주 김은주 약혼]

“경주야, 나 지금 뭐가 뭔지 모르겠어.”

이유희는 깜짝 놀라 그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

“김은주와 헤어지겠다며? 너의 새어머니가 왜 너희들의 결혼 소식을 발표한 거야? 실검까지 올랐잖아! 아저씨도 반대하시는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된 거야? 정말 헤어진 게 맞아?”

신경주의 귓가에 맴도는 소리는 그를 화나게 하여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마치 끝까지 당겨진 활처럼 가슴속에 감춰져 있던 강렬한 분노와 감정이 아슬아슬하게 무너지고 있다.

아름다운 꽃망울이 흩날리던 커다란 스크린이 갑자기 싸늘한 어둠으로 변해 버렸다.

“어? 무슨 일이야?”

“정전인가? 아님 스크린이 고장 난 건가?”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사이에, 순간 스크린이 켜졌다.

그러자 한 여자아이의 사진이 보였다.

사진 속 어린아이는 너무 작고 말랐다. 헝클어진 머리에 남루한 옷차림을 한 채 눈물 콧물을 흘리며 통곡하고 있었다.

“세상에! 누구 집 아이야, 너무 불쌍하네!”

“그러게! 설마 김은주 씨가 이번 생일 파티에서 자선 모금을 하려는 건가? 그럼 나도 기부를 해야겠네, 난 공익 활동을 열심히 참가할래!”

무대 아래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자 김은주와 진주는 이상한 것 같아 황급히 몸을 돌려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이, 이게 뭐야?”

진주는 깜짝 놀랐다.

“이 꾀죄죄한 아이가 누구야? 왜 이런 사진이 생일 파티에 나오는 거야? 시스템이 문제 생겼어?”

김은주는 입을 벌린 채 하염없이 스크린 속 어린 소녀를 바라보았다.

무대 아래에 앉아 있던 진정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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