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가 비참하고, 멍청하고, 우스워 보이지?”신경주의 목소리는 뜨거운 불에 타버린 것처럼 쉬었고 얇은 입술은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이유희는 진지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 경주야, 난 너의 유일한 친구이자 제일 친한 친구야. 무슨 일이 있던 난 너를 비웃지 않을 거야. 그냥…… 좀 아쉬운 것 같아서.”“아쉽다고…….”신경주는 충혈된 눈을 감고 머릿속에서 김은주와의 추억들을 한 조각도 남김없이 찢어버렸다.“아쉬울 게 없어, 내가 눈이 삐어서 사람을 잘 못 봤어, 난 당해도 싸.”“아니, 그게 아니라.”이유희는 안타까운 듯 숨을 내쉬었다.“구아람이 너와 결혼한 그 3년 말이야, 김은주만 없었더라면 너희들은 사랑했을 거야. 지금처럼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행복했을 건데, 안 그래?”‘행복했을 거다…….’신경주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넋이 나가 있었다.“경주야, 우리 이혼 안 하면 안 돼?”“왜냐하면…… 너를 사랑하니까.”윙하는 소리와 함께 터지는 듯한 이명이 들려오자 머리에 통증이 밀려왔다. 그는 황급히 벽을 짚고 주먹을 웅크리며 물에 빠진 듯한 질식감이 느껴지면서 가슴이 무너지는 것처럼 아파났다.그 당시, 구아람은 이혼하지 말자고 울부짖었다. 그는 단지 그녀가 이 결혼을 유지하려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녀를 감옥으로 여기고 늘 도망치고 싶었다.그러나 이제야 뒤늦게 깨달았다.구아람은 단 한 번도 그를 구속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모든 자존심을 걸고 사랑이 이어 가기를 바란 것이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래서 최선을 다해 붙잡은 것은 이혼 후 그를 사랑할 자격조차 없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아이가 서너 살 된 것 같던데, 그럼 김은주는 M 국에 있을 때부터 너 몰래 바람을 피웠던 거야. 내가 알기로는 그때 그녀가 계속 너에게 집착했던 것 같은데,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기다리려고 어쩔 수 없이 이국 타향으로
김씨 모녀의 스캔들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실검 1위는 더 이상 약혼 소식이 아닌 김은주의 사생아와 진정의 살인 사건으로 바뀌었다.생일 파티 현장에서의 혼란스러운 장면이 유출되었다. 김은주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드레스가 벗겨지고 반나체로 나오는 명장면이 세상에서 제일 웃긴 막장드라마처럼 인터넷에서 방송되고 있었다.SNS에서 김은주는 조롱과 욕설을 당하고 있었다.네티즌들은 권력자에게 빌붙기 위해 친딸을 버린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심지어 김은주가 자신의 잔인무도한 행동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라는 청원까지 제기되었다.[친딸도 몰라보고, 아이를 해외에 버려둔 채 모른 척하는 게 사람이 할 짓이야? 동물들도 제 새끼를 보호해 주는데, 김은주는 동물보다도 못하네!][동물: 재수 없어!][신경주가 이런 더러운 년을 위해 아내를 버린 거야? 참 대단하네.[신경주는 실력으로 눈이 삐었다는 것을 증명했어, 비록 그의 전처를 본 적은 없지만 무조건 김은주보다는 낫겠지!][전처: 김은주보다 낫다고? 허, 모욕당하는 것 같지만 증거가 없군!][신경주와 김은주가 죽마고우라며? 죽마고우가 위험하네, 앞으로 이 글자만 봐도 역겨울 것 같아!][하하하하하, 너무 웃겨! 정말 막장이야! 제발 어느 재능 있는 감독님이 이걸 드라마로 찍으면 안 돼?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한 사람을 망하게 하는 건 너무 쉬웠다.하지만 발견부터 폭로까지, 김은주를 절정에서 지옥으로 밀어 넣는 이 모든 과정들을 구아람은 어떻게 은밀하고 침착하게 전략을 세웠는지는 아마 구씨 가문의 오빠들만 알고 있을 것이다.구아람은 늘 침착하여 쉽게 나서지 않는다.그러나 그녀가 나서기만 하면 원수를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이때, 신씨 호텔 입구는 구경꾼, 언론 매체, 경찰차로 꽉 막혔다.사람들 앞에 나타난 진정은 안색이 창백했고 다리가 느른해져 일어서지 못하여 경찰들이 그녀를 끌어서 차에 태웠다.경찰이 체포하는 장면을 본 적이 없는 구경꾼들은 신이 나서
일곱째 도련님인 구도현이 바로 구씨 가문의 막내아들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범죄와 폭력을 척결하는 경찰이 되고 싶어 했고, 오늘날 그 꿈을 이루어 성주 제1수사대 팀장으로 되었다.“맞아! 죽여버려!”구진의 화난 감정도 구도현에 의해 점점 벅차올라 쿵 하고 차장을 쳤다.“형사들이 신문할 때 쓸 수 있는 특별한 수단이 없어? 우리 검찰은 그런 권력이 없어서, 아람이 대신 화풀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구윤은 이 말을 듣고 웃음을 금치 못했다.구씨 가문의 딸들은 하나같이 고귀하고 청아하며 출중했다. 하지만 아들들은 모두 원한을 품고 있는 듯 걸핏하면 때리고 죽이고를 입에 달고 있다. 나쁜 세력에 어울린 적 있는 구윤보다 더 나빠 보였다.세 도련님이 손을 잡는다면 그들에게 겨누는 사람은 오직 죽음뿐일 것이다. ……신경주는 할아버지를 뵈러 급히 병원으로 갔다, 이유희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를 따라갔다.스포츠카가 날렵한 드리프트로 문 앞에 멈춰 섰다, 신경주는 돌볼 겨를도 없이 차를 버리고 병원으로 달려갔다.할아버지는 그가 신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걸린 사람이다.할아버지만이 그를 진심으로 손자라고 생각하고 사랑해 주고 아껴준다. “할아버지, 할아버지!”신경주는 폭풍 질주를 하며 목이 잠긴 채 계속 중얼거렸다.그가 숨을 헐떡이며 복도로 뛰어드는 순간, 잠든 신효정을 끌어안고 벤치에 앉아 있는 구아람이 보였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화면은 마치 섬세하게 그린 한 폭의 유화와 같았다.평온하게 눈을 감고 품 안의 소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그녀는 눈부시게 빛났다.작은 몸에는 단단하고 강력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것 같았고, 사람들이 그녀가 필요할 때, 그녀는 늘 구원의 천사처럼 그들 곁에 나타나곤 한다.순간, 신경주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녀가 있어서 다행이야…….’발자국 소리를 듣자 구아람은 눈을 뜨고 신경주와 시선을 마주쳤다.순간의 멍해진 그녀의 눈에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따뜻함이 담겨 있어 남자를 두근거리게 하였
“무슨 일인데, 그냥 여기서 말해.”신경주의 시선은 구아람을 떠나지 않았다.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오빠, 경주 오빠!”순간, 흐느끼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유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번개에 맞은 듯 뻣뻣하게 앉아 있었다.신효정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고, 말라빠진 몸은 구아람의 품에서 실룩거리더니 눈을 번쩍 뜨고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왜요? 무슨 일이에요?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괜찮아, 효정아. 언니가 있는데 할아버지가 무슨 일이 있겠어?”구아람은 넋이 나간 김은주를 힐끗 쳐다보더니 신효정을 일으켰다.“효정아, 다른 곳에 가서 휴식하자, 그럼 할아버지가 깨어나시면 널 바로 볼 수 있을 거야.”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떠난 것을 본 신경주는 총알을 맞은 듯 가슴이 아파났다.“경주 오빠!”김은주는 너무 울어 눈이 호두처럼 부었다. 그녀가 신경주를 향해 달려들려고 하자 이유희가 두 팔을 벌려 무자비하게 그녀를 막았다.“김은주 씨, 경주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병원으로 가서 아버지를 돌봐 주시고, 어머니에게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주는 것이 효도하는 딸이 지금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김은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뻔뻔하게 신경주를 향해 울부짖었다.“난 모함당한 거야! 난 피해자라고! 오빠, 제발 나를 믿어줘, 내가 그렇게 오빠를 사랑하는데 왜 배신하겠어?”그녀를 등진 신경주는 이를 악물고 눈빛은 지옥처럼 차가웠다.사랑한다는 말을 듣자, 그는 단지 구역질이 날 뿐이었다.“그렇게 큰 아이까지 있는데, 무슨 염치로 사랑한다고 하는 거예요, 정말 토할 것 같네.”이유희는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았다.“경주가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라면 그 음탕한 놈을 죽여서 시체도 볼 수 없게 했을 게예요, 그리고 김씨 가문을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못하게 성주에서 쫓아낼 거예요.” 김은주는 너무 모진 말에 겁을 먹고 몸을 부들
“네가 M 국으로 가서 바람을 피우고 나 몰래 아이를 낳아도 너의 탓을 하지 않아.”신경주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지더니 주먹을 쥐고 화내면서 말했다.“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걸렸다는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병을 핑계로 나의 마음을 제멋대로 농락하고, 이런 방식으로 날 속여서 결혼하게 한 거야?”“아 아니야.”김은주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횡설수설하였다. 그제야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우울증의 핑계를 댔다, 하지만 그 당시 신경주와 그의 어머니가 가장 고통스러운 우울증의 피해자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그는 김은주가 어머니의 뒤를 따를까 봐 늘 너그럽게 대해주고 그녀를 위해 자신을 깊이 사랑하고 있는 구아람까지 몰인정하게 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이 새빨간 거짓말이 들통나면 신경주의 마음을 농락하고 그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생각 못 했다.신경주는 죽어도 그녀를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나와 어머니의 병이 네가 사람의 마음을 농락하는 도구가 되었네.”후회와 분노가 신경주의 마음에 뒤엉켜 자조적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김은주, 너 때문에 내가 바보처럼 보이잖아.”“오빠, 그, 그게 아니라…….”이유희는 고개를 저으며 호통을 쳤다.“넌 어렸을 때부터 경주와 함께 자랐어, 경주가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양심이 있다면 이런 방식으로 또다시 그에게 상처를 주고, 괴롭히고, 속이지는 말았어야지. 너희가 어렸을 때 겪은 모든 일들을 어떻게 네가 가스라이팅하고 협박하는 도구로 쓸 수 있어? 네가 경주를 진심으로 사랑하긴 한 거야? 사랑하는데 이런 짓을 해? 그럼 난 평생 연애를 하지 않겠어, 너무 역겨워.”“유희야, 그만해.”신경주는 김은주와의 추억을 회상하기 싫었고 다시는 그녀와 엮이기 싫었다.“한무야, 난 다시는 이 사람을 보고 싶지 않아, 당장 끌어내.”“네, 사장님.”한무는 쓰레기를 보는 듯 김은주를 바라보더니 그녀를 힘껏 끌어냈다.“신경주, 네가 무슨 자격으로
김은주가 문밖으로 끌려나가는 모습이 많은 의료진의 곁눈질을 받아 납작코가 되었다.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그녀는 더 이상 체면을 신경 쓰지 않았다.“아!”한무와 경호원은 동시에 손을 힘껏 내젓자 김은주는 비참하게 주저앉았다.“휴지 있어?”한무가 경호원에게 물었다.“죄송하지만 없습니다.”“됐어, 이따가 간호사에게서 알코올 솜을 받고 손을 잘 닦자, 더러운 것을 만졌잖아.”말을 마치자 한무는 김은주를 힐끗 째려보고서야 경호원과 함께 들어갔다.때마침, 시커먼 밤하늘에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그러자 비가 물을 퍼붓듯 세차게 내리더니 바닥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이어 치명타를 입은 김은주는 멍한 눈빛으로 주저앉았고 폭우 속에서 일어설 힘조차 없었다.오늘 밤 생일 파티를 위해 정성껏 한 헤어스타일은 엉망진창이 되었고, 메이크업도 뒤집힌 듯 엉망이었다.“신경주…… 난 너의 생명의 은인인데, 네가 어떻게 날 이렇게 모질게 대할 수 있어!”김은주는 대성통곡하며 두 손으로 웅덩이를 치더니 더러운 물들이 얼굴에 튀었고, 큐빅네일도 부러져 아픔에 비명을 질렀다.이때, 검은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병원 앞에 멈춰 서자 흙탕물이 튀어 김은주의 입안까지 들어갔다.“퉤퉤!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야? 사람이 있는데! 눈이 삐었어?”김은주는 폭우 속에서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고급차에 분노를 쏟아냈다.욕설 속에서 문이 열리자, 기사는 문 옆에서 검은 우산을 꺼내 차에서 내린 뒤 공손하게 뒷좌석 문을 열었다.구진이 먼저 차에서 내려와 우산을 받았고 등이 비를 맞고 있지만 우산을 차 문 쪽으로 향했다.그러더니 구윤이 싸늘하게 차에서 내려와 두 형제가 우산을 같이 쓰고 있었다. 온 세상이 비바람을 쳐도 기품이 넘치는 그림자들은 마치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명화와 같았다.구씨 가문 형제의 얼굴을 보자 김은주는 부들부들 떨며 욕을 참더니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김은주 씨, 아버지가 이 병원에 안 계신 것 같은데, 엉뚱한 곳에서 우는 거 아니에요?”구진은 물
“김은주를 떠나보냈으니 더 이상 질척대지 않을 거야.”구아람의 몰인정한 눈빛을 바라보는 신경주는 난삽한 듯 마른침을 삼켰다.“그래? 정말 축하해, 이 번거로운 일을 해결했으니 오늘 밤 너에게 좋은 일이 없었던 건 아니네.”그녀의 날카로운 눈웃음은 마치 온몸에 가시가 돋친 거만한 붉은 장미와 같았다.“신 사장님이 이성 관계를 처리할 땐 늘 세심한 걸로 알고 있는데, 김은주 씨가 이번에 40억에다 별장 한 채를 받았으려나?”우르릉-창밖의 자주빛 번개가 마치 신경주를 때린 것처럼 몸을 떨리게 했다. 어깨부터 가슴까지 마비되어 아픔이 솟아올랐다.불현듯 구아람에게 이혼 합의서를 당당하게 내몄던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그는 끈질긴 고집으로 계약 결혼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 행동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자신의 잔인한 행동으로 거의 그녀의 모든 자부심과 자존심을 파괴해버렸다.눈물로 얼룩진 이혼 합의서는 아직도 자신의 침대 머릿장에 보관되어 있다.신경주는 자신이 구아람을 떠나 김은주에게 간 그날, 구아람이 혼자 방에서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이혼 합의서에 서명을 했을지, 생각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그는 마치 목에 칼이 찔린 듯 숨이 막혔고,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픔을 느꼈다.그때, 신경주가 잘 못 된 선택을 했지만, 구아람이 자신을 사랑해 주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설령 구아람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그녀의 진심을 무너뜨려선 안 되는 것이었다.이제는,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어 버린 상황이 되어버렸다.“아저씨한테서 들었어, 네가 침술로 할아버지의 골든 타임을 벌어주었다고, 고마워.”신경주의 목소리는 완전히 쉬었다.“나의 할아버지이기도 하니 고마워할 필요 없어. 비켜줄래?”구아람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하기 싫어 차갑게 눈을 내리깔고 떠나려 했지만, 그는 커다란 몸짓으로 길을 막아버렸다.“허, 동물들도 길을 막지 않는데, 신 사장님은 동물보다도 못한가?”그녀는 이를 악물었고 슬슬
비록 구아람은 병원을 떠났지만, 여전히 할아버지를 걱정하고 있다.그녀는 유민지에게 연락해 보려고 한다. 유씨 가문은 대대로 의술을 해왔고, 국내에서 의료 수준과 기술이 모두 최고이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고질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돌아가는 길에 구진은 계속 SNS를 보고 있었고 김은주를 욕하는 재미있는 댓글을 보면 구아람에게 우스갯소리로 읽어주곤 했다.“하하하, 평소에 키보드 워리어들을 보면 치를 떨 정도로 짜증이 났는데, 지금 보니 너무 귀엽잖아! 명언들이 너무 많아서 발췌하고 싶어!”구진은 갖가지 악플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며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구아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차창 밖을 바라보더니, 오늘 밤 신경주가 착용한 금색 넥타이핀이 생각나 점점 짜증이 솟구쳤다.그에게 준 선물들은 정말 굴욕사, 흑역사이다. 직접 그것들을 망가뜨린다 해도 선물들이 더 이상 신경주와 엮이지 않았으면 했다. “아람아, 도현이가 진정과 엄명준을 통제했대, 지금 모두 경찰서에 있어.” 구윤은 부드럽고 거친 손으로 구아람의 목덜미를 가볍게 문지르며 묵묵히 위로해 주었다.“금방 도현이가 문자 왔는데, 엄명준이 자기가 한 짓을 숨김없이 자백했대, 하지만 진정은 입이 무거워 아무리 심문을 해도 청부업자를 고용해 아이를 살해한 일은 다른 사람이 교사한 것이 아니라 그녀 혼자만의 생각이었다고 단언하고 있대.”“진정은 비록 악독한 사람이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있어.”구아람은 나쁜 남자로 인해 심란해졌던 감정을 추스르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회장님도 쓰러지셨고 장남도 감옥에 들어갔으니 유일한 희망이 바로 김은주일 거야, 그녀가 어머니로서 자식을 지키지 않을 수 없어, 그건 당연한 거야.”아가씨가 계획을 짜고 모든 것을 안배하니 그들을 그물에 걸려들게 했을 뿐만 아니라 눈앞의 이욕을 탐하여 뒤에 올 위험을 돌아보지 못하게 했다.그녀는 임수해를 시켜 진정을 따라 M 국으로 가게 하였다. 꿍꿍이를 품고 있는 진정은 단지 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