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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김은주를 떠나보냈으니 더 이상 질척대지 않을 거야.”

구아람의 몰인정한 눈빛을 바라보는 신경주는 난삽한 듯 마른침을 삼켰다.

“그래? 정말 축하해, 이 번거로운 일을 해결했으니 오늘 밤 너에게 좋은 일이 없었던 건 아니네.”

그녀의 날카로운 눈웃음은 마치 온몸에 가시가 돋친 거만한 붉은 장미와 같았다.

“신 사장님이 이성 관계를 처리할 땐 늘 세심한 걸로 알고 있는데, 김은주 씨가 이번에 40억에다 별장 한 채를 받았으려나?”

우르릉-

창밖의 자주빛 번개가 마치 신경주를 때린 것처럼 몸을 떨리게 했다. 어깨부터 가슴까지 마비되어 아픔이 솟아올랐다.

불현듯 구아람에게 이혼 합의서를 당당하게 내몄던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그는 끈질긴 고집으로 계약 결혼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 행동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자신의 잔인한 행동으로 거의 그녀의 모든 자부심과 자존심을 파괴해버렸다.

눈물로 얼룩진 이혼 합의서는 아직도 자신의 침대 머릿장에 보관되어 있다.

신경주는 자신이 구아람을 떠나 김은주에게 간 그날, 구아람이 혼자 방에서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이혼 합의서에 서명을 했을지, 생각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그는 마치 목에 칼이 찔린 듯 숨이 막혔고,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픔을 느꼈다.

그때, 신경주가 잘 못 된 선택을 했지만, 구아람이 자신을 사랑해 주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설령 구아람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그녀의 진심을 무너뜨려선 안 되는 것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어 버린 상황이 되어버렸다.

“아저씨한테서 들었어, 네가 침술로 할아버지의 골든 타임을 벌어주었다고, 고마워.”

신경주의 목소리는 완전히 쉬었다.

“나의 할아버지이기도 하니 고마워할 필요 없어. 비켜줄래?”

구아람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하기 싫어 차갑게 눈을 내리깔고 떠나려 했지만, 그는 커다란 몸짓으로 길을 막아버렸다.

“허, 동물들도 길을 막지 않는데, 신 사장님은 동물보다도 못한가?”

그녀는 이를 악물었고 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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