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8화

“할아버지, 요 며칠 어떠셨어요? 아픈 곳이 있으면 꼭 제때에 알려주세요.”

신경주는 신남준의 휠체어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얼굴을 들어 할아버지와 눈을 맞추며 어렸을 때의 맑은 눈빛을 드러냈다.

“아니면 저와 함께 관해 정원으로 돌아가시죠, 저와 오씨 아줌마도 할아버지를 잘 보살펴 드릴 수 있어요.”

“내가 왜 그곳으로 가겠어, 너희 아버지와 그 재수 없는 며느리의 얼굴만 보면 목숨이 줄어들 것 같은데!”

신남준은 진주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 한숨을 내쉬었다.

“신광구가 이혼하지 않으면 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었어, 여기가 엄청 좋아, 그들을 보지 않으면 속이 편해지거든. 이게 바로 장수의 비결이야!”

신경주는 속절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이 개구쟁이 어르신을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이 별장은 신 선생과 사모님의 사랑의 보금자리입니다. 신 선생께서 이곳에 있고 싶어 하는 건 사모님이 살던 정취가 있기에 떠나기 아쉬운 겁니다.”

서 비서는 마음을 잘 헤아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서 씨, 내가 정말 노망이 들었는지 정신이 오락가락할 때가 많아.”

신남준은 고개를 돌려 흐릿한 눈빛으로 뒤뜰을 바라보았다.

“한 번은 지희가 뒤뜰에서 곤곡을 부르며 꽃밭을 다루는 모습이 보였어,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나를 향해 웃어주었어.”

“노망이 아니라 사모님께서 신 선생의 깊은 정이 느껴졌을 겁니다. 몇 년 동안 늘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도 떠나기 아쉬워 줄곧 곁에 머물고 있는 겁니다.”

서 비서는 나지막하게 위로를 했다.

신경주는 순간 울컥하여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정이 두터운 부부라는 것을 알고 있다. 행복한 사랑을 직접 보았었기에 그는 자신의 사랑도 순결하고 아름답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가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김은주와 함께 있는 것에 집착한 것이다.

그동안 김은주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성격이 맞지 않아 함께 있으면 끝없는 이야기가 있는 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