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 그룹 사장실.금방 고위층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신경주는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고 피곤함을 감추지 못했다.그와 김은주의 일은 이미 그룹에 퍼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큰 신씨 그룹에서 그 누구도 감히 신경주에 대해 의논하지 못했다. 죽고 싶지 않고서는 의논하지 못할 것이다.이제 그는 이사회의 부위원장이 되었고 이미 명실상부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그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무거웠고 조금도 즐겁지 않았다.“진주가 김씨 그룹의 구멍을 메워 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어요. 그녀가 비휴인가, 돈을 엄청 많이 횡령했네요. 흥, 이번 기회에 다 뱉어내야겠네요.”한무는 진주가 손해를 보는 것을 보면 마음이 후련해진다.“전에는 진교가 진주을 도와 축재를 해주었어, 지금 진교가 감옥에 들어갔는데도 수십억의 거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걸 보니, 그녀의 뒤에는 여전히 축재 경로가 있네.”신경주는 서늘하게 눈을 지그시 떴다.“설마…… 그 EV라는 부티크인가요?”한무는 놀라움에 가득 차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사장님, 그 평범한 부티크가 정말 큰돈을 긁어모으는 능력이 있어요? 그냥 백과 옷을 파는 거지, 죽도록 팔아도 돈이 몇 푼 되겠어요?”“넌 나랑 같이 다닌 세월이 얼마인데, 아직도 이렇게 순진해?”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전에 접은 종이비행기를 집어 들어 한무의 가슴에 정확히 던졌다.“부티크의 뒤에는 진주가 몇 년을 걸쳐 구축한 거대한 성주의 인맥들이야. 사치품을 파는 것 같아도 은밀하게 명성과 이익을 판매하고 있어, 심지어 더러운 거래들도 부지기수야.”한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그 할망구를 너무 얕잡아 봤네요!”“난 얕잡아 본 적이 없어, 적을 얕잡아보면 안 되지.”신경주는 오뚝한 콧등을 주무르며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하지만 진주를 처리하는 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어. 그녀는 성주에서 세력이 강대하고 배경이 든든해, 그리고 신 회장도 그녀를 지키고 있어. 지금 그녀를 건드리기에는 증거도 부족하고 때도
이소희는 이유희의 친동생이고 신경주가 보고 자란 아이이다.장남이 아버지 노릇을 한다는 말처럼 이유희는 유일한 여동생을 각별히 애지중지한다. 동생을 사랑하는 정도가 구씨 가문의 오빠들이 구아람을 대하는 정도에 못지않다.그러자 신경주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타협을 했다.“데리러 와.”……어둠이 내려앉은 성주 국가 콘서트홀.이유희는 일찍 감치 최고의 관람석인 2층 스탠드 룸을 구입해 여동생의 모습을 볼 준비를 했다.뿐만 아니라 그는 이곳에 대포 카메라를 준비해 놓아라고 지시를 내렸었고 동생의 무대를 찍으려고 신나게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신경주는 옆에 앉아 긴 다리를 나른하게 꼬고는 파파라치보다 더 전문적인 이 도련님을 혐오스럽게 흘겨보았다.“이런 공연은 주최 측에서 녹화하고 애장품으로 각인해 출연자들에게 선물을 해줘. 그따위 장비로 체면을 구기지 마.”“너처럼 냉정한 사람은 모를 거야! 친오빠가 찍은 영상은 가족애가 담아 있는 거야, 주최 측이 찍은 것과 어떻게 같을 수가 있겠어?”이유희가 카메라 각도를 조정하더니 순간 눈을 부릅 뜨고 말했다.“아람이도 왔어? 내가 잘못 본 건가? 옆에 남자는 누구야? 얼굴이 왜 그렇게 하얘, 몸이 허약한가?”신경주는 가슴이 떨리더니 벌떡 일어나 지체 없이 난간의 가장자리로 갔다.맞은편 VIP 룸 스탠드에 구아람과 윤유성이 나란히 앉아 서로 눈 맞춤을 하며 웃고 떠들었다.구아람은 맞은편에 질투쟁이 두 명이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2층에는 사람이 적고 냉방이 잘 되었다. 구아람은 얇은 검푸른 프렌치 원피스만 입어 추운 듯 팔에 소름이 돋았다.윤유성의 시선은 그녀의 노출된 하얀 피부에 떨어지자, 눈을 가늘게 뜨고 양복 외투를 벗은 후 일어나서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 앞에 웅크리고 앉았다.“도련님, 이건…….”구아람은 놀라 눈을 부릅떴다.순간, 그는 다짜고짜 양복 외투를 그녀의 가늘고 곧은 다리 위에 덮어주었다.“다리가 안 추우면 몸도 춥지 않을 거예요.”윤유성은 얼굴을 들고 그녀의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여성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은 차분하고 우아한 짙은 블루 벨벳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와 피아노 앞에 앉아 자신이 창작한 히트곡 ‘바람이 부는 사계절’을 들려주었다.사람들은 아름다운 멜로디에 취해 무대 아래는 조용했다.비록 피아노곡은 매우 듣기 좋았지만 구아람의 시선은 크리스티안이 입은 짙은 블루 드레스에 쏠려 있었다.전 세계에 딱 하나뿐인 이 고급 드레스는 세계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인 샤론, 즉 구아람이 직접 디자인한 드레스이다.이러한 세계적인 첨단 인재, 유명 스타, 그리고 인품과 예술 수준이 모두 뛰어나고 명성이 높은 사람만이 샤론이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을 수 있다.신경주는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며 공연을 감상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그는 계속 분노를 억누르며 선명하고 아름다운 구아람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때때로 윤유성과 구아람은 머리를 맞대고 속삭였다.그녀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에 매우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신경주는 입술을 칼날처럼 오므리고 주먹을 힘껏 움켜쥐며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그는 침울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자식이랑 할 얘기가 그렇게 많아? 결혼한 3년 동안 우린 늘 마주치며 살았는데, 그땐 이 정도로 말이 많지 않았잖아!’“왜 갑자기 추워진 것 같지, 냉방을 너무 크게 틀었나.”이유희는 영문도 모른 채 몸을 움츠렸다.크리스티안이 몇 곡을 더 연주한 후, 자신의 애제자인 이소희 씨를 무대로 초대했다.무대 위의 소녀는 한창 꽃다운 나이였고 아름다운 밤색의 곱슬머리를 허리에 늘어뜨린 채 가볍게 날렸다. 자그마한 몸짓에는 화려한 녹색 치맛자락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그 위에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있어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여 그녀는 마치 숲속의 요정과도 같았다.“소희야! 소희야, 여기 봐봐, 오빠야!”이유희는 동생이 나타나자 감격에 겨워 손을 흔들었다.신경주는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고 그를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무대 위의 이소희
분위기도 순간 뜨거워졌다.구아람이 은근히 놀라서 신경주의 거무스름한 눈과 마주치더니 짜증이 난 듯 눈썹을 찌푸렸다.윤유성도 너무 의외인 것 같아 금테 안경을 치켜올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부드럽게 말했다.“죄송해요, 구아람 씨. 그가 이 자리에 있을 줄 몰랐어요. 사인은 필요 없으니, 이만 나갑시다.”“괜찮아요, 상관없어요.”구아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고 누군가가 나타났다고 해서 물러서지 않았다.“우리나라에서 전 남편을 만나면 회피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그리고 저도 당신이 사인을 받아 윤 사모님의 소원을 들어주길 바랍니다.”윤유성은 눈이 휘둥그레져 그녀를 바라보더니 마음이 설레었다.하지만 신경주의 표정은 이미 그늘이 지었다.그들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고 구아람의 목소리는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 듯한 관통력이 있으서 그녀가 한 말들을 정확하게 들었다.콘서트 내내 그는 오장 육부가 끊는 듯한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그녀가 윤유성의 어머니까지 관심해 주자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당장 구아람을 눈앞에 잡아와 물어보고 싶었다.‘윤유성과 어디까지 간 거야?’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심지어 그녀에게 어떻게 굴욕을 당할지까지 상상이 된다.그들은 이미 이혼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계속 그의 몸, 신경, 생각을 컨트롤하고 있고 통제 불능의 상태로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게 한다.순간, 분장실의 문이 열렸다.“오빠!”꾀꼬리처럼 맑은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렸다.신경주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눈앞이 아른거리는 것이 느껴졌고, 곧 오뚝한 몸은 부드러운 녹색 덩어리에 싸였다.이소희는 나무늘보처럼 그에게 안겼고 불그레한 얼굴을 꾸물거리며 애교를 부렸다.“오빠, 일부러 제 공연 보러 온 거예요? 저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는 거죠?”신경주의 안색이 변하면서 온몸이 굳어졌고 여광으로 끊임없이 얼굴이 흙빛이 된 구아람을 보고 있었다.이유희는 동생의 행동이 뭐가 잘못됐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구아람은 정교한 턱을 쳐들고 직시하며 신경주을 향해 다가갔다.순간, 그의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마른침을 삼켰다. 양복 밑에 있는 단단한 근육은 더욱 팽팽해졌고, 마치 온 신경이 구아람에게 쏠리고 있는 것 같아 지금 당장 그녀를 맞이하러 가고 싶었다.이소희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음식을 지키는 것처럼 신경주를 꽉 안았고 순간 소유욕과 득실심이 엄청 커졌다.그녀는 신경주가 이 아름다운 여인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아람을 매우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껴졌다.신경주는 구아람이 그에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할 무렵, 그녀는 바람처럼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크리스티안!”구아람은 놀란 신경주를 내버리고 환한 눈웃음을 지으며 외쳤다.“Oh!My Sweet Heart!”복도 너머로 다가온 크리스티안은 오랜 친구를 만난 듯 감격에 겨워 구아람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연인들끼리 인사하는 방식으로 친분을 과시했다.현장에 있던 세 남자는 모두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고 이소희도 어리둥절해졌다.크리스티안은 성격이 괴팍하고 거만하여 스승을 모시고 기예를 배우는 3년 동안, 이소희를 칭찬한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늘 덟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 여자가 무슨 능력으로 이렇게 쉽게 스승을 웃게 할 수 있는 거야!’“자기야, 네가 성주에 있을 줄 몰랐어! 세상에…… 내가 시간을 내서 너랑 식사 약속을 잡을 걸 그랬어.”크리스티안은 너무 반가워 구아람과 포옹했다.“당신이 리허설까지 해야 해서 방해할 수가 없었어요.”구아람은 영어를 모국어처럼 유창하게 하며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녀는 샤론의 신분으로 크리스티안과 친분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가 구아람에게서 몇 번이나 드레스를 주문했었기에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웠다.하지만 아가씨가 그런 신기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더 적합하다. 그녀와 협력을 한 사람들은 결국 그녀의 친구로 된다.신경주는 구아람이 최고의 피아니스트와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보고 순간 옛 기억들이 떠올랐다.그의 넓은 어깨가
콘서트홀에서 나올 때, 이소희는 어릴 적처럼 신경주의 손을 꼭 잡고 그에게 외국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말해주었다. 또한 신경주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면서 떠들썩거렸다.어린 시절과 유일하게 다른 점은 예전에 그녀는 왼손으로 이유희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신경주의 손을 잡고 다녔다.하지만 지금 친오빠는 이미 그녀에게 잊혀 단지 백을 들어주는 하인으로 되었고 그녀의 모든 마음은 신경주을 향하고 있다.이유희는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시무룩하게 그들의 뒤를 따랐다.구아람도 그를 차버리고, 동생도 그를 상대해 주지 않아 성주 최고 인기 도련님인 그는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주차장에 도착하자 신경주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숨을 깊이 내쉬더니 이소희와 맞잡은 손을 천천히 놓아버렸다.“오빠, 왜 그래요?”이소희는 애꿎게 눈을 깜박거렸고 작은 손은 허공에 굳어 있었다.“소희야.”신경주는 냉혹한 얼굴을 돌렸다. 그의 눈빛은 어릴 적과 다르게 소외감이 가득 차 있어서 그녀를 당황하게 했다.“넌 이미 다 컸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야. 나에게 하는 행위들이 이제는 적합하지 않아.”“왜요? 오빠는 저의 둘째 오빠잖아요!”이소희는 마음이 급해져 계속 물었다.“동생이 오빠 손을 잡는데 무슨 문제가 있어요?”“유희야말로 너의 친오빠야, 난 그렇게 할 자격이 없어.”신경주는 간단하게 언급했다. 더 말하면 듣기 거북할 것이다.이소희는 억울하게 입을 삐죽거렸지만 마음속에는 분노가 솟구쳤다.‘오빠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 건, 분명 그 예쁜 여자 때문일 거야!’김은주가 겨우 아웃 당했다. 그래서 그녀가 부랴부랴 귀국하여 신경주가 가장 쓸쓸하고 함께 있을 사람이 필요할 때 나타나 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으려고 했다.‘절대 이 갑자기 나타난 여자에게 내가 몇 년 동안이나 좋아한 남자를 뺏기지 않을 거야!’“경주야, 말을 너무 섭섭하게 하네.”여동생을 특히 예뻐하는 이유희는 그녀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볼 수가 없어 급히 다가가 이소희를 품에 안았다.“소희는
밤하늘은 싸늘하고 고요하며 별들도 자취를 감추었다.마이바흐가 관해 정원에 멈추더니 신경주가 홀로 차에서 내려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한 비서를 데려다줘, 난 혼자 들어갈 테니 따라올 필요 없어.”“하지만 사장님, 방금 번개도 쳤는데 비가 올 것 같아요.”한무는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대문에서 별장까지 가려면 거리가 꽤 있는데, 그냥 바래다 드릴 게요.”“괜찮아.”신경주는 차갑게 눈썹을 찌푸리며 손으로 넥타이를 살짝 잡아당겼다.“가슴이 좀 답답해서 혼자 걷고 싶어, 먼저 가.”“네…… 사장님.”한무는 마치 충실한 애완견처럼 차창 위에 엎드려서 신경주의 모습이 서서히 살아질 때까지 그를 바라보았다.신경주는 숨을 무겁게 내쉬더니 돌아서서 관해 정원으로 갔다.그러나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더니 비 내리기 시작했다.신경주가 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낭패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한창 늦가을에 몰아치는 비바람은 차갑고 딱딱하지만 마음속의 괴로움은 유난히 더 선명했다.“세상에! 도련님! 왜 비를 맞았어요? 기사는요? 한무는?”오 씨 아줌마가 당황해서 달려와 그를 맞이했다.그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젖은 앞머리는 반짝이는 눈을 가렸다. 얇은 입술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팔뚝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이 모습은 마치 드넓은 바닷속에서 올라온 사람의 모습을 한 아름다운 바다의 신과 같았다.“아줌마…….”그는 울컥하더니 쉰 목소리로 물었다.“술 있어요? 술 마시고 싶은데.”“이렇게 흠뻑 젖었는데 술을 마시겠다고요? 생강차를 끓여줄 테니 빨리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세요, 빨리요!”오 씨 아줌마의 마음이 아파났고 돌아서서 준비하러 가려고 하자 신경주가 그녀를 붙잡았다.“술만 마시고 싶어요, 마시게 해주세요.”“도련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오 씨 아줌마는 은근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신경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오늘 밤, 구아람을 만났어요.”“사모님이요?
하지만 이소희는 유독 신효린과 친하게 지냈다, 그 이유는 그녀가 신씨 가문의 아가씨이기 때문이다.신씨 그룹과 같은 가문의 사람들만이 그녀와 친구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와, 효린 언니, 오늘 너무 예쁘네! 무슨 선물까지 들고 왔어.”이소희는 환하게 웃으며 신효린을 맞이했다. 손을 맡잡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절친 같았다.“소희야! 보고 싶었어, 저번보다 더 예뻐졌네!”신효린도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었지만 마음속에도 나름 꿍꿍이가 있었다.‘이유희가 동생을 예뻐한다고 소문이 났는데, 이 계집애와 사이좋게 지내면 이씨네 집에 자주 들락날락할 수 있잖아? 이 틈을 타서 사모님에게 잘 보이고 이유희에게 자신의 덕담을 해달라고 이소희에게 부탁까지 하면 이 도련님의 부인으로 되는 꿈을 실현될 날이 머지않잖아! 하하하하, 난 너무 똑똑해!’“며칠 전 유럽에서 여행을 할 때 산 선물이야, 너에게 줄 것도 있고 사모님에게 줄 것도 있어, 그다지 비싼 물건은 아니니 부담 갖지 마.”이소희는 산더미처럼 쌓인 사치품들을 보면서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여기에 우리 오빠의 선물은 없어?”“있, 있긴 있어, 그냥 너희 오빠가 선물을 싫어하고 받지 않을까 봐…….”신효린은 얼굴이 불그레 지면서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와, 봐봐! 우리 오빠가 얼마나 좋으면 말만 꺼내도 얼굴이 빨개지는 거야!”이소희는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향해 손짓을 했다.“줘 봐, 내가 주면 오빠가 무조건 받을 거야.”“소희야, 너무 고마워, 사랑해!”신효린은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급히 이유희의 선물을 꺼냈다.이소희가 정교한 상자를 받고 열어보니 화이트 골드로 만들어진 양 끝에 사파이어가 박혀 있는 넥타이핀이었다. 보기만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이때, 이유희는 마침 유럽 궁정 스타일의 빈티지한 회전 계단에서 내려왔다. 그는 생로랑의 보라색 슈트에 장미 무늬가 있는 블랙 실크 셔츠를 입어 여전히 고귀함을 선사했다.신효린은 마음속의 남신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수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신 사장님!”주 비서는 경주야말로 자신의 주인인 것처럼 극도로 공손했다. 차 안의 온도는 서서히 높아졌다. 입술이 부딪치며 서로 얽혔다. 경주는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떠나기를 아쉬워했다. 촉촉한 입술은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감을 느꼈다.이 만족감이 주 비서에게 주는 대답인지 아람의 열정적인 반응에 대답하는지 모른다. 통화가 끝났을 때 아람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왜 이렇게 인맥이 넓어? 어디든지 끼어들 수 있네. 송 시장님 곁에도 네 사람이 있어?”아람은 경주의 품에서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눈빛이 부드럽고 애교가 들어있었다.“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여우야. 야망이 크고 욕심도 커. 특히 비서관 같은 직책에 있는 사람들은 고위 임원들 곁에 있는 제일 알기 어려운 사람이야. 네가 어떻게 매수했어?”경주는 아람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매수하는 건 네 남자 내가 돈이 많고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거야.”“칫, 뻔뻔하네.”아람은 손끝으로 경주의 뺨을 찔렀다.“주 비서는 송 시장님을 오랫동안 모셔 왔어. 하지만 내가 알기로 송 시장님은 성질이 사납고 부하들에게 매우 못되게 굴어. 송 시장님 밑에서 일하는 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해야 해.”“게다가 수년 동안 주 비서는 수많은 일을 처리해 주었어. 분명 좋은 승진 기회가 많았는데, 송 시장님은 일부러 주 비서를 억압했어. 만약에 너라면 이런 여전히 이런 상사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아람은 순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관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즈니스로 전직하고 싶었던 거네. 그리고 네가 혜택을 준다는 것을 약속했지. 예를 들어 일을 도와주면 넌 신씨 그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맞아?”경주의 눈빛에서는 사랑이 가득 담겼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아람아, 넌 정말 너무 예리하고 똑똑해.”“이 주 비서를 잘 키워 봐. 머리가 좋아. 양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
연회장은 혼란스러웠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배치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사는 너무나도 성대했다.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초대되었고, 모든 기자들이 주성택을 향해 몰려들어 가운데에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기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기자들에게 스캔들이란 마치 피 냄새를 맡는 상어와 같다. 게다가 이것은 너무 충격적인 스캔들이다. 윤정용의 사위인 주성택은 현재 선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여색을 좋아하는 쓰레기였다. 이런 헤드라인에 오를 수 있는 기사를 놓치고 싶어 하는 기자는 없다. 사람들은 주성택의 밑바닥까지 파고들고 싶었다.“송 시장님. 본부에 연락해서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할까요? 현장이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비서실장은 서둘러 송 시장에게 지시를 바랐다. 송 시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서서 넓은 무대를 라이벌에게 맡긴 채 미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우린 그냥 조용히 구경이나 하면 돼. 왜 일을 귀찮게 만들어? 하지만 나와 사모님을 잘 지켜. 이따가 더 큰 소동이 벌어지면 우리한테까지 튀게 하지 마.”...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씨 가문은 연회장의 앞문과 뒷문에 인력을 추가했다. 이때 검은색 리무진 세 대가 기세등등하게 문 앞에 차를 세웠다. 차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고 경찰 증명서를 가슴에 찬 검사들이 신속히 내렸다.제일 앞에서 팀을 이끄는 구진의 눈은 반짝였다. 엄숙한 표정은 평소 가족들 앞에서 장난기 가득한 구진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사람들이 숨이 막혔고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검사가 위풍당당하게 다가오자 문 앞에 서 있던 경호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겁에 질렸다.“잠시 비켜주세요. 저희 업무를 방해하지 마세요.”구진은 차갑고 침착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경호원들은 구진을 막을 용기가 없어 길을 비켜주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구진은 왼쪽 귀에 걸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누르고 아람에게 연락했
“세상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정말 대단해!”“이렇게 많은 증거를 모아두고 이런 중요한 날을 선택하여 공개하는 건 주성택을 망치려는 거잖아!”“송 시장님인가? 어쨌든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라이벌이잖아!”“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송씨 가문은 이런 능력이 없을 거야. 배후에 더 힘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압도적인 플래시가 무대 위에서 멍해지고 부들부들 떠는 추악한 모습을 카메라에 완전히 담았다. 일부 기자들은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아 무대로 달려가 대포 카메라로 주성태를 가리켰다.“주 의원님, 화면에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뇌물을 받으셨어요? 사적인 거래를 했어요?”주성택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뒤로 물러섰다.“저 아니에요. 모두 합성한 거예요. 누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그럼 장부는요?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조작이에요. 다 조작이에요! 저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주성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하여 소리를 질렀다.“경호원은? 빨리 와서 질서를 유지해!”현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사위가 기자에게 포위당하며 스캔들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윤정용은 화가 나서 안색이 어두워졌다.“빨리 조사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윤정용은 눈시울을 붉히며 숨이 막혔다.“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위를 해치고 있어. 분명 우리 윤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거야! 누가 겁도 없이 이런 짓을 해?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건드려?”“네, 아버지.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윤성우는 현장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혼란한 틈을 타서 바로 아버지를 모셔가라고 할게요. 주성택은 아버지의 사위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아버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안 돼!”윤정용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상황에 우리가 떠나면 스캔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거잖아. 사람들은 우리 윤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친 거라고 생각할 거
중앙 홀의 가장 큰 회의장의 분위기는 너무 엄숙했다. 무대 아래에서는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고위 임원과 비즈니스 엘리트 대표들로 가득 찼다. 송 시장이 무대에 올라 교류회에 대해 연설하고 있었다.국회의원, 기업 대표 및 기타 주요 인사들이 앞자리에 앉았고, 윤민지와 같은 가족들은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윤씨 가문의 외동딸인 윤민주는 명문가 집안 아가씨들 중에서 꽤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국 공식 석상은 여전히 남성의 전쟁터이자 또 다른 세상이다. 윤민주는 그저 주성택의 아내일 뿐이다. 윤민주가 말할 자격은 없었다. 눈에 띄기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윤민주는 자연스럽게 화가 났다.주성택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건 모두 윤민주가 한 걸음 한 걸음 도와준 것이다. 윤씨 그룹의 배경이 없고, 윤정용의 보살핌이 없고, 윤민주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지 않았더라면 눈에 띄지도 않는 주씨 가문 주성택은 순조롭게 높은 자리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윤민주는 생각할수록 득의양양했다. 여러 내연녀 때문에 더러워졌던 기분도 좋아졌다. ‘언젠간 송 시장의 부인처럼 제일 앞에 앉을 거야!’이런 생각을 하자 윤민주는 거만하고 우쭐하게 앉아 콧구멍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기세였다. 주변 사람들이 윤민주를 보자 속삭였다.“저 위압적인 모습 좀 봐, 모르는 사람들은 저 여자 머리에 눈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맞아, 선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꼭 선거될 것처럼 행동하잖아. 무슨 자신감이야?”“윤민주는 자기가 아직도 윤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알아. 결혼한 여자는 가문에서 버려진 것과 같다는 거 몰라? 이 바닥에서 진작에 소문이 났어. 주 의원 선거를 도와주려고 쥐처럼 윤씨 가문에서 돈을 훔쳐 주씨 가문에 주었어. 윤씨 가문에서는 이미 윤민주를 싫어해. 하지만 윤민주는 자신만만해하네!”“나는 주 의원이 별로야. 딱 봐도 부패할 것 같아. 저 부부가 권력을 잡으면 성주 사람들은 큰 곤경에 처할 거야!”날카로운 유언비어들이 윤민주의 귀에 들어왔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이런 말들은 아람이 경주의 입에서 듣고 싶어도 꿈속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경주가 밤낮으로 붙어 다니고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귀에 대고 중얼거려 점점 지치기도 하고 짜증이 났다.하지만 경주가 매번 다가오고 만지고 키스를 할 때, 마음속에서 불꽃놀이처럼 빛나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그저 경주의 괴롭힘을 당하며 유혹에 넘어간다. 그래서 사랑하든 아니든 아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그저 아람의 반응을 보면 된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가슴이 설레는지, 몸이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지만 보면 된다.아람은 경주의 키스에 엉망이 된 숨을 가라앉히고 삐죽이면서 경주의 넥타이를 잡는다.“신경주, 너 예전에 꽤 괜찮았잖아. 지금 왜 이렇게 사랑에 굶은.”이런 비유가 좋은 것 같지 않아 아람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정말 사람에 굶은 사람이라도 말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네. 체면은 지켜주자.’예기치 않게 경주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눈빛 아래는 짙은 사랑의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경주는 아람의 뒷목을 문지르며 이마를 대었다.“아람아, 난 네 노예야.”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름다운 얼굴이 붉어지며 손가락으로 경주의 튼튼한 가슴을 찔렀다.“그만해. 널 욕하면 나까지 욕하는 거 같잖아.”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람의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오늘 벤을 타서 자리가 넓어. 충분히 커. 우리가 놀기에 충분해.”“우린 복수하러 온 거지, 야한 짓을 하러 온 건 아니야!”아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경주의 이마를 힘껏 때리며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늘 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이유희가 이제 사장님인데, 이런 장소에 끼지도 않아? 윤씨 가문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어?”“이씨 가문은 이소희가 남긴 구멍을 메우고 있어. 계속 여론의 끝에 있어서 지금 나오면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어.”“허, 자각이 대단하네.”경주는 머리를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 코끝으로 아람의 뺨을 문지르며 간지럽혔다.“유희가 말했어. 이
“내가 네 와이프야, 왜 보면 안 돼?”윤민주는 의원 아내의 이미지를 신경 쓰지도 않고 주성택의 멱살을 잡고 미친 듯이 흔들며 히스테리로 소리를 질렀다.“내가 너한테 이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양심 없는 놈아!”말을 하며 주성택의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주성택은 윤민주의 손목을 붙잡고 격렬하게 뒤로 밀쳐냈다.“아!”윤민주의 몸이 흔들리더니 문 패널에 부딪혔다. 아픈 윤민주는 숨을 들이쉬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너 감히 나를 때려? 난 윤씨 그룹 아가씨야. 어떻게 나한테 손댈 수 있어? 내가 아빠랑 오빠한데 말할 수도 있어. 네가 날 괴롭힌다고!”“말해, 마음대로 해! 이제 나도 너 같은 년이 지쳤어!”주성택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윤민주의 멍한 얼굴을 가리켰다.“곧 선거가 다가오잖아. 망치고 싶으면 망쳐. 수년간의 비즈니스를 망치고 싶으면 그렇게 해. 알려주는데, 이제 우리는 한 사람이 부귀해지면 모두 부귀해지고, 한 사람이 망하면 같이 망하는 거야. 내가 망하면 너도 끝장이야!”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멍해졌다. 윤민주는 힘들게 키운 남자가 자신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동안 네가 아가씨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나를 억압하고 모욕했어. 하지만 난 다 참았어. 사람들 앞에서 다정하고 사랑하는 척해달라고 해서 나도 모두 만족해 주었어. 앞으로 내 일을 상관하지 마. 의원의 아내가 해야 할 일이나 잘해. 그래야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우린 헤어지는 거야!”그 말은 주성택이 이제 대단한 사람이니 신경 쓰지 말고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주성택은 윤민주에게 잡혀 엉망이 된 옷깃을 정리했다. 더 이상 윤민주를 보기 싫어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윤민주는 바닥에 멍하니 앉아 비참하게 눈물을 흘렸다. 한참 후, 윤민주는 일어나서 악의적으로 눈물을 닦고 거울에 기괴할 정도로 뻣뻣한 미소를 억지로 드러냈다.“그래, 그래! 그년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윤진수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앞니를 치료하며, 윤씨 그룹의 보호에서 자유롭게 지냈다. 타박상과 부은 얼굴이어도 윤씨 가문 저택에서 여전히 파티를 했다. 예쁜 모델들을 찾아 술을 마시며 즐거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보기만 하고 행동하지 못했다. 저번에 아린에게 성추행할 때 발기가 되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러자 윤진수는 정력제를 10캡슐이나 먹었다. 결국 약물 중독으로 눈의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흰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켰다. 밤새 위 세척을 하느라 병원에 있었다.이 일을 알고 윤정용은 화가 나며 불안해하지만 윤진수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사적으로 아들에게 치료하는 방법을 계속 찾았다. 구씨 가문이 소송을 취하한 것에 대해 윤정용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이 시점에서 윤정용이 복수를 하고 싶어도 먼저 시간을 두고 당분간 여론을 피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임윤호는 더 나쁜 상황에 처했다. 그날 밤, 죽도록 맞았고, 강지구는 하면 한다는 사람이다. 정말 부하들에게 임윤호의 입에 똥을 싸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임윤호는 며칠 동안 밥을 한 입도 먹지 못했고, 먹는 모든 음식이 똥 맛이 났다. 또한 계속 구역질을 하며 담즙을 거의 다 토해냈다. 심지어 답답해서 고열까지 났다.‘이런 굴욕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날 죽여!’임윤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도대체 누가 이런 비겁한 짓을 하며 똥을 먹였는지 몰랐다. 마침내 어느 날 밤, 자고 있던 임윤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 생각이 났다. 당시 맞고 있을 때 깡패 중 한 명의 옷깃에 브로치가 꽂혀 있었던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무슨 빨간 새였던 거 같은데? 주, 주학? 성주 제 1 파벌, 남성?’“아!”임윤호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순간 겁에 질려 머리를 움켜쥐고 입술을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오늘 다섯 개 1선 도시 대표단과 최고 지도자들이 성주에 모여 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마디로 중요한 자리였다. 시의원의 아내인 윤민주는 일주일 전부터 드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