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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분위기도 순간 뜨거워졌다.

구아람이 은근히 놀라서 신경주의 거무스름한 눈과 마주치더니 짜증이 난 듯 눈썹을 찌푸렸다.

윤유성도 너무 의외인 것 같아 금테 안경을 치켜올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부드럽게 말했다.

“죄송해요, 구아람 씨. 그가 이 자리에 있을 줄 몰랐어요. 사인은 필요 없으니, 이만 나갑시다.”

“괜찮아요, 상관없어요.”

구아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고 누군가가 나타났다고 해서 물러서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전 남편을 만나면 회피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그리고 저도 당신이 사인을 받아 윤 사모님의 소원을 들어주길 바랍니다.”

윤유성은 눈이 휘둥그레져 그녀를 바라보더니 마음이 설레었다.

하지만 신경주의 표정은 이미 그늘이 지었다.

그들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고 구아람의 목소리는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 듯한 관통력이 있으서 그녀가 한 말들을 정확하게 들었다.

콘서트 내내 그는 오장 육부가 끊는 듯한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그녀가 윤유성의 어머니까지 관심해 주자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당장 구아람을 눈앞에 잡아와 물어보고 싶었다.

‘윤유성과 어디까지 간 거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심지어 그녀에게 어떻게 굴욕을 당할지까지 상상이 된다.

그들은 이미 이혼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계속 그의 몸, 신경, 생각을 컨트롤하고 있고 통제 불능의 상태로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게 한다.

순간, 분장실의 문이 열렸다.

“오빠!”

꾀꼬리처럼 맑은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신경주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눈앞이 아른거리는 것이 느껴졌고, 곧 오뚝한 몸은 부드러운 녹색 덩어리에 싸였다.

이소희는 나무늘보처럼 그에게 안겼고 불그레한 얼굴을 꾸물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오빠, 일부러 제 공연 보러 온 거예요? 저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는 거죠?”

신경주의 안색이 변하면서 온몸이 굳어졌고 여광으로 끊임없이 얼굴이 흙빛이 된 구아람을 보고 있었다.

이유희는 동생의 행동이 뭐가 잘못됐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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