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는 생일 파티를 위해 온갖 정력을 다했다.그녀는 기력이 넘쳐흘러 침대에 누워 비실 거리지 않고 장소를 정하기도 하고 드레스와 메이크업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마치 약혼식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그동안 신경주는 한 마디도 더 묻지 않았다. 그녀의 상태가 좋아지자 아예 병문안도 오지 않았다.김은주는 비록 기분이 나빴지만, 지금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생일 파티 전날 밤, 김은주는 문별에게서 애써 빌려온 드레스를 입어보았다.그녀는 가녀린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드레스의 가슴 사이즈가 너무 넓어 도저히 지탱할 수 없었다. 하인 두 명은 초조해서 땀을 뻘뻘 흘렸다. 아무리 해봐도 옷이 그녀에게 맞지 않았다.“왜 이렇게 서툴러! 김씨 가문은 왜 이런 쓸데없는 사람들을 둔 거야!”김은주는 급해서 볼이 벌겋게 달아올라 하인들에게 화를 냈다.“아가씨, 아니면 재봉사를 불러 옷을 고쳐볼 까요? 아니면 핀 두 개로 고정시켜볼까요?”하인은 간담이 서늘해져 조심스럽게 제의했다.김은주는 짜증이나 땀을 벌벌 흘렸다. 하지만 돈을 배상할 까봐 고치자고 말하지 못했다.이 드레스의 값은 수십 억이고 게다가 그녀는 합의서에 사인까지 했다.만약 더럽히거나 망가뜨리고, 제멋대로 고치고, 핀으로 꽂기만 해도 그녀는 5배의 가격으로 배상을 해야 했다. 돈이 아까운 것보다는 문별이가 구아람과 한통속이기 때문에 그녀는 결코 그 여자가 자신의 돈을 한 푼도 더 벌게 할 수 없다!“테이프 가져와, 빨리!”하인들은 재빨리 테이프를 가져와서 안쪽 가슴둘레에 붙였다. 그리고 김은주가 드레스를 다시 입어보니 역시 떨어지지 않았다.“아가씨, 너무 똑똑하시네요! 이 방법이 너무 좋아요!”하인들은 옆에서 아첨을 떨었다.김은주는 숨을 길게 내쉬며 의기양양한 기색을 보였다.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진정이 굳은 표정으로 부랴부랴 들어왔다.“엄마!”김은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하인에게 명령하였다.“먼저 나가 봐.”하인들이 방에서 나가자 진정은 바로 문
한편, 신효린은 친한 몇몇 귀족 가문 아가씨들과 담소를 나누었다.“효린아, 축하해, 곧 형수가 생기겠네.”“에이, 또 형수가 생기겠네라고 해야지.”귀족 가문의 아가씨들은 신나게 말했다.“아무튼, 새것이 낡은 것보다는 좋잖아? 그리고 김은주 씨가 사모님의 조카이니, 사돈에 사돈까지 더해져서 앞으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겠네?”신효린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사이좋기는 무슨!’“김은주 씨와 신 사장님은 죽마고우라고 들었어, 몇 년 동안 많은 시련을 겪고 결실을 맺었다던데. 전처와 이혼하자마자 결혼한 걸 보니, 무조건 진정한 사랑이야. 효린아, 너희 오빠는 인기가 이렇게 많은데, 넌 언제 남자친구를 만나서 우리에게 국수를 먹여줄 거야?”이 말을 듣자, 신효린은 열심히 주위를 둘러보며 좋아하는 이유희를 찾았다.……그러나 이때, 이유희는 신경주와 함께 있었다.호화로운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두 사람은 모두 신들의 공분을 자아낼 정도로 멋진 슈트 차림으로 긴 창문 앞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별처럼 펼쳐진 성주의 야경이 보였다.이유희는 오늘 밤 고급 드레스의 흰색 슈트에 검은색 셔츠를 입었고, 긴 목덜미에 금빛 장미 펜던트를 한 목걸이를 착용하여 고귀하고 섹시하였다.그러나 신경주는 변함없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입었다. 포인트는 네크라인에 있는 황금색 용 무늬 넥타이로 범상치 않은 품격과 권력자의 도도함을 드러냈다.이유희는 눈앞의 어두운 남자를 보더니 당황해서 말했다.“왜 이렇게 입었어, 생일 파티가 아닌 장례식에 온 줄 알겠어.”신경주는 차갑게 눈썹을 찌푸리며 비웃었다.“흰옷은 그렇게 안 보일 것 같아?”“헐, 역시 하느님은 공평하셔. 잘생긴 얼굴에 말을 독하게 하는 입을 주셨네. 역시 사람은 완벽한 것이 아니야.”이유희는 웃으며 욕설을 퍼붓더니 갑자기 그의 넥타이핀이 눈에 들어왔다.“참 독특해 보이네, 빌려주면 안 돼?”신경주는 굳은 얼굴로 거절했다.“꿈 깨.”“예전에는 우리 팬티도 바꿔 입을 정도로 친했는데, 지금 그냥
신씨 호텔에서 누군가가 많은 별들이 달을 에워싼 듯 가장 빛나는 순간을 즐기고 있을 무렵, 구아람은 홀로 스포츠카를 몰로 시원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만월교의 도로에서 달리고 있다.차 안에는 신나는 케이팝 음악을 띄우고 있었다. 그녀는 차를 몰면서 노래를 부르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이때, 구진이가 전화 왔다.“오빠!”구아람은 애교를 부렸다.“아이고! 오빠 마음이 녹을 것 같아, 녹음해서 신우에게 보내주고 싶네, 그가 질투해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고 싶어!”구진은 엄청 기뻐했다. 역시 남자들의 즐거움은 심플한 것이다.“오빠가 전화 온 건, 일이 잘 준비됐나 봐?”“그럼, 준비를 다 했어, 큰 형 그쪽도 준비를 마쳤어.”구진의 말투에는 애교가 가득했다.“우리 둘은 안심해도 돼.”“나 지금 할아버지를 뵈러 가고 있어, 오늘 진주가 신씨 그룹의 사람들을 김은주의 생일 파티에 초대했지만 할아버지는 가지 않으셨어. 사실 할아버지는 떠들썩한 것을 좋아해, 하지만 폐를 끼칠까 봐 말을 하지 않아, 할아버지는 외로움을 두려워해. 날 이렇게 이뻐하시는데 이럴 때 내가 할아버지의 곁에 있어줘야 해.”할아버지 얘기를 할 때마다 구아람의 눈빛은 따뜻했고 늘 마음이 아파났다.그가 신경주의 아내일 때, 할아버지의 곁에 자주 있어주었고 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고, 보물을 감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노래를 불러 주기도 했고 함께 바닷가에서 산책을 하기로 약속도 했다.어느 해 밸런타인데이에 성주에 가장 큰 눈이 내렸다.구아람은 직접 만든 과자를 들고 폭설을 무릅쓰고 할아버지 댁에 찾아갔다.그녀는 그날 할아버지가 그녀의 얼굴과 코끝이 새빨갛게 얼어버린 것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기억났다.“소아야, 오늘은 밸런타인데이야! 왜 경주랑 같이 있지 않고 이 영감한테 온 거야?”그때 그녀는 서둘러 신경주에게 이유를 만들어주며 억지로 웃었다.“경주가 그룹의 사장이잖아요, 휴식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밸런타인데이에 사장은 휴식을 안 하잖아요
“어휴, 고질병이야, 별일 없어.”신남준은 오히려 구아람을 위로하는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세상사의 온갖 변천을 다 겪은 얼굴은 건강하지 못한 희부연 색을 띠고 있었다.구아람은 순간 가슴이 두근거려 급히 할아버지의 왼 속을 잡고 오른손 세 손가락을 노인의 맥박에 대고 진맥을 했다.그러더니 그녀는 엄숙하게 말했다.“할아버지, 앞으로 매주 시간을 내서 침을 놓아 드릴 게요, 그리고 약도 사드릴 테니, 절대 게으름 피우지 마세요, 아저씨에게 할아버지가 약 드시는 것을 지켜보라고 할 거예요.”“소아야, 넌 예전과 달라, 넌 구씨 가문의 아가씨잖아. 구만복이 널 그렇게 아끼는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이런 일을 시킬 수 있겠어. 네가 지금 구씨 호텔까지 맡고 있다고 경주에게 들었어, 얼마나 피곤하겠나, 서 씨가 잘 챙겨주고 있어.”신남준은 그녀를 자주 보고 싶지만 그녀가 피곤할까 봐 마음이 아팠다.구아람은 멍해 있었다. 신경주가 할아버지와 사적으로 그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생각도 못 했다.‘늘 나를 무시하던 사람이, 이혼하니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제가 구회장의 딸이면 할아버지의 손녀가 아닌가요?”구아람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호기롭게 허벅지를 툭툭 쳤다.“다리는 제 것이니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예요, 구회장이 참견할 수 없어요, 흥!”사납고 귀여운 모습이 할아버지와 신효정을 웃게 했다.이때, 핸드폰이 진동했다.구아람은 핸드폰을 보니 임수해가 문자를 보냈다.[아가씨, 준비를 모두 끝마쳤습니다, 지시를 내리세요.]……연회장의 무대 위에는 오색찬란하게 화려했다.무대 아래의 조명이 점점 어두워졌지만 무대 위의 조명은 오히려 눈부셨다.신경주와 이유희가 그제야 어슬렁어슬렁 연회장에 입장했다.비록 그들이 충분히 겸손했지만 눈부신 불빛에 의해 순식간에 관심의 초점으로 되었다.손님들의 시선은 신경주를 맴돌며 속삭였다.“늘 세상 물정을 경시하고 존귀한 신 사장님께서 김씨 가문 아가씨의 생일 파티에
“우와!”무대 아래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고, 박수소리는 방금 보다 더 뜨거웠다.이유희는 깜짝 놀라 걱정스럽게 신경주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남자는 얼음조각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산한 기운은 순식간에 모든 사람을 얼어붙게 할 것만 같았다.그러자 마치 계획된 것처럼, 한 줄기 빛이 인파를 스치고 지나 비웃는 것처럼 신경주의 몸에 비추었다. 빛으로 인해 그의 아름다운 얼굴은 더욱 창백해 보였다.“은주와 경주는 죽마고우였습니다, 두 사람은 너무 많은 시련을 꺾었고,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우리 신씨 가문은 너무 기쁜 마음에 이 기회를 빌려 여러분과 함께 이 좋은 소식을 나누고 싶었습니다.”진주는 마치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김은주의 손을 꼭 잡고 불그레한 얼굴로 시를 낭송하는 말투로 말했다. 김은주의 얼굴도 붉어졌고 눈에는 수줍은 웃음이 가득했다.그녀는 무대 아래의 신경주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가 긴장해서 표정이 이렇게 굳은 줄 알았다.……동시에, 다른 곳에서.구아람은 할아버지와 신효정을 위해 맛있는 설탕물을 끓이려고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큰일 났어요! 형수님, 큰일 났어요!”신효정은 겁에 질려 창백해진 얼굴로 손을 흔들며 뛰어 들어왔다.‘형수님이 큰일 났어?’구아람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할아버지가 쓰러지셨어요! 할아버지가…….”신효정은 급한 마음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뭐?”구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마음이 세게 부딪힌 것처럼 아파 나며 숟가락을 버리고 부엌을 뛰쳐나갔다.거실에서 신남준은 바닥에 누워 두 눈이 찢어질 듯 천장을 빤히 바라보았고 팔다리가 마비되어 간질처럼 경련을 일으키더니 입이 삐뚤어지고 침이 흐르는 증상도 보였다.구아람은 숨을 들이쉬었다, 이것은 분명 급성 뇌경색이다!“신 선생님! 이미 구급차를 불렀어요, 제발 버텨주세요!”서 비서는 속이 타들어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아저씨, 괜찮아요! 제가 있으니 아무 일도 없을 거예
김은주는 무대 아래에서 여자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이 들렸다.그러나 그녀는 고귀한 백조처럼 턱을 들고 있고,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우쭐대고 있었다.‘마음껏 말해 봐, 나의 화려한 인생은 이제 시작이야, 너희들은 그저 나를 우러러보는 우물 안의 개구리일 뿐이야!’“경주야, 이것 좀 봐봐!”이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SNS 실검을 보더니 급히 신경주에게 보여주었다.순간 실검 1위가 남자의 눈에 들어왔다.[신경주 김은주 약혼]“경주야, 나 지금 뭐가 뭔지 모르겠어.”이유희는 깜짝 놀라 그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김은주와 헤어지겠다며? 너의 새어머니가 왜 너희들의 결혼 소식을 발표한 거야? 실검까지 올랐잖아! 아저씨도 반대하시는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된 거야? 정말 헤어진 게 맞아?”신경주의 귓가에 맴도는 소리는 그를 화나게 하여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마치 끝까지 당겨진 활처럼 가슴속에 감춰져 있던 강렬한 분노와 감정이 아슬아슬하게 무너지고 있다.아름다운 꽃망울이 흩날리던 커다란 스크린이 갑자기 싸늘한 어둠으로 변해 버렸다.“어? 무슨 일이야?”“정전인가? 아님 스크린이 고장 난 건가?”사람들이 어리둥절한 사이에, 순간 스크린이 켜졌다.그러자 한 여자아이의 사진이 보였다.사진 속 어린아이는 너무 작고 말랐다. 헝클어진 머리에 남루한 옷차림을 한 채 눈물 콧물을 흘리며 통곡하고 있었다.“세상에! 누구 집 아이야, 너무 불쌍하네!”“그러게! 설마 김은주 씨가 이번 생일 파티에서 자선 모금을 하려는 건가? 그럼 나도 기부를 해야겠네, 난 공익 활동을 열심히 참가할래!”무대 아래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리자 김은주와 진주는 이상한 것 같아 황급히 몸을 돌려 스크린을 바라보았다.“이, 이게 뭐야?”진주는 깜짝 놀랐다.“이 꾀죄죄한 아이가 누구야? 왜 이런 사진이 생일 파티에 나오는 거야? 시스템이 문제 생겼어?”김은주는 입을 벌린 채 하염없이 스크린 속 어린 소녀를 바라보았다.무대 아래에 앉아 있던 진정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렸다
‘딸? 김은주의 딸?’김은주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마치 망치가 그녀의 관자놀이를 미친 듯이 두드리는 것처럼 아팠고, 머릿속은 순간 벼락을 맞은 듯 텅 비어 있었다.그녀는 이 일이 폭로될까 봐 너무 두려웠다. 아무리 봐도 아이는 김은주와 많이 닮았다.“그럴 수 없어, 말도 안 돼!”김은주는 귀신이 씌인 것처럼 중얼거렸다.“허허, 얼마나 우습고 아이러니한가.”엄명준은 그녀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며 싸늘하게 웃었다.“아이의 친엄마로서, 자기 딸도 못 알아보겠어? 엄마라는 사람이 참 책임을 다하고 있네.”이곳은 마치 거대한 바위가 바다에 떨어져 성난 파도를 일으킨 것처럼 떠들썩했다.절반 사람은 당황한 김은주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얼음처럼 차가운 신경주를 바라보았다.그의 머리 위에 비친 빛은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은주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진주는 억지로 고상한 표정을 유지하고 김은주를 힘껏 잡아당기더니 이를 악물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저 남자는 누구야, 어떻게 들어온 거야? 너희들 무슨 사이인데?”그러나 이때, 어머니인 진정은 추악한 일이 뒤가 들릴까 봐 화가 난 눈을 부릅뜨고 엄명준에게 달려들었다.“어디서 온 양아치야? 감히 우리 딸을 더럽히다니, 가만두지 않겠어!”늘 복싱을 해서 반응이 빠른 엄명준이 민첩하게 피하자 진정은 허공에서 팔을 휘저으며 앞으로 비틀거리더니, 곧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넘어졌다.주위에는 몰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 우스웠다.김 회장도 난처하여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이 미친 X이 바로 자신의 아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저기요, 빨리 보디가드를 부르세요.”김은주는 겁에 질린 듯 호통을 치며 어머니를 돌볼 겨를도 없었다. 그녀는 단지 엄명준을 끌어내고 싶었다.“빨리 이 양아치를 끌어내세요, 빨리요!”엄명준은 이 여자가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고 점점 원망스러워져 결정타를 날리려고 했다.이때, 냉정하고 매력적이지만 섬뜩한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마치 우렁찬 번개가 김은주의 치마 밑에 떨어진 것 같았고 현장도 떠들썩거렸다.“세상에! 이 더럽고 옹졸한 남자가 김은주의 애인이야? 눈이 삐었나? 신 사장님과 같은 고귀한 남자와 연애를 하면서 왜 쓰레기 같은 남자와 바람을 피운 거야?”“에이, 원래 고귀한 것들을 만나다 보면 질려서 쓰레기를 찾게 되는 법이야!”“이 남자와 아이를 낳자마자 버리고는 귀족 가문에 시집가서 사모님을 하고 싶어 하다니…… 마음이 왜 이렇게 독한 거야! 아이는 자기 핏줄인데!”“대박, 이건 정말 팝콘각이야!”“큰일이네, 신 사장님이 실연당했네!”혼란스러운 가운데, 이유희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몸을 숙여 바닥에 있는 보고서를 집어 들었다.그는 눈썹을 찌푸리고 두 번이나 확인한 후에야 신경주에게 주었다. 그리고 일부러 주위 사람들이 똑똑히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 또박또박 말했다.“경주야, 이 보고서를 낸 감정 기구는 국내에서 엄청 권위 있는 곳이야, 보고서가 아마 진짜일 거야.”신경주의 얇은 입술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오므렸고 불거진 눈을 천천히 감았다.김은주의 눈에는 하나뿐인 희망의 창문이 닫혔다고 느껴져 해일 같은 공포감이 밀려왔다.“오빠, 그…… 그때 오빠를 떠난 후 엄청 심한 우울증을 앓았어, 오빠도 알고 있잖아! 내가 M 국에 있을 때 병세가 악화되어 몸도 마음도 엄청 괴로웠어, 나도 나의 행위들을 컨트롤할 수 없었어, 내가 뭐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이렇게 된 이상 김은주는 우울증을 핑계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신경주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그도 경험해 본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을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다.무대 위에서 이를 목격한 진주는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 찼다.김은주 이 잘난 체하는 미련한 여자가 결국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사고를 쳤기에 분노하였고, 그녀가 자신의 입으로 이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인정하였기에 절망한 것이다.“하하하하하, 우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