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1098 챕터

제261화

오래전부터 신경주는 KS 그룹과 윤씨 그룹이 국내외에서 몇 가지 프로젝트를 협력했다고 들었다. 두 가문의 가주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워 알고 지낸지 이미 20년이나 되었다.‘그래서 구아람과 윤유성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가? 그들은 다른 사람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친하니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이겠네?’한무는 부러운 듯 숨을 내쉬었다.“사실 이해하기 쉬워요. 사모님은 귀족 가문 출신이고 구회장님께서 가장 애지중지하는 딸이잖아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어요. 곁에 있는 흑기사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인재들이에요. 임씨 가문의 막내아들을 보세요, 그도 사모님에게 신발 시중을 들어주고 있잖아요.”그러자 그는 입을 삐죽거리며 사장님을 힐끗 쳐다보고는 마음속으로 안타까워했다.한 대 기업의 사장이고, 심지어 곧 이사회의 부위원장이 될 신경주의 성과들을 합친 것보다 아내가 구아람이라는 사실이 더 임팩트가 있는 것 같았다.이 사실이 알려지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부러워할 거다.차갑고 날카로운 턱선이 팽팽하고 이마에 핏줄이 솟구친 신경주는 벽을 짚고 주먹을 쥐었다.‘셋째 도련님, 넷째 도련님…… 이 여자가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숫자를 모아 전화번호를 만들 것도 아니고!’남자는 미간을 찌푸리고 숨을 돌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한무야, 두통약을 가져와.”밤이 되자 검푸른 롤스로이스 한 대가 쥐 죽은 듯이 ‘검은 방’의 문 앞에 멈춰 섰다.이른바 ‘검은 방’ 은 오래전 KS 그룹이 구입한 성주의 서구에 있는 부도 건물이다. 지리적으로 외진 곳이지만, 구만복이 당시 어디선가 5년 후 서구에 지하철이 개통되여 이 건물의 값이 빛의 속도로 오를 거라는 소문을 듣고 구입한 것이다.부도 건물에는 어둡고 습한 지하실이 있다. 사람이 이곳에 갇힌다면 아마 하느님에게 빌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구윤은 이 일을 알게 된 이상 동생을 혼자 감당하게 할 수 없어 오늘 밤 구아람과 함께 왔다.“사장님, 아가씨, 오셨습니까.”보디가드 두 명이 공손히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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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놀란 구윤은 구아람을 바라보았다.그의 동생은 완전히 기회주의자이다. 늘 예상을 빗나가고 규칙을 썩어빠진 선비들의 이론으로 여긴다.그녀는 작은 기회만으로도 판을 뒤집어 더 큰 가치를 창조해 내여 상대방을 예상치 못하게 한다.엄명준의 표정이 어리둥절해졌다. 구아람이 이것을 물어볼 줄은 생각도 못 했다.“표정을 보니 알고 있구나.”구아람은 웃는 듯 마는 듯 그를 흘겨보았다.“알, 알고 있었어요.”엄명준은 침을 삼키더니 떨린 목소리로 말했다.“왜냐하면, 그건…… 저와 김은주의 아이입니다.”구씨 남매는 너무 깜짝 놀랐다!구아람은 흥분해서 작은 손을 꽉 쥐었다.‘내가 칼을 맞은 보람이 있네!’“어떻게 된 거야? 자세히 말해 봐.”구윤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제, 제가 M 국의 한 고급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를 했었어요, 김은주의 개인 트레이너를 맡게 되어 그녀를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 사이가 점점 가까워졌어요. 음탕하고 섹시한 그녀가 먼저 저를 꼬셔서 이럭저럭하면서 같이 있게 되었어요.”구아람은 흥미진진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계속해 봐.”“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 관계는 진지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었어요. 김은주의 곁에는 늘 남자들이 많았고 저는 그냥 그중 한 명일 뿐입니다. 후에 우리가 같이 약을 했을 때 그녀가 너무 흥분되니 저도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았어요. 그녀가 피임약을 먹긴 했지만 백 프로 안전한 건 아니잖아요,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임신했어요.”구아람은 눈을 깜박거렸다.‘대박, 김은주가 약까지 하다니, 정말 알면 알수록 놀랍네!’“김은주의 독한 성격으로는 이 아이를 절대 남기지 않았을 건데, 왜 낳은 거야?”“그녀가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해서 낙태를 하면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임신을 못하는 며느리를 받아들일 귀족 가문은 없다고 억지로 아이를 낳았어요.”구아람은 아이에 관한 얘기를 줄곧 금지시했다. 이 남자의 말은 분명 그녀의 아픔을 찔렀다.하지만 그녀는 곧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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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알고 보니 엄명준이 제멋대로 행동을 개시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런 의외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이 남자가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빨리 일을 해결하고 김은주에게서 현상금을 받자고 했다.‘참으로 피해를 주는 팀원이네.’“구아람은 일단 건드리지 마, 내 지시를 기다려.”김은주는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득의양양하게 말했다.“지금 상황이 많이 좋아졌어, 신경주가 날 믿는 것 같아, 요 며칠 계속 곁에서 같이 있어주었어. 그리고 신 회장님께서도 결혼을 허락해 주셨어, 곧 약혼식을 할 수 있을 거야.”‘약혼?’구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근심스러운 듯 동생을 바라보았다.그러나 구아람은 전혀 대수롭치 않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하품을 하기도 했다.이 모습을 보니 구윤은 입꼬리가 올라가며 마음이 놓였다.“이미 결정한 거야? 그럼, 그 10억은…….”“뭐가 그리 급해!”김은주는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그까짓 돈으로 이렇게 재촉하는 거야? 일단 1억 넣어줄게, 먼저 쓰고 있어. 신 사장과 약혼식을 치르고 나면 나머지 돈을 보내줄게.”“그럼 구아람은 어떻게 해?”“그녀는, 그냥 혼내주면 돼.”김은주는 나른한 목소리로 악랄한 말을 내뱉었다.“그녀가 날 이렇게 힘들게 했는데, 그녀의 후반생이 고통스러웠으면 좋겠어. 장애인으로 만들 수는 없어도 그 아름다운 얼굴을 망쳐버려!”통화가 끝났다.김은주가 그렇게 독설을 퍼붓자 엄명준은 너무 놀라서 아이스크림처럼 얼어있었다.그러나 구아람은 전략을 세우는 듯 여유로움을 부리고 있었다. 이 여자의 마인드는 참으로 강하다.“연기 잘하네, 쉬고 있어.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 올게.”이때, 구아람의 핸드폰이 울렸다. 임수해가 전화 왔다.그녀는 돌어서서 전화를 받으며 먼저 지하실을 나섰다.구아람이 나가는 순간, 음침한 공기가 갑자기 싸늘해 졌다.엄명준은 공포에 질려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구윤을 바라보았다. 그는 마치 지옥처럼 냉혹하고 악랄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것 같았다.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진귀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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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수해야, 왜 그래?”구아람은 너무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는 임수해가 이렇게 비참하고 불쌍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눈이 붉어지고 입술이 하얗게 질려 마치 비 맞은 강아지 같았다.“수해야, 진주 일 때문에 온 거야?”구윤은 차분한 발걸음으로 구아람에게 다가갔고, 눈빛은 여전히 따뜻했다. 그는 햐얀 손수건으로 길고 아름다운 손을 닦고 있었다.구아람이 힐끗 보더니 흰 손수건에 묻어있는 핏자국이 보였다.‘어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한눈을 판 사이에 오빠가 먼저 손을 썼다.또 한 번 그녀가 실력을 보일 기회를 빼앗았다.“죄송해요, 정말 죄송합니다.”임수해는 그저 사과만 하며 허리를 깊이 수그렸다.구아람이 어리둥절한 사이에 구진의 전화가 급하게 걸려왔다.“오빠?”“아람아, 방금 진주가 풀려났어.”구진은 어처구니없는 듯 매우 자책하였다.“팀원들과 며칠 동안 진주가 직권을 남용하고 뇌물 공여의 증거를 수집했었어, 그러나 그녀가 이미 대비를 한 것 같아, 모든 책임이 진교에게 있어. 게다가 신광구가 실력이 어마 무시한 임씨 가문 도련님인 임윤호에게 변호를 맡겼어. 그 녀석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특히 빈틈을 잘 파고들더라. 증거가 부족해서 진주를 풀어 줄 수밖에 없었어.”“괜찮아, 오빠는 이미 최선을 다했어. 그리고 우리 목적도 달성했어. 백흥 타운 프로젝트만 잡을 수 있다면 다른 건 천천히 의논해도 돼.”지금 상제보다 복재기가 더 설워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진주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비록 그 여자는 확실히 돼먹지 못한 년이다. 그러나 아가씨는 ‘속히 이루려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도리를 잘 알고 있다.그리고 신광구가 진주에게 푹 빠져 있으니, 반드시 온갖 수단을 써서 아내를 구할 것이다. 프로젝트를 위해 두 재단 간의 갈등을 격화시켜 사람들을 동원하고 백성을 혹사하고 재물을 낭비하는 것은 가치가 없다.“그…… 아람아, 수해 그 녀석이 나에게 전화를 했었어, 애가 하마터면 울뻔했어, 네가 잘 위로해 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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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일단 김은주와 엄명준의 사생아를 찾아야지. 그러나 그전에 먼저 그들이 스스로 그물에 걸려들게 해야 돼.”구아람은 교활한 눈빛을 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엄명준이 말했었잖아. 김은주의 어머니만이 그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그럼 진정에게 길을 안내해라고 해야지. 우리가 직접 조사할 필요도 없어.”구윤은 가만히 웃다가 물었다.“그럼 김은주는 어떻게 처리할 거야?”“사람을 망쳐 버리려면 먼저 그를 미쳐버리게 해야 돼.”구아람은 조금 졸려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작은 손으로 입을 막고 하품을 하였다.“곧 신경주와 약혼식을 한다잖아. 그녀를 높이 세우지 않고는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겠어.”“아람아, 신경주는 정말 눈이 삐었네.”구윤은 엄명준의 말이 떠오르자 또 화가 나기 시작했다.“에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가 눈이 삐었든 말든, 난 다시 자유를 되찾았으니 됐어, 이런 나쁜 남자들은 제발 다 꺼져!”구아람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라 급히 핸드폰을 꺼내 몰래 찍은 윤유성의 사진을 찾았다.“참, 오빠, 이 사람 봐봐. 아는 사람이야? 엄명준에게 찔린 그날, 이 사람이 도와준 덕분에 가벼운 부상만 입었어.”구윤은 깜짝 놀랐다.“그래? 너무 고마운 사람이네.”“그런데 그가 엄청 비밀스러워, 누군지 물어봐도 안 알려줘. 더 중요한 건 이 사람이 날 알고 있었어!”구아람의 머리속에 얼굴빛이 곱고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는 얼굴이 떠오르자 더욱 궁금해졌다.비록 그녀는 딸이지만 뼛속에는 남자다운 통제 욕구가 있어 사람이든 일이든 그녀의 통제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했다.구윤은 그녀에게 몸을 기울리며 사진속의 남자를 자세히 보았다.순간 그는 눈을 부릅뜨고 놀란 눈빛으로 구아람를 바라보았다.“아람아,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응?”구아람은 어리둥절했다.“내가 알아야 될 사람이야?”“어렸을 때 너희들이 사이가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뭐?”구아람은 놀란 눈으로 사진을 꿇어지게 쳐다보았다.낯이 익긴 한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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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거의 일주일 만에 진주는 마침내 검찰청에서 풀려나왔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은 꾀죄죄하여 온몸에 창백한 기운이 맴돌았다.메이크업을 하지 못한 그녀의 피부는 누렇고 칙칙해 보였다. 줄곧 관리를 잘 받아온 얼굴은 순간 십 년은 더 늙은 것 같았고 흰 머리카락이 몇 가닥이나 나왔다.몰려드는 기자들을 피했지만 차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신광구에게 이 꼴을 들키면 애써 지켜왔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그래서 신효린은 그녀를 데리고 몰래 피부숍으로 갔다. 먼저 샤워를 하고 새 옷을 갈아입은 후 흰 머리카락을 뽑고 기운을 돋우는 누드 메이크업을 하고 나서야 사람을 만날 용기가 있었다.“일단 집으로 가지 말고 김은주에게 가보자.”진주는 거울을 보며 귀밑머리를 빗었고 눈빛은 더없이 음침했다.“그녀는 내 조카잖아, 목숨까지 걸었는데 모른 척할 수 없어. 너희 아버지에게 너그럽고 착한 마음씨를 보여줘야지. 25년 동안 세워둔 이미지인데, 절대 무너져서는 안 돼.”“엄마, 김은주가 어떻게 자살까지 할 수 있어?”비록 신효린은 김은주를 싫어하지만 피범벅이 된 욕실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렸다.“신경주가 이 고육지책에 속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녀를 제때에 발견하지 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었잖아, 참 독한 사람이네.”“허, 왜 제때에 발견 못 하겠어.”진주는 손거울을 걷어치우고 비아냥거렸다.신효린은 잠시 멍해 있다가 문득 깨달아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설마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진주는 입을 다물라는 듯 검지를 입술 사이에 세웠다.김은주가 자살로 신경주를 몰아붙이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은 바로 그녀의 아이디어였다.그 당시 진주도 이런 방식으로 신광구의 동정심과 보호 의욕을 불러일으켜 성공적으로 신씨 가문에 들어갔기에 지금의 생활이 있는 것이다.더구나 신경주가 우울증에 시달리던 시절, 그의 곁에 있어주며 그늘에서 빠져나오게 한 사람도 김은주이다.그 당시의 악몽을 반복되게 하면 그는 김은주의 은혜가 다시 생각이 날 것이다.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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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진주는 두 볼에 눈물을 머금고 신경구를 부드럽고 애처롭게 바라보았다.“다시는 오빠를 못 보는 줄 알았어, 요즘은 죽지 못해서 살고 있었어! 너무 무서웠어…….”신광구는 아내가 초췌해진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아픈 것은 아니었다.다만 연일 엉망진창인 일들이 쌓여 그는 그녀를 아무리 사랑해도 달래 줄 기분이 없었다.하필 이때,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방송하기 시작했다.뜻밖에도 KS 그룹 사장인 구윤이 송 시상 등 백흥타운 프로젝트의 관계자들과 계약식을 하는 장면이었다.화면 속 잘생긴 구윤은 송 시장과 계약서를 교환하고 친절하게 악수를 하고 있었다. 무대 아래에는 열정적인 플래시들이 이 중요한 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신경주는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찻잔을 움켜쥔 손은 핏줄이 뚜렷했고 가슴은 점점 조급해지고 화가 났다.신광구의 얼굴색도 너무 어두워졌다.‘손에 들어온 먹이가 구아람에게 이렇게 뺏기다니!’진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급히 남자의 팽팽한 팔을 껴안고 처량하게 호소했다.“구씨 가문의 아가씨가 너무 하네! 우리 신씨 가문이 뭘 했다고 프로젝트를 빼앗을 뿐만 아니라 날 감방까지 보내는 거야! 이 여자가 왜 이렇게 독해? 경주와 결혼한 그 3년 동안, 신씨 가문이 푸대접을 한 것도 아니고 나도 예의를 갖춰서 대접해 주었는데, 어떻게 배은망덕할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신경주는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그는 몸을 기울여 찻잔을 내려놓고 싸늘하게 말했다.“예의를 갖추는 것이 구아람에게 3년 동안 밥을 지어달라고 하는 것입니까?”진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그건 그녀가 스스로 한 거야, 그 누구도 그녀를 강요한 적이 없어!”“진주야.”시종 침묵하던 신광구가 갑자기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너에게 할 얘기가 있어.”진주는 순간 멍해졌다. 이 남자의 말이 마치 천둥처럼 그녀의 귓가에서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인사 임명이 내려졌어, 이제부터 경주가 신씨 그룹의 사장이자 이사회 부위원장이야.“오빠, 이건 무슨 말이야? 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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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병실에서 진정은 침대에 앉아 김은주를 위로하고 있었다.“이모부가 인맥을 동원하여 임 변호사를 고용해 이모를 검찰청에서 꺼낸 거야, 이렇게 보면 이모부의 마음에는 아직 이모가 있어. 이모가 도와주면 너희들은 무조건 결혼할 수 있을 거야! 요즘 그는 틈만 나면 널 보러 오잖아, 말투도 다정하던데, 사이가 분명히 좋아진 것 같아!”진정은 기분이 좋아서 눈썹을 치켜올렸다. 신씨 그룹 사장의 장모님이라는 신분을 무조건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신경주의 성격을 잘 알잖아, 널 진짜 싫어하면 그는 아마 병원에 오지도 않았을 거야!”“그렇긴 하지만, 왠지 불안하네요.”김은주는 신경주의 싸늘한 눈빛을 떠올리자 간담이 서늘해졌다.“비록 요즘 계속 곁에 있어주고 저를 잘 챙겨 주지만, 왠지 예전과 달라진 것 같아요.”“됐어, 그런 생각은 하지 마.”이때, 병실 문이 열리더니 신경주가 들어왔다.김은주는 황급히 허약한 모습을 들어내며 눈물을 흘렸다.“오빠…….”신경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손을 내밀고 그에게 닿으려는 순간 그가 멈춰 섰다.김은주의 손은 허공에 뻣뻣하게 굳어 있었고 창백했던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이따가 회사에 가서 일 처리를 해야 돼, 저녁에 다시 올게.”신경주의 목소리는 다정했지만 그의 속마음은 전혀 알 수 없었다.“오빠…… 미안해.”김은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교 부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내가 너에게 폐를 끼쳤어, 다 내 탓이야.”“그런 생각은 하지 마, 몸조리 잘 해.”말을 마치자 신경주는 돌아서서 병실을 나섰다.김은주는 이불자락을 꼭 움켜쥐며 하고 싶은 말들을 참았다. 지금의 경주 오빠는 예전의 그녀를 사랑하고 지켜주며 고분고분 순종하는 옆집 오빠가 아니다.심지어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그녀를 떨리게 했다.그래서 김은주는 급히 진정에게 눈짓을 했다. 진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재빨리 쫓아갔다.“그…… 신 사장.”신경주는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진정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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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은 건가? 나 같은 서민은 살 길이 있을까?’“아빠, 나 회의 중이야, 쓸데없는 얘기는 사석에서 하자.”구아람은 아름다운 보조개를 보이며 답답한 듯 미간을 주물렀다.“쓸데없는 얘기? 결혼 얘기가 쓸데없다는 거야?”구만복은 힘껏 흥얼거렸다.“다른 말은 나도 하기 귀찮아, 딱 한 마디만 할게. 네가 KS 그룹 사장이 되고 싶다는 얘기는 쓸데 있는 거야 없는 거야?”‘이 방법 하나로 쭉 가겠다는 거야, 또 직위로 협박하네! 이런 악랄한 수단은 신경주에게서 배운 건가!’ “좋아, 소개팅을 할게. 하지만 오늘은 안 돼, 중요한 회의가 있어.”구아람은 하루라도 밀 수 있는 한 최대한 밀어보자는 생각에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흥, 그래. 네가 매번마다 밀을 수 있을 것 같아?”구아람의 귀에는 ‘흥, 감히 날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넌 아직 너무 어려!’라고 들렸다.회의 후반에 사람들은 전전긍긍하며 회의를 마쳤다. 그들은 아가씨를 건드리면 현장에서 즉시 처형될까 봐 무서웠다.구아람은 사무실에 돌아오자마자 답답하여 소파에 엎드렸다. 그녀는 마치 방전된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임수해가 커피를 들고 들어와 걱정스럽게 물었다.“아가씨, 프로젝트에 무슨 문제가 생겼어요?”“구회장…… 이 음흉한 늙은이!”구아람은 소파에 누워 불그레한 입술을 삐쭉거리며 소파를 힘껏 내리쳤다.“내가 호텔 뒷수습을 깔끔하게 했고 KS 그룹을 도와 큰 프로젝트까지 따냈는데. 혜택을 주지 않는 건 둘째치고 소개팅 얘기를 꺼내다니! 넷째 오빠의 방법이 아직 먹힐 려나, 나도 특수 요원을 하러 가서 구회장을 독거노인으로 만들어 버릴까!”“아가씨가 가장 효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회장님이 연세가 드셔서 그룹에서 점점 물러나고 있고 또한 자녀들이 곁에서 보살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잖아요. 아가씨는 절대 예전처럼 떠나지 않을 거예요, 반드시 구씨 가문과 회장님을 지킬 겁니다.”임수해는 맑은 눈으로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커피를 내려놓고 구아람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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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구회장의 따뜻한 정이 아닌 불화 반목의 주선으로 소개팅이 부랴부랴 일정에 올랐다.구아람은 욕실에서 메이크업을 하며 준비하고 있고 임수해는 밖에 서서 아이패드를 들고 오늘의 스케줄을 보고하고 있다.“점심 11시 30분, H 그룹 장 사장님과 점심 식사. 오후 1시 30분, S 그룹 오 회장님의 장남과 애프터눈 티. 오후 3시 30분, Z 그룹 유 회장님의 차남과 뮤지컬 관람…….”소개팅은 두 시간에 한 번씩 있다. 세상 그 누구도 이 정도로 바쁘지 않을 거다!한참 지나서 욕실의 문이 열렸다.정성스럽게 차려입은 구아람이 임수해의 앞에 나타나자, 그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아가씨, 너무 심하신 건 아닙니까!”아가씨는 닭장 모양의 폭탄 머리 가발을 쓰고 얼굴에 곰보 더미를 그렸고 코밑은 수염이 난 것처럼 검었다. 왼손은 문틀을 짚고 오른손은 코딱지를 파는 척하는 모양은 그야말로 여화와 똑같았다.“이게 심하다고? 난 입에 칼자국 두 개를 더 붙이고 싶었는데.”구아람은 빙그레 웃으며 검은 앞니를 드러내며 임수해를 향해 손짓을 했다.“손님, 어서 오세요. 무조건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예요.”수석 비서인 임수해는 일할 땐 늘 엄숙한데, 이번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배꼽을 잡으며 웃고 있었다.톡 튀는 성격의 소유자는 역시 구아람뿐이다.구아람은 성이 차지 않아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한 장 찍어 오빠들과의 단톡방에 올렸다.순간, 단톡방의 분위기는 물고기가 뜨거운 기름 솥에 들어간 것처럼 달아올랐다.[구윤: 누구세요?][구아람: 맞춰보세요, 오빠.][백신우: 푸하하하하하! 너무 웃겨! 아람아 참 대단해!][구진: 헉! 아침부터 놀라서 하마터면 혼이 빠질 뻔했네! 바지에 실수할 뻔했어!][셋째 오빠: 아람아, 아무리 주성치 배우님을 모방하고 싶어도 캐릭터를 고려해야지…… 왜 여화를 따라 하는 거야? 여연을 따라 해야지!] [백신우: 구향을 따라 해! 내가 당백호를 할게! 아람이와 꼭 붙어있을 거야!]그러자 넷째 오빠는 곰 두 마리를 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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