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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거의 일주일 만에 진주는 마침내 검찰청에서 풀려나왔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은 꾀죄죄하여 온몸에 창백한 기운이 맴돌았다.

메이크업을 하지 못한 그녀의 피부는 누렇고 칙칙해 보였다. 줄곧 관리를 잘 받아온 얼굴은 순간 십 년은 더 늙은 것 같았고 흰 머리카락이 몇 가닥이나 나왔다.

몰려드는 기자들을 피했지만 차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신광구에게 이 꼴을 들키면 애써 지켜왔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그래서 신효린은 그녀를 데리고 몰래 피부숍으로 갔다. 먼저 샤워를 하고 새 옷을 갈아입은 후 흰 머리카락을 뽑고 기운을 돋우는 누드 메이크업을 하고 나서야 사람을 만날 용기가 있었다.

“일단 집으로 가지 말고 김은주에게 가보자.”

진주는 거울을 보며 귀밑머리를 빗었고 눈빛은 더없이 음침했다.

“그녀는 내 조카잖아, 목숨까지 걸었는데 모른 척할 수 없어. 너희 아버지에게 너그럽고 착한 마음씨를 보여줘야지. 25년 동안 세워둔 이미지인데, 절대 무너져서는 안 돼.”

“엄마, 김은주가 어떻게 자살까지 할 수 있어?”

비록 신효린은 김은주를 싫어하지만 피범벅이 된 욕실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신경주가 이 고육지책에 속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녀를 제때에 발견하지 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었잖아, 참 독한 사람이네.”

“허, 왜 제때에 발견 못 하겠어.”

진주는 손거울을 걷어치우고 비아냥거렸다.

신효린은 잠시 멍해 있다가 문득 깨달아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설마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진주는 입을 다물라는 듯 검지를 입술 사이에 세웠다.

김은주가 자살로 신경주를 몰아붙이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은 바로 그녀의 아이디어였다.

그 당시 진주도 이런 방식으로 신광구의 동정심과 보호 의욕을 불러일으켜 성공적으로 신씨 가문에 들어갔기에 지금의 생활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신경주가 우울증에 시달리던 시절, 그의 곁에 있어주며 그늘에서 빠져나오게 한 사람도 김은주이다.

그 당시의 악몽을 반복되게 하면 그는 김은주의 은혜가 다시 생각이 날 것이다.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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