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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왜, 왜 여기에 있어요?”

구아람은 어안이 벙벙했다.

얼굴의 주근깨와 어수선한 가발은 살짝 귀여운 허당미가 느껴지게 하였다.

윤유성은 입꼬리를 올리고 눈웃음을 지었다.

“제가 맞선 상대면 안 되는 건가요?”

구아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몰랐다.

이건 너무 직설적인 물음이다.

그러나 그의 부드러운 눈웃음은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고 그저 품위를 손상하지 않을 정도의 농담이라고 느끼게 하였다.

“앉아도 돼요?”

윤유성은 신사적으로 물었다.

“네, 앉으세요.”

구아람도 대범하게 응답했다.

오늘 그녀를 만나러 온 윤 도련님은 첫 만남 때와 별다름이 없었다. 네이비 바탕에 잔 스트라이프의 고급 슈트를 입고 금테 안경을 쓴 모습은 우아하면서도 고상했다.

“구아람 씨, 오늘 스타일이 너무 귀엽고 개성 있네요.”

윤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하지만 제 앞에서는 분장을 하지 않아도 돼요. 원래 모습대로 하세요.”

구아람은 어색한 듯 가볍게 기침을 했다.

“저의 맞선 상대가 당신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저를 다시 보고 싶어 할 거라는 것을 알고 왔어요. 마침 저도 그렇고요.”

윤유성은 안경을 치키며 가볍게 웃었다.

정말 곰곰이 생각할 수 없는 말이다, 그 안에는 많은 뜻이 숨겨져 있다.

“좋네요, 지난번에 헤어지고 나서, 당신의 신분이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다시 만나보고 싶었어요.”

문득 구아람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윤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 윤유성.”

윤유성은 놀라서 무릎 위에 올려진 손을 떨면서 강렬한 기쁨을 억누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구아람 씨, 오랜만이에요”

놀란 구아람은 곧 예의있게 응답했다.

“네, 오랜만이네요.”

비록 그들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고 사이좋게 지냈지만, 십여 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나보니 구아람은 이 남자가 낯설기만 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윤유성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그는 키도 작고 엄청 말랐으나 이목구비가 뚜렷했고 피부가 눈처럼 하얬다. 게다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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