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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관광객들은 하나둘씩 장미 정원에서 떠나자 끝없이 넓게 펼쳐진 꽃밭에는 오직 구아람과 김은주만이 남아 있었다.

주위의 빛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지만 민낯으로 있는 구아람의 얼굴은 밝은 달처럼 하얗고 빛나 김은주의 부러움과 질투를 불러일으켰다.

원한을 떠나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구아람이 엄청 드문 팔방미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그녀의 남자와 결혼생활을 3년이나 했다. 설령 유명무실하더라도 마음이 불안하고 원망스러웠다.

그래서 김은주는 이를 악물고 긴 머리를 넘기며 구아람을 향해 다가갔다. 신경주 앞에서의 여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승리자처럼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벌써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거야? 수단이 참 대단해. 진작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경주 오빠에게 아무리 매달려도 그는 더 이상 너를 쳐다보지 않을 거야.”

구아람은 정신병자를 보듯 그녀를 흘겨보았다.

“내가 왜 신경주를 쳐다봐? 꼬실 것도 아닌데.”

김은주는 짜증이나 속으로 욕설을 퍼붓더니 승부수를 띄웠다.

“만난 김에 기쁜 소식을 알려 줄게, 나랑 경주 오빠는 곧 약혼식을 올릴 거야. 날짜는 내 생일날로 정했어.”

“그래? 축하해. 하지만 난 너에게 줄 축의금이 없어.”

구아람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나른한 말투로 말했다.

그녀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자 김은주는 기분이 상한 것 같아 화가 치밀어 올랐다.

“허, 넌 입만 살았네, 마음속으로는 엄청 화가 나겠지. 근데 무슨 소용이 있겠어? 결국 오빠는 내 사람인데, 넌 성주의 웃음거리일 뿐이야!”

“어휴, 김은주. 넌 나를 만날 때마다 신경주의 마음을 얻겠다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둘의 사랑이 단단하다고 자랑을 하고 있네. 너의 인생은 이렇게 무미건조해? 재혼남 말고는 더 이상 내세울 것이 없지?”

구아람은 지루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녀와 말하면 자신의 등급이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런 독선적인 나쁜 여자를 디스 하지 않으면 양심에 걸리는 것 같다.

“뭐라고?”

김은주는 화가 나서 눈을 부릅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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