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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구아람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유난히 몰두하고 그 안으로 완전히 몰입하며 시간마저 잊어버린다.

그녀는 그제야 윤유성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구아람은 급히 돌아서서 보니 그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지긋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는 아름다운 분홍색 장미꽃이 꽂혀있는 짚으로 엮은 꽃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쉼보르스카의 말이 떠올랐다.

“오직 장미만이 장미로 피어날 수 있다.”

“구아람 씨.”

윤유성은 꽃바구니를 들고 그녀를 부르며 다가갔다.

“들어오지 마세요! 옷이 더러워져요!”

구아람은 그가 너무 깨끗하게 차려입은 것을 보고 급하게 말렸다.

그러나 남자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직 그녀의 곁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곧장 가시덤불 속으로 들어갔다.

구아람은 미안한 마음에 입술을 오므렸다.

“구아람 씨, 받아요.”

윤유성은 다정한 눈빛으로 꽃바구니를 그녀에게 주었다.

“도련님, 너무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요, 이 꽃은 받을 수 없어요.”

구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거절했다.

비록 꽃바구니일 뿐이지만, 장미의 꽃말이 애매하여 받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녀가 거절할 것을 예상한 윤유성은 말을 돌렸다.

“물론 아름다운 꽃은 미인과 잘 어울리죠, 하지만 그 뜻뿐만 아니에요. 구아람 씨가 장미에 관심이 많아 보여서 연구해 보라고 선물해 주는 거예요. 밑에 이곳의 흙도 깔려 있으니, 가져가서 마당에 옮겨 심어 봐요. 잘 돌봐주면 항상 피어져 있을 거예요.”

그가 이렇게 말하자 구아람은 더 이상 거절할 이유가 없어져 머뭇거리다가 손을 뻗어 꽃바구니를 받았다.

“그럼…… 선물해 주셔서 고마워요.”

윤유성은 갑자기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뒷짐을 집고 그녀에게 몸을 기울였다.

잘생긴 얼굴이 갑자기 가까이 오니 구아람은 순간 눈을 부릅뜨고 숨을 머금고 눈만 깜빡거렸다.

“왜요? 제 얼굴에 뭐 있나요?”

“네.”

윤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요?”

구아람은 어리둥절해져 손을 들고 얼굴을 닦더니 또 진흙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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