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김은주와 엄명준의 사생아를 찾아야지. 그러나 그전에 먼저 그들이 스스로 그물에 걸려들게 해야 돼.”구아람은 교활한 눈빛을 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엄명준이 말했었잖아. 김은주의 어머니만이 그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그럼 진정에게 길을 안내해라고 해야지. 우리가 직접 조사할 필요도 없어.”구윤은 가만히 웃다가 물었다.“그럼 김은주는 어떻게 처리할 거야?”“사람을 망쳐 버리려면 먼저 그를 미쳐버리게 해야 돼.”구아람은 조금 졸려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작은 손으로 입을 막고 하품을 하였다.“곧 신경주와 약혼식을 한다잖아. 그녀를 높이 세우지 않고는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겠어.”“아람아, 신경주는 정말 눈이 삐었네.”구윤은 엄명준의 말이 떠오르자 또 화가 나기 시작했다.“에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가 눈이 삐었든 말든, 난 다시 자유를 되찾았으니 됐어, 이런 나쁜 남자들은 제발 다 꺼져!”구아람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라 급히 핸드폰을 꺼내 몰래 찍은 윤유성의 사진을 찾았다.“참, 오빠, 이 사람 봐봐. 아는 사람이야? 엄명준에게 찔린 그날, 이 사람이 도와준 덕분에 가벼운 부상만 입었어.”구윤은 깜짝 놀랐다.“그래? 너무 고마운 사람이네.”“그런데 그가 엄청 비밀스러워, 누군지 물어봐도 안 알려줘. 더 중요한 건 이 사람이 날 알고 있었어!”구아람의 머리속에 얼굴빛이 곱고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는 얼굴이 떠오르자 더욱 궁금해졌다.비록 그녀는 딸이지만 뼛속에는 남자다운 통제 욕구가 있어 사람이든 일이든 그녀의 통제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했다.구윤은 그녀에게 몸을 기울리며 사진속의 남자를 자세히 보았다.순간 그는 눈을 부릅뜨고 놀란 눈빛으로 구아람를 바라보았다.“아람아,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응?”구아람은 어리둥절했다.“내가 알아야 될 사람이야?”“어렸을 때 너희들이 사이가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뭐?”구아람은 놀란 눈으로 사진을 꿇어지게 쳐다보았다.낯이 익긴 한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거의 일주일 만에 진주는 마침내 검찰청에서 풀려나왔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은 꾀죄죄하여 온몸에 창백한 기운이 맴돌았다.메이크업을 하지 못한 그녀의 피부는 누렇고 칙칙해 보였다. 줄곧 관리를 잘 받아온 얼굴은 순간 십 년은 더 늙은 것 같았고 흰 머리카락이 몇 가닥이나 나왔다.몰려드는 기자들을 피했지만 차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신광구에게 이 꼴을 들키면 애써 지켜왔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그래서 신효린은 그녀를 데리고 몰래 피부숍으로 갔다. 먼저 샤워를 하고 새 옷을 갈아입은 후 흰 머리카락을 뽑고 기운을 돋우는 누드 메이크업을 하고 나서야 사람을 만날 용기가 있었다.“일단 집으로 가지 말고 김은주에게 가보자.”진주는 거울을 보며 귀밑머리를 빗었고 눈빛은 더없이 음침했다.“그녀는 내 조카잖아, 목숨까지 걸었는데 모른 척할 수 없어. 너희 아버지에게 너그럽고 착한 마음씨를 보여줘야지. 25년 동안 세워둔 이미지인데, 절대 무너져서는 안 돼.”“엄마, 김은주가 어떻게 자살까지 할 수 있어?”비록 신효린은 김은주를 싫어하지만 피범벅이 된 욕실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렸다.“신경주가 이 고육지책에 속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녀를 제때에 발견하지 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었잖아, 참 독한 사람이네.”“허, 왜 제때에 발견 못 하겠어.”진주는 손거울을 걷어치우고 비아냥거렸다.신효린은 잠시 멍해 있다가 문득 깨달아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설마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진주는 입을 다물라는 듯 검지를 입술 사이에 세웠다.김은주가 자살로 신경주를 몰아붙이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은 바로 그녀의 아이디어였다.그 당시 진주도 이런 방식으로 신광구의 동정심과 보호 의욕을 불러일으켜 성공적으로 신씨 가문에 들어갔기에 지금의 생활이 있는 것이다.더구나 신경주가 우울증에 시달리던 시절, 그의 곁에 있어주며 그늘에서 빠져나오게 한 사람도 김은주이다.그 당시의 악몽을 반복되게 하면 그는 김은주의 은혜가 다시 생각이 날 것이다. 비록
진주는 두 볼에 눈물을 머금고 신경구를 부드럽고 애처롭게 바라보았다.“다시는 오빠를 못 보는 줄 알았어, 요즘은 죽지 못해서 살고 있었어! 너무 무서웠어…….”신광구는 아내가 초췌해진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아픈 것은 아니었다.다만 연일 엉망진창인 일들이 쌓여 그는 그녀를 아무리 사랑해도 달래 줄 기분이 없었다.하필 이때,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방송하기 시작했다.뜻밖에도 KS 그룹 사장인 구윤이 송 시상 등 백흥타운 프로젝트의 관계자들과 계약식을 하는 장면이었다.화면 속 잘생긴 구윤은 송 시장과 계약서를 교환하고 친절하게 악수를 하고 있었다. 무대 아래에는 열정적인 플래시들이 이 중요한 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신경주는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찻잔을 움켜쥔 손은 핏줄이 뚜렷했고 가슴은 점점 조급해지고 화가 났다.신광구의 얼굴색도 너무 어두워졌다.‘손에 들어온 먹이가 구아람에게 이렇게 뺏기다니!’진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급히 남자의 팽팽한 팔을 껴안고 처량하게 호소했다.“구씨 가문의 아가씨가 너무 하네! 우리 신씨 가문이 뭘 했다고 프로젝트를 빼앗을 뿐만 아니라 날 감방까지 보내는 거야! 이 여자가 왜 이렇게 독해? 경주와 결혼한 그 3년 동안, 신씨 가문이 푸대접을 한 것도 아니고 나도 예의를 갖춰서 대접해 주었는데, 어떻게 배은망덕할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신경주는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그는 몸을 기울여 찻잔을 내려놓고 싸늘하게 말했다.“예의를 갖추는 것이 구아람에게 3년 동안 밥을 지어달라고 하는 것입니까?”진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그건 그녀가 스스로 한 거야, 그 누구도 그녀를 강요한 적이 없어!”“진주야.”시종 침묵하던 신광구가 갑자기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너에게 할 얘기가 있어.”진주는 순간 멍해졌다. 이 남자의 말이 마치 천둥처럼 그녀의 귓가에서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인사 임명이 내려졌어, 이제부터 경주가 신씨 그룹의 사장이자 이사회 부위원장이야.“오빠, 이건 무슨 말이야? 왜…….”진
병실에서 진정은 침대에 앉아 김은주를 위로하고 있었다.“이모부가 인맥을 동원하여 임 변호사를 고용해 이모를 검찰청에서 꺼낸 거야, 이렇게 보면 이모부의 마음에는 아직 이모가 있어. 이모가 도와주면 너희들은 무조건 결혼할 수 있을 거야! 요즘 그는 틈만 나면 널 보러 오잖아, 말투도 다정하던데, 사이가 분명히 좋아진 것 같아!”진정은 기분이 좋아서 눈썹을 치켜올렸다. 신씨 그룹 사장의 장모님이라는 신분을 무조건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신경주의 성격을 잘 알잖아, 널 진짜 싫어하면 그는 아마 병원에 오지도 않았을 거야!”“그렇긴 하지만, 왠지 불안하네요.”김은주는 신경주의 싸늘한 눈빛을 떠올리자 간담이 서늘해졌다.“비록 요즘 계속 곁에 있어주고 저를 잘 챙겨 주지만, 왠지 예전과 달라진 것 같아요.”“됐어, 그런 생각은 하지 마.”이때, 병실 문이 열리더니 신경주가 들어왔다.김은주는 황급히 허약한 모습을 들어내며 눈물을 흘렸다.“오빠…….”신경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손을 내밀고 그에게 닿으려는 순간 그가 멈춰 섰다.김은주의 손은 허공에 뻣뻣하게 굳어 있었고 창백했던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이따가 회사에 가서 일 처리를 해야 돼, 저녁에 다시 올게.”신경주의 목소리는 다정했지만 그의 속마음은 전혀 알 수 없었다.“오빠…… 미안해.”김은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교 부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내가 너에게 폐를 끼쳤어, 다 내 탓이야.”“그런 생각은 하지 마, 몸조리 잘 해.”말을 마치자 신경주는 돌아서서 병실을 나섰다.김은주는 이불자락을 꼭 움켜쥐며 하고 싶은 말들을 참았다. 지금의 경주 오빠는 예전의 그녀를 사랑하고 지켜주며 고분고분 순종하는 옆집 오빠가 아니다.심지어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그녀를 떨리게 했다.그래서 김은주는 급히 진정에게 눈짓을 했다. 진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재빨리 쫓아갔다.“그…… 신 사장.”신경주는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진정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입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은 건가? 나 같은 서민은 살 길이 있을까?’“아빠, 나 회의 중이야, 쓸데없는 얘기는 사석에서 하자.”구아람은 아름다운 보조개를 보이며 답답한 듯 미간을 주물렀다.“쓸데없는 얘기? 결혼 얘기가 쓸데없다는 거야?”구만복은 힘껏 흥얼거렸다.“다른 말은 나도 하기 귀찮아, 딱 한 마디만 할게. 네가 KS 그룹 사장이 되고 싶다는 얘기는 쓸데 있는 거야 없는 거야?”‘이 방법 하나로 쭉 가겠다는 거야, 또 직위로 협박하네! 이런 악랄한 수단은 신경주에게서 배운 건가!’ “좋아, 소개팅을 할게. 하지만 오늘은 안 돼, 중요한 회의가 있어.”구아람은 하루라도 밀 수 있는 한 최대한 밀어보자는 생각에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흥, 그래. 네가 매번마다 밀을 수 있을 것 같아?”구아람의 귀에는 ‘흥, 감히 날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넌 아직 너무 어려!’라고 들렸다.회의 후반에 사람들은 전전긍긍하며 회의를 마쳤다. 그들은 아가씨를 건드리면 현장에서 즉시 처형될까 봐 무서웠다.구아람은 사무실에 돌아오자마자 답답하여 소파에 엎드렸다. 그녀는 마치 방전된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임수해가 커피를 들고 들어와 걱정스럽게 물었다.“아가씨, 프로젝트에 무슨 문제가 생겼어요?”“구회장…… 이 음흉한 늙은이!”구아람은 소파에 누워 불그레한 입술을 삐쭉거리며 소파를 힘껏 내리쳤다.“내가 호텔 뒷수습을 깔끔하게 했고 KS 그룹을 도와 큰 프로젝트까지 따냈는데. 혜택을 주지 않는 건 둘째치고 소개팅 얘기를 꺼내다니! 넷째 오빠의 방법이 아직 먹힐 려나, 나도 특수 요원을 하러 가서 구회장을 독거노인으로 만들어 버릴까!”“아가씨가 가장 효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회장님이 연세가 드셔서 그룹에서 점점 물러나고 있고 또한 자녀들이 곁에서 보살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잖아요. 아가씨는 절대 예전처럼 떠나지 않을 거예요, 반드시 구씨 가문과 회장님을 지킬 겁니다.”임수해는 맑은 눈으로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커피를 내려놓고 구아람 옆
구회장의 따뜻한 정이 아닌 불화 반목의 주선으로 소개팅이 부랴부랴 일정에 올랐다.구아람은 욕실에서 메이크업을 하며 준비하고 있고 임수해는 밖에 서서 아이패드를 들고 오늘의 스케줄을 보고하고 있다.“점심 11시 30분, H 그룹 장 사장님과 점심 식사. 오후 1시 30분, S 그룹 오 회장님의 장남과 애프터눈 티. 오후 3시 30분, Z 그룹 유 회장님의 차남과 뮤지컬 관람…….”소개팅은 두 시간에 한 번씩 있다. 세상 그 누구도 이 정도로 바쁘지 않을 거다!한참 지나서 욕실의 문이 열렸다.정성스럽게 차려입은 구아람이 임수해의 앞에 나타나자, 그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아가씨, 너무 심하신 건 아닙니까!”아가씨는 닭장 모양의 폭탄 머리 가발을 쓰고 얼굴에 곰보 더미를 그렸고 코밑은 수염이 난 것처럼 검었다. 왼손은 문틀을 짚고 오른손은 코딱지를 파는 척하는 모양은 그야말로 여화와 똑같았다.“이게 심하다고? 난 입에 칼자국 두 개를 더 붙이고 싶었는데.”구아람은 빙그레 웃으며 검은 앞니를 드러내며 임수해를 향해 손짓을 했다.“손님, 어서 오세요. 무조건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예요.”수석 비서인 임수해는 일할 땐 늘 엄숙한데, 이번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배꼽을 잡으며 웃고 있었다.톡 튀는 성격의 소유자는 역시 구아람뿐이다.구아람은 성이 차지 않아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한 장 찍어 오빠들과의 단톡방에 올렸다.순간, 단톡방의 분위기는 물고기가 뜨거운 기름 솥에 들어간 것처럼 달아올랐다.[구윤: 누구세요?][구아람: 맞춰보세요, 오빠.][백신우: 푸하하하하하! 너무 웃겨! 아람아 참 대단해!][구진: 헉! 아침부터 놀라서 하마터면 혼이 빠질 뻔했네! 바지에 실수할 뻔했어!][셋째 오빠: 아람아, 아무리 주성치 배우님을 모방하고 싶어도 캐릭터를 고려해야지…… 왜 여화를 따라 하는 거야? 여연을 따라 해야지!] [백신우: 구향을 따라 해! 내가 당백호를 할게! 아람이와 꼭 붙어있을 거야!]그러자 넷째 오빠는 곰 두 마리를 껴 안
‘분장도 나의 매력을 가릴 수 없는 건가, 아니면 이놈들이 구만복의 데릴사위가 되고 싶은 건가, 내가 봐도 토할 것 같은데 이 사람들은 어떻게 밥이 넘어가는 거지?’‘권력의 힘은 참 대단하네, 이것을 위해 장님인 척하다니.’‘흥, 하지만 난 여지를 남겨 두었지.’첫 번째 맞선 상대와 같이 식사를 하던 중, 구아람은 솜씨를 자랑하겠다고 상대방의 맥을 짚어 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이제 서른 살밖에 안 됐으면서 70세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그는 화가 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즉시 데이트를 끝내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그리고 두 번째 소개팅을 할 때, 구아람은 계속 맞선 상대의 뒤를 빤히 쳐다보고 있어 남자를 소름 돋게 했다.“구아람 씨, 무엇을 보고 있어요?”“도련님, 꼬마 아이가 계속 뒤에 서서 당신을 쳐다보고 있어요, 같이 식사하자고 부르지 않을 거예요?”구아람의 말투는 점점 음산해졌다.“너무…… 불상해 보이네요.”그러자 그는 차도 마시지 못한 채 겁에 질려 도망을 쳤다.세 번째 소개팅을 할 때에는 뮤지컬을 보고 있었기에 구아람은 그와 많은 교류를 하지 않아 화기애애해 보였다.마침내 뮤지컬이 끝나자, 유 도련님은 공손하게 그녀에게 물었다.“구아람 씨,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함께 저녁식사를 하실래요?”“좋아요.”그러자 구아람은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캔버스 가방을 멨다.유 도련님이 그녀와 뮤지컬을 보러 올 때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자세히 보니 가방에는 큰 글자들이 적혀 있었다.‘해문시 정신치료센터 기념.’“도련님, 왜 안 가세요?”구아람은 순진하게 눈을 껌벅이며 물었다.겁먹은 유 도련님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 연신 뒤로 물러섰다.“저기…… 갑자기 회의가 있다는 걸 깜빡해서요, 다음에 만납시다!”……이때, 구아람과 임수해는 오늘 마지막 데이트 장소에 도착했다.고풍스러운 찻집은 조용하고 우아하며 공기 중에 부드러운 차 향기가 떠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이곳은 해장원의 느낌이 났다. 이
“왜, 왜 여기에 있어요?”구아람은 어안이 벙벙했다.얼굴의 주근깨와 어수선한 가발은 살짝 귀여운 허당미가 느껴지게 하였다.윤유성은 입꼬리를 올리고 눈웃음을 지었다.“제가 맞선 상대면 안 되는 건가요?”구아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몰랐다.이건 너무 직설적인 물음이다.그러나 그의 부드러운 눈웃음은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고 그저 품위를 손상하지 않을 정도의 농담이라고 느끼게 하였다.“앉아도 돼요?”윤유성은 신사적으로 물었다.“네, 앉으세요.”구아람도 대범하게 응답했다.오늘 그녀를 만나러 온 윤 도련님은 첫 만남 때와 별다름이 없었다. 네이비 바탕에 잔 스트라이프의 고급 슈트를 입고 금테 안경을 쓴 모습은 우아하면서도 고상했다.“구아람 씨, 오늘 스타일이 너무 귀엽고 개성 있네요.”윤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하지만 제 앞에서는 분장을 하지 않아도 돼요. 원래 모습대로 하세요.”구아람은 어색한 듯 가볍게 기침을 했다.“저의 맞선 상대가 당신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저를 다시 보고 싶어 할 거라는 것을 알고 왔어요. 마침 저도 그렇고요.”윤유성은 안경을 치키며 가볍게 웃었다.정말 곰곰이 생각할 수 없는 말이다, 그 안에는 많은 뜻이 숨겨져 있다.“좋네요, 지난번에 헤어지고 나서, 당신의 신분이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다시 만나보고 싶었어요.”문득 구아람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윤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 윤유성.”윤유성은 놀라서 무릎 위에 올려진 손을 떨면서 강렬한 기쁨을 억누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오랜만이에요”놀란 구아람은 곧 예의있게 응답했다.“네, 오랜만이네요.”비록 그들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고 사이좋게 지냈지만, 십여 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나보니 구아람은 이 남자가 낯설기만 했다.그녀는 어린 시절의 윤유성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그는 키도 작고 엄청 말랐으나 이목구비가 뚜렷했고 피부가 눈처럼 하얬다. 게다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다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
연회장은 혼란스러웠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배치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사는 너무나도 성대했다.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초대되었고, 모든 기자들이 주성택을 향해 몰려들어 가운데에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기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기자들에게 스캔들이란 마치 피 냄새를 맡는 상어와 같다. 게다가 이것은 너무 충격적인 스캔들이다. 윤정용의 사위인 주성택은 현재 선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여색을 좋아하는 쓰레기였다. 이런 헤드라인에 오를 수 있는 기사를 놓치고 싶어 하는 기자는 없다. 사람들은 주성택의 밑바닥까지 파고들고 싶었다.“송 시장님. 본부에 연락해서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할까요? 현장이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비서실장은 서둘러 송 시장에게 지시를 바랐다. 송 시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서서 넓은 무대를 라이벌에게 맡긴 채 미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우린 그냥 조용히 구경이나 하면 돼. 왜 일을 귀찮게 만들어? 하지만 나와 사모님을 잘 지켜. 이따가 더 큰 소동이 벌어지면 우리한테까지 튀게 하지 마.”...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씨 가문은 연회장의 앞문과 뒷문에 인력을 추가했다. 이때 검은색 리무진 세 대가 기세등등하게 문 앞에 차를 세웠다. 차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고 경찰 증명서를 가슴에 찬 검사들이 신속히 내렸다.제일 앞에서 팀을 이끄는 구진의 눈은 반짝였다. 엄숙한 표정은 평소 가족들 앞에서 장난기 가득한 구진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사람들이 숨이 막혔고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검사가 위풍당당하게 다가오자 문 앞에 서 있던 경호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겁에 질렸다.“잠시 비켜주세요. 저희 업무를 방해하지 마세요.”구진은 차갑고 침착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경호원들은 구진을 막을 용기가 없어 길을 비켜주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구진은 왼쪽 귀에 걸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누르고 아람에게 연락했
“세상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정말 대단해!”“이렇게 많은 증거를 모아두고 이런 중요한 날을 선택하여 공개하는 건 주성택을 망치려는 거잖아!”“송 시장님인가? 어쨌든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라이벌이잖아!”“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송씨 가문은 이런 능력이 없을 거야. 배후에 더 힘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압도적인 플래시가 무대 위에서 멍해지고 부들부들 떠는 추악한 모습을 카메라에 완전히 담았다. 일부 기자들은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아 무대로 달려가 대포 카메라로 주성태를 가리켰다.“주 의원님, 화면에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뇌물을 받으셨어요? 사적인 거래를 했어요?”주성택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뒤로 물러섰다.“저 아니에요. 모두 합성한 거예요. 누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그럼 장부는요?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조작이에요. 다 조작이에요! 저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주성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하여 소리를 질렀다.“경호원은? 빨리 와서 질서를 유지해!”현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사위가 기자에게 포위당하며 스캔들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윤정용은 화가 나서 안색이 어두워졌다.“빨리 조사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윤정용은 눈시울을 붉히며 숨이 막혔다.“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위를 해치고 있어. 분명 우리 윤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거야! 누가 겁도 없이 이런 짓을 해?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건드려?”“네, 아버지.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윤성우는 현장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혼란한 틈을 타서 바로 아버지를 모셔가라고 할게요. 주성택은 아버지의 사위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아버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안 돼!”윤정용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상황에 우리가 떠나면 스캔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거잖아. 사람들은 우리 윤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친 거라고 생각할 거
중앙 홀의 가장 큰 회의장의 분위기는 너무 엄숙했다. 무대 아래에서는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고위 임원과 비즈니스 엘리트 대표들로 가득 찼다. 송 시장이 무대에 올라 교류회에 대해 연설하고 있었다.국회의원, 기업 대표 및 기타 주요 인사들이 앞자리에 앉았고, 윤민지와 같은 가족들은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윤씨 가문의 외동딸인 윤민주는 명문가 집안 아가씨들 중에서 꽤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국 공식 석상은 여전히 남성의 전쟁터이자 또 다른 세상이다. 윤민주는 그저 주성택의 아내일 뿐이다. 윤민주가 말할 자격은 없었다. 눈에 띄기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윤민주는 자연스럽게 화가 났다.주성택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건 모두 윤민주가 한 걸음 한 걸음 도와준 것이다. 윤씨 그룹의 배경이 없고, 윤정용의 보살핌이 없고, 윤민주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지 않았더라면 눈에 띄지도 않는 주씨 가문 주성택은 순조롭게 높은 자리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윤민주는 생각할수록 득의양양했다. 여러 내연녀 때문에 더러워졌던 기분도 좋아졌다. ‘언젠간 송 시장의 부인처럼 제일 앞에 앉을 거야!’이런 생각을 하자 윤민주는 거만하고 우쭐하게 앉아 콧구멍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기세였다. 주변 사람들이 윤민주를 보자 속삭였다.“저 위압적인 모습 좀 봐, 모르는 사람들은 저 여자 머리에 눈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맞아, 선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꼭 선거될 것처럼 행동하잖아. 무슨 자신감이야?”“윤민주는 자기가 아직도 윤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알아. 결혼한 여자는 가문에서 버려진 것과 같다는 거 몰라? 이 바닥에서 진작에 소문이 났어. 주 의원 선거를 도와주려고 쥐처럼 윤씨 가문에서 돈을 훔쳐 주씨 가문에 주었어. 윤씨 가문에서는 이미 윤민주를 싫어해. 하지만 윤민주는 자신만만해하네!”“나는 주 의원이 별로야. 딱 봐도 부패할 것 같아. 저 부부가 권력을 잡으면 성주 사람들은 큰 곤경에 처할 거야!”날카로운 유언비어들이 윤민주의 귀에 들어왔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이런 말들은 아람이 경주의 입에서 듣고 싶어도 꿈속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경주가 밤낮으로 붙어 다니고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귀에 대고 중얼거려 점점 지치기도 하고 짜증이 났다.하지만 경주가 매번 다가오고 만지고 키스를 할 때, 마음속에서 불꽃놀이처럼 빛나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그저 경주의 괴롭힘을 당하며 유혹에 넘어간다. 그래서 사랑하든 아니든 아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그저 아람의 반응을 보면 된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가슴이 설레는지, 몸이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지만 보면 된다.아람은 경주의 키스에 엉망이 된 숨을 가라앉히고 삐죽이면서 경주의 넥타이를 잡는다.“신경주, 너 예전에 꽤 괜찮았잖아. 지금 왜 이렇게 사랑에 굶은.”이런 비유가 좋은 것 같지 않아 아람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정말 사람에 굶은 사람이라도 말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네. 체면은 지켜주자.’예기치 않게 경주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눈빛 아래는 짙은 사랑의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경주는 아람의 뒷목을 문지르며 이마를 대었다.“아람아, 난 네 노예야.”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름다운 얼굴이 붉어지며 손가락으로 경주의 튼튼한 가슴을 찔렀다.“그만해. 널 욕하면 나까지 욕하는 거 같잖아.”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람의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오늘 벤을 타서 자리가 넓어. 충분히 커. 우리가 놀기에 충분해.”“우린 복수하러 온 거지, 야한 짓을 하러 온 건 아니야!”아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경주의 이마를 힘껏 때리며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늘 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이유희가 이제 사장님인데, 이런 장소에 끼지도 않아? 윤씨 가문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어?”“이씨 가문은 이소희가 남긴 구멍을 메우고 있어. 계속 여론의 끝에 있어서 지금 나오면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어.”“허, 자각이 대단하네.”경주는 머리를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 코끝으로 아람의 뺨을 문지르며 간지럽혔다.“유희가 말했어. 이
“내가 네 와이프야, 왜 보면 안 돼?”윤민주는 의원 아내의 이미지를 신경 쓰지도 않고 주성택의 멱살을 잡고 미친 듯이 흔들며 히스테리로 소리를 질렀다.“내가 너한테 이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양심 없는 놈아!”말을 하며 주성택의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주성택은 윤민주의 손목을 붙잡고 격렬하게 뒤로 밀쳐냈다.“아!”윤민주의 몸이 흔들리더니 문 패널에 부딪혔다. 아픈 윤민주는 숨을 들이쉬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너 감히 나를 때려? 난 윤씨 그룹 아가씨야. 어떻게 나한테 손댈 수 있어? 내가 아빠랑 오빠한데 말할 수도 있어. 네가 날 괴롭힌다고!”“말해, 마음대로 해! 이제 나도 너 같은 년이 지쳤어!”주성택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윤민주의 멍한 얼굴을 가리켰다.“곧 선거가 다가오잖아. 망치고 싶으면 망쳐. 수년간의 비즈니스를 망치고 싶으면 그렇게 해. 알려주는데, 이제 우리는 한 사람이 부귀해지면 모두 부귀해지고, 한 사람이 망하면 같이 망하는 거야. 내가 망하면 너도 끝장이야!”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멍해졌다. 윤민주는 힘들게 키운 남자가 자신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동안 네가 아가씨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나를 억압하고 모욕했어. 하지만 난 다 참았어. 사람들 앞에서 다정하고 사랑하는 척해달라고 해서 나도 모두 만족해 주었어. 앞으로 내 일을 상관하지 마. 의원의 아내가 해야 할 일이나 잘해. 그래야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우린 헤어지는 거야!”그 말은 주성택이 이제 대단한 사람이니 신경 쓰지 말고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주성택은 윤민주에게 잡혀 엉망이 된 옷깃을 정리했다. 더 이상 윤민주를 보기 싫어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윤민주는 바닥에 멍하니 앉아 비참하게 눈물을 흘렸다. 한참 후, 윤민주는 일어나서 악의적으로 눈물을 닦고 거울에 기괴할 정도로 뻣뻣한 미소를 억지로 드러냈다.“그래, 그래! 그년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윤진수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앞니를 치료하며, 윤씨 그룹의 보호에서 자유롭게 지냈다. 타박상과 부은 얼굴이어도 윤씨 가문 저택에서 여전히 파티를 했다. 예쁜 모델들을 찾아 술을 마시며 즐거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보기만 하고 행동하지 못했다. 저번에 아린에게 성추행할 때 발기가 되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러자 윤진수는 정력제를 10캡슐이나 먹었다. 결국 약물 중독으로 눈의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흰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켰다. 밤새 위 세척을 하느라 병원에 있었다.이 일을 알고 윤정용은 화가 나며 불안해하지만 윤진수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사적으로 아들에게 치료하는 방법을 계속 찾았다. 구씨 가문이 소송을 취하한 것에 대해 윤정용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이 시점에서 윤정용이 복수를 하고 싶어도 먼저 시간을 두고 당분간 여론을 피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임윤호는 더 나쁜 상황에 처했다. 그날 밤, 죽도록 맞았고, 강지구는 하면 한다는 사람이다. 정말 부하들에게 임윤호의 입에 똥을 싸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임윤호는 며칠 동안 밥을 한 입도 먹지 못했고, 먹는 모든 음식이 똥 맛이 났다. 또한 계속 구역질을 하며 담즙을 거의 다 토해냈다. 심지어 답답해서 고열까지 났다.‘이런 굴욕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날 죽여!’임윤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도대체 누가 이런 비겁한 짓을 하며 똥을 먹였는지 몰랐다. 마침내 어느 날 밤, 자고 있던 임윤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 생각이 났다. 당시 맞고 있을 때 깡패 중 한 명의 옷깃에 브로치가 꽂혀 있었던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무슨 빨간 새였던 거 같은데? 주, 주학? 성주 제 1 파벌, 남성?’“아!”임윤호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순간 겁에 질려 머리를 움켜쥐고 입술을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오늘 다섯 개 1선 도시 대표단과 최고 지도자들이 성주에 모여 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마디로 중요한 자리였다. 시의원의 아내인 윤민주는 일주일 전부터 드레스
“꺽, 젠장, 진주의 사건이 망하지 않았더라면, 신성한 제1 변호사인 내가 이런 더러운 술자리에 참석할 것 같아?”임윤호는 화를 내며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두고 봐, 진주의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면 내가 멋지게 승소할 거야. 그때가 되면 네가 무릎을 꿇고 빌게 될 거야. 난 널 안중에 두지도 않을 거야!”임윤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핸드폰을 찾아 대리를 부르려는 순간, 어두운 곳에서 화려한 와이셔츠와 슈트를 입은 청년 네 명이 손에 막대기를 들고 웃으며 임윤호를 중앙에 에워쌌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임윤호는 순간 술이 깨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모르겠어? 널 때리려고.”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윤호의 등을 향해 막대기를 휘둘렀다. 그러자 임윤호는 바닥에 쓰러졌다.“켁, 너희들, 내가 누군지 몰라?”임윤호는 척추가 부러질 정도로 너무 아팠다.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었지만 체면 때문에 고집을 부리며 소리를 질렀다.“난 유명한 변호사야! 난 신씨 그룹의 법률 고문이야! 윤씨 그룹 사장님도 나랑 사이가 좋아! 감히 날 때려? 성주에서 더 이상 지낼 수 없게 만들 거야! 평생 감옥에 가둬버릴 거야!”“하하하, 누구한테 허풍을 떠는 거야? 우리가 정의를 위해 하는 거야. 죽도록 때려!”임윤호는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웅크린 채 네 남자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당했다. 임윤호는 마치 야구공처럼 막대기에 맞았다.“아아아!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불과 몇 분 만에 임윤호의 몸에는 이미 뼈가 여러 개 부러졌고 머리에는 피가 흘린 채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리무진이 조용히 주차되었다. 강지구는 차 창가에 엎드려 영상을 찍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강소연에게 미션 결과를 보냈다.[아가씨, 어때요? 뭐 좀 더 추가할까요? 예를 들어, 입에 똥을 싸버릴까요?]문자를 보내며 강지구는 하트를 하고 있는 곰돌이 이모티콘까지 보냈다. 남성 보스의 신분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다음 날, 고급스러운 나이트클럽의 최고급 룸에서 퇴폐적이고 음탕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임윤화는 아름다운 여성들과 와인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 이보다 더 만족스럽고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았다. 임윤호의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다름이 아닌 현재 윤씨 그룹의 후계자인 윤성우였다. 윤성우에게 초대를 받아 오늘 밤 술자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은 윤성우의 인정을 받았고, 윤씨 그룹의 라인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신씨 가문과 윤씨 가문의 줄을 타서 일을 해결할 수 있는데, 구씨 가문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윤 사장님. 전 그저 사소하게 도와주었을 뿐인데, 정말 너무 친절하시네요.”임윤호는 미녀를 품에 안고 활기찬 표정을 지었다.“와인 몇 잔일 뿐인데, 별거 아니에요.”윤성우는 와인 잔을 흔들며 웃는 듯 마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임 변호사의 박력만하겠어요? 고의 상해죄를 친동생에게 씌워주고. 제 동생 진수를 위해 화풀이해 주셨어요. 진수가 겪은 고통에 대해 책임을 질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임수해와 아린 아가씨의 관계를 방해할 수도 있어요.”“당신 어머니는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해요. 죽어도 자기 아들이 구씨 가문 첩의 딸과 결혼하게 하지 않겠죠? 일석이조 방법이 참 좋네요.”‘당분간 신경주와 구아람을 건드리지 못한다면, 주변 사람들부터 처리해야겠어. 진수가 가지지 못하는 여자를 임수해가 원해? 꿈 깨!’“하하하, 그건 윤 사장님께서 관대하셔서 그런 거예요.”주색에 임윤호의 깔끔하고 훌륭한 위장이 벗겨졌다. 눈빛에서는 배신적이고 탐욕스러운 빛이 반짝였다.“제 동생을 처리하는데 가격을 크게 제시했잖아요. 저야 당연히 사장님의 원대한 계획에 전적으로 협조해야죠.”“임수해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친동생인데, 마음이 안 아파요?”윤성우는 웃으며 물었다.“허, 임수해는 제 동생이 아니에요.”임윤호는 이를 악물며 악독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저 구아람이 키운 개예요.”“윤 사장님, 저 임윤호가 법조계와 정치계에서 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