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Bab 611 - Bab 620

1398 Bab

제611화

지환의 도움으로 푸짐한 점심 한 끼가 완성되어 식탁 위에 올랐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식탁에 가득 찬 음식에 약간 놀란 듯했다.“너희가 직접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지 않았더라면 못 믿었겠는걸?” ‘이 푸짐한 요리에 지환의 공도 있다니.’ ‘쯧쯧쯧, 지환이 가정적인 좋은 남자일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모두 집밥이에요. 드셔보세요.”이서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하이먼 스웨이 여사를 바라보았다. 요리 한 입 맛본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너무 맛있다. 내가 먹어본 음식 중에 제일이야. 심지어는 우리 어머니가 하신 요리 같기도 하구나.”“우리 어머니는 요리를 아주 맛있게 하시지.”“애석하게도 내가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괜찮아요, 마음에 드신다면 제가 앞으로 매일 만들어 드릴게요.” “그래, 그래, 그래. 최고의 딸이구나.”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의 시선이 갑자기 텔레비전의 보도로 향했다. 이서와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텔레비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서정이 죽었다고?”이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나도 이서정을 싫어하긴 했지만, 왜 이렇게 갑자기 죽은 거지?’ 텔레비전 속 여성 사회자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었다.“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떨어진 모양이구나.”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지환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벌을 내린 셈이죠.”지환은 시종일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단지, 이서에게 반찬을 집어줄 때만 아낌없이 발휘되는 눈 밑의 부드러움만이 지환을 피와 살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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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치.” 이서가 코웃음을 쳤다.“여보.”지환이 이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별장으로 이사 갈까?”이서가 고개를 들고 지환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여기는 너무 좁아서 불편해?”“아니, 여보랑 같이 있는 곳이 나에게는 가장 편한 곳이지.”지환이 이서의 손을 꽉 잡았다. “그냥 안타까워서 그래. 여긴 회사랑 너무 멀잖아. 별장으로 이사 간다면 30분은 더 자고 일어나서 출근해도 될 텐데 말이야.”이서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지환의 말이 맞았다.“그래, 그럼 우리 언제 이사 갈까? 내가 휴가 낼게.”“아니야.”지환이 기뻐하며 이서의 허리를 껴안았다.“당신이 고개만 끄덕이면 내일 바로 사람들 불러서 이사할 거야.”“그렇게 빨리?”“당연하지, 당신이 매일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는 걸 보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이서가 지환을 목을 껴안았다.“지환 씨, 어떡해. 너무 멋있어!”지환이 침을 삼켰다. “여보…….”“응?”지환이 이서의 머리를 젖혔다.“나 하고 싶어…….”이서가 깔깔거리며 웃었다.“아직 대낮이잖아.”“낮에도 밤일을 할 수는 있는 거잖아.”“안돼…….”이서가 지환의 옆으로 안겼다.머지않아, 이서의 몸부림 소리는 흐느끼는 신음 소리로 바뀌었다.같은 시각, 북성 시골의 별장에 있던 민호일 역시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이서정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뉴스에서는 이서정이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추락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었다.그러나, 민호일은 일찍이 집사로부터 이하영의 계획을 전해 들은 바 있었다. 때문에, 이하영이 이서를 산에서 밀어버린 이후,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떨어진 것처럼 조작하려 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던 터였다. 이서정의 죽음은 이하영은 계획과 완전히 일치했다. 민호일은 이서정의 죽음 역시 조작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서정의 죽음이 조작된 것이라면 이서가 꾸민 것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이렇게 생각하니, 민호일의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바로 이때, 갑자기 울리는 벨 소리에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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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지환의 행동은 대단히 빨랐다.하루도 채 되지 않아 별장으로의 이사를 모두 끝마쳤으니 말이다. 퇴근 후, 별장에 도착한 이서는 가지런히 정리된 거실과 주방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도대체 사람을 몇 명이나 불렀길래 벌써 다 치운 거야?”껄껄 웃던 지환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이모님!”이서는 어안이 벙벙한 듯 화장실에서 걸어 나오는 한 여자를 한참이나 바라만 보았다. 앞치마를 두른 채 청소를 하는 듯한 그 여자는 50대 초반으로 보였다. “누구셔?” 이서가 궁금해하며 물었다.“서경화 이모님이셔. 앞으로 우리 집의 의식주를 책임져 주실 거야. 당신은 고생할 필요 없어.”이서가 지환을 한쪽으로 끌어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한 달에 얼마나 드려야 해?”이서는 자신의 돈이 아니라 지환의 돈을 아까워하고 있었다. “한 달에 200만 원, 비싸지 않아. 나도 그 정도는 드릴 수 있어.”지환이 이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마누라만 힘들지 않으면 돼.” 이서의 볼이 약간 붉어지는 듯했다.“당신, 입에 꿀이라도 바른 거야?”“먹어볼래?”지환은 일부러 얇은 입술을 이서의 앞에 들이댔다. 이서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변했다.“그만해!”이서는 곁눈질로 웃고 있는 서경화를 보고는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이모님. 윤 이서라고 합니다. 앞으로 이서라고 불러주세요.”서경화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제가 감히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사모님라고 부를게요.”사실, 서경화는 지환이 월 200만 원으로 모셔온 가사도우미가 아니었다.서경화는 지환이 특별히 외국에서 모셔온 전문 가정 관리사였다. 서경화는 매일 빨래와 밥을 하는 것 외에도 실내와 실외의 장식을 잘 꾸며 고용자가 시시각각 따뜻하고 화목한 환경에서 생활하여 심신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때문에, 서경화의 월 임금은 200만 원이 될 수 없었다. 적어도 월 600만 원은 필요로 할 것이었다.지환은 서경화가 이 모든 사실을 이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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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새롭게 바뀐 분위기 좀 봐봐.”지환이 이서를 밀고 안방으로 들어섰다. 배치를 다시 바꿨다던 안방은 이전과 비교하여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그러나 전체적으로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편안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이서는 당장이라도 침대에 누워 편안한 밤을 제대로 누리고 싶었다. 이서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배치가 크게 바뀐 건 아니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네.”“침대 맡에 디퓨저를 놓아서 그런가? 아니면 여기 알록달록한 화초를 놓아서? 천장의 배치까지도 바꾸셨네…….” 지환이 천장을 가리켰다.이서가 고개를 들어 방을 훑어보고 나서야 천장뿐만 아니라 방 전체의 색상까지도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거, 언제부터 고친 거야?”“이렇게 큰 공사를 오늘 하루 안에 끝낸 건 아닐 거 아니야.”“얼마 전, 우리가 싸웠을 때부터.”지환이 뒤에서 이서를 끌어안았다.“다시 돌아올 당신에게 꼭 새로운 집을 보여주고 싶었어.”“우리 둘의 새로운 시작처럼.”“모든 것이 새로워진 집을 말이야.”이서는 지환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지환 씨는 어떻게 우리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그렇게 자신 있을 수 있었던 거야?”“그때 우리가 화해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거잖아.”“그럴 리 없어!”지환이 단호하면서도 다급하게 이서의 말을 끊었다.“절대 그럴 수는 없어.”“그래서.”이서가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았다. “쿡 씨에게 나한테 먼저 웨딩 사진을 보내지 말라고 했던 거야? 내가 웨딩 사진을 찢어버리기라도 할까 봐 두려워서?”지환의 눈빛이 순간 부자연스러워졌다.“아니거든…….”이서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내가 웨딩사진을 찢어버리기라도 할까 봐 쿡 씨에게 나한테 먼저 웨딩 사진 보내지 말라고 했던 거 맞구나. 지환 씨, 내가 지환 씨랑 이혼할까 봐 얼마나 두려웠어?”지환은 자신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은 채 까부는 이서를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지환이 이서의 코를 쥐었다.“나빠, 내가 이렇게 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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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하씨 가문은 이서가 하씨 가문에 새로운 생명과 젊은 힘을 불어넣어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것이 바로, 서경화가 그토록 열심히 아가방을 꾸몄던 이유였다.‘물론 대표님께서 당장 이 방을 원래대로 바꿔놓으라고 하신다면 되돌려 놓아야 하겠지만, 장난…… 하시는 건가?’ ‘이 방은 당장 지금이 아닐지라도 분명 쓰게 될 텐데.’ “사장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당장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라니까요!”지환의 표정이 몹시 좋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이서가 지환을 향해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되돌려 놓을 필요 없어. 이모님, 이거 이모님께서 하신 거죠?”“네, 맞습니다.”서경화는 지환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기에 순순히 이서의 질문에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사모님, 마음에 안 드세요? 마음에 안 드신다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습니다.”지환의 고함소리에 놀란 서경화는 방금 이서가 자신에게 한 말을 잊어버린 듯했다.“아니에요, 저는 마음에 들어요.”이서가 서경화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내, 이서가 다시 고개를 돌려 지환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나는 정말 마음에 들어. 거짓말 아니야.”지환의 볼의 팽팽한 핏줄은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먼저 내려가 계세요.”서경화는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으나, 지환의 말에 얼른 고개를 끄덕인 후, 아래층을 향해 내려갔다. 서경화가 자리를 떠나자, 지환이 마음이 아프다는 듯 이서를 껴안았다.“내일 중개소에 가서 다른 이모님 알아볼게.”“그러지 마.”지환의 품에 안긴 이서가 말했다. “이모님은 내 결심을 모르시잖아. 좋은 마음으로 하신 일이야. 너무 이모님을 탓하지는 마.” “그리고…….”이서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초롱초롱한 눈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비밀 하나 말해줄게. 나는 스웨이 작가님에게서 종종 진실하지 못한 모성애를 느껴.”“스웨이 작가님께서 나에게 투사하신 건지, 아니면 작가님께서 정말 나를 친딸로 여기셔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무튼, 작가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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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진짜 해외 암시장에서 지환의 사진을 찾다니, 그것도 얼굴까지 선명한 걸로!’하경철은 사진을 받아서 확인한 후 지체없이 이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이걸 들이밀면 이서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겠지? 빼도 박도 못할 증거니까 변명도 못할 거고.’이서는 두통 때문에 아려 오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연신 문질렀다.[할아버지, 저 오늘 회사로 출근 안 했어요.]하경철은 순간 당황했다. “회사로 출근 안 했다고? 그럼 지금 어딘데?”[집에 있어요. 혹시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 거예요?]긴장했던 하경철의 말투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오, 하하하, 급한 일은 아니다. 그냥 너 보고 싶어서 그러지. 아니면 있다가 내가 너희 집에 잠깐 들르마.”[네, 오세요.]이서는 하경철에게 자기 집 주소를 전했다.하경철은 이 말을 듣고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여기는 너희 부모님이 사시는 그 동네가 아니냐? 너도 거기 사니?”윤재하 성지영 부부의 집은 하경철이 과거에 사준 것이었다.그래서 그는 그 집이 어느 동네에 있는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그가 알기로는 그 동네의 집은 결코 가격이 싸지 않았다.‘이서는 줄곧 자기 남편이 회사 평사원일 뿐이라고 말했는데, 일개 평사원이 이 정도 가격의 대저택을 살 정도의 돈이 있다고? 이서가 사는 것도 불가능한데.’하경철은 이서의 경제 상황도 파악하고 있었다.현재 윤씨 일가의 모든 돈은 윤재하 부부의 수중에 있다.‘이서한테는 그 정도 큰 돈이 없지. 생일 선물은커녕 살기도 꽤나 팍팍할 텐데.’GM 그룹을 인수하고 나서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나서야 이서에게 비로소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이런 대저택을 구입하는 것은 이서 능력으로는 힘들 테고, 그게 아니면 이서 남편이 살 수밖에 없을 텐데.’하경철은 계속 드는 의심에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수화기 너머의 이서는 하경철의 속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상냥했다.[네, 할아버지, 언제쯤 도착하세요? 미리 준비하고 있으려고요.]하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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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한 시간 여 후에 하경철이 이서가 사는 전원주택 입구에 나타났다.이서가 직접 문 앞까지 가서 하경철을 맞이했다.“할아버지, 어서 오세요.”“내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건 아니지?” 하경철은 주변을 여기저기 살피며 무심한 듯 질문했다.“네 남편은 지금 집에 있니?”“그이요…… 출근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할아버지. 모처럼 시간 내셔서 식사하러 오셨는데……. 여태 일정조정을 했는데도 결국 시간을 못 냈어요.”이서는 하경철 앞에서 난처해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최근 이서는 하이만 스웨이의 일을 돕느라 바빠서 할아버지와 지환이 함께 만나 식사할 일정을 마련하지 못했다.“괜찮다, 밥은 언제든 먹으면 되지. 젊은 사람들이 바쁘게 지내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 아니냐? 그래도 너 사는 거 보고 싶어서 오늘 특별히 시간 내서 왔다. 사실 네 남편은 안 봐도 돼. 네가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는 것을 볼 수만 있다면 할아버지는 그걸로 된다.”하경철은 이렇게 말하면서 이서의 집으로 걸어갔다.“빨리 이 할애비랑 지금 너 어찌 사는지 보러 가자.”“네.”이서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들어갔다.그들이 모두 눈치채지 못한 곳에서 분노에 가득 찬 한 쌍의 눈이 집 쪽을 주시하고 있었다.집 안에 들어서자 하경철은 이 집이 비록 하씨 집안의 저택만큼 호화롭지는 않지만, 곳곳에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하마터면 이서를 손자 며느리로 삼겠다는 수년간의 집념을 포기할 뻔했다.“오늘 보니 아주 행복하게 결혼생활하고 있는 것 같구나.”‘사실 집을 보면 결혼생활이 어떤 지 가장 확실히 알 수 있지.’‘항상 싸우는 부부의 집이 달콤하고 따스할 리 없고, 행복하고 원만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의 집이 지저분할 리가 없지.’이서는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배어 났다.“그렇죠? 저희가 가끔 티격태격하지만 다행히 매번 순조롭게 해결방법을 찾는 편이예요.”‘결혼의 본질은 바로 이거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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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군.” 민호일은 총으로 이서의 머리를 힘껏 내리치고는 뼈에 사무치는 딸의 불행에 대해 이서의 살을 씹고 뼈를 갈아 마시는 처절한 복수를 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의 피맺힌 원한을 다 갚을 수는 없다.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그는 눈빛에 살기가 등등하여 이서를 쏘아보았다.이서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민호일을 자극시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이미 일은 벌어졌고, 이제 와서 대표님이 저를 죽여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차라리 제가 대표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게 낫지 않겠어요?”이서는 이렇게 말하면서 곁눈질로 이미 몰래 경찰에 신고한 서경화를 바라보았다.서경화의 빠른 대처 덕분에 이서는 의심할 여지없이 더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결정적인 순간에 서경화가 뜻밖의 위험에 직면해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니가 나를 위해 뭘 할 수 있는데?!”민호일의 분노한 목소리에 이서는 다시 민호일을 바라보았다.“네까짓 게 나를 위해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바로 너 때문에, 내 딸이 미쳤고, 아내가 감옥에 들어갔고, 내 회사도 없어졌어!”“네가 우리 가족을 망쳤어! 너도 똑같이 패가망신을 맛보게 될 거야!”이서가 입을 열려고 하는 찰나에 하경철이 먼저 이서 앞으로 나섰다.“이봐, 민 대표, 마음을 좀 가라앉히게. 이서의 말도 일리가 있네. 자네가 이렇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이 더 복잡해질 뿐이야.”“내 말 듣고 총 내려놔. 자네 회사 일, 하씨 집안에서 나서서 해결할 수 있어. 우리 집안이 이정도 능력이 있다는 것만 믿어주게.”이서의 이마를 겨눈 총구가 약간 느슨해지자, 이서는 민호일을 설득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돌아서며 말했다.“맞아요, 민 대표님, 4대가문 중 하나로 어렵게 일군 민씨 가문이 이렇게 없어지는 걸 원치 않으시잖아요?”하경철과 이서의 설득에 민호일의 분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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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이서는 그들의 표정을 살피며 어쩔 수 없이 말을 이어갔다.“그 사람은 제 남편이 다니는 회사의 이전 사장님이예요. 그 분이 저를 돕고 있는 이유는 설명하기가 좀 복잡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그 사람 때문에 저희 부부가 하마터면 이혼할 뻔 한적이 있어서 미안한지 저희한테 잘해줘요. 마음의 빚이 있나 봐요. 그래서 저를 돕는 거예요.”민호일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다시 물었다.“지금 네가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이냐?”이서는 어쩔 수 없이 말을 이어갔다.“제가 민대표님을 속여서 뭐하겠어요? 생각해 보시면, 제가 만약 하은철의 작은아버지와 관계가 깊다면, 처음부터 GM그룹을 위해 여기저기 남에게 부탁하러 다닐 필요가 있었겠어요?”이서의 이 말은 민호일을 설득하는데 성공했지만 하경철은 여전히 이서의 말을 다 믿을 수 없었다.하경철은 지환의 사람됨이 좋지 않다는 것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정말 이서와 그녀의 남편의 감정을 깨지도록 만든 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자기가 의도한 짓임에 틀림없다.하경철이 아는 지환은 자신의 잘못 때문에 이서와 그의 남편에게 미안해서 만회하기 위한 도움을 줄 리가 없는 사람이었다.그러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지환이 이서를 돕고 있는지 확실한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특히 지금 같은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는 더 그랬다.“하하하하하.” 민호일은 갑자기 머리를 쳐들고 크게 웃었다.“나는 네가 하은철의 작은아버지와 관계가 있든 말든 상관없어. 어차피 오늘은 너 죽고 나 죽는 건데 내가 뭐가 더 무섭겠어?”그는 이서에게 다시 한번 총구를 겨누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이서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지만 어느새 민호일의 뒤쪽으로 몰래 돌아간 서경화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하지만 황급히 시선을 돌려 민호일에게 들키지 않았다.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이서는 민호일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려고 계속 말을 걸었다.“잠깐만요, 민 대표님, 정말 잘 생각한 거 맞죠? 지금 여기서 저를 죽이면 대표님에게도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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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그 자리에서 갑자기 지환을 맞닥뜨렸을 때 이서는 마치 한 줄기 희망을 본 것 같았다.“지환 씨, 빨리 할아버지를 구해요. 총에 맞으셨어…….”하경철이 지환을 보았을 때 이미 동공이 심하게 수축되고,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지환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무릎을 꿇고 하경철을 일으켜 부축해서 성큼성큼 입구로 걸어갔다.바닥에 쓰러져 있던 민호일 옆을 지날 때 민호일을 발로 한 번 냅다 걷어찼다.민호일은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하경철을 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멀어진 지환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말을 더듬었다. “뭐야? 윤이서 남편이 진짜 하은철 작은아버지 회사의 직원일 뿐이야? 왜 그가 하필 지금 여기 나타난 거지?”마침 민호일의 곁을 지나던 이천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누가 사모님 남편더러 직원이라고 말하던가요?”민호일은 이천 쪽으로 확 고개를 들었다.그는 전에 이천을 본 적이 있다.“너…… 너 하지환의 비서 맞잖아? 너는 또 왜 여기 있어?”이천은 민호일이 정말 불쌍하고 살아갈 희망도 전혀 없는 것을 알았다. 민호일이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진실을 말해 주었다.“여기가 하지환 대표의 집인데 자기 집에 일이 생겼으니 본인이 온 거죠. 이제 아시겠어요?”민호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상황을 들은 모든 사람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정신없이 어떻게 된 일인지 어리둥절해하며 상황을 계산하고 있었다.이천은 그를 흘겨보고 그와 불필요한 말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입구로 가려던 참에 민호일이 이천의 허벅지를 덥석 잡고 매달렸다.“다시 한 번 똑똑히 말해봐! 도대체 여기가 누구 집이라고?”어쨌든 민호일은 윤이서가 하지환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이천은 동정의 눈초리로 민호일을 흘겨보았다.“잘 들으세요. 하지환 대표님과 윤이서 사모님 집이라고요. 이제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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