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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한 시간 여 후에 하경철이 이서가 사는 전원주택 입구에 나타났다.

이서가 직접 문 앞까지 가서 하경철을 맞이했다.

“할아버지, 어서 오세요.”

“내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건 아니지?”

하경철은 주변을 여기저기 살피며 무심한 듯 질문했다.

“네 남편은 지금 집에 있니?”

“그이요…… 출근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할아버지. 모처럼 시간 내셔서 식사하러 오셨는데……. 여태 일정조정을 했는데도 결국 시간을 못 냈어요.”

이서는 하경철 앞에서 난처해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최근 이서는 하이만 스웨이의 일을 돕느라 바빠서 할아버지와 지환이 함께 만나 식사할 일정을 마련하지 못했다.

“괜찮다, 밥은 언제든 먹으면 되지. 젊은 사람들이 바쁘게 지내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 아니냐? 그래도 너 사는 거 보고 싶어서 오늘 특별히 시간 내서 왔다. 사실 네 남편은 안 봐도 돼. 네가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는 것을 볼 수만 있다면 할아버지는 그걸로 된다.”

하경철은 이렇게 말하면서 이서의 집으로 걸어갔다.

“빨리 이 할애비랑 지금 너 어찌 사는지 보러 가자.”

“네.”

이서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모두 눈치채지 못한 곳에서 분노에 가득 찬 한 쌍의 눈이 집 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집 안에 들어서자 하경철은 이 집이 비록 하씨 집안의 저택만큼 호화롭지는 않지만, 곳곳에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하마터면 이서를 손자 며느리로 삼겠다는 수년간의 집념을 포기할 뻔했다.

“오늘 보니 아주 행복하게 결혼생활하고 있는 것 같구나.”

‘사실 집을 보면 결혼생활이 어떤 지 가장 확실히 알 수 있지.’

‘항상 싸우는 부부의 집이 달콤하고 따스할 리 없고, 행복하고 원만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의 집이 지저분할 리가 없지.’

이서는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배어 났다.

“그렇죠? 저희가 가끔 티격태격하지만 다행히 매번 순조롭게 해결방법을 찾는 편이예요.”

‘결혼의 본질은 바로 이거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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