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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군.”

민호일은 총으로 이서의 머리를 힘껏 내리치고는 뼈에 사무치는 딸의 불행에 대해 이서의 살을 씹고 뼈를 갈아 마시는 처절한 복수를 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의 피맺힌 원한을 다 갚을 수는 없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그는 눈빛에 살기가 등등하여 이서를 쏘아보았다.

이서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민호일을 자극시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미 일은 벌어졌고, 이제 와서 대표님이 저를 죽여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차라리 제가 대표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게 낫지 않겠어요?”

이서는 이렇게 말하면서 곁눈질로 이미 몰래 경찰에 신고한 서경화를 바라보았다.

서경화의 빠른 대처 덕분에 이서는 의심할 여지없이 더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서경화가 뜻밖의 위험에 직면해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니가 나를 위해 뭘 할 수 있는데?!”

민호일의 분노한 목소리에 이서는 다시 민호일을 바라보았다.

“네까짓 게 나를 위해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바로 너 때문에, 내 딸이 미쳤고, 아내가 감옥에 들어갔고, 내 회사도 없어졌어!”

“네가 우리 가족을 망쳤어! 너도 똑같이 패가망신을 맛보게 될 거야!”

이서가 입을 열려고 하는 찰나에 하경철이 먼저 이서 앞으로 나섰다.

“이봐, 민 대표, 마음을 좀 가라앉히게. 이서의 말도 일리가 있네. 자네가 이렇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이 더 복잡해질 뿐이야.”

“내 말 듣고 총 내려놔. 자네 회사 일, 하씨 집안에서 나서서 해결할 수 있어. 우리 집안이 이정도 능력이 있다는 것만 믿어주게.”

이서의 이마를 겨눈 총구가 약간 느슨해지자, 이서는 민호일을 설득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돌아서며 말했다.

“맞아요, 민 대표님, 4대가문 중 하나로 어렵게 일군 민씨 가문이 이렇게 없어지는 걸 원치 않으시잖아요?”

하경철과 이서의 설득에 민호일의 분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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