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가 이서정을 쫓아가려던 그 순간, 뒤에서 임현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소희 씨, 여기 있었네!”소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현태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단장을 한 소희의 모습에 현태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소희 씨, 오늘 정말 예쁘다.”소희는 현태의 칭찬을 말리지 않았지만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오래 기다렸어요?”“아니, 방금 룸을 예약했어.”현태가 앞장서며 말했다.“가자, 룸에 데려다줄게.”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소희의 뺨은 또다시 빨개졌다.소희가 고개를 숙인 채 현태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복도가 너무도 길었다.소희는 방금 이서정을 본 것이 떠올랐고 침묵을 깨며 말했다.“방금, 이서정을 봤어요.” “잘못 본 거 아니야?”현태가 말했다. “아니에요, 실수로 그 여자랑 부딪쳤는데 옆에 웬 남자가 있더라고요. 그 전설의 YS의 회장일지도 모르겠어요.”“말도 안 돼!”소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깔끔하게 부정을 하고 만 현태였다. 아차 싶었던 현태는 얼른 손을 저으며 말했다.“내 말은, 그렇게 바쁘신 YS의 회장님께서 어떻게 여기 계시겠냐는 말이었어. 그리고, 회장님께서는 외국에 계신 거 아니었어?” 소희가 턱을 만졌다.“하긴, 그 남자가 YS의 회장처럼 보이지는 않았어요. 기질도 너무 옹졸했고요.”사실, 소희는 이서정의 옆에 있던 남자의 얼굴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남자의 기름지고 옹졸한 기질만큼은 너무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구역질이 나는 듯했다.현태는 소희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먼저 들어가 있어, 가서 친구 데려올게.”룸 입구에 도착하자, 현태는 이 한마디만 남긴 채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소희가 다급하게 물었다.“다른 친구가 더 와요?”“응, 아주 잘 노는 친구야. 내 친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너무 긴장하지는 마. 정이 많은 친구니까.”소희가 고개를 숙였다. 얼굴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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