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Chapter 581 - Chapter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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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이서의 집으로 향하는 은철의 차 안에서 둘 중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이서는 오히려 이런 침묵을 즐겼다.하지만 은철이 하필 이런 때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말씀 신경 쓰지 마.”이서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은철을 보고 말했다.“무슨 소리야?”은철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냥, 너랑 네 남편 잘 살라는 말씀이라고.”이서는 뒷좌석에서 의자에 바짝 다가 앉아 말했다.“그럼, 그다음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이혼하라는 말인거야?이봐, 하은철 씨, 당신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해?내 인생 어떻게 살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지,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주제가 아니라구!”은철은 이서의 말을 듣고 한참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간신히 한마디 꺼냈다.“그 사람, 너랑 안 어울려.”“뭐가 안 어울린다는 거야?”‘다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그냥 웃어넘길 수 있지만 지환에 관한 문제는 확실히 이야기를 정리해야겠어.’“이 세상에서 그 사람만큼 나랑 잘 맞는 사람 찾기 힘들어. 소울메이트라는 말 들어봤어? 그 사람이 내 소울메이트야. 내 눈빛만 봐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아는 사람이라구.”하은철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가슴 속에 큰 돌이 누르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날 지환과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윤이서는 내가 갖지 못한 존재야. 그래서 꼭 갖고 싶은 거라고.’하지만 이제 이서가 이렇게 지환을 좋아하고 높이 평가하는 것을 듣고 잔뜩 불편한 감정에 휩싸였다.더 이상 이서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이서가 말하는 그 사람이 자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그 순간 핸들을 잡은 은철의 손이 하마터면 미끄러질 뻔했다.‘내가 이서와 결혼하고 싶었던 건가?’‘아니야, 말도 안 돼, 안 돼! 내가 그럴 리 없어.’냉정을 되찾고 나자 또다시 이서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그 생각이 은철의 머릿속을 온통 점령해버렸다.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이 당황스러운 생각을 억눌렀다.이서는 평소와 많이 다르게 은철이 한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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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은철의 말에 너무 놀라 여러 갈래로 흩어지던 여러 생각들이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은철이 마치 괴물처럼 보였다.“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닌데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은철은 잠시 멈칫했다.“수정이가 자주 찾아가서 귀찮게 구는 거야?”은철의 말을 듣자 이서는 웃음이 나왔다.“몰랐어? 일부러 없는 병을 만들어서 아픈 척 내 신장을 떼어달라고 한 일을 몰랐다고? 이미 다 알고 있잖아, 모르는 척하는 거 별로 이제 안먹혀.”“그 건은 이미 너한테 사과하라고 했어. 수정이가 그러는 데엔 다 이유가 있어. 할아버지가 그 때 너랑 결혼하라고 강요만 안하셨더라도…….”“아, 이유가 있으면 다른 사람을 해쳐도 되는 거구나, 그럼 나도 이유 있으면 사람 죽여도 되겠네?”이서는 은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아직 살아있으니 당신한테 말하고, 나를 스스로 변호도 하는 거야. 만약 그 때 내가 죽었으면…….”여기까지 말하자 이서의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당신들은 내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할 뿐이지.”“나는…….”이서는 은철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아서 손사래를 쳤다.“하나 물어보자, 왜 이렇게 한쪽 말만 듣고 판단하는 거야?”이서의 말을 듣자 은철은 예닐곱살 때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그 해에 하경철은 은철과 이서를 함께 데리고 출국했었다.당시 어렸던 수정도 떼를 부리며 같이 데려가 달라고 보챘다.양쪽 집안 모두 여러 아이들이 같이 가면 잘 어울릴 거라며 수정도 함께 동행하게 했다.두 집 모두 여러 아이가 어울려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여 수정을 함께 데리고 갔다.그들은 출발 후에 HK시에서 다른 비행편으로 환승할 예정이었다.당시의 HK시는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부유층 인사나 그 가족들이 납치되었다는 뉴스가 자주 나왔었다.그래서 그날 환승했던 공항에서 하경철은 30명은 족히 넘을 경호원을 동원했다.하지만 혼란한 틈을 타 은철, 이서, 수정 세 사람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묶여서 납치된 후 이 세 아이들은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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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시간이 꽤 흘렀지만 은철은 자신이 내린 결론이 맞는지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16세가 되던 해에 이서가 귀국하자 아름답고 여린 그녀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서는 전에 겪었던 사고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것 때문에 은철은 대단히 화가 나서 자신을 구한 사람이 수정일거라고 더욱 확신했다.이 역시 은철이 이서를 그렇게나 싫어하는 이유이다.그는 여전히 꿈 속에서 그 때의 일들을 떠올리고 힘들어하지만 이서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그는 이서에게 수차례 그 때 일이 기억나는지 물었지만, 그녀는 항상 고개를 저으며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고 했다.그러기를 수차례, 은철은 오늘도 운전석에서 고개를 돌려 다시 이서에게 물었다.“너는 내가 일곱 살 때쯤, 그러니까 네가 다섯살 때 우리가 납치당했던 일을 기억하니?”이서는 알 수 없다는 듯 은철을 쳐다봤다.은철은 이미 여러 차례 이서에게 이 질문을 해왔다.그녀가 16살 되던 해에 외국에서 돌아와 처음 만났을 때 은철은 이 문제를 물었다.후에 은철은 이서와 만날 때마다 집요하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그리고 매번 모진 눈빛으로 이서를 원망하는 것 같았다.‘이 배신자.’“이미 수없이 너에게 대답한 것 같은데? 어렸을 때의 기억이 완전히 뒤죽박죽되어서 전혀 기억 안나.”이서 자신도 스스로 왜 기억을 잃었는지 모른다.그냥 예전 일들이 기억나지 않을 뿐이다.이서의 아버지 윤재하 부부는 이서가 매우 불행한 일을 겪었고, 그 때문에 심한 충격을 받아 어린 시절의 일을 기억하고 싶지 않는 것 같다고 했었다.은철은 피식 웃었다.“만약 네가 그 사고에 대해 기억해낸다면, 내가 왜 이렇게 수정이를 싸고 도는지 알게 될거야.”말이 끝나자 그는 머리를 뒤로 젖혀 헤드레스트에 가볍게 대고 앞을 바라보았다.“다 왔어.”이서는 아직 좀 전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망연히 창밖을 내다보다가 갑자기 도착했다는 은철의 말을 듣고 확실히 집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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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이서는 팔을 뻗어 지환의 허리를 껴안았다.“안심해요, 저는 절대로 돌아와요. 설사 아무리 내가 오늘 죽을 운명이어도 당신과 한 약속은 꼭 지켜요.”지환은 이서를 껴안았던 팔을 살짝 풀고 이서의 빛나는 눈동자를 보며 웃었다.“들어와.”“네.”이서는 지환에게 안겨 방으로 들어왔다.“지환 씨…….”“응.”“지환씨는 어릴 때 있었던 일들 기억해요?”지환은 이서를 의자에 앉혀놓고 이서의 신발을 벗겨주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어렸을 때라, 얼마나 어렸을 때를 말하는 건데?”“음, 대여섯 살쯤?”“기억하지.”이서의 눈이 반짝였다.“그 때 지환 씨는 뭐 했어요?”지환은 자신이 대여섯 살 때 이미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장사를 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웃었다.“보통 사람들과 똑같지. 유치원 다니고, 친구랑 함께 놀기도 하고, 가끔 아버지랑 놀이공원도 가고 그러는 거지…….”이서가 턱을 괴고 말했다.“부럽다. 나는 내가 대여섯 살 때 무엇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참 이상하지 않아요? 분명 일곱 살 여덟 살 무렵은 기억나는데, 바로 그 전에는 뭘 했는지 기억이 전혀 없어요.마치 칼로 싹뚝 썰어서 잘라 내버린 것처럼 내 대여섯 살 이전의 기억이 없어요. 여덟 살 이후부터만 기억이 있어요.”지환은 이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마도…… 어렸을 때 머리통이 너무 작아서 옛날 일이 다 저장이 안된 건가?”이서는 웃으며 지환의 목을 껴안았다.“그럼 미래의 어느 날 당신이 늙고 두뇌용량이 다시 작아지면 지환씨도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거 아니예요?”“그럴 리가!”지환은 이서를 안고 침실로 걸어가며 자신있게 말했다.이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요새 알츠하이머나 치매가 있는 노인의 비율도 적지 않아요.” “나한테 만약은 없어.”지환은 이서의 입술을 가볍게 물고 가볍게 숨을 이서의 볼에 불었다.“나는 내 머리로 너를 기억하는 게 아니야. 이 가슴으로 너를 기억하는 거지.”이서의 속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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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이서는 일어나서 하이먼 스웨이의 말에 진심으로 기뻐했다.“정말 잘됐네요! 지금 어디 있대요?”하이먼 스웨이의 목소리는 순식간에 확 가라앉았다[아직 찾지는 못했대. 단지 아이가 H국의 한 부부에게 입양되었다는 것만 알아냈다고 하더라구. 그리고 그 부부는 바로 북성 사람이고. 이미 내 매니저랑 이야기 끝냈어. 바로 오늘 저녁에 북성으로 갈 거야.]이서가 시간을 확인했다.외국에 있는 하이먼 스웨이가 있는 곳은 지금 저녁 시간일 것이다.“비행기 도착 예정 시간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마중나갈게요.”[됐어!] 하이먼 스웨이가 말했다. [이서야, 내 딸 찾으면 다 네 덕분이야. 신세 꼭 갚을게.]이서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요.”[이만 끊자. 나 곧 출발하려면 준비할 것들이 많겠어.]“네.”이서가 전화를 끊었다.지환이 마침 물이 담긴 컵을 들고 들어왔다. 질투심 가득한 말투로 이서에게 말했다.“누구 전환데 이렇게 좋아해?”이서가 웃으며 말했다.“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이요. 지환 씨는 여자한테도 질투해요?”지환은 순간 당황했다.그는 또 은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분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너한테 무슨 일로?”이서는 순식간에 눈썹을 치켜세웠다“작가님이 오래전에 유괴당한 딸 소식을 최근에 들으셨고, H국의 한 부부에게 입양되었다는 걸 막 알게 됐나봐요. 그것 때문에 지금 H국에 오신대요.”지환이 눈살을 찌푸리자 이서가 말했다.“왜요?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 오시는데 기쁘지 않아요?”지환은 정신이 퍼뜩 돌아왔다.“기쁘지. 그냥…….”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이 누구인지를 안다.그리고 애초에 바다의 딸 시나리오를 MH그룹에게 넘기려 했던 것은 순전히 지환 때문이었다.‘그녀가 만약 H국에 도착한다면 곧 딸을 찾게 될 텐데.’시간이 걸리게 되면 하이먼 스웨이는 그 사이에 이서와 연락이 닿게 될 것이고 그때는…….지환은 이서가 물을 마시는 틈을 타 뒤돌아 이마를 짚었다.‘일이 왜 갈수록 이렇게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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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그래, 기다릴게, 지환 씨가 나타날 때까지.”“내가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면?”“계속 기다릴게.”침묵을 지키던 지환은 한참이 지나서야 이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그만 자.”“내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나 봐?”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지환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자신을 바라보는 이서의 모습에 지환은 이서를 향한 욕망이 끓어오르는 듯했다.“계속 안 자면 나…….”“아, 잘못했어!”이서가 재빨리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지환은 번데기가 된 듯한 이서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하지만 그런 지환의 눈빛은 너무 고요하고도 쓸쓸했다.‘신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런 행복한 나날들은 꿈이 되고 말 거야…….’3일째 되던 날, 이서는 또 한 번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전화를 받았다.함께 식사를 하자는 연락이었다. 이서는 두말없이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제안을 승낙했다.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북성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식당을 예약하는 일은 자연스레 이서의 일이 되었다.이서가 또 하이먼 스웨이 여사와 만남을 가진다는 소식을 들은 소희는 감격에 겨워 이서에게 물었다. “이서 언니,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의 사인을 좀 부탁해도 될까요?”“소희 씨도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의 팬이야?”“아니면 어때요.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이시잖아요.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의 사인을 가지고 있으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를 부러워할 거예요.”소희가 대답했다.이서가 이마를 짚으며 물었다.“내일 현태 씨랑 데이트할 때 뭐 입을지는 생각해 봤어?”소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이서 언니!”“놀리기만 하면 얼굴이 빨개진다니까. 소희 씨, 하나한테 뻔뻔함을 좀 배워야겠어.”소희가 웃었다.“그건 그래요. 맞다, 하나 언니랑 이 선생님은 어떻게 됐어요? 며칠 전에도 같이 계신 거 봤는데, 아마 샤브샤브를 먹은 다음날이었던 것 같아요.”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화제를 돌렸다.“소희 씨, 나 아직 대답 못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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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4대 가문이요?”이서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4대 가문 중 입양된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어요.”“물론, 어떤 가문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아이를 하나 더 낳기도 해요.”“사람들은 체면을 위해서 그 아이가 친척 집 아이라고 하기도 하고, 아내가 시골에서 낳았다고 하기도 해요. 절대 사생아라고는 인정하지 않는 거죠.”“그런데 입양이라니…… 그건 불가능에 가까워요.”“4대 가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혈연이거든요.”“어떻게 남의 핏줄에게 4대 가문을 맡기겠어요?”“그래도…… 한번 알아봐 주겠니?”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이서를 바라보았다.“이제야 겨우 내 딸아의의 소식을 들었는데…….”“작가님, 너무 걱정 마세요. 제가 알아볼게요.”“그래, 정말 고맙다, 이서야.”“아니에요, 작가님.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세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세 사람을 싣은 차량이 c시 요리 전문점에 다다랐다.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아주 오랫동안 Y국에 돌아가지 않았기에 매운 음식을 접한 것 역시 아주 오래되었지만, 매운 음식에 대한 참을성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듯했다. 이서와 소희는 얼음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기 바빴지만,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하하하, 두 사람 다 매운 걸 잘 못 먹는구나.”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미소를 지었다. “다음번에는 특별히 내 입맛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단다.”“저희는 괜찮아요, 정말 괜찮습니다.”이서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말했다.“작가님께서 좋아하신다면 된 거예요.”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이서를 향해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보면 볼수록 참 예쁘고 친절한 아이야. 꼭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것만 같아. 이서가 내 딸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서를 볼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친근한 감정을 느끼던 하이먼 스웨이 여사였다.“참, 이서야, 부모님은 뭐 하는 분들이셔?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서.”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잃어버린 딸을 찾아 예전의 4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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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이서와 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밥만 먹었다.그렇게 식사를 마친 세 사람은 길가의 한 가게에서 커피를 샀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를 알아본 한 점원이 하이먼 스웨이 여사와 함께 사진 찍기를 원했다.평소 독설을 퍼붓는 하이먼 스웨이 여사였지만 팬 앞에서는 한없이 친절하고 다정했다.팬이 요구하는 바는 모두 들어주려 했다.이서와 소희는 가게에서 하이먼 스웨이 여사를 기다렸다.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팬과 사진을 다 찍은 후에야, 세 사람은 인근 백화점으로 향해 소희의 옷을 살 수 있었다. 가게에 들어선 소희는 주눅이 든 듯했다.“이서 언니, 여기 너무 비싼 것 같아요.”소희는 가게 입구의 인테리어만 보고도 이 가게가 터무니없이 비쌀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렇지 않다면 어찌 가게 입구에 페리시아만의 카펫이 깔려 있을 수 있겠는가!이서가 입을 떼려 하자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돈 걱정은 말아요. 내가 살게요.”“아니에요, 아니에요. 어떻게 작가님께 신세를 지겠어요.”“소희씨가 만족스러운 C시 요리를 대접해줬으니 당연히 보답해야죠. 부담스러워 말아요.”이서가 웃으며 말했다.“작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원래 소희 씨 주려던 보너스는 현금으로 줄 수밖에 없겠네요.”소희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소희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이서 같은 상사를 만났으니 말이다.이서는 모든 방면에서 소희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이서 언니…….”“괜찮아.”이서 역시 소희를 너무도 아꼈다. 이서에게 있어서 소희는 여동생과 다름없는 존재였다.“빨리 들어가자.”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내 세 사람은 함께 가게로 들어섰다.점원이 밝은 미소로 세 사람을 맞이했다.이서가 소희를 가리키며 말했다.“데이트에 어울릴만한 옷이 있을까요?”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던 점원은 이서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맡겨만 주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점원은 소희를 데리고 옷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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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이서는 결코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계속해서 쿡에게 질문을 이어나가려 했다. 바로 그때, 쭈뼛쭈뼛 사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합니다!”이서는 그 여자의 목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다.틀림없는 소희의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이서는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피팅룸 입구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채 손에 옷을 들고 서있는 소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피팅룸에서 약간 떨어진 소희의 맞은편에는 발을 밟힌 길고양이처럼 분노한 얼굴을 한 한 여자가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여자의 뒤에는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또 한 명의 여자가 서있었다.이서는 그 여자를 단번에 알아보았다.국제적으로 유명한 스타, 장희령.장희령은 H국 최초로 M국의 연예계에 진출한 스타로, H국의 자랑이었다.그러나 장희령이 M국 국적을 취득하여 M국 사람이 된 이후로 장희령을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이서가 그런 장희령을 잘 알고 있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몇 년 전, H국에 돌아온 장희령은 다시금 H국 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심씨 가문의 가주의 아들, 심동과도 교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이서는 장희령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장희령의 앞에 선 채 기세등등한 여자는 장희령의 비서임이 틀림없었다. 그 여자는 여전히 길길이 날뛰며 소희를 저주하고 있었다.“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용서를 받겠다? 말 한마디로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으면 경찰은 왜 있겠어?”“당신 말대로라면, 죽음으로 사죄하라는 건가요?”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서는 기세등등한 그 여자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그 여자, 장희령의 비서가 확실해! 이름이…… 에이미던가?”누군가 그 여자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에이미라는 그 여자의 기세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했다.“어서 죽을 기세로 사과하지 못해?”이서는 잠시 눈썹을 찡그린 뒤 가볍게 웃으며 손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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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장희령이었다.이서는 이것이 장희령에게 하찮은 일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장희령처럼 작품도, 연기력도 있는 사람들은 유출 따위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법이었다.연기가 바로 자신만의 가장 좋은 통행증이기 때문이었다.그럼에도 이서가 이렇게 말한 것은 단지 장희령을 떠보기 위한 것이었다.“빨리 경찰에 신고하시죠, 저희도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이서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이따가 경찰이 오면 울지나 마!”에이미는 의기양양한 이서의 모습에 약이 올라 직접 112를 눌렀다.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이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걱정 마세요, 저는 울지 않을 테니. 단지, 장희령 씨와 깊게 연관되어 있는 심씨 가문이 울지는 않을까 걱정이네요.”장희령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이내 장희령은 에이미의 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아 발로 세게 밟았다.에이미는 놀란 탓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 웅얼거렸다.“령아.”장희령이 차가운 얼굴로 이서를 쏘아보았다.“당신, 누구야?”“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당신들이 내 친구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게 중요할 뿐이죠!”소희가 이서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서 언니.”소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영화배우가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게 할 수는 없었다. 장희령이 자신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한다면 각종 커뮤니티에서 장희령의 팬들이 울며 불며 소희를 향한 폭동을 일으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장희령은 여전히 하찮은 기색을 유지하고 있었다.“당신이 뭔데?”장희령이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장희령의 밝은 이목구비와 어투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았다.이서가 고개를 젖혔다. “다 봤어요, 제 친구가 먼저 피팅룸 입구에 서있는걸요. 당신들이 새치기하려던 거지, 제 친구가 새치기하려던 게 아니잖아요? 그렇지, 소희 씨?”고개를 끄덕이는 소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맞아요, 분명 제가 먼저 왔는데도, 저 사람들이 새치기하려 했어요.”‘멍청한 사람들이야.’‘이서 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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