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89화

이서는 결코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계속해서 쿡에게 질문을 이어나가려 했다. 바로 그때, 쭈뼛쭈뼛 사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이서는 그 여자의 목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다.

틀림없는 소희의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이서는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팅룸 입구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채 손에 옷을 들고 서있는 소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피팅룸에서 약간 떨어진 소희의 맞은편에는 발을 밟힌 길고양이처럼 분노한 얼굴을 한 한 여자가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자의 뒤에는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또 한 명의 여자가 서있었다.

이서는 그 여자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스타, 장희령.

장희령은 H국 최초로 M국의 연예계에 진출한 스타로, H국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장희령이 M국 국적을 취득하여 M국 사람이 된 이후로 장희령을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서가 그런 장희령을 잘 알고 있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몇 년 전, H국에 돌아온 장희령은 다시금 H국 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심씨 가문의 가주의 아들, 심동과도 교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이서는 장희령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장희령의 앞에 선 채 기세등등한 여자는 장희령의 비서임이 틀림없었다. 그 여자는 여전히 길길이 날뛰며 소희를 저주하고 있었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용서를 받겠다? 말 한마디로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으면 경찰은 왜 있겠어?”

“당신 말대로라면, 죽음으로 사죄하라는 건가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서는 기세등등한 그 여자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그 여자, 장희령의 비서가 확실해! 이름이…… 에이미던가?”

누군가 그 여자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에이미라는 그 여자의 기세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했다.

“어서 죽을 기세로 사과하지 못해?”

이서는 잠시 눈썹을 찡그린 뒤 가볍게 웃으며 손을 들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