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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장희령이었다.

이서는 이것이 장희령에게 하찮은 일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장희령처럼 작품도, 연기력도 있는 사람들은 유출 따위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법이었다.

연기가 바로 자신만의 가장 좋은 통행증이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서가 이렇게 말한 것은 단지 장희령을 떠보기 위한 것이었다.

“빨리 경찰에 신고하시죠, 저희도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이서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

“이따가 경찰이 오면 울지나 마!”

에이미는 의기양양한 이서의 모습에 약이 올라 직접 112를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이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저는 울지 않을 테니. 단지, 장희령 씨와 깊게 연관되어 있는 심씨 가문이 울지는 않을까 걱정이네요.”

장희령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이내 장희령은 에이미의 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아 발로 세게 밟았다.

에이미는 놀란 탓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 웅얼거렸다.

“령아.”

장희령이 차가운 얼굴로 이서를 쏘아보았다.

“당신, 누구야?”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당신들이 내 친구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게 중요할 뿐이죠!”

소희가 이서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서 언니.”

소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영화배우가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게 할 수는 없었다.

장희령이 자신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한다면 각종 커뮤니티에서 장희령의 팬들이 울며 불며 소희를 향한 폭동을 일으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장희령은 여전히 하찮은 기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신이 뭔데?”

장희령이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장희령의 밝은 이목구비와 어투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았다.

이서가 고개를 젖혔다.

“다 봤어요, 제 친구가 먼저 피팅룸 입구에 서있는걸요. 당신들이 새치기하려던 거지, 제 친구가 새치기하려던 게 아니잖아요? 그렇지, 소희 씨?”

고개를 끄덕이는 소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맞아요, 분명 제가 먼저 왔는데도, 저 사람들이 새치기하려 했어요.”

‘멍청한 사람들이야.’

‘이서 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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