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601 - 챕터 610

1398 챕터

제601화

일찍이 하경철이 동의하지 않을 것을 예상했던 지환이었다. 지환이 고개를 돌려 하경철을 바라보았다.“왜 동의하지 못하시겠다는 거죠?”하경철 역시 자신의 반응이 다소 과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니까 내 말은…… 이렇게 이혼하는 것은 너무 경솔한 거 아니겠니?”“서정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똑똑히 물어보도록 하거라. 좋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면 안되는 거란다.”“작은 아버지, 이미 범인을 붙잡고 장물까지 압수했는데, 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하경철이 이서정을 바라보았다. 하경철은 이서정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이서정은 마치 나무토막처럼 자신을 변호할 줄 모르는 듯했다. 하경철은 절대로 이서정과 지환을 이혼시키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두 사람이 이혼하지 않는다면, 지환이 정정당당하게 이서에게 구애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었다. 일단 지환이 이혼을 하게 된다면, 지환은 충분히 강탈의 수단을 써서 이서가 남편과 이혼하도록 협박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하경철의 손자, 하은철은 경쟁력이 없어질 것이었다. 하경철은 이전 세대의 아쉬움을 다음 세대로 잇고 싶지 않았다.“아무래도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확실히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구나.”지환이 말했다.“아무리 오해가 있다 하더라도, 이서정이 외도를 한 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방금 작은 아버지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이건 저희 집안일이니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어떠한 핑계를 대더라도 외도는 외도입니다!” 하경철이 지팡이를 꽉 쥐었다.“그러니까, 꼭 이혼을 해야겠다는 건가?”“예.”지환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우렁찼다.하경철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경철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서정을 바라보았다.“서정아, 넌 하고 싶은 말이 전혀 없는 게냐?” 이미 크게 놀란 탓에 간담이 서늘해진 이서정이었다. 그런 이서정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이서정의 대답을 듣지 못한 하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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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대학시절, 세 사람은 같은 여학생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세 사람 역시 이 사실을 몰랐기에, 서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그러던 어느 날, 어느 공연장에서 무대 위에 있는 여학생을 가리켰을 때, 세 사람은 자신들이 같은 여학생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그때, 우리 세 사람이 같은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단다.”옛일을 떠올리는 하경철의 얼굴에서는 예전의 위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는 나이가 든 탓에 표정이 굼뜬 것 같기도 했다.“다른 두 사람은 당시에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만, 후에 우리 모두가 관계를 끊은 것을 보면 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했던 게 아닌가 싶구나.”같은 여학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세 사람의 관계는 대단히 삐걱거리기 시작했다.처음, 세 사람 사이에서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도 오고 갔었다. 하지만 서로 몰래 그 여학생에게 선물공세를 퍼붓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세 사람은 신사협정이 깨져버렸다는 이유로 공개적인 싸움을 시작했다. 하경철은 첫 번째 싸움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단지, 세 사람이 운동장에서 많은 학우들의 조롱과 야유를 들으며 크게 싸웠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싸움은 세 사람의 관계를 조금도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그때를 기점으로 세 사람 사이의 우정은 완전히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게다가 세 사람이 자신 때문에 싸운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여학생은 학교 내의 소문을 견디지 못하고 휴학하여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그 소식을 들은 나는 반드시 여름 방학 때 그 여자를 찾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단다.”하경철의 눈에서 빛이 났다.“그런데 네 아버지 역시 그런 생각을 했던 모양이구나. 그렇게 우리 둘은 공항에서 마주치게 되었고, 또 한 번 상대방을 막기 위해 싸움을 벌였단다.”“그때는 모든 선생님과 학우들이 우리의 신분을 알고 있는 학교에서 싸운 것과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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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네가 그걸 어떻게 아니? 네 아버지가 말해준 거니? 네 아버지가 또 무슨 말을 해줬니?”지환은 자신의 눈앞에서 쩔쩔매는 하경철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그 누구도 지환의 앞에서 쩔쩔매는 이 노인이 하씨 가문의 어르신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었다. “딱 한 번, 이름만 말씀해 주셨습니다.”“제가 기억력이 좋아서 기억하고 있을 뿐입니다.”하경철은 꽤 실망한 듯했다.“네 아버지는 입이 정말 무거운 사람이란다. 말하는 것은 원하지 않아 하지.”“내가 방금 어디까지 말했더라? 아, 그래. 이서의 할아버지와 결혼한 상대가 바로 나와 네 아버지가 평생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란다.”“두 사람의 결혼식이 있던 날, 우리 둘은 또 한 번 말다툼을 벌였단다. 서로의 잘못이라고 탓하면서 말이야.”“그날, 우리는 꼬박 두 시간이 넘게 싸웠단다. 사실, 나는 우리가 싸워서 서로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 줄 알았어.”“다음 날 네 아버지가 가출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지.”“우리는 H국 전체를 다 뒤졌지만, 네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없었단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바로 그 해, 네 아버지가 연락을 해오더구나. 우리는 그제야 네 아버지가 H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지환은 하경철의 말을 다 들은 후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지환의 아버지는 자신이 왜 출국해야만 했었는지 거의 언급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지환은 가십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지환은 집안의 사업을 이어받고 나서야 H국에 친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때로는 네 아버지를 존경한단다. 내가 네 아버지의 안목을 반이라도 닮아 외국으로 나갔더라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지는 않았겠지.” “네 아버지는 H국을 떠나 고통에서 벗어났지만, 나는, 여기 남아 있었단다.”“평생을 이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행복하게 사는 걸 지켜보면서 말이다.”“두 사람은 연이어 여러 명의 아이를 낳았단다.”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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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하경철이 지환의 말에 다시 한번 미간을 찌푸렸다. “지환아, 뻔히 알면서 묻는 게냐? 은철이는 느릅나무 덩어리야. 내가 족히 10년이 가까운 시간을 들여서 마침내 은철이가 이서를 좋아할 수도 있게 만들었는데, 네가 끼어든다면 은철이 그 녀석은 물러나고 말 거야!” ‘은철이가 어떻게 지환이를 이길 수 있겠는가.’지환이 웃으며 말했다.“사랑이 아닌 다른 일이었더라면 제가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경철은 이 말이 너무도 귀에 익어 거슬리는 듯했다.“꼭 은철이와 싸워야겠다는 게냐?”하경철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네.”지환이 당당하게 하경철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하경철이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주 집사!”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주 집사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예, 어르신!”“돌아가자꾸나!”“예.”주 집사는 금세 두 사람이 이야기가 틀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바삐 하경철을 부축하여 자리를 떠났다.하경철이 떠난 후, 천천히 의자에 앉는 지환의 눈빛은 너무도 냉업했다.옆방에 있던 상언이 걸어 들어와 지환의 어깨를 두드렸다.“어르신께서 네가 이서 씨의 남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겠지?”지환이 권태로운 표정을 지었다.“한동안 숨길 수밖에 없겠어. 계속 우리를 의심하면서 조사하실 거야.” “에이, 그러게 내가 처음부터 이서 씨에게 네 정체를 말했으면 좋겠다고 했건만, 왜 지금까지 이러고 있어.”지환은 바보처럼 구는 상언을 바라보았다. 상언이 멋쩍어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맞다, 이서정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지환은 문 앞을 힐끗 쳐다보았다.“당연히 그대로 되갚아줘야지.”“무슨 말인지 알겠어.”이서정의 끝은 그날 이서가 절벽에서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 될 것이라는 뜻이었다.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꾸며져 며칠 후에나 발견될 것이었다.“언제 갈 거야?”볼거리가 없었던 상언은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떠나려 했다.지환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잠시만.”“처리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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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방 안에 십여 초 간의 정적이 흐른 후, 이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아니면…… 대표님, 지금 당장이라도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거처를 색출하라고 할까요?”‘만약 여기가 M국이었더라면, 조금도 어렵지 않은 일이었을 거야. 그러나 H국에서는…….’‘하지만 대표님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면!’지환이 덤덤하게 말했다. “시간 괜찮겠어?”이천은 멋쩍다는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지환이 몸을 일으켰다.이천이 놀라 바삐 지환의 뒤를 따랐다.“대표님, 하이먼 스웨이 여사를 찾지 않으시는 겁니까?”지환이 담배를 눌러 끄며 말했다.“네 생각은 어떤데?”이천이 어리둥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이천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그럼, 계속 조사해야 할까요?”지환이 고개를 돌려 이천을 흘겨보았다.이천 역시 불안해하며 지환을 바라보았다.지환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몇 걸음 걷다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네가 끼어들 필요 없겠어.”갑자기 이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천이 지환의 발자취를 따르며 아첨했다.“대표님, 역시 대표님이십니다, 이렇게 빨리 방법을 찾아내시다니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신 방법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지환이 고개를 돌려 이천을 보았다.“정말 내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이천이 절구로 마늘을 찧듯 고개를 끄덕였다.지환이 가볍게 웃었다.“하늘에 너를 제사 지내려고.”웃음기가 만연하던 이천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네?”당황하여 안색이 변한 이천을 뒤로 한 채 이미 방을 떠나버린 지환이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이서가 잠에서 깼다.이서는 충분히 조심조심 몸을 일으켰으나, 이서의 기척을 느낀 지환 역시 잠에서 깼다.“좀 더 자.”이서가 외투를 두른 채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야.”어젯밤, 지환은 아주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지환에게서는 담배 냄새가 짙게 나고 있었다. 비록 지환이 아무 말도 하지는 않았지만, 이서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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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지환은 충분히 조씨 그룹에서 활개를 칠 수 있었다.지환은 비즈니스 방면에서 아주 명석했다.“여보.”지환이 미소를 지은 채 이서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거리낌 없이 물었다. “정말 회사를 바꿀 생각은 없는 거야?”이서가 말했다.“생각은 해봤는데…… 문제는 일시적으로 기대에 부합하는 회사를 찾는 것도 그렇게 쉽지는 않다는 거야.”“나, 좋은 목표가 하나 있어.”지환을 바라보는 이서의 마음속에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솟아올랐다.“설마, 외국에 있는 그 회사를 말하는 건 아니지?”이전에 이서가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지환 씨가 사직을 한다면, 가장 좋은 건 지환 씨가 돌아가서 그 회사를 경영하는 거야.’‘그렇지만, 그렇게 된다면 나는 지환 씨와 장거리 부부 생활을 해야 한다는 건데…….’일 년에 겨우 몇 번만 지환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지환은 이서의 눈가에 번진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 회사는 우리 아버지께 드리는 거야. 내가 상속받는 것을 동의한다고 해도, 우리 아버지께서 동의하지 않으실 거야. 게다가 아주 작은 회사잖아. 나를 원한다 해도, 내가 가지 않을 거야.” 지환의 마지막 말은 이서의 마음을 완전히 놓이게 했다.“그럼, 당신이 말하는 건…….”“MH 그룹.”“콜록…… 콜록…….”이서는 하마터면 사레가 들려 죽을 뻔했다.“뭐, 뭐라고?”이서의 목표 중 하나는 윤씨 그룹을 정상으로 복귀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서는 절대 말을 꺼낼 수 없었다.지환이 자상하게 이서를 대신하여 물 한 병을 비틀어 열었다.이서가 진정하자 지환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MH그룹은 지금 YS 그룹의 압박으로 인해 그 누구와도 협력할 수 없어. 지금이 바로 우리가 틈을 타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야.”“MH그룹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이서가 물었다.이서가 지체 없이 차를 갓길에 세웠고,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MH그룹에 관한 뉴스 기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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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두 사람은 곧 짐을 잔뜩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다행히도 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휴대폰까지 지환에게 맡겼다. “나는 요리랑 고기를 준비할게. 자기는 들어가서 좀 더 자.”“알았어.”고개를 살짝 끄덕인 지환이 침실로 걸어들어갔다. 이서는 지환이 너무 피곤하다고 생각했을 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환이 방에 들어가자, 이서는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방 안의 지환은 잠을 청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그렇게 기억을 더듬던 지환은 결국 하이먼 스웨이 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결에 전화를 받은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화가 났다. 하지만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이서가 걸어온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며 이불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하이먼 스웨이 여사에게 걸려온 번호는 너무도 생소했다.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성질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누구예요?!”[접니다.]지환의 목소리는 대단히 낮았기에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매튜?!”지환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린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크게 놀랐다, 지환이 해외 시장을 넓히기 위해 출국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지환과 거의 연락하지 않던 하이먼 스웨이 여사였다.[저예요.]베란다 창가를 향해 걸어가던 지환은 머리가 윙윙 울리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하려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전화를 주다니, 텔레파시가 통한 셈이네요.”지환은 막 입을 떼려고 했으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의 예민함으로 말을 바꿨다.[무슨 일로 저를 찾으려 하셨어요?]“내가 부탁했던 거, 기억하죠?”사실, 지환은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자신에게 무엇을 부탁했는지 진작에 잊어버렸다. 비즈니스로 인해 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왕래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일을 아랫사람에게 맡기곤 했기 때문이었다.[따님 찾는 걸 도와 달라고 하셨던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요.”하이먼 스웨이가 일어섰다.“사립탐정의 말로는, 내 딸아이가 H국 사람에게 입양되었다고 하더군요. 예전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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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이서가 그럴 리가 없어.’‘그럼, 이서는 아닐 거야. 이서는 지금 임자가 있는 몸이잖아…….’ 지환은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중얼거리며 사실을 배제하는 것을 그저 듣고만 있었다. 연속 세 번을 중얼거리던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결국 가장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답안을 내놓았다.“이서, 윤 이서라고요?!”[네.]지환이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수화기 든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눈을 부릅떴다.“뭐라고요? 이서가 매튜의 아내라고요?!”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겨우 놀란 마음을 쓸어내리자 지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네, 이서가 제 아내입니다.]“어떻게, 어떻게 된 거예요?!”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너무도 궁금하여 당장이라도 날아가 똑똑히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환이 등나무 의자에 걸터앉았다.[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요. 그건 천천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오늘 작가님께 전화를 드린 이유는 저를 좀 도와달라고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무슨 부탁이죠?”[이서는 제 신분을 모르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 작가님께서 저희 집에 오셔서도 비밀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침대 머리맡에 머리를 가볍게 기댔다. ”매튜, 나를 너무 난처하게 하는 거 아닌가요? 나는 이미 매튜의 신분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이잖아요. 내가 가장 못하는 게 거짓말이랍니다.”지환이 입꼬리를 치켜세웠다.[작가님,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따님을 위해서라도 할 수 있으실 거예요.] “…….”‘역시 장사꾼다워.’‘사람의 심리를 이리도 정확히 포착하다니.’ “그래요, 최선을 다하죠.”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농담을 던졌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결코 지환은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 비록 입이 거친 사람일지라도,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지환에게 있어서 외부인이자 적이었다. 그리고,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자기 사람은 최선을 다하여 보호하는 사람이었다.단지,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M국 최고의 갑부인 지환이 어떻게 이서와 함께 할 수 있었는지가 너무도 궁금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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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미안해,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남편분 헤어스타일이 웃겨서 그만.”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웃느라 당기는 배 위에 손을 얹었으나, 이미 이서와 결혼을 한 지환과 눈을 마주칠 수는 없었다. 분명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왠지 모르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지환이 하이먼 스웨이 여사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는 다섯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었다.“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지환의 위협적인 냉기를 느낀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살짝 눈썹을 치켜세웠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가볍게 웃으며 눈을 깜박거리자, 그제야 지환이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손을 놓아주었다.“들어오세요.”지환의 온몸은 여전히 강렬하고 무서운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었다. 바로 이 순간,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지환에게서 걸려왔던 전화가 부탁이 아닌 경고라는 것을 깨달았다. 보아하니, 지환은 이서를 매우 아끼는 듯했다.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소리 없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천진난만한 천생연분의 모습이었다.세 사람이 거실에 들어서자, 이서가 하이먼 스웨이 여사에게 물었다.“작가님,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점심에 오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지환만을 쫓던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시선이 부엌으로 들어선 후에야 제자리로 돌아온 듯했다. “아, 잠이 안 와서 혹시 내가 도와줄만한 게 있을까 하고 빨리 왔지. 호텔에 있으면 무료하기만 하거든.”“작가님, 그러실 필요 없으세요. 그냥 여기가 작가님 댁이다 생각하시고 편하게 계셔주세요.”“어떻게 그러겠니, 우리는 친척도, 친구도 아닌걸.”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서야, 너한테 있어서 나는 뭐라고 생각하니?” 이서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작가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잘해주시잖아요. 전혀 과장 없이, 저희 부모님보다도 더 좋으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성지영 부부는 이서가 하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서에게 최선을 다하여 잘 해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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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하이먼 스웨이 여사는 이서가 자신의 딸이 된다면 자연스레 지환 역시 자신의 사위가 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그렇게 된다면 지환이 하이먼 스웨이 여사를 장모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었다.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었다.그러나, 하이먼 스웨이는 반드시 이서를 수양딸로 삼고 싶었다. ‘그래야 한다면 그래야겠지.’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미소를 지으며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은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 지환이 이서를 바라보았다.“여보, 작가님 말씀에 동의해?” 지환의 말을 들은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놀라 인상을 찌푸렸다. ‘매튜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을 줄 알다니.’ 이서는 붉은 입술을 살짝 오므린 채 혼란스러워하는 듯했다. 한참 동안이나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보내는 기대의 눈빛을 받던 이서가 입을 열었다. “저…… 저는 좋아요.”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웃기 시작했다.“바로 그거야, 이서야. 나의 예쁜 딸!”“어머니.”이서가 소리를 냈다. “어머니라니, 얼마나 어색해. 엄마라고 불러야지. 그렇지 않니, 지환아?” 지환은 주판을 탁탁 두드리는 하이먼 스웨이 여사를 보며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서 역시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생각을 꺾을 수 없었다. “엄마.”“그래!”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기쁜 마음으로 용돈을 꺼내어 이서에게 건네주었다.“널 위해 준비한 거란다. 오늘, 내 소원을 이룬 셈이야.”“정말 겹경사가 따로 없구나.”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은 알 수 있었다. 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말하는 겹경사라는 것이 이서가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딸이 되었다는 것과 이서와 결혼을 한 지환이 자연스레 하이먼 스웨이 여사의 사위가 되었다는 것을 가리킨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이서는 알 수 없었기에 궁금해하며 물었다.“엄마, 다른 한 가지 경사는 뭐예요?”“당연히.”하이먼 스웨이 여사가 일부러 소리를 길게 끌며 얼굴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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