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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네가 그걸 어떻게 아니? 네 아버지가 말해준 거니? 네 아버지가 또 무슨 말을 해줬니?”

지환은 자신의 눈앞에서 쩔쩔매는 하경철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 누구도 지환의 앞에서 쩔쩔매는 이 노인이 하씨 가문의 어르신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었다.

“딱 한 번, 이름만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좋아서 기억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경철은 꽤 실망한 듯했다.

“네 아버지는 입이 정말 무거운 사람이란다. 말하는 것은 원하지 않아 하지.”

“내가 방금 어디까지 말했더라? 아, 그래. 이서의 할아버지와 결혼한 상대가 바로 나와 네 아버지가 평생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란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있던 날, 우리 둘은 또 한 번 말다툼을 벌였단다. 서로의 잘못이라고 탓하면서 말이야.”

“그날, 우리는 꼬박 두 시간이 넘게 싸웠단다. 사실, 나는 우리가 싸워서 서로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 줄 알았어.”

“다음 날 네 아버지가 가출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지.”

“우리는 H국 전체를 다 뒤졌지만, 네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없었단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바로 그 해, 네 아버지가 연락을 해오더구나. 우리는 그제야 네 아버지가 H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지환은 하경철의 말을 다 들은 후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지환의 아버지는 자신이 왜 출국해야만 했었는지 거의 언급하지 않았었다. 게다가 지환은 가십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지환은 집안의 사업을 이어받고 나서야 H국에 친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네 아버지를 존경한단다. 내가 네 아버지의 안목을 반이라도 닮아 외국으로 나갔더라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지는 않았겠지.”

“네 아버지는 H국을 떠나 고통에서 벗어났지만, 나는, 여기 남아 있었단다.”

“평생을 이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행복하게 사는 걸 지켜보면서 말이다.”

“두 사람은 연이어 여러 명의 아이를 낳았단다.”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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