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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대학시절, 세 사람은 같은 여학생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세 사람 역시 이 사실을 몰랐기에, 서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공연장에서 무대 위에 있는 여학생을 가리켰을 때, 세 사람은 자신들이 같은 여학생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그때, 우리 세 사람이 같은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단다.”

옛일을 떠올리는 하경철의 얼굴에서는 예전의 위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는 나이가 든 탓에 표정이 굼뜬 것 같기도 했다.

“다른 두 사람은 당시에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만, 후에 우리 모두가 관계를 끊은 것을 보면 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했던 게 아닌가 싶구나.”

같은 여학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세 사람의 관계는 대단히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처음, 세 사람 사이에서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도 오고 갔었다. 하지만 서로 몰래 그 여학생에게 선물공세를 퍼붓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세 사람은 신사협정이 깨져버렸다는 이유로 공개적인 싸움을 시작했다.

하경철은 첫 번째 싸움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단지, 세 사람이 운동장에서 많은 학우들의 조롱과 야유를 들으며 크게 싸웠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싸움은 세 사람의 관계를 조금도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그때를 기점으로 세 사람 사이의 우정은 완전히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게다가 세 사람이 자신 때문에 싸운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여학생은 학교 내의 소문을 견디지 못하고 휴학하여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소식을 들은 나는 반드시 여름 방학 때 그 여자를 찾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단다.”

하경철의 눈에서 빛이 났다.

“그런데 네 아버지 역시 그런 생각을 했던 모양이구나. 그렇게 우리 둘은 공항에서 마주치게 되었고, 또 한 번 상대방을 막기 위해 싸움을 벌였단다.”

“그때는 모든 선생님과 학우들이 우리의 신분을 알고 있는 학교에서 싸운 것과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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