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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일찍이 하경철이 동의하지 않을 것을 예상했던 지환이었다. 지환이 고개를 돌려 하경철을 바라보았다.

“왜 동의하지 못하시겠다는 거죠?”

하경철 역시 자신의 반응이 다소 과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이렇게 이혼하는 것은 너무 경솔한 거 아니겠니?”

“서정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똑똑히 물어보도록 하거라. 좋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면 안되는 거란다.”

“작은 아버지, 이미 범인을 붙잡고 장물까지 압수했는데, 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하경철이 이서정을 바라보았다. 하경철은 이서정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이서정은 마치 나무토막처럼 자신을 변호할 줄 모르는 듯했다.

하경철은 절대로 이서정과 지환을 이혼시키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두 사람이 이혼하지 않는다면, 지환이 정정당당하게 이서에게 구애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었다.

일단 지환이 이혼을 하게 된다면, 지환은 충분히 강탈의 수단을 써서 이서가 남편과 이혼하도록 협박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하경철의 손자, 하은철은 경쟁력이 없어질 것이었다.

하경철은 이전 세대의 아쉬움을 다음 세대로 잇고 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확실히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지환이 말했다.

“아무리 오해가 있다 하더라도, 이서정이 외도를 한 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방금 작은 아버지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이건 저희 집안일이니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어떠한 핑계를 대더라도 외도는 외도입니다!”

하경철이 지팡이를 꽉 쥐었다.

“그러니까, 꼭 이혼을 해야겠다는 건가?”

“예.”

지환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우렁찼다.

하경철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경철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서정을 바라보았다.

“서정아, 넌 하고 싶은 말이 전혀 없는 게냐?”

이미 크게 놀란 탓에 간담이 서늘해진 이서정이었다. 그런 이서정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이서정의 대답을 듣지 못한 하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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