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571 - 챕터 580

1519 챕터

제571화 저는 명령에 따를 뿐이에요!

현욱을 호텔로 데려다준 뒤 유준은 다시 병원으로 향했지만, 하영이 잠든 것을 보고 괜히 방해가 될까 봐 병실로 들어가지 않았다.다음 날.인나와 예준은 아침 일찍 병원에 와서 하영을 위해 병원 이전 수속을 밟았고, 9시쯤 수속을 마쳤다.인나는 하영의 짐을 챙겨주며 얘기했다.“네가 갖고 온 짐이 많지 않아서 거의 다 된 것 같아.”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는 하영은 인나의 말을 듣지 못했고, 예준이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다.“하영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하영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답했다.“아니야. 짐 정리는 다 됐어? 오빠, 삼촌이랑 외숙모는?”“밖이 너무 추워서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어.”예준은 새로 산 패딩을 하영의 몸에 걸쳐주고, 또 모자와 목도리를 꺼내 하영에게 둘러서 꽁꽁 싸맨 덕분에 곰돌이가 되어버렸다.하지만 하영의 마음은 다른 사람도 한눈에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여기에 있지 않았다.인나는 어이없는 눈빛을 던지며 입을 열었다.“너 혹시 정유준 기다려? 차라리 문자를 해보지 그래?”하영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기계적인 동작으로 유준에게 오늘 병원을 옮긴다는 문자를 보냈다.별다른 뜻은 없었다. 그래도 며칠 동안 간호를 해줬는데, 아무 말도 없이 떠날 수는 없었으니까. 아무리 싸우고 화를 냈다 해도 얘기는 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예준과 인나가 서로를 쳐다보더니 인나가 중얼거렸다.“정유준이 며칠을 여기 있더니, 하영의 혼마저 데리고 간 모양이네.”예준은 오히려 웃으며 얘기했다.“둘이 정말 화해한다면 나도 막을 수는 없지.”“예준 오빠, 하영이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단 말이에요.”인나의 말에 예준이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왜? 무슨 일 있어?”“누가 하영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겠어요?”인나가 입을 삐죽하며 말을 이었다.“양다인밖에 더 있어요?”예준의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정유준과 양다인이 다시 만난다고?’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유준에게 다시는 하영에게 상처 주지 말라고 확실히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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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정유준이랑 화해한다면?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갈비탕을 먹고 난 후 하영의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하영 언니.”주희가 그릇을 치우며 얘기했다.“얼른 올라가 쉬어요. 머리가 다쳤으니 더 조심해야죠.”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올라가서 쉬고 있을게. 애들 데리러 갈 때 얘기해. 같이 가자.”“네, 그럴게요.”하영은 욕실로 올라가 대충 씻은 뒤 잠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한 하영은 주원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 것을 보고 눈가에 짜증이 스쳤고, 퉁명스러운 어조로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죠?”“돌아왔어요?”주원이 웃으며 물었다.“퇴원 축하해요.”하영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내가 돌아온 건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그렇게 제 모든 행동을 주시할 필요는 없어요!”“저한테 너무 적대감 갖지 마요.”주원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녁에 밥 사 줄게요. 어때요?”“안 가요!”하영이 화난 어조로 거절했다.“금방 돌아와서 나갈 시간 없어요!”“좋아요. 그럼 내일 저녁에 만나죠 뭐. 제가 그 일을 폭로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겠죠?”주원이 말을 마치자마자 하영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영은 주희가 열심히 끓여준 갈비탕마저 올라올 정도로 주원과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어떻게 이렇게 비열한 인간이 다 있어? 협박하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대체 뭔데?’4시 30분.주희는 함께 애들 데리러 가자고 하영을 불렀고, 그녀는 왼손으로 겨우 세수를 마치고 주희와 함께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창밖으로 진석의 모습이 보였고, 하영은 주희를 향해 입을 열었다.“운전해 줄 사람이 온 것 같네.”주희는 미간을 찌푸렸다.“하영 언니, 저 사람이랑 많이 친해요?”그러자 하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만약 사이가 좋거나, 혹은 진심으로 언니 자식들을 이뻐한다면, 왜…….”반쯤 얘기했을 때 진석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주희는 얼른 하던 말을 멈추고 낮은 소리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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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매일 오셨습니다

진석이 소리내 웃었다.“나는 전혀 불만 없지. 자기감정에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제일 기본이잖아.”하영은 진석이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이 말을 꺼내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기분 나쁘지 않아?”“나쁘지.”진석은 담담하게 앞을 보며 입을 열었다.“하지만 나는 감정적인 면에선 누구한테 강요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진석 씨는 속도 참 편하네.”“네 말투에서 왠지 나한테 서운해하는 것 같은데?”진석이 가볍게 농담을 던지자, 하영은 이마를 짚었다.“놀리지 마. 나 진지하단 말이야. 지금까지도 정유준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모르겠다고…….”“감정은 쌍방 통행이야. 만약 그 남자가 정말 최악이었다면 진작에 포기했겠지. 그런데 네가 돌아와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걸 보면, 분명 네가 감동할 만한 행동을 했을 거야.”“…….”‘그럴지도 모르지.’하지만 진석과 이런 얘기를 터놓고 나니 하영의 짜증스러운 기분도 훨씬 홀가분해졌다. 어찌 보면 진석과 만남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니까.5시 30분.학교 정문에 도착해서 진석은 차에서 내려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차에 돌아왔을 때, 하영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두 녀석은 비록 여전히 진석과 얘기를 나누고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그러나 진석의 표정은 여전히 평소처럼 담담했고, 세희가 보조석에 앉아있는 하영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더니 이내 하영을 보고 외쳤다.“엄마! 언제 돌아왔어요?”막 차에 오른 세준도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엄마, 이제 퇴원해도 돼요?”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그래, 너희들이랑 오래 떨어져 있고 싶지는 않거든.”세희는 환호성을 질렀다.“정말 잘됐네요. 엄마, 저 저녁에 엄마랑 같이 잘래요…….”말을 하다말고 세희는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진석을 힐끔 쳐다봤고, 하영은 그 모습을 포착하고 시선을 따라 진석을 쳐다보았다.하지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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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대체 뭐하려는 거야?

유준이 메뉴판을 양다인에게 건네주며 얘기했다.“먹고 싶은 거 주문해.”양다인은 메뉴판을 받아 스테이크를 선택한 다음 다시 유준에게 건네주었다.“유준 씨도 주문해요.”유준은 싸늘한 어조로 거절했다.“난 됐어.”그리고 종업원을 향해 입을 열었다.“이거 하나 주세요.”종업원은 두 사람 앞에 물컵을 놓아줬다.“네, 고객님.”종업원이 떠나고 양다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유준을 바라보았다.“유준 씨, 무슨 일인데요?”“희민이 일은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해.”유준이 말을 이었다.“계약서에 적힌 돈은 약속대로 줄게. 지금…….”“잠깐!”양다인은 유준의 말을 끊고 불쌍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목적을 이뤘다고 벌써 도와준 사람을 내팽개치는 거예요?”“50억이면 골수를 사고도 남아.”“돈은 필요 없어요.”양다인은 격앙된 어조로 얘기했다.“그냥 희민이 곁에 있고 싶을 뿐이에요!”유준은 양다인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지만, 전혀 거짓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양다인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 테이블에 놓인 유준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유준 씨, 제발 부탁이니까 이렇게 빨리 나를 내쫓지 마요. 적어도 희민이 무사히 퇴원하는 걸 보고 떠날게요!”유준은 마치 감전된 것마냥 미간을 찌추리고 손을 빼냈다.“할 얘기 있으면 얘기만 해, 내 몸에 손대지 말고…….”“정유준!”말을 채 마치기 전에 갑자기 누군가의 화난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를 따라가 보니, 예준이 화난 얼굴로 두 사람이 앉아 있는 방향으로 다가오자, 유준의 눈이 커졌다.‘소예준이 여긴 어쩐 일이지?’양다인도 이상한 걸 눈치챘는지 얼른 일어나 예준의 앞을 막아서며 경계를 갖고 입을 열었다.“오빠, 대체 뭐 하려는 거야?”“누가 네 오빠야!”예준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양다인을 노려보았다.“비켜!”말을 마친 예준은 양다인을 밀어버리자, 그녀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았고, 바로 유준의 멱살을 잡은 예준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아직도 양다인이랑 만나고 있으면서 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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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좋을 대로 생각할 줄은 몰랐네

캐리가 신랄하게 평가하기 시작했다.“정유준 운동했다고 들었는데, 예준 형도 대단하네! 평소에 점잖은 모습만 봐서, 화도 안 내고 싸움도 못 할 줄 알았어!”하영은 어두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지금은 누가 더 싸움을 잘하는지 얘기할 때가 아니잖아! 캐리, 나랑 같이 오빠한테 가자!”말을 마친 하영은 두 녀석과 진석을 보며 얘기했다.“진석 씨, 나 나갔다 올 테니까, 애들을 부탁할게.”진석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았어.”하영이 현관을 향해 걸어가자 캐리도 멍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G, 어디 가서 두 사람을 찾는다는 거야? 기다려, 옷은 입고 가야지!”두 사람이 떠나자 세희가 긴장된 표정으로 세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오빠, 아빠가 삼촌이랑 싸웠어!”세준은 느긋한 동작으로 밥을 먹었다.“어른들 일에는 신경 꺼.”비록 세준도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삼촌의 상황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지금은 덩달아 눈치 없이 끼어들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세희는 진석을 몰래 쳐다보고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아빠가 다친 건 아니겠지?”세준은 세희의 밥그릇에 새우를 집어주며 입을 열었다.“남을 두둔하면 안 되지.”“안 돼.”세희가 다급한 어조로 얘기했다.“아빠도, 삼촌도 모두 걱정돼서 그래.”“죽지 않아.”세준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세희를 보며 얘기했다.“그러니까 밥이나 먹어.”진석도 세희를 향해 입을 열었다.“세희야, 일단 밥부터 먹고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 괜히 걱정해서 소용없잖아.”세희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네…….”경찰서.하영은 가는 길에 예준의 상황을 묻고 빠른 속도로 도착했고, 경찰서에 들어서자 서늘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졌다.아니나 다를까, 들어서자마자 예준의 맞은편에 서있는 싸늘한 표정의 유준을 발견했다.중간에는 경찰서 서장님이 서서 어색한 미소로 중재에 나섰다. 하영은 예준의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외쳤다.“오빠, 아무 일 없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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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똑똑히 봤어요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하영은 예준이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때 유준이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저녁은 먹었어?”하영이 대답하려 할 때 캐리가 말을 가로챘다.“아직 안 먹었어요. 집에 갔을 때 먹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하영은 캐리를 힘껏 째려본 뒤 유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주희 씨가 저녁 차려놨어요. 정유준 씨, 대체 왜 오빠랑 싸운 거죠?”“누가 먼저 때렸는지 물어보지 그래?”유준이 미간을 찌푸렸다.“양다인과 만나고 있는 걸 오빠가 보고 싸운 거 아니에요?”하영이 따지듯 물었다.“저녁에 영상에서 똑똑히 봤어요.”유준은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나랑 양다인이 만난 건 설명할 수 있어!”“듣고싶지 않아요!”하영은 싸늘한 어조로 거절했다. CCTV를 확인했을 때 양다인이 유준의 손을 잡는 걸 분명히 봤기 때문이다.그런데 무슨 변명이 더 필요하겠는가?유준은 그래도 계속 설명하려고 입을 열려는데, 캐리가 말을 가로챘다.“정유준 대표님, 우리 하영이 듣고 싶지 않다는데, 왜 굳이 설명하려는 거죠? 지금 머리 상처도 다 낫지 않았는데, 더는 골치 아픈 일 만들지 마세요.”유준의 서늘한 눈빛에 캐리는 등골이 서늘해졌고,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확실히 하영은 지금 유준의 말을 거부하고 있었고, 머리에 붕대까지 감고 있어 더 화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유준은 가슴에서 밀려오는 불쾌한 감정을 꾹 누르며 차가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며칠 뒤에 몸이 많이 회복되면 다시 설명할게.”말을 마친 유준은 차에 올라 떠나갔다.아크로빌.하영과 캐리는 별장으로 돌아오자, 진석은 블록 더미에서 일어서며 물었다.“어떻게 됐어?”하영은 조심스레 외투에서 오른손을 빼내며 대답했다.“오빠 얼굴에 멍이 들었어.”진석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정유준이 그렇게 잘 싸울 줄은 몰랐네.”“싸움을 배운 적은 없어.”하영은 거실로 향하며 말을 이었다“오빠가 아마 얼굴은 피해서 때렸을 거야.”하영은 애들 곁에 앉았고, 세희가 커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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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너 지금 어디야?

“알았어! 오빠, 나 절대 얘기하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이른 아침.주희는 5시 30분에 운동하러 가자고 애들을 깨우러 왔는데, 세준과 세희는 나란히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주희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뭐야? 오늘 뭔가 이상한데, 설마 게으름 피우는 건 아니지?”세희가 눈을 비비며 대답했다.“주희 언니, 저 배탈 난 것 같아요.”“저도 배탈 났어요.”세준도 일부러 힘없이 대답했다. 한 사람이 배탈난 것도 심각한데, 두 사람 전부 배탈났다는 얘기에 주희는 깜짝 놀랐다.‘잠깐, 뭔가 이상한데…….’주희는 방에 들어와 문을 닫은 뒤, 양손으로 팔짱을 끼고 두 녀석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얘기해 봐.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거야?”세희는 무고하다는 듯 두 눈을 반짝이며 얘기했다.“주희 언니, 저 정말 오늘 몸이 안 좋아서 그래요.”주희가 앞으로 다가가 세희의 이마를 짚으며 얘기했다.“열은 없는 것 같은데, 혀 내밀어 봐.”세희는 저도모르게 혀를 내밀어 보여줬고, 주희는 한 번 살펴본 뒤 피식 웃으며 얘기했다.“꾀병부린다 이거지? 이런 얕은꾀는 언제 배웠어? 세준이까지 따라서 터무니없이 굴다니.”꾀병이 들통나자 두 녀석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고, 주희도 소파에 앉으며 강하게 나왔다.“무슨 이유인지 얘기해 봐.”세희와 세준은 얌전히 침대에서 일어나 단정히 앉았고, 세희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주희 언니, 제가 아빠 보러 가고 싶다고 얘기해서 그런 거니까, 오빠는 탓하지 마세요. 다 제가 생각해 냈어요.”그 말에 주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혹시 아빠랑 삼촌이 싸운 것 때문에 보러 가고 싶은 거야?”주희의 물음에 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주희 언니, 엄마가 아시면 분명 속상해할 것 같아서 몰래 가보려고 했던 거예요.”주희는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두 녀석들만이 아니라 주희도 어제 계속 예준의 상황을 물었다.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드문 일이라는 생각에 주희가 입을 열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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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너는 양심도 없냐?

“뭐야?”현욱은 전화기 너머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나 혼자만 이런 곳에 남겨두고 다들 먼저 가버린 거야?”“밤낮으로 술집에 드나드는데 언제 너 신경 쓰겠어?”“정유준! 너는 양심도 없냐?”현욱의 말에 유준은 무덤덤한 어조로 대답했다.“없으니까 끊어.”말을 마친 유준은 전화를 끊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휴대폰이 울렸다.“무슨 일이야?”그러자 프런트 데스크 직원의 공손한 대답이 들려왔다.“대표님, 아래층에서 두 꼬마가……, 대표님을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두 꼬마?’유준의 머릿속에는 순간 세준과 세희의 얼굴이 떠올랐다.‘그 애들이 왜 나를 찾으러 MK로 온 거지?’“데리고 올라와.”말을 마친 유준은 또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최대한 빨리 애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을 사 올라고 전했다.5분 뒤, 세준과 세희가 사무실 앞에 나타났고, 밖에서는 비서들이 마치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두 꼬마를 바라보며 수군거렸다.“저 두 꼬마는 누구죠?”“저도 모르죠! 그런데 한 꼬마는 대표님을 닮은 것 같네요!”“에이, 대표님한텐 아들이 한 명 있잖아요.”“해외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아닐까요?”“세상에, 주머니에 넣어서 데려가고 싶어요. 너무 귀엽지 않아요?”“…….”수군대는 말을 들은 세준과 세희는 일제히 고개를 돌려 창문에 바싹 붙어 자신들을 지켜보는 직원들을 바라보았다.눈이 마주친지 1초도 되지않아 비서들은 부리나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자, 세준과 세희는 할 말을 잃었다.시선을 거둔 세준이 세희를 향해 입을 열었다.“쓸데없는 얘기 하지 마.”세희는 불쾌한 표정으로 세준을 바라보았다.“오는 내내 그 얘기만 했잖아. 주희 언니랑 내 귀에 딱지 앉을 정도야!”세준의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됐어. 나 이제 문 열 거야.”문이 열리자, 창가에 서 있는 유준의 곧은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독특한 재단의 양복이 그의 완벽한 몸매를 돋보여 주고 있었는데, 햇살이 쏟아져 들어와 마치 온몸에 금빛을 두른 것 같았다.유준의 뒷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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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주희가 누구지?

세준은 당장 이마를 부여잡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지금 세희의 모습은 완전 바보 같았기 때문이다.그러자 세준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다친 곳은 없으니까 괜찮아.”그 말에 세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세준을 바라보았다.“정말 괜찮아요? 삼촌보다 싸움 잘해요?”유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S 국에서 학교 다닐 때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많이 괴롭혔는데, 그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매번 싸우면서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지난 일들을 떠올리던 유준은 잠긴 어조로 대답했다.“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조심스레 유준의 기분을 살피던 세희는, 그에게서 약간의 씁쓸한 눈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희뿐만 아니라 세준도 그것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할머니 사건 외에 다른 괴로운 과거가 있는 건가?’그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문을 열고 들어온 비서가 간식을 한 가득 들고 숨을 헐떡였다.“대표님, 간식 사 왔습니다.”유준이 애들 앞에 놔두라고 턱짓을 하자 비서는 간식을 애들 앞에 하나씩 꺼내놓았고, 테이블에 한가득 쌓인 간식을 본 세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맛있겠다!”세희가 침을 꿀꺽 삼키자, 유준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좋아하면 많이 먹어. 점심에 맛있는 거 사 줄게.”말을 마친 유준이 비서를 향해 입을 열었다.“오늘 점심 약속 나중으로 밀어.”그러자 비서가 깜짝 놀랐다.“대표님, 그 프로젝트는…….”유준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불쾌한 어조로 되물었다.“내 얘기 못 들었어?”비서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럼 이만 나가볼게요.”‘프로젝트? 설마 중요한 프로젝트를 미루고 우리를 데리고 밥 먹으러 간다고?’그 프로젝트가 얼마짜린지 약간 궁금해진 세준은 곁에서 다리를 흔들며 신나게 간식을 먹고 있는 세희를 보며 얘기했다.“나 화장실 다녀올게.”세희는 입 안에 젤리를 한가득 넣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웅얼거렸다.“그래, 알았어.”세희는 소파에서 내려와 유준을 향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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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병원에 가요

순간 유준은 참지 못하고 세희를 안아 올려 다리 위에 앉혔다.“아이스크림은 안 먹어도 되니까, 같이 가도 돼.”유준이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아빠가 나를 무릎에 앉혔어!’세희는 귀까지 빨갛게 물들이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휴대폰 있어?”갑작스런 유준의 물음에 세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없어요. 엄마가 오빠한테만 사 줬거든요.”유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왜 아들만 편애하고 그래?’“너는 갖고 싶지 않아?”유준의 물음에 세희는 고개를 저었다.“오빠가 대신 전화하고 문자 보내주거든요.”“내가 하나 사 줄까?”유준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그러면 연락 주고받을 수 있잖아.”물론 단순히 연락만 주고받는 게 아니라, 더 중요한 건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지 못한 아이와 친해지는 게 목적이었다.세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그럼 이건 우리 두 사람만의 비밀인가요?”유준은 세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그렇다고 할 수 있지.”세희는 바로 예쁜 눈웃음을 지으며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좋아요! 그럼 약속해요!”명품 그랜드 캐슬.어두운 방안에서 천천히 눈을 뜬 주원은 손으로 자기 목을 만지자, 욱신욱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쑤셔왔다.이불을 젖히고 겨우 몸을 일으켜 힘없이 일어섰는데 머리가 어지러웠다.‘젠장, 또 이 빌어먹을 느낌이네!’주원은 초조한 마음에 서랍을 열어 체온계를 꺼내 체온을 쟀고, 이내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39도라는 숫자가 나타났다.그때 침대에서 자고 있던 양다인이 그 소리에 잠이 깼는지, 몸을 돌려 흐릿한 눈으로 주원을 바라보며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주원 씨, 깼어요?”주원은 싸늘한 눈빛을 숨기고 양다인을 보며 대답했다.“네, 좀 더 자요.”양다인은 체온계에 나타난 붉은 빛을 보고 얼른 몸을 일으켰다.“주원 씨, 지금 열이 나요?”주원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얘기했다.“괜찮아요. 피곤하면 열이 나는 체질이라 그래요.”양다인도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입었다.“열이 나는데 그냥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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