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261 - Chapter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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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전연우는 장소월의 말을 못 들은 듯 슬리퍼를 신은 채 화장대 앞에 그대로 앉아 눈을 감더니 명령했다.“머리 좀 말려봐.”장소월은 멈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전연우는 짜증스러운 듯 눈을 뜨고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내 말 못 들었어?”익숙한 그의 말투는 여전히 강력했다.전생에 전연우는 항상 옷을 사서 장소월에게 억지로 입혔다. 그녀가 꾸물대면 전연우는 인내심을 잃은 후, 늘 이런 말투였다.장소월은 전연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고분고분 그의 말을 들으면, 장소월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두 사람이 같은 방에 있으니 장소월은 두렵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 휴대폰에 신호까지 없으니 만약 진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장소월은 터벅터벅 다가가 헤어드라이기를 찾아 화장대 앞 콘센트에 꽂고 따뜻한 바람을 켰다.전연우의 머리카락은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이마 앞쪽의 잔머리는 눈을 가렸다. 그는 눈을 감은 채 얕은 숨을 쉬며 이미 잠든 듯했다.부드러운 손길로 30분도 안 되어 말렸다.“다... 말렸어.”장소월은 헤어드라이기를 접고, 전연우는 일어나 당연하다는 듯이 침대에 누웠다.“불 꺼!”“...”장소월은 소파에 누워 이불을 움켜쥐고 불쌍하게 말했다.“나는... 불 끄고 못 자.”전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장소월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불을 껐고, 벽 구석에 있는 작은 불만 남겼다.그녀는 다시 누워 눈을 감고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새벽 4시 반.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이미 한 시간 동안 씻었다. 대체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장소월은 물을 맞으며, 온몸이 점점 가려워 났고, 목의 구석구석에도 혈흔이 잡혔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팅팅 부어올라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똑똑!”욕실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언제까지 씻을 거야? 대체 안에서 뭐 해?”장소월은 흐느끼며 말했다.“다 너 때문이야! 분명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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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또 다른 방.갑자기 펑 하는 큰 소리가 들렸다.두 사람은 모두 화들짝 놀랐고, 여자는 이불 속으로 숨어들어 감히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이불을 꼭 껴안았다.서철용은 벌거벗은 몸으로 노기를 띠며 홱 돌아보았다.“대체 어느 자식이야?”전연우는 성큼성큼 걸어 장소월을 소파 위에 올려놓았다.“당장 옷 입고 나와.”“나 너무 간지러워, 이거 놔!”장소월의 손은 넥타이에 의해 묶였고, 손을 목까지 뻗었다가 다시 전연우에 의해 내려졌다.“참기 힘들어도 참아!”그는 사나운 말투로 말했다.묶여있어도 함부로 움직이니 전연우는 아예 그녀를 붙잡았다.서철용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서 바지를 줍고, 이를 악물고 욕을 하면서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서철용의 머리는 헝클어졌고, 붉고 얇은 입술은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셔츠 단 추는 몇 개만 채우고 천천히 소파 앞으로 다가갔다. 서철용이 장소월의 가슴 쪽으로 손을 뻗자 전연우는 매서운 눈으로 그의 손을 잡았고, 장소월도 몸을 피했다.“뭐 하는 거야!”장소월은 방에서 장미오일 냄새를 맡았다. 이 냄새는... 발정용이었다.서철용은 짜증스럽게 말했다.“상처를 봐야 할 것 아니야?”전연우는 그제야 서철용의 손을 놓았다. 서철용은 장소월의 소매를 걷어 올렸고, 손톱에 긁힌 붉은 자국 외에도 붉은 점이 하나 더 있는 것을 보았다.“이까짓 일로 찾아와서 내 일을 방해하는 거야? 전연우!”서철용은 살기를 띤 눈빛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고작 알러지 때문에 이 지랄이야? 이 정도 상식도 없어? 둘 다 당장 꺼져!”전연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장소월을 바라보았다.“너 뭐 먹었어? 알러지가 있는 줄도 몰라?”그는 지금 무슨 자격으로 장소월에게 화를 내고 있을까?장소월은 코를 훌쩍이며 화가 나서 소리쳤다.“그렇게 많이 먹었는데 어느 음식에 알러지가 있는지 어떻게 알아! 날 해치려고 한 사람은 당신이잖아!”전연우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서철용에게 물었다.“약 있어?”“한밤중에 내가 어디 가서 약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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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장소월은 흐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전연우가 손을 뻗어 그녀를 풀어줄 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호텔 지배인이 얼음이 가득한 물 한 대야를 들고 들어왔다.“손님, 얼음물로 닦으면 이분의 상황이 좀 호전될 수 있어요.”“감사합니다. 이리 주세요.”전연우는 얼음물을 받았다.장소월은 두 손이 해방되었지만 감히 지금의 얼굴로 사람을 만날 용기가 없었다.너무 못생겼다! 마치 한 마리의 돼지 같았다!호텔 지배인이 나가지 않자 전연우가 물었다.“다른 볼 일이 남았나요?”호텔 지배인은 미소를 지으며 매우 친근한 목소리로 말했다.“1606 룸의 고장 난 방문은 서 선생님께서 이쪽으로 비용을 청구하라고 하셔서요. 그래서...”전연우의 범상치 않은 고귀한 분위기를 보고, 어느 재벌가의 도련님일지도 모르니, 호텔 지배인은 감히 미움을 사지 못하고, 좋은 태도로 말했다.전연우는 외투에서 검은색 지갑을 꺼내 카드를 한 장 꺼냈다.호텔 지배인은 웃으며 카드를 받았다.“이건 호텔의 구매서입니다. 방문의 가격을 확인하시죠.”“괜찮아요.”“네, 그럼 바로 처리하겠습니다.”호텔 지배인은 바로 방을 나갔다.호텔 문은 모두 방범 문이었는데 한방에 걷어차였으니, 대체 얼마나 큰 힘을 썼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전연우의 깊은 눈은 이불 속에 숨어서 나오려 하지 않는 장소월에게 향했다.“그러다 질식해서 죽겠어. 손 내밀어.”“나가, 내가 직접 닦으면 돼.”전연우의 눈이 어두워졌다.“내가 강제로 끄집어낼까? 그때 가서 아프다고 울면 난 상관 안 해.”장소월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비로소 자신의 손을 이불 밖으로 내밀었다.순간, 장소월은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리고 그의 부드러운 손길.전생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전연우의 부드러운 손길이었다.전연우는 분명 자신을 싫어했는데, 왜 갑자기 변했는지 장소월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아마도 그녀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전연우에게 쓸모가 있을 것이다. 장소월이 갑자기 죽으면 전연우는 장해진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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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1시간도 안 되어 헬기는 서울 개인병원에 도착했다.그녀가 가장 오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나 여기 싫어하는 거 잘 알잖아?”“지금 네 처지에 병원을 가리고 있어? 죽고 싶어?”장소월은 여전히 반박했다.“다 너랑 한 패거리잖아. 날 해치려고 작당을 하는 사람들인데 내가 어떻게 여기에 가?”병원 계단을 오르던 전연우는 발걸음을 멈추었다.기성은도 있었다.장소월은 기성은이 듣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전연우에게 충성했고, 전생에도 전연우를 위해 장가를 배반한 사람이었다.전생에 기성은과 송시아는 전연우의 왼팔과 오른팔이었고, 그들이 있었기에 전연우가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전연우는 몸을 돌려 신비로운 흑요석 같은 눈으로 여자를 응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성은은 조금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아가씨, 병원에 도착한 이상 고집부리지 말고 치료를 받으세요. 더 심각해지면 어떡해요”“그건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내가 직접 택시 타고 갈 거예요.”장소월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전연우는 기성은을 보며 말했다.“가서 차 가져오세요. 서울인민병원으로 가죠.”“대표님!”“어서 가세요.”장소월은 그들의 대화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길거리 버스 정류장 앞에서 아무 택시나 잡아 조수석의 차 문을 열었다. 순간 누군가가 차 문을 쾅 닫아버렸다. 전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허리를 들어 업었다. 장소월은 그의 등을 두드리며 소리쳤다.“나쁜 놈, 내려 줘!”전연우는 그녀를 뒷좌석에 집어 던졌다.“기 비서. 문 잠그세요!”‘덜컥’차 문이 잠겼다.장소월은 또 차창을 열려고 했다. 전연우는 말 안 듣는 여자의 멱살을 잡아당겨 한 손으로 돼지머리처럼 부어오른 뺨을 꼬집고, 음산한 눈빛으로 위협했다.“계속 떠들면 상어 낚시 미끼로 쓰일 줄 알아.”장소월은 몸이 바르르 떨렸다.그녀가 가만히 있자 전연우도 손을 놓았다. 손가락에 연고를 덜어서 귀찮은 듯 그녀에게 발라주었다.장소월은 그가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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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오 아주머니가 왔을 때는 이미 점심 12시였다. 직접 만두를 빚어 삶은 후 서둘러 달려왔다.장소월이 아직 자는 것을 보고 방해하지 않았다.기성은은 오 아주머니와 교대하고 잠시도 머무르기 싫어 자리를 떠났다.엘리베이터에서 기성은은 마침 강씨 집안 사람들을 만났다.강영수는 이상했다. 기성은이 왜 병원에 있을까?장소월 때문에 온 것일까?기성은은 신경 쓰지 않고 지하 1층 버튼을 눌렀다.복도에서 진봉은 서류 가방을 손에 들고 강영수의 뒤를 따랐다.“소월 아가씨는 설산에서 이틀 동안 갇혔고, 지금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앞으로 소월이에 관한 일은 제일 먼저 보고해.”“네, 대표님.”강영수는 장소월의 병실을 알게 된 후, 조용히 들어갔다.진봉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 아주머니는 난데없이 나타난 사람을 보고 물었다.“누구시죠?”그리고 강영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연회색 양복을 입은 그의 팔목과 목에는 문신이 있었다. 오 아주머니는 문신을 보고 건달인 줄 알고 경각심을 세웠다.장소월은 종래로 이런 사람과 왕래하지 않았다.강영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소월이 친구예요. 소월이... 괜찮나요?”오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잠들었어요. 어쩐 일로 오셨죠?”“별다른 일은 없고, 그저 보고 싶어서 왔어요.”‘혹시 이분이 아가씨가 말한 그 친구일까?”“혹시 아가씨가 직접 밤 떡을 만들어준 그 친구인가요?”강영수는 입꼬리를 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소월이가... 저에 관해 얘기를 한 적이 있나요?”오 아주머니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전 아가씨를 어릴 때부터 돌봤어요. 늘 곁에 친구가 없었는데 도련님이 처음이었어요. 직접 부엌에 가서 요리까지 하셨죠... 도련님일 줄은 몰랐네요!”‘내가 처음이라고?’강영수는 아직 잠들어 있는 장소월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아가씨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어요. 할 말이 있으면 저한테 전달해주세요.”“괜찮아요. 소월이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죠.”“네.”오 아주머니는 눈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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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누구도 자신의 가장 못생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장소월은 강영수가 찾아올 줄 생각도 못 했다.“나 배도 안 고프고, 먹고 싶지도 않아.”말이 끝나자마자 향기로운 음식 냄새에 장소월의 배가 철없이 소리를 냈다.오 아주머니는 피식 웃었다.“아가씨는 못생겨서 도련님을 보기 민망한 거예요.”“소월이 얼굴이 왜요? 전혀 이상하지 않던데요?”강영수는 일부러 속였다.오 아주머니는 강영수의 뜻을 알아차리고 말했다.“그러게요. 아가씨 얼굴 괜찮아졌어요. 붓기가 다 가라앉았다고요.”장소월은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확실히 전만큼 아프지 않은 것 같았다.그녀는 그제서야 얼굴을 내밀었다. 확실히 얼굴이 부어있었지만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 목에 있던 붉은 반점도 옅어졌다.장소월은 진작 배가 고팠다.“내가 먹을게.”“아직 링거를 맞고 있잖아. 내가 먹여줄게.”강영수는 숟가락을 들어 장소월에게 건넸다.장소월은 계속 거절하기 민망했다.“그럼 신세 좀 질게.”강영수는 덤덤하게 웃었다.“괜찮아.”만약 가능하다면, 강영수는 매일 장소월에게 먹여 줄 수 있었다.장소월은 이 인정을 앞으로 꼭 갚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장소월은 호호 불더니 반쯤 깨물고 물었다.“이모, 맛이 좀 변한 것 같아요.”“윤서 씨가 안에 후추를 넣으면 더 고소하다고 해서 넣었는데, 아가씨 입에 맞을지 모르겠어요. 왜요, 맛없어요?”장소월은 덤덤하게 말했다.“괜찮아요.”그녀는 원래의 맛을 더 좋아했다.강영수는 장소월의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보고 명쾌하게 말했다.“너 만둣국 좋아해? 다음에 갖다 줄게. 후추가 싫으면 빼서 준비할게.”“진짜?”장소월이 만둣국에 집착하는 것은 어머니 때문이었다.오 아주머니가 장소월의 어머니는 기차역 옆의 노점상이 파는 만둣국을 좋아해, 오 아주머니가 특별히 가서 가르침을 청했다고 했다.하지만 맛은 기차역에서 먹었던 만둣국만큼 맛있지 않았다. 오 아주머니가 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었지만 뭔가 빠진듯했다.“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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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그때부터 그녀와 인시윤의 사이는 틀어졌다.사실 처음부터 인시윤은 전연우에게 접근하기 위해 장소월에게 다가갔다. 지금 목적을 달성했으니 당연히 친구로 지낼 필요가 없었다.두 사람은 저마다의 목적이 있었다.“시윤이 일은 내가 시윤이 데리고 와서 직접 사과할게.”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등에 얹은 남자의 손을 보았다. 그의 따뜻한 손바닥의 온기에 주사를 꽂고 있는 손이 그렇게 차갑지 않았다.“시윤이가 그렇게 한 것도 어쩌면 나 때문이야. 너에 대한 내 마음을 알고 있거든. 시윤이가 성급했어. 그리고 강용이 너에게 진 빚은 내가 대신 갚을게. 너희들 사이의 왕래를 막지 않을 생각이야. 나랑 강용의 문제는 절대 단순하지 않아. 넌 아직 어리니까, 이 일에 대해서는 앞으로 천천히 알려줄게. 그냥 다른 사람보다 나를 조금만 더 신경 써주면 돼.”한 병의 물이 수많은 물방울이 모여 이루어지듯, 매일 매일 조금씩 채우다 보면 언젠가 가득 채워질 것이다.장소월은 그윽한 강영수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너무 많은 갈망과 소유욕이 있었지만, 그는 절제하고 있었다.그는 전연우와 같지만, 또 조금 다르다.전생에 전연우는 장소월을 거의 감금하여 점유했다. 그는 어둡고, 고집스러웠다.강영수가 자신에 대한 마음을 생각하면, 장소월은 가슴속에 돌덩이가 있는 것 같았다.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었다.아닌 걸 알면서도, 자꾸 강영수가 자신을 핍박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의 계획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족쇄에서 벗어나는 것일 뿐, 다른 사람에게 통제되는 자유가 아니었다.강영수의 감정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누구도 그녀에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강영수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난...’장소월은 고개를 숙였다.“나한테는 다 똑같아. 영수야... 난 그 누구에게도 속하고 싶지 않아. 난 장소월이지 그 누구의 부속품도 아니야. 나만의 목표와 생각이 있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들이 있어. 지금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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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저녁 7시 반쯤, 강영수는 병원을 떠났다.진봉은 강영수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기가 번진 것을 보고 장소월과 얘기를 잘 나눈 것으로 짐작했다.강영수가 먹고 있는 약보다 오히려 장소월이 말 한마디가 더 효과가 좋았다.도련님이 이렇게 그 여자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도 어쩌면 좋았다.강영수는 주머니에서 진통제 몇 알을 꺼내 먹었다. 요 며칠 날씨가 추워서 그의 두 다리는 때때로 발작을 일으켰다.“오 집사한테 말해서 가문의 본가에 방 한 칸을 준비하라고 해. 모든 디자인은 소월이 취향대로 하고.”진봉은 화들짝 놀랐다.“아가씨 본가로 들어오세요? 그럼 사모님한테는 어떻게 말씀드릴까요?”“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지금 회사로 돌아가.”“네, 대표님.”장소월이 장가에서 나오는 건, 강영수에게 확실히 좋은 일이었다.자신의 친여동생이 모욕당하는 것을 보고도, 나서서 구해주기는커녕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더 망신을 주다니.전연우는 아주 독한 사람이었다.장해진은 늑대 한 마리를 키운 격이었다.하지만, 장해진이 돌아와 이 사실을 안다면, 오랫동안 키운 양아들에게 어떤 처분을 내릴까?병원에서.장소월은 침대에 조용히 앉아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불빛이 눈 밑을 비추며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자신이 맞는 결정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그녀가 가고 있는 길은 자칫 잘못하면 몸이 부서질 수도 있었다.전연우, 내가 떠나면, 당신은 마침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겠네!10시가 다 되어서야 장소월은 잠이 들었다.어두컴컴하고 불이 켜지지 않은 방 안에 검은 그림자가 들어왔고, 그윽한 눈으로 침대에 잠들어 있는 사람을 보았다.“오늘 성은이 말고 또 누가 왔다 갔죠?”오 아주머니가 대답했다.“강 씨 성을 가진 도련님께서 아가씨를 보러 오셨어요. 두 분은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분이 떠나고 아가씨가 침대에 앉아 계속 멍하니 있었어요. 그리고 학교 일은 이미 다 해결했다고, 다음 주에 아가씨가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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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퇴원이요?”오 아주머니와 백윤서는 모두 어리둥절하여 오부연을 보고 있었다. 전연우를 제외하고...장소월은 차가운 바람이 그녀를 감싸고 있음을 느꼈다.그녀는 전연우의 깊은 눈동자를 무시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백윤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소월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오부연이 설명했다.“저희 도련님께서 아가씨가 만든 음식을 좋아해서, 특별히 아가씨를 강가에 모셔 도련님을 돌봐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일은 사전에 장해진 어르신과 얘기를 마쳤고, 어르신도 동의한 일입니다.”오 아주머니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누구를 돌봐요? 아가씨 몸이 채 낫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어르신께서 동의하실 수 있어요?”장해진이 어찌 동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강씨 집안이 아니라 다른 집안이었어도 동의했을 것이다.장소월이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호의호식하며 자란 건, 장해진이 그녀를 거래의 도구로 삼기 위함이었다.강씨 가문은 서울의 권력자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진정한 명문 가문이었다.장가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장해진이 강씨 가문의 신발을 닦아주는 것도 가당치 않은데, 강영수가 주동적으로 나서서 사람을 달라고 하니, 장해진은 어찌 안 줄 수 있겠는가?강씨 집안이 말 한마디만 해도 장해진은 당장 딸을 내어줄 수 있었다.“장씨 집안의 일에 언제부터 하인이 나섰죠?”오부연은 차갑게 말했다.장소월은 오 아주머니를 향해 말했다.“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조만간 돌아갈게요.”오 아주머니는 전연우를 힐끗 쳐다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가씨, 휠체어를 준비해드릴까요?”장소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옷만 갈아입고 나갈게요.”“네, 도련님은 밖에서 통화 중이십니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오부연이 나가고 나서야 백윤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대가문의 집사는 역시나 기질이 남달랐다.시종일관 전연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장소월은 그를 보지 않고도 그의 얼굴이 이미 잔뜩 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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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둘째 어르신은 평소 시간이 나면 식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해, 큰 정원을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꽃과 식물을 심었다.집 옆에는 5~6백 년 된 은행나무도 있었다.100년 전부터 강씨 가문은 상인이었고, 그 후 난세, 제국주의 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백 년 동안 집안이 쇠퇴하지 않았다.강가는 항상 규칙을 중시했고, 집안의 사람들은 반드시 본가에 함께 살아야 했다.유독 강영수만 많은 규칙을 어기며 살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강씨 집안의 둘째 어르신이 강영수를 아끼기 때문이다.강영수는 가문의 종손이고, 지금은 가업을 잇고 있으니 둘째 어르신은 늘 강영수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핏줄인 것 외에도 강영수는 가문을 지탱할 수 있는 후계자였기 때문이다.강영수는 저택의 본채에서 가장 가까운 별채에 머물렀다.둘째 어르신은 조용하고 아늑한 다른 곳에 살고 있었다.장소월은 강영수가 자신을 남원별장으로 데려가리라 생각했다.뜻밖에도 도착해보니 강가의 본가였다.장소월은 속으로 감탄했다. 강가의 본가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있다니. 산과 물을 끼고 있어 환경이 좋고 주변에 많은 보안 요원이 24시간 수시로 지키고 있었다.장소월은 놀라는 한편, 또 안타깝기도 했다.전생에 전연우가 강용을 이용해 강가를 얻은 후, 강가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어쩌면 이곳도...당시 그녀는 수백 년의 사업을 가진 명문 가문이 하룻밤 사이에 큰 화재로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직접 보았다.전연우는 불과 3년 만에 강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이번 생에는 전생의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전연우는 잔인한 사람이었다.지금 장소월이 집안에서 도망쳤으니, 전연우는 또 어떤 수단으로 그녀에게 복수할까?“여기... 맘에 들어?”장소월은 사방을 훑어보았다. 이곳은 천하 일성 열 개를 합쳐놓은 듯했다.그러고 보니, 그녀가 사는 곳은 강영수의 눈에 그저 낡은 벽돌집에 불과했다.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아주 예뻐.”그녀도 한때 이 집에 버금갈 정도로 호화로운 집에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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