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1204 챕터

제851화

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이 순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진정훈도 느낄 수 있는 일이었기에 의심할 여지도 없이 진윤도 분명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진정훈이 이 일을 너무 과격하게 처리하는 것을 보고 진윤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찌 됐든 이제부터 더 이상 배준우를 찾아가지 마.”“내 생각에는 우리도 반드시 고은영과 검사를 해야 해.”진정훈은 아주 강력하게 느끼고 있었다.정가마을에서 고은영을 만났을 때부터 그는 뭔가 고은영이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느낌을 아주 강렬하게 받았다.그 느낌은 마치 여자의 육감과도 비슷했다.그래서 방금 배준우가 보고서를 보여주며 말했을 때 진정훈은 실망했고 더욱더 혼란스러웠다.이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진정훈은 이 일이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진정훈이 친자 검사를 하겠다는 말에 진윤은 화를 내며 말했다.“아까 덜 맞았나 보네?”어떻게 진정훈은 먹은 음식은 기억해도 맞은 것은 기억하지 못할까?진윤은 점점 더 화가 났다.진전훈이 말했다.“급해서 그러지. 나도 얼른 이 일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그래.”만약 그들이 고은영과 검사를 해서 여동생이 아니라면 그도 완전히 미련을 버릴 것이다.앞으로는 고은영을 절대로 귀찮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고은영과 량천옥의 친자 검사를 진정훈은 믿을 수 없었다.진윤은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내가 방금 널 데리러 가지 않았다면 배준우는 널 때려죽였을 거야.”진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무슨 말을 이렇게 잔인하게 해?’독하게 말하는 것도 고은영 그 계집애하고 똑같은데 어떻게 혈연관계가 아닐 수 있을까? 진정훈은 믿을 수 없었다.진윤은 진정훈이 머릿속으로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바로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진윤은 배준우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이전에 배준우가 진윤에게 아주 상세하게 이해관계에 대해 분석해 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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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진유경은 진정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바로 불만을 표시했다.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그녀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진정훈은 마음속으로 죄책감을 느끼며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오늘 일이 좀 많았어.”그렇게 말한 뒤 진유경을 바라보며 물었다.“좀 어때? 이제 걸을 수 있겠어?”한 달 동안 진정훈은 몇 번이고 병원에 가서 진유경의 회복 상태를 파악했기에 그도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하지만 진유경이 말했다.“걸을 때 조금 습관이 되지 않아. 넘어질까 봐 무서워.”진정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잘 쉬어. 요즘에는 밖에 나가지 말고.”진유경은 순종적으로 응하고 대답하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정훈에게 물었다.“오빠는 어디 갔었어? 얼굴에 상처는 왜 이런 거야?”방금 모두 그가 왜 진유경을 데리러 가지 않았는지만 신경 쓰고 있었기에 그의 얼굴은 아무도 주의하지 않았다.지금 진유경의 말을 들은 진호영과 할머니는 눈을 크게 뜨며 뚫어져라 진정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진정훈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진유경은 바로 몸을 일으키더니 쩔뚝거리며 진정훈을 향해 걸어왔다. 걸음걸이가 조금 빠르긴 했지만 비틀거렸다.결국 그녀는 진정훈의 품에 바로 넘어졌다. 진정훈은 깜짝 놀라 심장이 철렁했다.진유경을 부축하며 말했다.“너 뭐 하는 거야? 방금 낳은 거 까먹었어? 또 부러지고 싶어?”“형 유경이한테 뭐라고 하지 마. 유경이는 형이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진정훈의 말투에 비난이 조금 담겨 있자 진호영이 말했다.눈치를 살피던 진유경이 바로 말했다.“난 괜찮아. 내가 더 조심할게. 둘째 오빠한테 뭐라고 하지 마.”그녀의 말투는 언제나처럼 부드러웠고 이런 얌전한 모습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할머니는 진정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누구하고 싸웠니?’진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몸이 얼어붙었다.진유경과 진호영도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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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진호영은 인내심을 갖고 진유경을 달랜 뒤 그녀를 방으로 데려다주려고 했다.진유경은 집으로 돌아온 뒤 계속 할머니 옆에 있었고 한 달 동안 그녀를 보지 못한 할머니도 그녀를 매우 그리워했다.할머니는 진유경을 손을 끌어당기며 놓아주기 아쉬워하셨다.진유경이 방으로 돌아가자 할머니가 진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넌 가서 정훈이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어봐.”할머니가 생각하기에 둘째 손주가 가장 어른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았다.진윤처럼 가족들에게 무심하지도 않았고 진호영처럼 바람둥이도 아니었다.진윤을 떠올리지 않았을 때는 괜찮았지만 진윤을 떠올리자 할머니의 안색이 점점 더 안 좋아졌다.올해 그녀의 생일 파티에도 진윤은 참석하지 않았다.그녀도 도대체 진윤의 원망이 무슨 이유로 생긴 건지 알 수 없었다. 어렸을 때 그녀가 조금 편애했다고 해도 큰 다음에 잘해준 것으로는 용서가 안 되는 걸까?여기까지 생각한 할머니는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진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제가 가볼게요.”그렇게 말한 뒤 밖으로 향했다.진정훈이 마침 샤워를 마쳤을 때 진호영이 들어와서 그의 얼굴에 난 상처를 살폈다.진호영이 말했다.“도대체 누가 형을 때린 거야? 내가 친구들 데려가서 복수해 줄까?”이렇게 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진호영의 입에서 친구라는 말이 나오자 진정훈은 그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진호영은 그의 강렬한 눈빛에 바로 꼬리를 내리고 얌전해지더니 마른기침을 뱉어내며 말했다.“도대체 누가 형을 이렇게 때린 거야?”‘강성에서 둘째 형하고 싸울 상대가 있다니 정말 믿을 수 없네.’진정훈이 대답했다.“오늘 네가 유경이 데리러 갔었어?”진정훈은 진호영의 질문에 지금은 대답하고 싶지 않아 다른 질문을 던졌고 진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병원에 도착해서 형한테 전화했었는데 형이 전화를 안 받더라고. 유경이 많이 삐졌을 거야. 형이 내일 선물이라도 사주면서 달래줘.”진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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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어쩔 수 없이 고희주에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엄마가 오늘 밤에 감기 걸렸으니까 옮지 않도록 오늘 희주 혼자 잘 수 있겠어?”“엄마 감기 걸렸어?’이 순간 의사가 준 만화책을 보고 있던 고희주는 책을 손에서 내려놓으며 의자에서 내려와 곧장 고은지에게 다가가더니 발끝을 들고서 작은 손을 뻗어 고은지의 이마를 짚었다.고은지는 고희주의 행동을 보고서는 엄마로서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굽혔다.어린 희주는 고은지의 이마가 뜨거운 것을 보고 순간 다급해졌다.“내가 가서 약 가져올게.”일반적인 감기약은 모두 집에 있었지만 모두 어린이용이었고 어른용은 없었다.희주가 방을 뛰어나가려는 것을 보고 고은지는 아이의 손을 잡았다.“집에 어른용 약은 없어.”고은지는 예전에 자주 아프지 않아서 집에 아예 어른용 약을 사두지 않았었다.하지만 다행히도 그린빌 입구에 약국이 있었고 금방 달려가서 사 올 수 있었다.“그럼 어떻게 해?”“엄마가 나가서 약 사올 테니까 희주 집에 있을 수 있어?”고은지가 물었다.희주가 아픈 이후로 그녀는 매일 희주의 옆을 지켰고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지금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고은지는 그래도 희주를 혼자 집안에 두는 것이 불안했다.지난번 그 순간이 고은지의 마음속에도 무거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고희주는 원래도 철이 일찍 든 아이였기에 한 달도 안 돼서 상태가 호전됐다. 이 순간 아픈 고은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나 혼자 있을 수 있어.”“그럼 집에 있어. 엄마 10분이면 돌아올 거야.”“알겠어.”희주는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에 고은지는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고은지는 열이 나니 몸이 추워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갔다.아직도 비가 오고 있었지만 오후에 비해 지금은 부슬부슬 작게 내리고 있었다.하지만 고은지는 우산을 들고나왔다.지금 그와 고희주 둘만 살았기에 정말 아프거나 쓰러질 수 없었다.약을 산 뒤 고은지는 다급하게 돌아갔다. 10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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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말하지 않아도 이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은지는 손에 들린 핑크색 우산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아무리 생각해도 항상 진지하기만 하던 나태현 대표가 직접 우산을 전해 주러 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그녀는 무거운 머리 때문에 더 생각하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희주는 거실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가 고은지의 손에 들려있는 우산을 보고 순간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엄마가 찾아온 거야?”희주는 고은지의 앞으로 달려와 기쁜 표정으로 그녀의 손에서 작은 핑크색 우산을 뺏어 들었다.고은지는 희주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순간 온몸이 긴장되고 호흡이 가빠졌다.이 우산은 고은지도 아주 익숙했다.조영수가 희주에게 사준 유일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그때 조영수가 고은지를 도와 비 오는 날 희주를 데리러 갔을 때 집에 들렀다 가는 것이 귀찮아 아무거나 밖에서 산 우산이었다.편의점에서 파는 싸구려 우산이었지만 희주는 이 순간 그 우산을 보물처럼 여겼다.그렇다면 희주에게 아빠는 어떤 존재일까?묻지 않았지만 고은지는 순간 마음속으로 깨달았다.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온몸으로 퍼져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엄마 정말 대단해. 사랑해 엄마.”희주는 마치 보물을 되찾은 듯이 고은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하지만 그 모습에 고은지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조영수가 사준 우산을 희주가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다.사실 고희주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조영수가 자기의 아빠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믿고 싶지 않았던 걸까?이렇게 수년 동안 아빠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갑자기 아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고희주는 자기에게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그날 밤 고은지는 졸리는 감기약을 먹었지만 여전히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전부 우산을 들고 들어왔을 때 고희주의 반응이었다.고은지는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고은영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고은영은 이미 배준우와 함께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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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모든 사람은 일을 처리하면서 각자의 신념이 있다. 특히 자신의 의지를 거의 갖지 않는 고은지는 더욱 그럴 것이다.결국 그녀는 결정을 조금 늦게 했을 뿐이다.그때 고은지가 이렇게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면 조보은의 말을 듣고 조영수와 결혼하진 않았을 것이다.고은영은 고은지가 지금 단호하게 결정한 일에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고 그녀의 뜻에 따라주었다.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응 고마워.”고은지는 고은영이 묻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은영이 말했다.“뭘 고마워하고 그래?”‘굳이 나한테 이렇게 고마워할 필요가 있나?’사실 고은지는 항상 고은영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잘해주려고 했다.계속 그 남자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던 고은지는 화제를 돌렸다.“아기는 잘 있어? 보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 너도 희주 상황 알지? 이해해 줘.”고희주는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고은지는 딸을 데리고 밖에 나갔다고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고희주는 언제나 얌전했기에 밖에서 한 번도 사고를 친 적이 없었다.고은영이 말했다.“잘 있어. 아기 데리고 병원에 갈 때 내가 데리고 언니한테 갈게.”“좋아.”고은영이 아기를 데리고 온다는 소리에 고은지는 순간 마음속으로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가족이 별로 없는 고은영은 마음속으로 항상 정설호와 고은지를 가족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고은지도 조보은이 친자 검사를 확인한 이후 모든 것을 잃었다.현재 고은지의 세계에도 오직 고희주와 고은영뿐이었다.고은지도 당연히 두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었다.전화를 끊은 뒤 고은지는 어젯밤에 먹은 약기운이 남아 있는지 여전히 혼미한 상태였다. 열은 내려갔지만 몸은 계속 무겁게 느껴졌다.특히 어제 버스 정류장에서 지나가던 차가 그녀의 등에 물을 뿌리고 지나갔을 때는 정말 차가웠다.고은지는 난생처음으로 뼈를 에는 것 같은 한기를 느꼈다.깨어난 지 고작 두 시간밖에 안 됐는데 쓰레기통에는 전부 코를 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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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이지훈은 완전히 이해가 안 되는지 얼굴이 의문으로 가득했다.나태현의 목소리는 조금 더 무거워졌다.“무슨 문제 있어?”어찌 감히 이주훈이 나태현에게 토를 달 수 있을까?‘근데 왜지? 고 비서님은 이미 그만둔 지 한 달이 넘었는데. 혹시 내가 일하는 게 마음에 드시지 않는 건가? 아니면 여자 비서가 좋으신 건가?’이지훈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감히 어떤 질문도 할 수 없었기에 나태현의 무거운 목소리를 듣고서는 재빨리 대답했다.“바로 알아보겠습니다.”그렇게 말한 뒤 나태현에게 언제쯤 회사에 오는지 묻기도 전에 나태현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이미 모든 고위 인사들이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회의를 진행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뒤로 밀어야 하는 걸까? 고은지는 쓰레기를 버리고 집 안으로 들어오니 또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 어젯밤 먹었던 약을 또 먹었더니 머리가 어지러워서 잠을 자고 싶었다.소파에서 드라마를 보면서도 우산을 꼭 끌어안고 있는 고희주를 보고 고은지가 말했다.“점심에 우리 배달시켜 먹을까?”“좋아.”고희주는 순종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을 보니 아주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고은지는 고희주가 안고 있는 우산을 보니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이지훈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고은지는 마침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었기에 조심하지 않아 바로 전화를 받았다.고은지는 이지훈의 번호를 저장하지도 않았고 회사를 떠난 지 1달이 넘었으니 누구의 번호인지 알아보지도 못했다.“여보세요?”“고 비서님. 저예요 이지훈.”이지훈이라는 말에 고은지는 자기도 모르게 멈칫했다.“무슨 일이세요?”그녀가 회사를 떠난 지 1달이 지났는데 지금 이지훈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건 설마 업무 인계 때문일까?사실상 그건 불가능했다. 그녀는 당시 업무 인계를 모두 끝냈기에 양측에서 서면까지 끝냈었다.고은지는 전에 남은 업무들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지훈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 밖이었다.“지금 일자리는 찾으셨어요?”“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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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두 사람은 몇 마디 인사를 건넨 뒤 전화를 끊었다.고은지는 이지훈과의 통화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아마도 감기에 걸려서 복잡하게 생각할 기운이 없는 것 같았다.점심에 고희주에게 어떤 음식을 주문해 줄지 고민하다가 배달 시간을 정한 뒤 소파에서 잠들었다.고희주는 엄마가 잠든 모습을 보고 침실에서 담요를 갖고 와 조심스럽게 덮어주었다.나태현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이지훈은 그를 보고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이제 회의 시간까지 5분 남았다.이지훈은 정중하게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대표님 어젯밤에 집에 안 가셨어요?”나태현에게 전화해도 받지 않으니 회의 시간을 뒤로 밀어야 할지 걱정되어 이지훈은 로얄 가든에 물어봤다.그런데 집사가 전화를 받더니 나태현이 어젯밤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로얄 가든은 나태현이 매일 돌아가는 곳인데 그렇다면 어젯밤 외박을 했다는 것일까?‘어디에 계셨던 거지? 친구분들하고 노신 건가?’하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아무리 친구들끼리의 모임이 있었다고 해도 나태현이 외박하는 일은 아주 적었기 때문이다. 이지훈은 마음속으로 많은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나태현은 아무 대답도 없이 이지훈에게 눈빛도 주지 않고 바로 회의실로 들어갔다.이지훈은 감히 더 묻지 못하고 나태현을 따라 회의실로 들어갔다.회의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나태현이 물었다.“고은지한테 전화해 봤어?”“아 전화했습니다.”이지훈은 멈칫하더니 정신을 차리고서는 재빨리 대답했다.“고 비서님께서는 한 달 동안 새로 일자리를 찾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따님이 아직 완쾌되지 않아 지금도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이는 아기를 데리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은지의 딸이 아직도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말에 나태현의 차가운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회의실로 들어갔다.이지훈은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감히 아무 말이나 할 수 없었기에 재빨리 나태현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요즘 배준우의 보호를 받으며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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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안열은 두 번 전화를 걸어 증거 불충분으로 나태웅이 풀려났다는 것을 알아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취조실에서 24시간 동안 머물렀다.이것만으로도 안지영이 나태웅을 난감하게 만든 것은 확실했다.나태웅은 이미 천락그룹에 도착했다고 한다.안열은 바로 천락그룹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마침 나태웅이 회의하고 있다는 말에 안열은 나태웅의 사무실에서 점심시간까지 기다렸고 나태웅은 그제야 회의실에서 나왔다.나태웅은 안열이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는 순식간에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는 매우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누가 들어오라고 했죠?”안열은 나태웅의 말투에서 지금 그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자신이 마음에든 여자가 고소했으니 누가 참을 수 있을까?하지만 나태웅이 전에 안지영에게 저지른 일들도 마음에 둔 여자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만약 사실이라면 나태웅이 마음에 담은 여자가 너무 불행하게 느껴졌다.죽어서도 그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건가?나태웅의 날카로운 눈빛에 안열은 헛기침하며 말했다.“그럼 같이 식사하실까요? 제가 사겠습니다.”정말 재수가 없었다. 안열은 평생 단 한 번도 남자에게 밥을 산 적이 없었는데 첫 식사를 나태웅 같은 사람에게 사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불행하게 느껴졌다.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지금 안지영에게 일어난 일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열처럼 업무를 보는 사람들도 함께 피곤해졌기 때문이다.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안열이 처리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안열은 이삼일 안에 반드시 해결해 냈다.하지만 나태웅을 만난 뒤로 한 달이 넘도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안열은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다.심지어 안열은 나태웅이 자기를 모욕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이미 이렇게 됐으니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한 끼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하니라 열 끼라도 안열은 살 수 있었다.안열이 직접 밥을 사겠다는 말에 나태웅은 경멸스러운 듯 비웃음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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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이 말을 들은 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으로 안열을 쳐다볼 뿐이었다.안열은 나태웅이 아무 말도 없는 모습을 보고 그가 뭔가를 깨달았다고 생각했다.예전이라면 그녀는 나태웅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안지영이 분명하게 태도를 결정했기에 더 이상 비밀로 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안열이 조언을 해준다 해도 나태웅이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알아들었을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계좌 조회는 장난이 아니에요. 나 대표님께서는 안지영 아가씨를 감옥에 보내실 건가요? 그러면 안지영 아가씨가 대표님께 올 것 같으세요?”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니면 대표님께서는 안지영 아가씨를 감옥에 보내시면 장 대표님께서 아가씨를 빼낼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허.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장선명이 대단하다는 걸 자랑하려는 건가?”나태웅은 경멸스러운 듯 비웃었다.그는 장선명을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다.나태웅이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안열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장 대표님께서 대단한 분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안지영 아가씨를 아껴주시는 건 확실합니다.”동영그룹을 떠난 뒤 안지영이 실수했을 때 나태웅은 어떻게 했나?그녀를 압박하는 것 외에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이는 안지영에게 끊임없이 충격을 주었고 처음에는 그녀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히 파악해도 아주 안타까운 상황이었다.그녀의 아버지 안 회장님은 지금 병원에 계셨고 회사는 현재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봐도 무슨 쓸모가 있을까?결국 나태웅을 더 원망하게 될 것이다.안열이 장성명과 안지영을 얘기하자 나태웅은 짜증을 내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래서 안열 씨가 하고 싶은 말이 뭐죠?”“한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을 바람이 불면 날아갈까 손에 꼭 쥐고 보호해 줘야지 나 대표님처럼 직접 좋아하는 사람을 무너트리는 게 어디 있어요?”정곡을 찌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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