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841 - Chapter 850

1204 Chapters

제841화

고은지는 오늘 외출할 때 일기 예보를 보지 않고 집을 나섰다.아침에 밖에 나왔을 때는 아직 해가 쨍쨍하게 빛나고 있었기에 고은지는 딸을 데리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다.원래는 의사 선생님만 뵙고 돌아가려고 했지만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백화점을 지나다가 고희주가 인형뽑기 기계 안에 들어 있는 토끼 인형을 갖고 싶어 했다.고은지는 고희주가 토끼 인형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결국 그녀는 공을 들여 토끼 인형을 뽑아주었다.고희주가 핑크색 토끼 인형을 안고 좋아하는 모습을 본 고은지는 마음속으로 죄책감이 들었다.예전에 조씨 가문에 있을 때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장난감은 말할 것도 없고 외식도 거의 해본 적이 없었다.그녀가 독립해서 어렵게 나왔는데 오늘은 딸과 함께 제대로 맛있는 한 끼를 먹고 싶었다.그런데 밥을 다 먹고 나와보니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두 사람 다 그저 비를 맞고 있을 뿐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희주의 작은 얼굴에 보기 드문 미소가 번졌다.고은지는 화가 나서 품에 안긴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흠뻑 젖었는데 아직도 웃고 있어?”고희주는 작은 손을 들어 엄마의 머리를 막아주며 말했다.“이렇게 하면 엄마가 안 젖겠지?”고은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엄마와 딸이 이렇게 지낸 지가 얼마 만일까?조영수와 이혼한 뒤로 고희주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고 다시는 고은지를 향해 웃지 않았다.이 순간 고희주의 따뜻한 행동에 고은지는 있는 힘껏 딸을 꽉 안아줬다.“엄마는 비 맞는 거 안 무서워.”“근데 난 엄마가 감기 걸릴까 봐 무서워.”감기라는 말에 고은지는 얼른 딸을 안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을 향해 뛰어갔다.비가 내릴 때는 택시를 잡기 어려웠기에 고은지도 희망을 품지 않았다.버스 정류장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누군가 고은지의 발을 밟았고 그녀는 발끝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이내 참으면서 다시 똑바로 섰다.고희주는 예민한 아이였기에 금방 고은지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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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그건 신경 쓰지 않았는데 조사해 볼까요?”나태현은 눈을 뜨고서는 앞에 놓인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모습에 이지훈의 마음도 복잡해졌다.순간 이지훈은 나태현이 마음속으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나태웅과 안지영이 서로 물고 뜯고 싸워도 안지영은 무서워하지 않았다.장선명이 이미 모두 준비했다는 걸 안 뒤로 그녀는 더욱 나태웅을 코너로 몰고 싶었고 일말의 죄책감도 없었다.나태웅이 돈을 손해 본 것도 결국 그가 자초한 일이었기 때문이다.한편 동영그룹.배준우가 사무실에 돌아온 뒤로 고은영은 계속 그의 눈치를 살폈다.그녀의 티 나는 눈빛에 배준우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오전부터 오후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배준우는 마침내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이리 와봐.”비록 고은영은 지금 배준우를 무서워하진 않았지만 그가 자기를 부르자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다가가서 순종적으로 품에 안겼다.그녀의 순종적인 태도에 배준우는 자기도 모르게 온몸이 후끈 달아올랐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녀의 턱을 잡고 키스했다.‘이 앙큼한 계집애.’고은영은 신음을 내뱉으며 배준우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그가 한 손으로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았다.“움직이지 마.”“안 돼요.”“왜 안 돼?”“여긴 사무실이잖아요.”배준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내가 여기가 사무실이라는 걸 몰라?’ 고은영의 호흡이 다시 빨라지기 시작했고 배준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왜 이렇게 겁을 먹어?”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고은영은 아직도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았다.고은영은 투덜거리며 말했다.“예전에 사무실에서 연애하면 안 된다면서요?”그럼 지금 이렇게 키스하면서 포옹하는 것도 안 되는 거 아닐까?배준우는 그녀의 말에 흠칫했다.그는 고개를 숙여 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내가 그런 말을 했었어?”고은영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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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진정훈은 집에 돌아오라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했을 때 할머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와 물었다.“유경이는 좀 어때? 집에 돌아올 수 있는 거야?”진정훈이 말했다.“네. 걸을 수 있으니까 금방 돌아올 거예요.”그 말을 끝으로 할머니가 더 묻기 전에 그는 곧바로 위층으로 달려갔다.한 달 전과 비교하면 현재 진성택의 얼굴과 에너지는 확실히 약해졌다.진정훈이 돌아온 것을 본 진성택은 돋보기를 벗으며 물었다.“유경이는 어때?”“붕대는 풀었는데 걸을 때면 통증이 조금 있대요.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요.”원래는 진유경을 집으로 데려와 재활 치료를 받게 할까 했지만 진정훈이 요즘 너무 바빠서 차라리 진유경을 병원에 계속 있게 하는 것이 마음이 놓였다.진성택은 고개를 끄덕인 뒤 더 묻지 않고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진정훈은 그의 한숨을 듣고 마음속으로 살짝 당황했다.“아버지 오늘 병원에 가셨어요?”진성택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널 오라고 한 건 그 아이의 일에 대해 묻고 싶어서야. 한 달이 지났는데 확인은 한 거니?”아버지였기에 자신의 아이를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특히 이제는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기에 죽기 전에 아이를 더욱 보고 싶고 결과가 좋든 나쁘든 꼭 아이를 만나고 싶어 했다.그 아이가 진씨 가문에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는 더 걱정할 것이 없었다.진성택이 그 아이에 관해 묻자 진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아직 확인하지 못했어요.”“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확인하지 못했다는 말에 진성택의 목소리에는 실망이 가득했다.진성택의 실망스러운 목소리에 진정훈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진정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문제가 좀 생겼는데 빨리 해결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진성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빨리 그래. 최대한 빨리 맞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해.”맞다면 당연히 최고의 결과겠지만 아니라면 그들도 더 이상 이 일에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었다.진정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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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진정훈은 할머니의 욕이 안 들리는 척하며 곧바로 집을 떠났다. 차 안에서 그는 고민하고 또 하다가 결국 진윤에게 전화를 걸었고 진윤은 바로 받았다.“왜?”진정훈이 말했다.“배준우를 만나러 가야겠어.”“또 무슨 미친 짓을 하는 거야?”진윤은 바로 말투가 차가워지며 짜증을 냈다.진정훈은 머릿속에 진성택의 창백한 모습이 떠오르자 호흡이 가빠졌다.아버지에 대해 진정훈은 진윤과 달랐다. 그는 항상 아버지를 존경했고 불쌍하게 생각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수년 동안 아버지는 재혼도 하지 않고 계속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았다.아버지는 남은 삶 동안 잃어버린 딸을 찾는 일에 대부분의 노력을 기울였다.진정훈은 아버지가 잃어버린 딸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시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형이 왜 그렇게 아버지를 미워하는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아버지는 늘 혼자 계셨어.”“혼자였다고?”진윤은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 그 비웃음에는 분명 조롱의 뜻이 담겨 있었다.진정훈은 눈살을 찌푸렸다.그가 입을 열기 전에 진윤이 이어서 말했다.“인과응보라고 알아? 모르면 공부를 좀 해보지 그래?’“아니. 형 도대체 무슨 뜻이야?”진정훈은 화를 내며 말했다.‘뭐가 인과응보라는 거야?’매번 진윤과 아버지의 일에 대해 말할 때면 그는 항상 냉소적이거나 무관심했다.진정훈은 직감적으로 그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렇게 형이 아버지를 미워하는 걸 보면 분명 큰일이겠지? 그렇다면 내가 하나도 모를 수 없을 텐데. 아무리 내가 모르는 일이 있었다고 해도 이 정도로 아버지를 미워하는 게 말이 돼?’진정훈은 이미 진윤의 태도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이제 그는 고은영이 그들의 친여동생인지 빨리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맞다면 결과를 빨리 아버지가 안심하실 수 있도록 알려드리고 싶었고 만약 아니라면 그들은 얼른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그는 무슨 일이 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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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말했죠. 내가 이미 배준우의 동선을 확인했다고.”‘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했는데도 약속 때문에 나갔다고?’진정훈은 이를 악물며 말했지만 라 집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본 다음 말했다.“도련님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시죠?”“뭐요?”“저희 대표님을 도련님께서 조사하셨다는 건가요? 사실 그대로 대표님께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진정훈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니 지금 이런 일로 시간을 끌 때야?’이 순간 진정훈은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해 버릴 것 같았다. 이곳에 사람들은 전부 사람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았다.‘지금 내 말을 알아듣긴 한 거야? 난 지금 당장 배준우를 만나야겠다고.’진정훈은 라 집사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 보며 말했다.“그럼 배준우를 만나지 않아도 되니까 그쪽 사모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지난번 고은영이 오해했던 일이 떠올린 진정훈은 원래 바로 고은영을 찾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다급했기에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라 집사가 말했다.“사모님은 대표님과 함께 계십니다.”“그렇다면 난 더욱 들어가 봐야겠어요.”같이 있다면 더 의심할 것도 없이 집에 있는 것이 확실했다.라 집사가 말했다.“도련님 마음대로 들어가시겠다는 건가요?”“내가 언제 들어가겠다고 했어요? 빨리 가서 배준우한테 전하세요. 급한 일이 있으니까.”라 집사가 말했다.“만약 대표님을 꼭 만나셔야 한다면 다른 시간에 와주세요. 오늘은 안 됩니다.”“오늘은 왜 안 되는데요?”라 집사의 말에 진정훈은 배준우가 안에 있다는 것을 더욱 확신했고 조급해졌다.‘지금 시간을 정하고 오라는 거야? 아니 퇴근했는데 왜 만나지 못한다는 거야?’이 순간 란완리조트 안에서 고은영과 배준우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배준우는 정말 미친 것 같았다.결국 고은영은 지쳐서 쓰러졌고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게 내버려뒀다.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고은영은 배준우의 품에 꼭 안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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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배준우의 옷깃은 반쯤 열려있었고 목 부분에는 붉은 자국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손톱에 긁힌 자국인 것 같았다.그 모습을 본 진정훈의 얼굴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방금까지 뭘 한 거지?’진정훈은 순간 온몸이 자기도 모르게 굳어졌고 심지어 약간 뜨거워지기까지 했다.배준우는 긴 다리로 아래층에 내려왔다. 진정훈은 그를 지켜보며 몸을 똑바로 하고 지저분한 옷을 정리했다.만약 옆에 경호원들이 없고 그의 깔끔한 외모만 보면 아무도 그가 방금까지 얼마나 격렬하게 싸웠는지 모를 것이다.배준우가 그의 앞에 다가와 섰다.두 사람을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은 배준우가 진정훈을 때릴까 봐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하지만 배준우는 주먹을 휘두르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진정훈을 바라보았다.“힘자랑할 곳이 없나 봐? 여기까지 와서 내 사람들을 때려?”진정훈은 굳은 얼굴로 눈을 감더니 이를 악물며 말했다.“고은영을 만나야겠어.”퍽하는 소리와 함께 배준우가 정말 진정훈에게 주먹을 날렸다.모두 숨을 죽이고서는 가슴을 졸이며 상황을 지켜보았다.‘지금 사모님을 만나겠다고? 미친 거 아니야?’진정훈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당신 미쳤어?”“진윤한테 전화해.”배준우가 날카롭게 말했다.라 집사는 고통을 참으며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이렇게 대답한 뒤 비틀 거리며 전화기 쪽으로 걸어갔다.진정훈은 또 진윤을 들먹이는 것을 보고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형을 왜 부르는 거야?”“지금 진씨 가문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그렇지 않으면 왜 아무도 널 통제하지 않는 거야?”“배준우. 지금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난 지금 반드시 고은영을 만나야겠다고.”퍽하는 소리와 함께 또 한 번 배준우의 주먹이 진정훈의 얼굴에 꽂혔다.옆에 있는 사람들은 순간 숨을 멈췄고 다들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진정훈의 호흡이 더욱 조급해졌다.그는 강렬하게 배준우를 째려보며 그에게 주먹을 휘둘러 반격하려고 했지만 배준우의 눈빛에 의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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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이제 고은영은 완전히 잠에서 깨어났다.그녀가 다급하게 나가보려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순간 한기가 느껴졌다. 고개를 숙여 내려다본 그녀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녀는 너무나 당황스러웠다.‘젠장. 왜 옷을 안 입혀 준 거야?’혜나는 고은영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고은영의 목덜미부터 아래에는 붉은 자국이 가득했다.고은영의 모습에 혜나는 순간적으로 방금 배준우의 모습이 떠올랐다.‘사모님께서 너무 화가 나서 목덜미를 손톱으로 긁은 건가?’혜나는 정신을 차리고서는 얼른 고은영에게 옷을 건네주려고 했다.이 순간 고은영의 작은 얼굴은 사과처럼 빨개졌고 몸 전체가 화끈거렸다.“얼른 다 가릴 수 있는 옷으로 가져다줘.”그녀는 다급하게 말했다.아무리 아래층에서 진정훈이 맞아 죽는다고 해도 그녀는 먼저 옷을 제대로 입어야 했다.혜나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얼른 고은영에게 잠옷을 건네주었다. 고은영은 아주 확실하게 몸을 가리고 침실 문을 나섰다.계단에 도착했을 때 진정훈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고은영을 만나게 해줘.”그 말에 고은영은 깜짝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이 남자가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날 만나서 뭘 하겠다는 거지? 우리가 그렇게 친해?’전에 친자 검사를 하겠다고 소란을 피웠던 진정훈이 떠올라 고은영은 순간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다급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진정훈은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해 바닥에 꼼짝 못 하고 붙잡혀 있었고 배준우는 직접 물 주전자를 들어 진정훈에게로 걸어갔다.주전자 안에 차가운 물인지 뜨거운 물인지 알 수 없었다.그 모습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긴장하게 했다.주전자에 물을 맞자 진정훈은 순간 조용해지더니 이내 배준우에게 욕을 퍼부었다.“배준우 너 미쳤어?”이렇게 화를 내는 진정훈의 모습은 경제 잡지 표지에서 보던 이미지와 전혀 달랐다.배준우가 말했다.“네 형이 오기 전에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네 입을 틀어막아 버릴 거니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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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고은영이 말했다.“난 지금 준우 씨를 걱정하는 거예요.”배준우를 걱정한다고?란완리조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모님이 이 정도로 대표님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이제야 깨닫고서는 감동했다.그러나 진정훈은 폭발 직전이었다.맞은 사람은 그인데 고은영이 지금 틀린 사람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가?진정훈은 친자 검사를 해서 혈연관계가 밝혀지면 이 빌어먹을 계집애가 후회하길 바랐다.그는 마음속으로 정말 고은영이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잔인한 생각이 들었다.배준우는 그녀의 빨개진 작은 손을 보며 웃었다.“웃어?”그의 목소리에 유쾌함이 담겨 있는 것을 보니 고은영이 방금 그를 걱정한다고 했던 말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남자든지 여자든지 상대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배준우도 마찬가지로 고은영의 관심이 필요했다.고은영이 말했다.“아파요 엄청.”그렇게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그녀의 손바닥은 지금 불에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배준우가 말했다.“아프면서 왜 직접 때렸어?”고은영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떻게 안 때릴 수 있었겠어? 방금 진정훈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모두 날 모욕하는 말인데.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했으니 이제 나하고 진정훈 사이에 정말 뭐가 있는지 의심할 거야. 사실 나하고 진정훈은 아무 사이도 아닌데.’“난 진정훈 씨하고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뭐가 나하고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아직 확인도 못 했어. 이 빌어먹을 계집애야.”진정훈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저 빌어먹을 계집애가 날 무슨 늑대로 생각하는 거야? 친자 검사를 해보겠다는데 이렇게 겁먹을 필요까지 있어? 전에 아이와 내가 친자 검사를 한다는 걸로 오해한 것 같았는데.’여기까지 생각한 진정훈은 더욱 화가 났다. 그는 차라리 고은영의 머리를 직접 열어보고 싶었다.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 있길래 그런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진정훈이 설명하려고 했지만 마침 진윤이 도착했다.“형.”진정훈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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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진정훈은 고은영을 잡아 먹어버리고 싶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 빌어먹을 계집애는 배준우의 옆에서 나쁜 것을 얼마나 많이 배웠을까?‘이게 한 여자아이가 할 수 있는 생각이야? 뭐가 죽고 안 죽는다는 거야? 설마 고은영은 내가 죽길 바라는 건가?’진정훈이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아도 그가 정말 오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은영이 사람이 죽길 바랐다면 왜 굳이 잠에서 깨 아래층으로 내려왔을까?이제 진윤도 왔으니 배준우는 고은영의 얇은 허리를 껴안으며 말했다.“안 졸려?”“졸려요.”“그럼 올라가서 계속 자.”그도 고은영이 지금 많이 피곤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모든 과정을 끝내기도 전에 잠에 들었는데 지금 이렇게 일어나서 얼마나 피곤할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배준우의 계속 올라가서 자라는 말에 고은영은 무의식적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배준우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왜?”“준우 씨 설마 저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는 건 아니죠?”저 사람은 진정훈을 가리켰다.진정훈은 원래 아파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방금 고은영의 말에 고통을 참으면서라도 말을 똑바로 하라고 고은영에게 한마디 하려고 했다.하지만 진윤의 날카로운 눈빛에 그는 입술까지 나왔던 말을 어쩔 수 없이 삼키고서는 화가 잔뜩 난 눈빛으로 고은영을 바라보았다.배준우가 말했다.“걱정하지 마. 그럴 일은 없으니까.”“난 저 사람하고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준우 씨는 날 믿어줘야 해요.”“그래. 난 널 믿어. 어떻게 널 믿지 않을 수 있겠어?”다행히 고은영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이렇게 비몽사몽 깨어난 것도 차라리 다행이었다. 사람들은 가끔 너무 많은 것을 알아서 자신을 괴롭게 만들기도 했다.배준우의 말을 들은 고은영은 그제야 안심했다.그녀는 정말 피곤했다.특히 혜나가 깨워서 일어났을 때 머리가 너무 무거웠다.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역시나 마음이 놓이지 않아 말했다.“또 때릴 건 아니죠?”“너.”“사실 난 남자가 뻔뻔하게 나올 때는 때려도 소용없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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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그렇게 말하면서 고은영과 량천옥의 친자 검사 보고서를 꺼내 진윤에게 직접 보여줬다.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전에 검사한 것이라면 그때는 왜 그렇게 대답을 망설였던 걸까?진윤이 묻기도 전에 배준우가 이어서 말했다.“전에 네가 와서 물었을 때는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어.”정말 그런 걸까? 진윤은 믿지 않았다.진윤이 서류봉투를 꺼내기도 전에 진정훈이 먼저 서류봉투를 열고서는 안에 있는 보고서를 꺼내 가장 마지막 결과를 펼쳐보았다.진정훈은 그 결과를 보고서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고은영이 정말 량천옥의 딸이라니.’이 순간 진정훈의 얼굴에는 전례 없는 실망감이 드러났다.진윤은 진정훈의 표정을 보고서는 보고서를 확인하지 않아도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진정훈은 고개를 들고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이게 사실이야?” 그는 지금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었다.수년 동안 진정훈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을 잊지 않고 계속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를 것이다.매일매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시간이 지나면 그도 잊을 수 있었겠지만 그날 밤 불빛 아래에서 어머니가 말했던 상처와 똑같은 상처가 고은영에게 있었던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깊게 자리 잡았다.며칠 동안 그는 계속 생각하면서 아직 검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은영을 자신의 친여동생이라고 믿었다.그는 심지어 자신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었다.그런데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일까?진정훈은 손에 들린 보고서를 바라보다가 인정할 수 없어 찢어버렸다.배준우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한 서류봉투를 진정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못 믿겠으면 직접 가서 해 봐.”안에는 두 가지 샘플이 들어있었다.고은영의 머리카락과 량천옥의 혈액 샘플이었다.진정훈은 순간 할 말을 잃었고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배준우가 이 물건들을 그에게 건네주는 순간 진정훈은 결국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은영은 정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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