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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진정훈은 할머니의 욕이 안 들리는 척하며 곧바로 집을 떠났다.

차 안에서 그는 고민하고 또 하다가 결국 진윤에게 전화를 걸었고 진윤은 바로 받았다.

“왜?”

진정훈이 말했다.

“배준우를 만나러 가야겠어.”

“또 무슨 미친 짓을 하는 거야?”

진윤은 바로 말투가 차가워지며 짜증을 냈다.

진정훈은 머릿속에 진성택의 창백한 모습이 떠오르자 호흡이 가빠졌다.

아버지에 대해 진정훈은 진윤과 달랐다. 그는 항상 아버지를 존경했고 불쌍하게 생각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수년 동안 아버지는 재혼도 하지 않고 계속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았다.

아버지는 남은 삶 동안 잃어버린 딸을 찾는 일에 대부분의 노력을 기울였다.

진정훈은 아버지가 잃어버린 딸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시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형이 왜 그렇게 아버지를 미워하는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떠난 지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아버지는 늘 혼자 계셨어.”

“혼자였다고?”

진윤은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 그 비웃음에는 분명 조롱의 뜻이 담겨 있었다.

진정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진윤이 이어서 말했다.

“인과응보라고 알아? 모르면 공부를 좀 해보지 그래?’

“아니. 형 도대체 무슨 뜻이야?”

진정훈은 화를 내며 말했다.

‘뭐가 인과응보라는 거야?’

매번 진윤과 아버지의 일에 대해 말할 때면 그는 항상 냉소적이거나 무관심했다.

진정훈은 직감적으로 그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렇게 형이 아버지를 미워하는 걸 보면 분명 큰일이겠지? 그렇다면 내가 하나도 모를 수 없을 텐데. 아무리 내가 모르는 일이 있었다고 해도 이 정도로 아버지를 미워하는 게 말이 돼?’

진정훈은 이미 진윤의 태도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이제 그는 고은영이 그들의 친여동생인지 빨리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맞다면 결과를 빨리 아버지가 안심하실 수 있도록 알려드리고 싶었고 만약 아니라면 그들은 얼른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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