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611 - 챕터 620

1206 챕터

제611화

뜻밖에도 배준우는 고은영을 데리고 집이 아닌 웬 골목 거리로 향했다. 맛집이 가득했던 거리에는 각종 음식의 향기가 풍겼고, 당장이라도 침을 질질 흘릴 뻔 했다.고은영은 어리둥절했다. "여기는 왜 온거예요?""밥 먹으러 가야지.""혹시 배고프세요?""응."사실 고은영은 요즘따라 별로 입맛이 없어 잘 먹지 못했다. 그걸 알아챈 배준우는 전에 인터넷에서 임산부들이 흔히들 입맛이 없어지게 된다는 증상을 본걸 떠올렸다. 임신 중에는 평소 먹지 않던 것도 갑자기 먹고 싶어지고, 잘 먹던 음식들은 도리여 거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배준우는 일부러 이 곳으로 와 그녀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이려 한 것이다."뭐 먹고 싶어?" 곧바로 고은영에게 물었다."바베큐 어때요?"고은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녀가 임신한 후로부터 배준우는 줄곧 간식을 금지해왔다. 그 이유는 바로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못 먹게 하기 위해서였다.고은영도 그런 간식들이 건강하지 않은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먹고 싶었다.여태 못 먹어왔으니 무척 서러워 했다.배준우는 간절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좋지.""와, 정말이요? 정말 먹어도 돼요?" 배준우의 대답에 고은영은 믿기지가 않았다.전에는 밀크티도 못 마시게 했었는데, 이젠 바베큐는 먹을 수 있는거야? 갑자기 왜 이렇게 친절해진거지?"가끔 한 번쯤 먹는 거는 괜찮아."고은영은 배준우한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골목 거리의 야시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음식들이 있었고 대부분 고은영이 좋아하는것들이었다.그녀는 순식간에 바베큐도 먹고, 닭꼬치도 먹고, 심지어는 냉면까지 먹었다.간만에 주어진 어려운 기회에 그녀는 제대로 즐겼다.배준우는 식욕이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놀랐다."그렇게나 맛있어?""정말 맛있어요!"그동안 고은영은 란완에서 만든 담백한 음식만 먹어왔다.비록 요리사의 솜씨가 괜찮긴 했지만, 천성적으로 매운 것을 좋아하던 고은영에게는 그닥 끌리는 맛이 아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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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안심하세요. 파혼은 저희 대표님께서 알아서 잘 처리할겁니다.""네?"나태웅이 왜 내 약혼에까지 간섭을 한다는거지?안지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녀의 망연자실한 모습을 본 왕여는 조금 답답해졌다. 나태웅이 왜 여태 그렇게 화를 냈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다.둘의 관계가 이어질 수 없었던건 나태웅의 표현이 서툰게 아니라, 안지영의 반응이 아주 둔한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어떻게 여태 판매원으로 일해왔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왜 그때 대표님께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지 않으셨죠?""당연히 찾아갔죠. 대표님께서 저한테 직접 말씀하신 아이디어였어요."안지영은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그녀가 장선명을 찾아간 이유가 확실히 나태웅이 처음에 제안한 것 때문이긴 했다.당시 그는 안지영이 배준우만큼 배짱이 있는 사람을 찾아 결혼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그의 조언대로 안지영은 밤낮을 달리면서 약혼 상대를 찾아나섰고, 그 중의 한 명이바로 장선명이다. 그런데 왕여가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하자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전히 눈치 채지 못한 안지영의 모습에 왕여는 직접적으로 밝혔다. "애초에 대표님이 그런 말을 한게 자신한테 다가오라고 던진 말인걸 진짜 몰라서 그래요?"이제는 확실하게 말해야만 했다.만약 이제 와서도 알아채지 못한다면, 더이상 도와줄 방법도 없었다. "네?"그러자 안지영은 문득 크게 깨달았다. 나태웅 또한 배준우만큼 배짱 있는 사람이었단걸. 진작에 직접 나태웅을 찾아갔으면 쉽게 해결되는 일이었다.안지영은 그제서야 모든것을 깨닫고 알굴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왜 진작에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어요?""..."진작에?왕여는 안지영와 나태웅의 사이가 여태 이렇게까지 서먹한 줄은 전혀 몰랐다."대표님도 참 답답하시네요. 그러면 차라리 그때 저를 도와줄 수 있다고 직접 말해주면 됬었잖아요."안지영은 내심 나태웅이 원망스러웠다.“그래서 하는 말인데...”"됐어요. 이제 와서 바꾸려 해도 소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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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왕여는 차갑게 말했다."장선명 씨와의 약혼을 취소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겁니다."안지영은 순간 두려움에 휩싸였다.더 큰 문제라니?지금 겪고 있는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데. "설마 대표님께서?" 그러자 순간 머리가 크게 한 방 맞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아니, 그럼 왜 애초에 진심을 밝히지 않은거지? 이제 와서 파혼시키려는게 말이 돼?설령 파혼한다고 해도 안지영은 감히 장선명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할 말을 마친 왕여는 자리를 떠났고, 안지영은 멍해진 채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이게 대체 뭔 일이지?"언제는 나더러 얼른 남자를 찾아서 결혼이나 하라더니. 그 말이 사실은 본인이랑 결혼해달라는 뜻이었어?근데 그걸 이제 와서 나한테 말하면 어떡해?그 날 밤, 안지영은 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파혼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거라는 왕여의 말이 악몽처럼 되풀이 되기만 했다.… 이튿날, 안지영은 결국 피곤한 컨디션으로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녀는 파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더불어 상대는 무려 장선명이기에 그녀는 그를 감히 마음대로 건드릴 수가 없었다.이때 윙윙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잠 덜 깬거야?" 전화기 너머로는 장선명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니요. 일찍 일어났어요.""그럼 준비하고 있어. 집 앞에서 기다릴게.""네."곧이어 안지영은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밤새 밤을 새운 탓에 얼굴색이 좋지 않아 열심히 화장을 했다.그리고 준비를 마치고 막 문을 나서려던 순간 전화가 또 울리기 시작했다."저 곧 내려가요.""지영 씨, 저예요." 뜻밖에도 왕여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목소리를 알아챈 안지영은 순간 온몸이 굳었다."대표님께는 감사하지만, 그 호의 받아들이지 않을겁니다.""고작 그게 하룻밤 동안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에요?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무섭지 않나요?"왕여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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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안지영은 곧바로 가방을 챙기고 문을 나섰다.......밖에서는 깔끔한 정장에 안경까진 장착한 훤칠한 모습의 장선명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안지영을 보자마자 웃음을 지었다."아직 잠에 다 못 깼나본데?"“네? 설마 화장이 잘 안 됐나요?”안지영은 뻘쭘한 듯 자신의 얼굴을 만지작 거렸다.이때 장선명의 시선이 그녀의 발로 향하더니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불길한 마음에 머리 숙여 확인한 안지영이 짝짝이로 되어있는 신발을 보자 머리가 멍해졌다.부끄러운 마음에 그녀의 작은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아, 죄송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곧바로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다시 달려갔다.젠장!어쩐지 방금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사람들도 보는 눈빛이 이상하더라니.그때는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어 고개를 숙여 확인할 틈도 없었다.장선명은 질주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했다. 곁에서 기다리던 운전 기사마저도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정말 털털하신 분이네요."평소에 안지영이 출근할 때를 보면 꽤나 진지한 사람 같아 보였는데 말이다. 그 말에 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게. 되게 귀엽네."그리고 순간 무미건조한 자신의 삶에 그녀가 나타난게 너무나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안지영이 재빨리 신발을 갈아신고는 다시 내려왔다.장선명은 바람에 약간 헝클어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보고는 손을 뻗어 천천히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아, 그건 제가 할게요." 안지영이 무의식 중에 뒤로 물러서려는 순간, 장선명이 그녀의 허리를 당기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회사로 출근할 때도 이렇게 덤벙되나?"그러자 안지영이 고개를 저었다."그건 절대 아니에요."그녀가 오늘따라 이렇게 실수가 잦은건 어젯밤에 제대로 잠을 잘 자지 못하여 정신을 못 차렸기 때문이다.평소의 그녀라면 매우 꼼꼼한 성격이라 이런 사소한 실수는 거의 하지 않는다.장선명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그녀에게 차문을 열어주었다."먼저 아침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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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바로 연락해볼게요."물론 안지영과도 말이 통하지 않았고 나태웅도 막무가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장씨 가문과 정면충돌을 하는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렇기에 왕여는 장선명에게 바로 연락을 하지 않고 우선 나태현의 사무실로 향했다.나태현과 나태웅, 두 형제 모두 천락 그룹의 주인이긴 하지만 두 사람의 역할은 철저히 나누어져 있었다.그러나 만약 장씨 가문과 갈등이 생기게 된다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나태웅 혼자만이 아니었다.그리하여 더욱더 신중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왕여는 먼저 나태현을 만나기로 결심했다.나태웅이 장씨 가문의 홍수원 프로젝트를 건드리려 한다는 소식을 들은 나태현은 눈썹을 찌푸렸다. "대체 왜 그런 결정을 한건데?"나씨 가문과 장씨 가문은 여태 줄곧 사이가 좋았었기에 두 집안은 결코 서로 원한을 살 이유가 없다. 게다가 강성에서의 장씨 가문의 지위는 꽤나 높아 굳이 대립하는 것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나태웅의 뜻밖의 결정에 나태현은 어리둥절했다.“안지영 씨 때문입니다.”"안지영이라면, 그 판매부 직원?""네."나태현은 곧바로 안지영을 떠올렸는데 전에 자신을 찾아와 연차를 신청하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근데 그 여자가 나태웅이랑 무슨 사이인거지?바로 그때, 전에 나태웅이 배씨 가문에 있던 안지영을 천락 그룹으로 이직시킨 일이 떠올랐다. 뭔가를 깨달은 나태현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리고 곧바로 벌떡 일어서서 나태웅의 사무실로 향했다.마침 담배를 피우며 생각에 잠겨 있던 나태웅은 잔뜩 화가 난 채 자신을 찾아온 나태현을 보고는 당황했다. “그 여자를 천락으로 데려온 이유가 뭐야?"나태현이 바로 물었지만 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색은 무척이나 어두워져 있었다."지금 네 마음이 어떤데? 그리고 그 여자는 네가 이러는거 알아?"그제서야 나태웅은 제대로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 여자가 알았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했겠어?""그럼 모르고 있다고?""..."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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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나태웅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이번 일은 형이 상관할 필요 없어. 나한테 계획이 다 있어.""확실해?""..."아무 말 없는 나태웅의 태도에 나태현은 불안해졌다."아무튼, 그 홍수원 프로젝트는 건드리지마."그저 장선명과의 갈등만 있던 상황에서 만약 홍수원을 건드린다면 그것은 나씨 집안과 장씨 집안의 일로 번지게 되는게 뻔했다."알겠어.""그나저나 대체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건데?" 홍수원 말고는 또 어떤 방법이 있는거지? 그 방법이 무엇이든 나태웅은 절대 안지영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나태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언제부터 이렇게 감정에 연연하는 아이가 된걸까. "형 말대로 홍수원은 건드리지 않을테니까 굳이 알려고 하지 마."나태웅은 굳이 깊게 계획을 털어놓을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나태현은 여전히 그가 걱정되었다. 배준우의 곁에서 몇 년 동안 따라다니며 일해온 나태웅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항상강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밤,약혼식을 올릴 호텔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지영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갑자기 신부가 실종됐다는 소식에 장씨 집안은 신속하게 찾아나서기 시작했다.그러다가 내부인으로부터 나태웅이 안지영을 기절시켜 데려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이 소식을 들은 나태현은 분노가 차올라 핸드폰을 냅다 던졌다. 마침 서류를 안고 들어오던 고은지는 깜짝 놀랐다.그리고 나서 얼른 공손하게 앞으로 다가갔다."대표님."나태현은 너무 머리가 아파졌다."왕여 보고 빨리 오라고 해."방금 막 출근한 왕여는 아직 이 사실을 알 리 없었다. 고은지는 얼른 나가 왕여를 찾기 시작했다.한편 왕여는 방금 나태웅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그는 자신의 출국 사실을 알리면서 남은 서류와 업무들을 잠시 나태현에게 맡기겠다고 했다.무슨 일이 이렇게나 급한건지 왕여는 전혀 알지 못했다. 심지어 비서인 자신조차도 데리고 가지 않고 말이다.고은지의 연락에 부랴부랴 사무실로 달려온 왕여는 어두워진 나태현의 얼굴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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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갑작스런 딸의 도망에 안진섭은 미칠 지경이었다. 이젠 나이가 들었다고 혼자서 모든 일을 알아서 처리할거라고 하더니, 그게 바로 이런거였더니! 도무지 알 수 없는 안지영의 속내에 안진섭은 답답하기만 했다."아버지. 우선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네가 뭘 어떻게 해명할건데? 네가 사고를 친 바람에 장씨 가문이 난리가 났고 강성전체가 지금 떠들썩해있어. 너 대체 왜 이러는거야?!” 안진섭은 벌컥 화부터 냈지만 금방 막 잠에서 깨어난 안지영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안진섭은 화를 삭히고는 침착하게 묻기 시작했다. "당장 말해. 너 지금 어디야?"안지영은 여전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조차도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돌아가서 다시 설명드릴게요. 저 먼저 끊겠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을 들여다보니 이미 수백 개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고 대부분 안진섭과 장선명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는데 그 중에는 고은영도 있었다. 안지영은 우선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영문도 모른 채 이곳에 끌려왔기에 약혼식장이 얼마나 아수라장이 되었을지 대충 예상이 갔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장씨 집안과 안씨 집안의 갈등을 막는게 우선이었다. 두 번 정도 신호가 울리고나서야 장선명은 전화를 받았다. 안지영이 입을 떼기도 전에 그가 크게 소리 쳤다."안지영!""선명 씨, 제 말 먼저 들어봐요. 저 도망친게 아니에요. 저도 지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요. 저...""이 수건 좀 들고 있어봐.""...""..."단 몇 초였지만 장선명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서 위협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젠장."너 누구야?"장선명은 바로 욕을 퍼부었다.도대체 어떤 미친 놈이 내 여자를 해치려고 하는 거야!?안지영은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옮겼고, 곧이어 방 앞에 서 있던 나태웅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긴장한 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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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야, 미친 놈아! 너 지금 뭐하는거야?"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나태웅은 여전히 아무 미동없이 손에 든 담배를 한 모금 피웠다."내가 말했지. 만약 네가 장선명과의 관계를 잘 처리 못한다면, 내가 너를 대신해서 처리할거라고.""이게 그 처리방식이야? 네가 뭔데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겠다는건데?!"안지영은 눈 앞의 이 사이코패스가 너무나도 증오스러웠고, 한편으론 가족들의 안위가 걱정되기도 했다. 안지영의 광기에도 나태웅은 매우 평온해 보였다."내가 대체 전생에 너한테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날 이렇게까지 괴롭히려 하는거야? 아니면 내가 네 조상을 죽이기라도 했어?""말 조심해!""..."누굴 죽이든 안 죽이든 그 문제를 떠나서 강성에서는 장선명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악랄한 사람이었다.안지영도 애초에 배준우한테 핍박 당하지 않았다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근데 이젠 어떡하지? 돌아가면 장선명이 자신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다.어쩌면 배준우보다도 장선명을 건드리는게 더욱 무서울 정도였다. 안지영이 아무리 울먹거리며 애원해도 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담배만 피워댔다. 핸드폰은 끊임없이 울렸지만 나태웅은 한 번도 받지 않았다.한참을 울고난 후, 나태웅은 휴지를 뽑아 안지영에게 건네주었다."이젠 좀 괜찮아졌어?""제발 날 풀어줘…."그녀는 지금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이 슬프고 화가 났다."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지금 사태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나쁘지 않다고? 우리 안씨 집안은 이젠 다 끝이야.." 자신의 가족을 떠올린 안지영은 또 쓰러져 울기 시작했다.한때 힘들던 집안을 그녀가 가까스로 일으켜세웠는데, 이젠 나태웅에 의해서 다시 또 엉망진창이 되었으니 말이다. "안씨 집안도 큰 문제는 없을 거야.""장씨 집안을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돼. 그건 너도 잘 알잖아.""걱정 마. 다 알아서 처리해주는 사람이 있어.""누군데?""우리 형."안지영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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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이미 정신이 나갈대로 나간 안지영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리고는 무작정 앞으로 달려가 나태웅을 힘껏 때리기 시작했다.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나태웅은 다소 당황했다."이 사이코패스야. 너 오늘 나랑 아주 끝장을 보자!" 안지영은 무척이나 흥분해있었기에 입으로는 욕설을 내뱉으며 손으로는 계속 그의 몸을 힘껏 때렸다.뜻밖의 매서운 힘에 나태웅은 좀 놀랐다.혹시나 다치기라도 할까 봐 그는 서둘러 담배를 떨어뜨려 껐다. 어느덧 그의 셔츠와 머리카락은 모두 엉망진창이 돼버렸다.안지영이 다시 그의 따귀를 한 대 때리려는 순간, 나태웅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그만해!""내가 대체 너랑 무슨 원수를 졌다고 이렇게까지 나를 해치려 하는건데?"장씨 집안을 건드리면서까지 나태웅이 자신을 괴롭히려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안지영의 모습에 나태웅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침대 위에 눕혀버렸다.애써 발버둥을 치는 안지영이었지만 남자의 힘에 눌리면 어찌 할 방도가 없었다."할 말 다 했어?"이렇게나마 안지영을 진정시키고 싶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일어났다. 안지영은 다시 벌떡 일어나 나태웅에게 주먹을 날렸다."내가 여태 너한테 너무 착하게 굴었지?" 여자의 힘을 과소평가했던 나태웅은 어떻게 막을 틈도 없이 계속해서 얻어맞기만 했다.이때 비서처의 진혁이 급히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왔고, 자신의 상사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그는 깜짝 놀라 재빨리 앞으로 나가 안지영을 붙잡았다."진정하세요."겨우 두 사람을 떼어놓았지만 안지영은 여전히 멘탈이 무너진 상황이었다.침대에서 투닥대는 모습만을 본 진혁은 혹시나 둘의 관계가 깊어진건 아닌가 오해를 하기도 했다. "나태웅. 오늘 너 죽고 나 죽는거야."안지영은 계속해서 욕을 퍼부었다.진혁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눈치만 보았다."도련님, 형님께서 전화가 오셨습니다."나태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는데 얼핏 예상해도 강성 쪽은 이미 난장판이 된 것 같았다.나태웅이 전화를 받은 후, 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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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나태웅!""장씨 집안은 형이 알아서 잘 수습해주길 바래."말을 마치고나서 나태웅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뚜…뚜..” 소리에 나태현의 얼굴은 급격하게 어두워졌다.옆에서 둘의 통화를 지켜보고 있던 왕여와 고은지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그들 중 누구도, 나태웅이 감히 앞 뒤 가리지 않고 안지영을 데리고 도주할 줄은 생각지도 몰랐을 것이다. 이로 인해 강성 전체는 혼란스러움으로 뒤덮혀진 상태였다. "당장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나태현은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네."고은지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서둘러 사무실을 떠났다.왕여도 그녀를 따라서 당장이라도 이 삭막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나태현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고은영도 자연스레 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예정대로 안지영의 약혼식에 참석했던 그녀는 아수라장이 된 식장을 발견하고는 급하게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신호가 걸리지 않았다."저 좀 도와서 지영이 좀 찾아줄 수 있어요?" 고은영은 조급해났다.배준우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주며 위로해주었다."안심해. 별 문제 없을거야.""정말 나태웅이랑 간걸까요?""그 경우가 아니라면?""그럴 리가 없잖아요. 지영이는 그럴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요!"중학교 때부터 안지영과 절친이었던 고은영은 누구보다도 그녀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절대로 장선명을 버리고 나태웅과 떠날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고, 분명 나태웅이 강제로 데리고 간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조급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는 그녀를 와락 품에 안았다."됐어. 너무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마.""그럼 지영이 좀 도와서 장선명한테 제대로 해명해 줄 수 있어요..?""장선명한테?""네. 지영이가 절대 스스로 그 곳에 간게 아니라고 잘 말해줘요.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안씨 집안을 모조리 죽일 수도 있어요."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들만 봐도 네티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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