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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왕여는 차갑게 말했다.

"장선명 씨와의 약혼을 취소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겁니다."

안지영은 순간 두려움에 휩싸였다.

더 큰 문제라니?

지금 겪고 있는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데.

"설마 대표님께서?"

그러자 순간 머리가 크게 한 방 맞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그럼 왜 애초에 진심을 밝히지 않은거지?

이제 와서 파혼시키려는게 말이 돼?

설령 파혼한다고 해도 안지영은 감히 장선명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할 말을 마친 왕여는 자리를 떠났고, 안지영은 멍해진 채로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이게 대체 뭔 일이지?"

언제는 나더러 얼른 남자를 찾아서 결혼이나 하라더니. 그 말이 사실은 본인이랑 결혼해달라는 뜻이었어?

근데 그걸 이제 와서 나한테 말하면 어떡해?

그 날 밤, 안지영은 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

파혼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거라는 왕여의 말이 악몽처럼 되풀이 되기만 했다.

이튿날, 안지영은 결국 피곤한 컨디션으로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녀는 파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더불어 상대는 무려 장선명이기에 그녀는 그를 감히 마음대로 건드릴 수가 없었다.

이때 윙윙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잠 덜 깬거야?"

전화기 너머로는 장선명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요. 일찍 일어났어요."

"그럼 준비하고 있어. 집 앞에서 기다릴게."

"네."

곧이어 안지영은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밤새 밤을 새운 탓에 얼굴색이 좋지 않아 열심히 화장을 했다.

그리고 준비를 마치고 막 문을 나서려던 순간 전화가 또 울리기 시작했다.

"저 곧 내려가요."

"지영 씨, 저예요."

뜻밖에도 왕여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목소리를 알아챈 안지영은 순간 온몸이 굳었다.

"대표님께는 감사하지만, 그 호의 받아들이지 않을겁니다."

"고작 그게 하룻밤 동안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에요?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무섭지 않나요?"

왕여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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