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601 - Chapter 610

1206 Chapters

제601화

생각지도 못한 고은영의 솔직한 모습에 배준우는 의외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내 쓸데 없는 생각은 버리고 그녀를 끌어 안았다."불편하면 만나지 않아도 돼."그러자 고은영의 얼굴이 바로 굳어졌다."안 만나도 된다고요?"진심은 아니겠지? 어찌 됐든 배준우의 친어머니인데 말이다. "왜? 안 될게 뭐가 있어?""아무리 불편해도 아예 피해버리면 어머니께서 저를 싫어하지 않을가요?” "우리 어머니한테서 이쁨 받고 싶어서 그래?""내가 며느리인데 당연한거 아닌가요?"전에 고은영과 조영수, 그리고 진여옥이 한 자리에 있게 된 상황에서도 고은지는 혹여나 남편이 불편해할까봐 열심히 시어머니랑 친하게 지내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결국은 그 마음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그리하여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가 얼마나 유지하기 어려운지는 고은영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도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어.""그러면 당신이 곤란해지잖아요." 고은영은 같이 지내긴 불편하긴 하더라도 남편의 내조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를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배준우는 오히려 그녀를 말렸다."난 괜찮아."내가 가만 있어도 괜찮다고?"..."여전히 불편한 기색이 있어 보이는 고은영을 보자 배준우는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갑자기 끌어안고는 한쪽 소파로 데리고 가 앉혔다.곧이어 그녀와 입을 맞추며 위로했다."우린 굳이 어머니랑 같이 한 집에서 지낼 필요 없어."배준우는 굳이 복잡한 관계를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괜히 잘 처리하지 못하면 수습하기도 힘들고, 마음 맞지 않으면 그냥 함께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의 눈은 순식간에 밝아졌다.같이 살지 않으면 번거로움은 확실히 줄어들 수 있었다."어때? 좋지?"그제서야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얼른 가서 식사해요."고은영은 순간 돌이켜보니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었는데 너무 깊게 생각한 탓에 갑자기 자신이 소심해진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다. 예전의 그녀는 이렇지 않았다. 무슨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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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이때 조보은이 울먹이며 얘기를 꺼냈다.“근데.. 우리한테 지금 돈이 하나도 없어. 마을로 돌아와서 일단은 오래된 집에서 지내고 있어.""원래 있던 아파트는요?"그 순간, 고은영은 과거에 조보은이 서정우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갖고 있던 집까지 팔았던 사실이 떠올랐다.하지만 그렇게 팔아서 얻어낸 돈도 진작에 서정우가 전부 탕진해버렸다."너도 알다시피 내가 정우를 공부시키려고 꽤나 많은 돈을 썼었잖냐. 은영아, 나한테 일단 1000만원만 줄 수 없겠니? 딱 1000만원이면 된다."“......”"심지어는 어젯밤에 비가 세게 내려서 집안에 물이 샜어. 사람이 오래동안 살지 않았던 집이라 당장 보수부터 해야 될 것 같다.""전 더이상 당신들이랑 거래할 일 없어요. 있다 해도 전 이미 그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해요. 전에 서정우가 저한테서 얼마나 받아갔는지 아세요? 직접 가서 물어보시던가요."마음이 너그러운 고은영이였지만 유독 조보은한테는 차가웠다.전에는 량일과 함께 작당 모의를 하면서 내 목숨을 뺏어가려 하더니, 이제 와서는 복종을 하면서 돈을 요구한다고?내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인 줄 알아?"근데 지금 정말 돈이 없단 말이야. 강성에서 계속 떠돌아다녔는데 아무리 구걸해도 얻어낸 돈이 없어."고은영이 계속해서 단호하게 굴자 조보은은 다급하게 말했다.그들은 사실 강성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떠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렇게 돈이 없어서 힘들면 나가서 일이라도 해서 성실하게 버시라고요!"“......”"게다가 당신네 집안에 대학생 한 명이랑 몸 제대로 가눌 수 있는 중년들이 2명이나 있는데 당장 나가서 집 수리할 돈도 못 벌어요?!"다 큰 세 사람이 모여 앉아서 이게 대체 뭐하는건데?언뜻 들어보면 조보은의 상황이 좀 불쌍하기도 했다.마을에 있던 오래된 집들은 이미 몇 년 동안 사람들이 살지 않은 곳이었다.전에는 자신이 소유하던 아파트가 있었기에 잠시나마 마을에서 사는 것도 나름 좋다고 생각을 했었던 그들이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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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상대의 꿍꿍이를 알아챈 고은지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조보은은 잠시 멈칫하고는 애써 부정했다. "아니야!""아, 그래요?""너 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돈을 주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제가 이미 친자 확인서도 보여드렸는데, 제가 또 돈을 줄거라고 생각하세요?"고은지는 화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요 몇 년 동안 그녀가 조보은에게 준 돈도 이미 꽤 많았다.심지어 고은지는 그동안 혼자서 일한 돈으로 먹고 살면서 빚진 돈도 스스로 다 갚아왔다."체면이라도 있으면 다시는 저한테 전화하지 마셨어야죠.""내가 너한테 전화 못할 체면이 왜 없지? 너나 고은영이나 다 양심 없는 놈들이야. 내가 비록 크게 해준건 없더라도 그래도 너희들을 이렇게나 건강하게 잘 키워줬잖아.""그동안 가정부로 일하는 동안 번 돈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고은지의 말투는 다시 차가워졌다."너...!""그리고 저희를 잘 키우셨다고요? 어떻게 그 말을 이렇게 뻔뻔하게 할 수가 있죠?"어린 시절, 조보은의 밑에서 자라온 동안 밭 일은 모두 고은지가 혼자서 해냈어야만 했고,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조보은과 서정우에게 밥도 해줬다.기껏 차려주었는데 본인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얻어맞기도 했다.그런데 그런 조보은이 자기 스스로 두 자매를 키웠다니, 이건 전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조보은은 줄곧 자매들을 노예로 부려먹었다. 자신들을 미워하는 원인을 알리가 없었던 고은지는 언젠가 서정우도 똑같이 당할거라 생각했다.그러나 그 악몽이 서정우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고은지는 처음에 자신이 남자아이가 아니라 그런 줄 알았고, 심지어는 자신이 조보은의 친딸이 아니였끼에 그녀가 만족할 정도로 스스로가 일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조보은, 당신 같은 사람은 언젠간 꼭 천벌을 받게 될거야.”고은지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그 후 조보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여전히 두 사람의 악연이 돈 때문이라니.확고한 태도를 보인 두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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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조보은은 자신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멀쩡히 잘 살아가는 고은영이 꼴 보기가 싫었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돈 있는 사람은 자신을 도와주지도 않고, 돈 없는 가족은 말썽 부리기만 하고… "넌 빨리 취직이나 해."잠시 생각에 빠지다가 서정우에게 다시 불쾌하게 말했다.그 많은 돈을 들여 대학까지 보냈는데 아직까지도 취직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 기가찼다.그러자 서정우가 또 대꾸했다."이 촌 구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대체 어디 있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그럼 그 전에 강성에 있을 때에는 왜 일자리를 찾지 못했지? 어디서 변명이야!"조보은은 더더욱 화가 났다.시골이라고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며 투덜대는 아들이 너무 미웠다.전에 그렇게 큰 강성에 있을 때도 취직 하나 제대로 못하더니 이젠 내 탓을 하다니.더불어 이웃집은 텅텅 비어 있고, 마을에 얼마 없는 주민들을 보며 조보은은 더더욱 괴로워졌다. 어쨌든 자신도 나름 아들을 대학에 보냈는데, 지금은 웬만한 시골 사람보다도 구차하게 살게 됐으니 말이다. 조보은의 구박에 서정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 다시는 여기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두고 봐!"조보운이 씩씩 화를 내며 소리쳤다.그 말을 들은 서준호와 서정우의 안색은 어두워졌다.당시 강성에서 지내던 시절을 떠올리면 그들은 진저리가 났다. 이들 집안은 일부러 강성에 머무르지 않는게 아닌, 아예 그곳에 머무를 여건이 갖추어 있지가 않았다. 하지만 조보은은 그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며 여전히 남 탓만 했다.......한편 강성시에서 조보은과의 통화를 마친 고은지는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조희주의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선생님께서는 이제 곧 어린이날, 조희주가 맡게 된 무대가 하나 있다고 하였다. 다만 이 무대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춤을 추어야 하는 연출이 있기에 그 의향을 물어보려 한 것이였다.그것도 엄마, 아빠와 함께 말이다.그 말을 들은 고은지는 순간 무의식 중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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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당시 진여옥은 자신의 손녀 앞에서 물 불 가리지 않고 싸워대기만 하는 고은지와 조영수를 보며 할 말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워낙 어린 아이라 상황을 잘 이해할 수가 없었고, 자신의 엄마와 아빠가 언젠가는 다시 함께 할거라고 믿었다.그제서야 딸의 마음을 알아챈 고은지는 마음이 급격히 아파졌다. 그때 복도 끝에서부터 비서처에서 일하는 진환이 그녀를 찾으러 달려오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어요? 나 대표님께서 곧 천항 대표님을 만나러 가실 예정이시라 얼른 가서 자료 정리를 해야 합니다.""아, 알겠습니다."마음을 정리할 새도 없이 고은지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급하게 사무실로 달려간 그녀는 재빨리 서류들을 정리한 후 나태현을 찾으러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문을 여니 나태현이 창문 앞에 서서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고은지는 긴장한 말투로 공손하게 물었다."대표님, 지금 출발하실건가요?"그 말에 나태현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몸을 돌렸다."목마산 골프장으로 가자고.""네."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나태현을 따라 밖으로 향했다.목마산 골프장은 천항그룹 회장의 개인 골프장으로 그 규모는 어마어마했다.이 골프장은 애초에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고 했다. 그 안에는 개인 놀이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스케이트장, 승마장, 그리고 수영장까지 있었다.잠시 후 고은지와 나태현이 함께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비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도련님, 회장님께서는 저쪽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안내해드릴게요.""고마워요." 나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그들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이동 차량에 올라탔다.따로 차량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할 정도면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대략 짐작할 수가 있었다.곧이어 목적지에 도착한 그 곳에는 깔끔한 야구복을 입은 한 남자가 힘차게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 공은 완벽한 포물선을 그으며 정확하게 홀에 들어갔다."와아! 아빠 최고!" 이때 한 소녀가 환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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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용한은 잔뜩 어두워진 나태현의 얼굴을 보고는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곧이어 두 사람은 한쪽 켠에 가서 본격적으로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고은지는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이때 용한의 와이프인 남소가 고은지에게 다가와 상냥하게 말했다."두 사람이 같이 이야기할게 많은가봐요. 계속 서있지 마시고 저랑 같이 저기 가서 기다리시죠.” "감사합니다."남소는 고은지를 데리고 한쪽 그늘 아래로 향했는데, 그곳에서는 갖가지 간식과 음료들이 있었다. 얼핏 보니 모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었기에 그가 평소에도 와이프와 아이에게 매우 신경을 쓰는 듯 했다.조영수와의 좋지 않은 경험이 있었던 고은지는 여태 결혼생활에 대해 줄곧 공포심을 품고 있었다.그러나 눈 앞의 이 여자가 뜻밖에도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고은지는 깨달았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운명이 따로 있다는 것을.결혼생활은 무조건 불행하다고 생각해온 그녀였지만, 누군가는 그걸 천국이라 여긴다는 것을.......그렇게 두 대표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다시 회사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퇴근 시간이었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고은지는 혹여나 또 지각할까 봐 택시를 타고 재빨리 조희주를 데리러 가려 했다."대표님, 또 시키실 일이 있을까요?"고은지가 조심스레 나태현에게 물었다.직업 특성상 퇴근하기 전에 무조건 직속 상사에게 남은 일이 있는지를 물어봐야 했다.그러자 나태현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무심한 말투로 물었다."딸 데리러 가려는거지?"고은지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금 가야 될 것 같아서요.""더 시킬 일은 없어. 이만 퇴근해.""감사합니다."퇴근하라는 말을 듣고나서야 고은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영수와 헤어진 후부터 그녀는 혼자서 딸을 책임지게 되면서 매일같이 딸을 데리러 가야 했다. 마음속으로는 아이에게 미안함이 많았지만 이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회사를 나서는 순간, 비는 아까보다 더 세게 내리기 시작했고 그녀는 곧바로 콜택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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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자신에겐 그저 직장 상사일뿐인 나태현에게 계속 신세를 지고 싶지가 않았다.하지만 눈치 없게도 비가 끊임없이 내렸다. 고은지는 또 어쩔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차에 올랐다."감사해요, 대표님.”나태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조희주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기가 눌려 아무 말 없이 고은지의 품에 안겨있었다.알 수 없는 두려움에 벌벌 떠는 아이의 모습이 고은지도 알아차릴 정도였다.그린빌에 도착하고나서야 두 모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고은지는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올렸다.비록 평소에는 쌀쌀맞고 투덜대는 상사지만, 오늘 나태현의 도움이 없었다면 언제 아이를 데리고 집에 올지 가늠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인사에 나태현은 여전히 고개만 끄덕였다.“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그러고는 아기를 안고 부랴부랴 집으로 향했다.그녀는 더이상 이 불편한 상황을 이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자신뿐만 아니라 딸조차도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집에 돌아오자마자 고은지는 재빨리 주방으로 향해 딸에게 먹일 파스타를 만들어주었다.뛰어난 그녀의 요리 솜씨덕에 조희주는 맛나게 저녁을 먹었다. 고은지도 오늘따라 정말 배가 고팠다. 온종일 나태현과 이리저리 돌아 다니면서 긴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해준 요리가 제일 맛있어요!” 조희주는 만족스럽게 먹으면서 고은지의 요리 솜씨를 칭찬했다."그렇게 맛있어? 많이 먹어.""네."조희주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순간, 고은지는 오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그 전화가 생각났다.조심스레 딸에게 물었다."우리 희주, 학교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지원했다면서?""네, 맞아요.""근데 선생님한테서 들은 바로는 그게 엄마 아빠랑 함께 하는 무대라던데, 그것도 알고 있었어?"그 말을 들은 조희주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딸의 마음을 짐작하고 있었던 고은지는 내심 이 상황이 착잡했다."선생님께서 그러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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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그런데 이렇게 뜻밖에도 아이에게 상처를 입힐 줄을 꿈에도 못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고은지는 손에 든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조희주를 품에 안아 모든 일을 설명하려고 했다.그러나 그녀는 차마 다 한 글자도 내뱉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죄책감만 더 들었다.아무것도 모르는 딸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인식시킬지 걱정이 되었다."엄마.""희주야, 미안해. 다 엄마 잘못이야."조영수가 친자확인서를 그녀 앞에 내팽개쳤던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회의감으로만 가득차기 시작했다.그렇게 힘든 시간동안 그녀를 버티게 해준 유일한 사람은 딸인 조희주였다.아이에게 있어서, 조영수는 더이상 친아버지도 아니기에 그렇다면 남은 유일한 가족은 엄마인 자신밖에 없었다."희주한테 너무 미안해. 근데 엄마가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그녀는 차마 희주가 친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할 용기가 없었다.하지만 워낙 눈치가 빠르고 똑똑했던 조희주는 그 사이에 알아채 버렸다. "그럼 저의 아빠는 대체 누구에요?""엄, 엄마도 몰라."어차피 아이도 다 눈치를 챈 이상 고은지는 사실대로 털어놓기로 결심했다.말을 내뱉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두번 다시는 이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엄마가 너무 미안해. 엄마가 너무 멍청했던거야."“......”"하지만 엄마 정말 나쁜 사람은 아니야. 엄마는 아빠한테 잘못한게 하나도 없어."고은지도 울면서 말했다.굳이 떳떳한 일을 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애초에 이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면서 아이한테 상처를 입힌 진여옥, 그리고 그 조씨 가문의 책임이 가장 많다고 생각했다. "흑흑."그 말에 아이는 더욱 슬퍼 크게 울기 시작했다.어른들도 받아들이긴 힘든 상황을 어린 아이가 겪기에 얼마나 괴로울까? 그렇게 모녀는 서로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었다.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조희주의 기분도 겨우 좀 풀렸다.아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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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고은지는 조영수한테 자비가 남아있을거라고 믿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았다.어차피 서로 남이 된 이상, 그는 더이상 아이에 대한 사랑이 없어지 상태였다."희주 친구들이 우리 이웃들이란걸 알고 있었나보네. 이젠 좀 창피하긴 하나봐?""..."언짢은 말투로 시비를 걸어오는 조영수의 태도에 고은지는 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다. "조만간 법원으로부터 소환장이 하나 올거야. 딱 기다려."말을 마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 말을 들은 고은지는 머리가 멍해졌다.법원 소환장? 설마 조씨 가문이 날 고소하려는건가?이 상황이 너무나도 기가 찼다.이혼을 하고 나서도 이 악연이 계속 이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한편 그 시각, 저녁 식사를 마친 배준우는 서재에 들어가 남은 일을 마저 처리하기로 했고, 고은영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고은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은지의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은영아,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우리 희주, 이제 더이상 학교에 보내지 못할 것 같아."만약 조씨 가문이 정말로 그녀를 고소라도 한다면 이 일은 이웃 사람들도 알게 될 것이기에 그때가 되면 딸 아이를 학교에 보낼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놀랐다."전에는 그럴 기미도 안 보이더니 왜 갑자기 고소하려는거야?""나도 몰라!"고은지는 멘탈이 단단히 붕괴되였다.조영수가 조희주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그녀는 줄곧 혼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다.그녀는 주변 사람들이 혹시나 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고, 특히나 딸의 친구들이 듣게 될까 봐 두려웠다.자신도 아직 유언비어를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어린 아이에게만큼은 그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 비밀은 일찍이도 까발려져 버렸다. "일단 진정해. 내가 곧 갈게."엉엉 우는 고은지의 목소리에 고은영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고은지는 지금 그야말로 절벽 끝에 몰려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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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괜찮아." 고은영은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평소에 고은지는 다른 사람한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오늘은 유독 괴로워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동생을 부른 것이다. 잠시 후 고은영이 조심스레 물었다."희주 말이야, 학교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그녀는 고은지가 무너진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조희주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결국 한 엄마에게 있어 가장 큰 약점은 자식이니까.. "오늘 학교 선생님한테서 전화왔는데..."그녀는 선생님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와 오늘 아이가 했던 말들을 그대로 고은영에게 말해주었다.친구들로부터 유언비어를 들은 조희주가 이 상황을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하여 평소 하기 싫어했던 친자 합동 무대까지 지원하면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다만, 아이는 이 현실을 다시 뒤엎을 수 없다는 것을 잘 모른다. "그럼 전학 보내자." 잠깐 생각에 잠긴 고은영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현재 조희주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바로 아이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그런 학교로 전학을 보내는 것이다. 고은지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내가 받는 고통은 상관 없지만, 희주를 그렇게 놔둘 수는 없어."아직도 성장기에 놓인 아이한테 어두운 그림자를 덮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방법은 내가 알아서 생각해 볼게."전학이란건 꽤나 까다로운 일이었다. 적어도 고은지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고은영의 적극적인 도움에 고은지는 고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근데 조영수는 대체 왜 갑자기 고소하겠다고 한거야? 전에는 아무 말도 없었잖아.""그랬었지. 이혼할 때까지만 해도 무덤덤했고, 나를 고소하겠다고 하지도 않았어."조영수를 떠올리면 고은지는 다시 열불이 났다.안 그래도 뒤틀린 인생에 이런 일까지 겪게 되다니. "그들이 고소까지 한 이상 우리도 당연히 참으면 안되지.”고은영은 그 누구보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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