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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고은지는 조영수한테 자비가 남아있을거라고 믿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았다.

어차피 서로 남이 된 이상, 그는 더이상 아이에 대한 사랑이 없어지 상태였다.

"희주 친구들이 우리 이웃들이란걸 알고 있었나보네. 이젠 좀 창피하긴 하나봐?"

"..."

언짢은 말투로 시비를 걸어오는 조영수의 태도에 고은지는 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다.

"조만간 법원으로부터 소환장이 하나 올거야. 딱 기다려."

말을 마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

그 말을 들은 고은지는 머리가 멍해졌다.

법원 소환장? 설마 조씨 가문이 날 고소하려는건가?

이 상황이 너무나도 기가 찼다.

이혼을 하고 나서도 이 악연이 계속 이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

한편 그 시각,

저녁 식사를 마친 배준우는 서재에 들어가 남은 일을 마저 처리하기로 했고, 고은영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고은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은지의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

"은영아,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우리 희주, 이제 더이상 학교에 보내지 못할 것 같아."

만약 조씨 가문이 정말로 그녀를 고소라도 한다면 이 일은 이웃 사람들도 알게 될 것이기에 그때가 되면 딸 아이를 학교에 보낼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놀랐다.

"전에는 그럴 기미도 안 보이더니 왜 갑자기 고소하려는거야?"

"나도 몰라!"

고은지는 멘탈이 단단히 붕괴되였다.

조영수가 조희주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그녀는 줄곧 혼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왔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이 혹시나 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고, 특히나 딸의 친구들이 듣게 될까 봐 두려웠다.

자신도 아직 유언비어를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어린 아이에게만큼은 그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 비밀은 일찍이도 까발려져 버렸다.

"일단 진정해. 내가 곧 갈게."

엉엉 우는 고은지의 목소리에 고은영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고은지는 지금 그야말로 절벽 끝에 몰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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