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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그런데 이렇게 뜻밖에도 아이에게 상처를 입힐 줄을 꿈에도 못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

고은지는 손에 든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조희주를 품에 안아 모든 일을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차마 다 한 글자도 내뱉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죄책감만 더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딸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인식시킬지 걱정이 되었다.

"엄마."

"희주야, 미안해. 다 엄마 잘못이야."

조영수가 친자확인서를 그녀 앞에 내팽개쳤던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회의감으로만 가득차기 시작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동안 그녀를 버티게 해준 유일한 사람은 딸인 조희주였다.

아이에게 있어서, 조영수는 더이상 친아버지도 아니기에 그렇다면 남은 유일한 가족은 엄마인 자신밖에 없었다.

"희주한테 너무 미안해. 근데 엄마가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녀는 차마 희주가 친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워낙 눈치가 빠르고 똑똑했던 조희주는 그 사이에 알아채 버렸다.

"그럼 저의 아빠는 대체 누구에요?"

"엄, 엄마도 몰라."

어차피 아이도 다 눈치를 챈 이상 고은지는 사실대로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말을 내뱉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두번 다시는 이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엄마가 너무 미안해. 엄마가 너무 멍청했던거야."

“......”

"하지만 엄마 정말 나쁜 사람은 아니야. 엄마는 아빠한테 잘못한게 하나도 없어."

고은지도 울면서 말했다.

굳이 떳떳한 일을 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애초에 이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면서 아이한테 상처를 입힌 진여옥, 그리고 그 조씨 가문의 책임이 가장 많다고 생각했다.

"흑흑."

그 말에 아이는 더욱 슬퍼 크게 울기 시작했다.

어른들도 받아들이긴 힘든 상황을 어린 아이가 겪기에 얼마나 괴로울까?

그렇게 모녀는 서로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울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조희주의 기분도 겨우 좀 풀렸다.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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