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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조보은은 자신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멀쩡히 잘 살아가는 고은영이 꼴 보기가 싫었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돈 있는 사람은 자신을 도와주지도 않고, 돈 없는 가족은 말썽 부리기만 하고…

"넌 빨리 취직이나 해."

잠시 생각에 빠지다가 서정우에게 다시 불쾌하게 말했다.

그 많은 돈을 들여 대학까지 보냈는데 아직까지도 취직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 기가찼다.

그러자 서정우가 또 대꾸했다.

"이 촌 구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대체 어디 있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그럼 그 전에 강성에 있을 때에는 왜 일자리를 찾지 못했지? 어디서 변명이야!"

조보은은 더더욱 화가 났다.

시골이라고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며 투덜대는 아들이 너무 미웠다.

전에 그렇게 큰 강성에 있을 때도 취직 하나 제대로 못하더니 이젠 내 탓을 하다니.

더불어 이웃집은 텅텅 비어 있고, 마을에 얼마 없는 주민들을 보며 조보은은 더더욱 괴로워졌다.

어쨌든 자신도 나름 아들을 대학에 보냈는데, 지금은 웬만한 시골 사람보다도 구차하게 살게 됐으니 말이다.

조보은의 구박에 서정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 다시는 여기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두고 봐!"

조보운이 씩씩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서준호와 서정우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당시 강성에서 지내던 시절을 떠올리면 그들은 진저리가 났다. 이들 집안은 일부러 강성에 머무르지 않는게 아닌, 아예 그곳에 머무를 여건이 갖추어 있지가 않았다.

하지만 조보은은 그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며 여전히 남 탓만 했다.

......

한편 강성시에서 조보은과의 통화를 마친 고은지는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조희주의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께서는 이제 곧 어린이날, 조희주가 맡게 된 무대가 하나 있다고 하였다.

다만 이 무대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춤을 추어야 하는 연출이 있기에 그 의향을 물어보려 한 것이였다.

그것도 엄마, 아빠와 함께 말이다.

그 말을 들은 고은지는 순간 무의식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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