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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상대의 꿍꿍이를 알아챈 고은지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조보은은 잠시 멈칫하고는 애써 부정했다.

"아니야!"

"아, 그래요?"

"너 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돈을 주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

"제가 이미 친자 확인서도 보여드렸는데, 제가 또 돈을 줄거라고 생각하세요?"

고은지는 화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요 몇 년 동안 그녀가 조보은에게 준 돈도 이미 꽤 많았다.

심지어 고은지는 그동안 혼자서 일한 돈으로 먹고 살면서 빚진 돈도 스스로 다 갚아왔다.

"체면이라도 있으면 다시는 저한테 전화하지 마셨어야죠."

"내가 너한테 전화 못할 체면이 왜 없지? 너나 고은영이나 다 양심 없는 놈들이야. 내가 비록 크게 해준건 없더라도 그래도 너희들을 이렇게나 건강하게 잘 키워줬잖아."

"그동안 가정부로 일하는 동안 번 돈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고은지의 말투는 다시 차가워졌다.

"너...!"

"그리고 저희를 잘 키우셨다고요? 어떻게 그 말을 이렇게 뻔뻔하게 할 수가 있죠?"

어린 시절, 조보은의 밑에서 자라온 동안 밭 일은 모두 고은지가 혼자서 해냈어야만 했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조보은과 서정우에게 밥도 해줬다.

기껏 차려주었는데 본인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얻어맞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조보은이 자기 스스로 두 자매를 키웠다니, 이건 전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조보은은 줄곧 자매들을 노예로 부려먹었다.

자신들을 미워하는 원인을 알리가 없었던 고은지는 언젠가 서정우도 똑같이 당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악몽이 서정우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

고은지는 처음에 자신이 남자아이가 아니라 그런 줄 알았고, 심지어는 자신이 조보은의 친딸이 아니였끼에 그녀가 만족할 정도로 스스로가 일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조보은, 당신 같은 사람은 언젠간 꼭 천벌을 받게 될거야.”

고은지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그 후 조보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여전히 두 사람의 악연이 돈 때문이라니.

확고한 태도를 보인 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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