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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이때 조보은이 울먹이며 얘기를 꺼냈다.

“근데.. 우리한테 지금 돈이 하나도 없어. 마을로 돌아와서 일단은 오래된 집에서 지내고 있어."

"원래 있던 아파트는요?"

그 순간, 고은영은 과거에 조보은이 서정우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갖고 있던 집까지 팔았던 사실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렇게 팔아서 얻어낸 돈도 진작에 서정우가 전부 탕진해버렸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정우를 공부시키려고 꽤나 많은 돈을 썼었잖냐. 은영아, 나한테 일단 1000만원만 줄 수 없겠니? 딱 1000만원이면 된다."

“......”

"심지어는 어젯밤에 비가 세게 내려서 집안에 물이 샜어. 사람이 오래동안 살지 않았던 집이라 당장 보수부터 해야 될 것 같다."

"전 더이상 당신들이랑 거래할 일 없어요. 있다 해도 전 이미 그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해요. 전에 서정우가 저한테서 얼마나 받아갔는지 아세요? 직접 가서 물어보시던가요."

마음이 너그러운 고은영이였지만 유독 조보은한테는 차가웠다.

전에는 량일과 함께 작당 모의를 하면서 내 목숨을 뺏어가려 하더니, 이제 와서는 복종을 하면서 돈을 요구한다고?

내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인 줄 알아?

"근데 지금 정말 돈이 없단 말이야. 강성에서 계속 떠돌아다녔는데 아무리 구걸해도 얻어낸 돈이 없어."

고은영이 계속해서 단호하게 굴자 조보은은 다급하게 말했다.

그들은 사실 강성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떠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돈이 없어서 힘들면 나가서 일이라도 해서 성실하게 버시라고요!"

“......”

"게다가 당신네 집안에 대학생 한 명이랑 몸 제대로 가눌 수 있는 중년들이 2명이나 있는데 당장 나가서 집 수리할 돈도 못 벌어요?!"

다 큰 세 사람이 모여 앉아서 이게 대체 뭐하는건데?

언뜻 들어보면 조보은의 상황이 좀 불쌍하기도 했다.

마을에 있던 오래된 집들은 이미 몇 년 동안 사람들이 살지 않은 곳이었다.

전에는 자신이 소유하던 아파트가 있었기에 잠시나마 마을에서 사는 것도 나름 좋다고 생각을 했었던 그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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