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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용한은 잔뜩 어두워진 나태현의 얼굴을 보고는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곧이어 두 사람은 한쪽 켠에 가서 본격적으로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고은지는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이때 용한의 와이프인 남소가 고은지에게 다가와 상냥하게 말했다.

"두 사람이 같이 이야기할게 많은가봐요. 계속 서있지 마시고 저랑 같이 저기 가서 기다리시죠.”

"감사합니다."

남소는 고은지를 데리고 한쪽 그늘 아래로 향했는데, 그곳에서는 갖가지 간식과 음료들이 있었다. 얼핏 보니 모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었기에 그가 평소에도 와이프와 아이에게 매우 신경을 쓰는 듯 했다.

조영수와의 좋지 않은 경험이 있었던 고은지는 여태 결혼생활에 대해 줄곧 공포심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눈 앞의 이 여자가 뜻밖에도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고은지는 깨달았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운명이 따로 있다는 것을.

결혼생활은 무조건 불행하다고 생각해온 그녀였지만, 누군가는 그걸 천국이라 여긴다는 것을.

......

그렇게 두 대표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다시 회사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퇴근 시간이었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고은지는 혹여나 또 지각할까 봐 택시를 타고 재빨리 조희주를 데리러 가려 했다.

"대표님, 또 시키실 일이 있을까요?"

고은지가 조심스레 나태현에게 물었다.

직업 특성상 퇴근하기 전에 무조건 직속 상사에게 남은 일이 있는지를 물어봐야 했다.

그러자 나태현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무심한 말투로 물었다.

"딸 데리러 가려는거지?"

고은지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 가야 될 것 같아서요."

"더 시킬 일은 없어. 이만 퇴근해."

"감사합니다."

퇴근하라는 말을 듣고나서야 고은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영수와 헤어진 후부터 그녀는 혼자서 딸을 책임지게 되면서 매일같이 딸을 데리러 가야 했다.

마음속으로는 아이에게 미안함이 많았지만 이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회사를 나서는 순간, 비는 아까보다 더 세게 내리기 시작했고 그녀는 곧바로 콜택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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