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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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안지영의 전화를 받은 고은영은 그제서야 마음이 좀 놓이긴 했지만 여전히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한편, 오후 내내 회의에 참여한 배준우는 4시가 돼서야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는 고은영의 손에 들려있는 목도리를 보고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어라, 이젠 좀 잘하네."전에 뜨개질을 할 때만 해도 고사리 같은 그녀의 손은 매우 뻣뻣하기만 했는데, 이젠많이 능숙해졌다."처음엔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그랬던거예요!"“지금은 괜찮은거야?”"네, 괜찮아요."처음 바늘을 사용하기 시작할 때, 작은 손은 이리 저리 찔리기만 했다.하지만 이젠 모든게 익숙해졌다.배준우는 그런 그녀가 기특한 듯 웃으면서 그녀를 자신의 품에 끌어안았다. 그러자 고은영은 깜짝 놀라 얼른 손에 쥐고 있던 목도리를 내려놓았다.바늘에 찔리면 어쩌려고?고은영은 잠간 생각에 잠겼다. 남자들이란, 다 이런건가?이렇게 배준우가 화를 내지 않을 경우에는, 그녀 또한 그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화를 내기만 하면, 정말 모든 사람들을 공포심에 휩싸이게 만들군 한다. "조보은이 널 때리지는 않았지?" 이때 배준우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안 때렸어요!"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됐어. 앞으로 어딜 가든지 항상 옆에 경호원을 데리고 같이 가. 알겠어?” 조보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던 배준우는 고은영을 혼자 보내기가 불안했다."알겠어요."사실 오늘 조보은이 자신에게 손을 대지 못한 것도 어떻게 보면 혼자가 아닌 경호원과 함께 나타나 감히 나서지를 못한 것이다.예전과 같았으면 제대로 한방 먹였을텐데. 곧이어, 배준우의 따뜻한 손이 고은영의 배를 덮었다.따뜻한 손길에 고은영은 점점 잠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배준우가 물었다. "자고 싶어?"그러자 고은영이 중얼거렸다. "네, 좀 자고 싶어요."그러고는 배준우의 어깨에 기대었다."또 회의 하러 가요?""일단 30분만 자." 배준우는 그녀를 조용히 달랬다.안지영이 신경 쓰였던 고은영은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싶었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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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한편 조보은과 서정우는 외진 곳의 긴 진흙길을 따라 걸었다.이곳의 도로는 아직 시멘트를 깔지 않아 아주 울퉁불퉁했다. 상처 투성이가 된 몸을 겨우 이끌고 부지런히 걸었지만 큰 길은 보이지도 않았다.바로 그때, 큰 승용차 한대가 그들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달려오자 서정우는 본능적으로 뒤로 숨었다.조보은도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그렇게 차는 두 사람 앞에 멈추었고, 흉악하게 생긴 놈들이 차에서 잇달아 내렸다."니, 니들 누구야?" 조보은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그러나 놈들은 한 마디도 않고는 무작정 뺨을 때렸다.......한편 그 시각,오후의 회의를 끝마친 배준우는 진청아와 함께 사무실로 돌아왔다."대표님.""잘 처리했어?""네. 그런데 저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다른 놈들이 손을 좀 썼더라고요. 일단 사람들이 잘 드나들지 않는 곳에 버렸습니다.” 자신이 손을 쓰기 전에 기회가 뺏겨버렸다는 소식을 들은 배준우는 기분이 언짢았다. "대체 어떤 놈들이야?""글쎄요, 안지영이거나 나태웅이 아닐가요?"마침 오늘 조보은과 갈등이 있었던 안지영이 유력한 배후로 의심됐다. 심기가 불편해난 배준우는 미간을 찌푸렸다."도대체 어떤 놈인지 가서 알아봐."여태 자신과 함께 일해온 안지영이라, 배준우는 어느 정도 그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그리하여 일단 믿어보고 의심을 접기로 했다.안지영이 만약 정말 조보은에게 불만이 있었다면, 애초에 깔끔하게 처리했을테고 이렇게 몰래 괴롭힐 사람은 아닐 것 같았다.그동안 그녀가 몰래 해왔던 일은 오직 고은영을 위한 일들이었다.배준우의 지시에 진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바로 조사해볼게요!"곧바로 진청아는 사무실을 떠났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들어왔다."아, 대표님. 저번에 조사하라고 하셨던 고은지 씨의 6년 전 결혼, 뭔가 좀 수상쩍긴 한 것 같아요.”그러자 배준우는 눈썹을 찌푸렸다."뭔데?""고은지 씨는 결혼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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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진청아에게 일을 맡긴 후, 배준우는 일어나 휴게실로 향했다. 그 안에서는 고은영이 조용히 자고 있었다.임신한 후로부터 틈만 나면 잠이나 자네, 불면증이 없다는게 부럽구만. 그녀가 잠결에 걷어찬 이불을 본 배준우는 조심조심 다시 덮어주었다. 바로 이때, 인기척에 깨어난 고은영은 어렴풋이 눈을 떴다."음, 회의는 끝났어요?"그녀의 목소리는 몽롱했고 잠은 덜 깨있었다.배준우는 대답했다. "응, 좀 피곤하네.""전 방금 꿈 꿨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죠?" 고은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것이었다. 일단 꿈을 꾸게 되면 이상하게도 깨어난 후 매우 피곤했다. 잠을 자지 않을 때보다도 더.배준우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는 말했다."또 자고 싶은거야?""몇 시예요?""벌써 6시 지났어!"두 시간이나 넘게 잤다고? 이건 낮잠이 아니라 아예 기절인데? 고은영은 그제서야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났다."그럼 이젠 가요.""잠깐."고은영이 몸을 뒤척이며 침대에서 내려오자 배준우는 그녀를 품에 안고 이불을 꺼내 감싸주었다.요즘 날씨는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고 있어 감기 걸리기가 쉽상이었다.실내는 따뜻했지만 바깥은 엄청 추울 수도 있으니까. "뭐해요?"고은영은 주섬주섬 정리하는 배준우의 모습을 보고는 물었다.퇴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리 느긋한건지. 누구든지 출근할 때면 가장 바라는 것이 바로 퇴근 시간이지 않나?배준우는 그녀에게 말해주었다."네 언니랑 조영수의 일에 대해서 얘기해줄게 있어.""뭔데요?""너, 언니 결혼식에 참석했었어? 결혼식 전날 밤, 언니는 어디에 있었고, 조영수는 어디에 있었는지 알아?" 배준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언니인 고은지의 결혼식에는 당연히 참석했겠지.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언니가 얼마나 자신을 예뻐해줬는데 안 갈 수가 있겠어? 그 뿐만 아니라, 결혼식 3일 전부터 그녀는 줄곧 고은지와 함께 있었다.그리하여 배준우가 고은지의 당시 행방에 대해서 물었을 때 그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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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설마, 술에 취해서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건 아니겠죠?" 상상치 못한 사실을 들은 고은영은 크게 놀랐다.에이, 설마... 고작 그 잠깐 사이에 그런 일이 생겼다고?정말 이 얘기가 사실이라면...배준우는 다시 한번 물었다."언니가 주량이 약한거 아니야?""그, 그때... 제가 방을 떠났을 때에는 언니가 이미 잠 들었었어요!"고은영은 당시, 술을 거하게 마신 고은지에게 해장국을 전해주려 했지만 조영수가 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방에 돌아가지 않았다.그날 밤을 떠올린 고은영은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다.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졌다.그녀는 그제서야 그날에 발생한 모든 일의 퍼즐을 맞추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내가 그때 방에 가 봤어야 했는데!"고은영이 울먹이며 말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배준우는 착잡하게 말했다."설령 네가 방에 갔더라도 그 상황을 통제하진 못했을거야."놈은 분명 나쁜 의도를 품고 일을 저질렀기에 그 누구라도 말리지 못했을 것이다.고은영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이런 일이 있었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 제가 진작 알았더라면...!"알았더라면!!!고은영은 아예 넋이 나가버렸다.마음속으로 계속해서 자책하며 그 날을 끊임없이 떠올렸다. 그러다 갑자기 배준우의 옷자락을 덥석 잡아당기며 물었다."그 남자는, 찾았어요?""이미 진청아한테 맡겨서 알아보고 있는 중이야.""반드시 찾아내서 그 자식 갈기갈기 찢어줘요." 고은영은 씩씩 화를 내며 말했다.생각할수록 미칠 지경이었다.결혼식 전날 밤에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 분노가 극에 달한 고은영의 모습을 본 배준우는 그녀를 달래주었다."괜찮아, 이젠 화내지 마. 응?""제가 지금 어떻게 화를 안 낼 수가 있어요? 그딴 변태가 우리 언니를 괴롭혔는데.” 변태라는 두 글자를 들은 배준우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얘 좀 봐라, 못하는 말이 없네. ......한편 그 시각, 시간을 확인한 고은지는 황급히 퇴근하였다.그녀는 곧바로 아직 유치원에 있는 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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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잠시 고민에 잠긴 고은지는 겨우 입을 열었다."저기, 혹시 저한테 하시고 싶은 말이 따로 있으신가요?""상무부 창산 프로젝트의 계약에 대해서 얘기 좀 해보려고. 얼른 타."역시나 일 때문이었어!고은지는 저절로 머리가 아파났다. 상사가 일 때문에 자신을 부른거라면 이건 거절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안고는 나태현의 차에 올라탔다.폭우를 가로지르는 차 안에서, 나태현은 창산 프로젝트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사실 고은지 또한 계약 판매부가 서명한후 뭔가 문제를 발견하였었다.판매부가 혼자서 몰래 일부 수치를 고친 탓에 사장이 요즘 꽤나 욕을 먹었었다. 그러나 이젠 수습할 수 없는 일이 되어, 창산 프로젝트 1기가 빨리 완공되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그리고는 2기와 3기 계약 때, 다시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었다.고은지는 조심스레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그러자 나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지금은 당장 멈출 수가 없어."당장 계약을 취소하여 위약금을 물게 되면 천락 그룹의 이미지에도 좋을게 없었다. 어느덧 차는 한 회소에 도착했고,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고은지는 조급해나기 시작했다.이때 나태현이 말했다."오늘 밤은 나랑 같이 여기서 손님을 맞이해야 돼."그 말투는 매우 단호했다. 그러자 고은지는 초조해났다.“대표님, 저..."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바로 딸의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선생님은 좀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희주 어머니, 언제 데리러 오세요? 벌써 7시나 됐어요!"정상적이라면 딸은 6시 쯤이면 하교할 시간이었다.지금 당장 학교로 서둘러 가도, 거의 30분이 걸릴테고, 또 30분 정도가 걸려야 집에 도착할테고... 이거 어떡하지?그런데 이 시간까지도 부모가 데리러 오지 않으니,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급할수 밖에 없었다.고은지는 다급히 사과했다."선생님 죄송해요. 저 인차 도착해요. 여기 차가 좀 막혀서요."이때 나태현이 난감해하는 고은지의 통화 소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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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누구보다도 조급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서,고은지는 나태현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서둘러 우산을 펴고 학교로 들어갔다.지금 이 시각, 학교에는 경비원만이 남아있었다.양 선생은 조희주를 경비실에 혼자 덩그러니 남긴 채 이미 퇴근까지 한 상황이었다. 아이의 손에는 만두 하나가 들려있었다. 아마도 경비원이 준 것 같았다."희주야.""엄마." 그제서야 엄마를 만난 아이는 울먹였다.몹시 마음이 아파난 고은지는 재빨리 아이를 품에 안았다."괜찮아, 엄마가 왔잖아."그때 40대 정도로 보이는 경비원이 나타났다.그는 고은지를 보고 언성을 높였다."어떻게 당신 같은 것들이 부모가 되는건지... 일이 아무리 바빠도 아이를 챙겨야지! 지금 학교에 남아있는 사람도 없는데!” "죄송합니다. 비가 너무 세게 내려서 오는 길에 좀 늦었습니다. 저희 아이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은지는 경비원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녀의 상황이 이해가 되기도 했던 경비원은 더이상 뭐라 하지도 않았다.자신의 친구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도 자신을 버리고 퇴근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얼마나 외로웠을가.“얼른 애 데리고 돌아가세요. 방금 밖에서 넘어져서 몸이 다 젖었어요.”심지어 조희주의 몸이 젖었다는 말을 듣고는 고은지는 더욱 마음이 아파났다.아이의 상태를 확인해보니 역시나 바지가 크게 젖어있었다.경비원 아저씨는 그런 아이가 혹시나 감기라도 걸릴까 봐 난로를 켜주기도 했다.고은지는 다시 한번 경비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면서 걸치고 있던 외투를 벗어 조희주에게 입혔다.아이의 손을 꼭 잡고 학교에서 걸어나오는 순간,학교 앞에는 여전히 나태현의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나태현은 아이와 함께 나오는 고은지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고은지는 한 손으로는 우산을 쓰고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너무나도 안쓰러워 보였다.이게 바로 위대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곧이어 그녀는 아이를 안고 차 옆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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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딸조차 무서워한다는 말을 하자 더욱 마음이 아파난 고은지는 아이의 작은 얼굴을쓰다듬어주었다."걱정 마. 하늘이 무너져도 엄마가 네 옆에서 널 지켜줄거야.”아이의 친부에 대해서 여전히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가 없었지만 고은지는 단단한 멘탈로 여태 버텨왔다. 다른 사람들은 조희주의 존재를 부정하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혹시라도 만약 아이의 친부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동네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그녀는버티지 못하고 진작 아이를 데리고 떠났을 것이다.그렇게 어떻게든 무슨 일이 있어도 딸을 잘 지켜내고 싶었다."응, 난 엄마 믿어."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사다난했던 하루에 피곤했던 고은지는 아이를 달래주었다."오늘 저녁에는 대충 먹고, 내일 주말이니까 엄마가 너한테 맛있는 것 좀 해줄까?""좋아."기특하게도 조희주는 결코 편식하지 않는 아이었다.게다가 엄마가 혼자서 키운 아이라 그런지, 딸은 세상에 대해서 이미 많이 알게 되었고 한순간에 철도 많이 들었다.전에 조씨 집안에서 지낼 때, 조희주는 자주 떼를 쓰며 일부러 편식까지 하며 소란을 피웠었다.그런데 놀랍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는 크게 변화하였고, 그 변화를 알아챈 고은지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얼마 후, 두 모녀는 집에 도착했다.이때 마침 고은영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은영아.""얼굴 상처는 괜찮아?"하루동안 혼란스러운 일을 겪었던 고은영은 너무 정신이 없어 고은지에게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다. 고은지가 그런 그녀를 위로해줬다. "안심해. 나는 괜찮아. 그냥 살이 좀 벗겨졌을 뿐이야."사실 그녀의 입가에는 멍이 들었고 목덜미에는 긁힌 자국도 있었다.다행히 오늘은 안지영이 도와주기도 했고 조보은도 이미 심하게 다친 상황이었기에 그나마 일이 이 정도로 끝날 수가 있었다. "다행이야. 희주는 어때?"“별 문제 없으니까 안심해.”"내일 내가 가봐도 돼?""그래, 와.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고은영이 온다는 말을 들은 고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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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영문을 모르던 고은지는 궁금했다."무슨 일인데 그래?"갑자기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는 진지하게 얘기를 꺼내는 고은영의 모습을 본 그녀는내심 불안했다.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듯 했다.고은영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물었다."언니 6년 전 결혼식 때 말이야, 전날 밤 결혼식 호텔에서 묵었던거 기억해?""그럼, 기억하지!"“근데 그 날, 조영수는 그 호텔에 가지 않았어.” "뭐, 뭐라고?" 고은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순식간에 얼굴색은 하얗게 질려버렸다.조영수가 호텔에 온 적이 없다고?결혼식 전날 밤, 방에 들이닥쳤던 그 사람은 조영수가 아니었던거야? 그럼 누구지? 크게 놀란 고은지의 안색을 본 고은영은 겨우 입을 열었다."언니도 알다시피 그때 조영수의 결혼은 집안의 압박 때문이었어. 그래서......"맞아, 그랬었지!사실 두 사람은 양측 집안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혼인 관계를 맺은 것이었다. 진여옥은 애초에 자신의 아들인 조영수가 강성에서 장가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고은지가 외지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못해 받아들였고, 조보은은 마침 조영수가 강성 사람이라는 것이 맘에 들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우왕좌왕 결혼식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태 어머니의 말이라면 뭐든 다 잘 듣던 조영수가 대체 왜 그랬을가? 사실 그의 마음 속에는 고은지가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둘은 결혼을 하고 나서도 줄곧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다.조영수가 호텔에 찾아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나서야 고은지는 뭔가를 깨달았다. "그럼 그날 밤 내가 만난 사람은 대체 누구야?" 고은지는 덤덤하게 물었다.과거에 대해서 잠시 잊고 있었던 그녀는 이렇게 된 이상 6년전의 그날 밤의 진실을제대로 알고 싶었다.고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몰라. 하지만 언니가 기어코 알아내고 싶다면 인차 알아낼 수 있어.” 진청아에게 도움을 청하면 이 일은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날 밤 호텔에 드나든 모든 사람들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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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어느덧 닭은 먹음직스럽게 잘 익혀졌고,고은지는 또 두 가지 반찬까지 준비하여 대접했다. 조희주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순순히 먹고 있었다. 그런데 고은지가 갑자기 닭다리하나를 그릇에 넣었주자,철이 든 아이는 눈치를 보고는 닭다리를 다시 고은지에게 건네주었다."엄마랑 이모가 먹어. 이건 너무 커서 난 못 먹어!"당연히 못 먹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눈치가 보여서였다.그런 아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고은지는 마음이 좀 아팠다."희주야, 넌 지금 한창 클 때야. 얼른 먹어."그리고는 또 다시 닭다리를 딸의 그릇에 넣어주었다.하지만 아이의 고집은 얼마나 센지!바로 그때, 고은영이 재빨리 말했다."희주는 이거 먹고, 이모가 엄마한테 닭다리 줄게. 이모 뱃속에 있는 아기가 닭고기 싫어하거든.” 조희주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은지를 바라보기만 했다.고은지는 그런 고은영을 말렸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동생으로서는 언니가 잘 챙겨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으니까.그제서야 고은지는 울컥한 마음으로 닭고기를 한 입 먹었다."얼른 먹어.""응." 그러자 아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냠냠 먹기 시작했다.점심을 다 먹고 난 후, 조희주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고은지는 그런 아이의 모습이 매우 안타까웠다.자신의 어리석음이 아이를 이렇게까지 해친 것 같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고은영은 그런 그녀를 달래주었다. "울지 마 언니. 응?""은영아, 그 남자 꼭 찾아줘!"이 순간만큼은, 고은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했다. 무슨 일이 있든 반드시 그 남자를 찾으려 마음 먹었다.그러자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꼭 찾아낼거야."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하는 고은지의 모습을 처음 본 고은영도 스스로 자책했다.그날 밤 난 왜 그 방에 가 보지 않았을까? 난 왜 소홀했을가? ......얼마 뒤, 오후 4시가 되었고, 고은영은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하였다.고은지는 그녀에게 저녁까지 해 주고 싶었지만 고은영은 사양했다. 언니에게 조금이라도 혼자서 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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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기사의 연락을 받자마자 고은영은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왔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량천옥은 그녀를 발견하고도 아무 말 않았다.웬일로 자신을 난처하게 하지 않는 량천옥의 태도를 확인한 고은영은 한숨을 내쉬었다.곧이어 기사가 차문을 열어주었다."타세요, 사모님."사모님이란 세 글자를 어렴풋이 들은 량천옥은 마음이 복잡했다.이전과 같았으면 애초에 벌컥 화를 내고 혼쭐을 냈을 것이다.배항준의 부인인 자신이 멀쩡이 아직 살아있는데, 배준우의 여자를 사모님이라 모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차마 뭐라 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은영이 자신의 딸이니까...어쩌다 둘의 운명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가.차에 오른 뒤, 고은영은 긴장감을 풀고는 잠시 한숨 돌렸다. "차 브레이크 같은건 다 검사해봤어?"비록 량천옥이 자신을 가만히 놔두긴 했지만 그런 그녀의 태도가 익숙치 않았던 고은영은 여전히 내심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있었다.이 여자가 얼마나 광기 가득한 미친 여자인데, 한시도 방심할 수는 없어!그러자 기사는 고은영을 달래주었다."안심하세요. 오늘 아침 란완에서 떠나기 전에 한번 검사을 마쳤어요. 전 그 후로 줄곧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요."그 말을 들은 고은영도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되었다."그래도 돌아가는 길, 천천히 조심해서 운전해."순간 그녀는 전에 겪었던 교통사고를 떠올렸다.그 날, 택시 기사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괜히 억울한 누명을 쓸게 뻔했다."네, 알겠습니다."평소보다 예민해있는 고은영을 안심시키기 위해 기사는 매우 느린 속도로 운전하였다.그렇게 그들은 순조롭게 란완으로 돌아왔다.방금 무려 두차례의 국제회의에 참석한 배준우는 안색이 좋지 않은 고은영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얼른 물었다. "무슨 일이야?""아, 깜짝이야.""어?""량천옥 그 여자, 지금 단단히 미친 것 같아요. 글쎄 오늘 그린빌까지 찾아왔더라고요.왜 그랬겠어요? 당연히 날 죽이려고 그러는거지.”분노가 극에 달하면 눈에 뵈는게 없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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