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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기사의 연락을 받자마자 고은영은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왔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량천옥은 그녀를 발견하고도 아무 말 않았다.

웬일로 자신을 난처하게 하지 않는 량천옥의 태도를 확인한 고은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곧이어 기사가 차문을 열어주었다.

"타세요, 사모님."

사모님이란 세 글자를 어렴풋이 들은 량천옥은 마음이 복잡했다.

이전과 같았으면 애초에 벌컥 화를 내고 혼쭐을 냈을 것이다.

배항준의 부인인 자신이 멀쩡이 아직 살아있는데, 배준우의 여자를 사모님이라 모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차마 뭐라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고은영이 자신의 딸이니까...

어쩌다 둘의 운명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가.

차에 오른 뒤, 고은영은 긴장감을 풀고는 잠시 한숨 돌렸다.

"차 브레이크 같은건 다 검사해봤어?"

비록 량천옥이 자신을 가만히 놔두긴 했지만 그런 그녀의 태도가 익숙치 않았던 고은영은 여전히 내심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있었다.

이 여자가 얼마나 광기 가득한 미친 여자인데,

한시도 방심할 수는 없어!

그러자 기사는 고은영을 달래주었다.

"안심하세요. 오늘 아침 란완에서 떠나기 전에 한번 검사을 마쳤어요. 전 그 후로 줄곧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요."

그 말을 들은 고은영도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돌아가는 길, 천천히 조심해서 운전해."

순간 그녀는 전에 겪었던 교통사고를 떠올렸다.

그 날, 택시 기사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괜히 억울한 누명을 쓸게 뻔했다.

"네, 알겠습니다."

평소보다 예민해있는 고은영을 안심시키기 위해 기사는 매우 느린 속도로 운전하였다.

그렇게 그들은 순조롭게 란완으로 돌아왔다.

방금 무려 두차례의 국제회의에 참석한 배준우는 안색이 좋지 않은 고은영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얼른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아, 깜짝이야."

"어?"

"량천옥 그 여자, 지금 단단히 미친 것 같아요. 글쎄 오늘 그린빌까지 찾아왔더라고요.왜 그랬겠어요? 당연히 날 죽이려고 그러는거지.”

분노가 극에 달하면 눈에 뵈는게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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