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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저녁에 배준우는 주방에 고은영을 위한 만두를 준비해 주라고 일러 두었다. 밀가루 음식을 전혀 선호하지 않는 배준우를 위한 스테이크도 주방에서 착실히 함께 준비해둔 건 물론이었다.

고은영이 언니의 이야기를 꺼낸 건 한창 저녁을 먹으며 배준우가 와인 한 잔을 즐기던 도중이었다.

“언니는 아무래도 6년 전의 그 남자가 대체 누군지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정도는 당연히 알아 둬야지.”

어떤 여자가 제 아이의 친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상태로 멀쩡할 수 있겠는가? 그런 공허함도 세상에 더는 없을 것이다.

누가 됐다고 한들,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 정도는 당연히 알아야 할 터.

“그러면 그냥 슬쩍 한번 알아봐 주시면 안 될까요?”

고은영의 말투는 다소 조심스러웠다.

그럴만했다. 제대로 알아내기 전까지는 무조건 모든 것이 비밀이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애꿎은 고은지와 조희주 모녀에게 2차 가해가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마.”

저녁을 다 먹고 난 후, 배준우는 고은영을 데리고 산책에 나섰다.

둘을 위한 란완 리조트는 승마장과 수영장은 물론이고, 골프장까지 풀 옵션으로 갖추어져 있는 개인 별장이었다.

멀리서 털이 부드럽고 반짝이는 게 언뜻 봐도 잘 관리된 듯한 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고은영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승마도 하실 줄 아세요?”

“응. 아이 낳고 나면 가르쳐 줄게.”

낳고 나면, 가르쳐 준다고?

마음 한구석이 뭔가 봄바람이 분 양 간지러워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해진다.

그 둘은 아직 미래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은 사이였다.

미래, 그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당장 그녀 본인조차 어떠한 갈피를 잡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불안한 와중에도 미래에 결국 이 남자와 떨어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어딘가 떨어진 듯 아파지는 것이었다.

란완 리조트 내부에는 잘 가꿔진 정원들도 있었는데, 그 정원 안에는 세상 온갖 곳에서 온 신기한 화초들이 다수 재배되고 있었다. 가까워지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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