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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알겠어요, 나갈게요.”

도우미가 떠나고, 혜나와 둘만 남자 고은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예전에는 아가씨가 여길 자주 오지 않으셨죠?”

“큰 아가씨는 한 번도 오신 적이 없었죠!”

그렇구나.

아마도 배준우가 그전까지는 본가의 사람들까지, 심지어는 배지영까지 속여가며 지내 왔던 듯싶었다.  배 씨 집안의 그 어느 누구도 이 란완 리조트의 주인이 누군지 몰랐다는 말이니까.

배지영은 그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친동생인데도, 그녀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고은영은 다시금 마음이 싸하게 아파지는 것을 느꼈다.

가장 가까운 가족임에도 믿을 수 없다니! 배준우라는 남자는 대체 어떠한 삶을 살아온 걸까?

홀로 걸어오는 그 길이 얼마나 피폐하고 지쳐 있었을까 걱정이 되었다.

고은영은 슬립 로브 한 장만 걸친 상태로 계단을 내려갔다.

한편 소파에 앉아 내려오는 그녀의 모습을 본 배지영은 속으로 조금 놀랐다.

맞춤 제작한 듯한 슬립 로브 한 장이 예전의 고은영에게서는 도무지 숨길 수 없던 촌티를 숨겨 주고 있었다.

아니, 단순히 로브 탓일까? 요사이 배준우와 함께 지내온 시간이 짧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무슨 이유에서든 고은영에게서는 예전과는 다른 어떤 분위기가 풍겼고, 그 귀티 나는 듯한 분위기는 배지영을 약간 불쾌하게 만들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소파 맞은편에 앉은 고은영을 가만히 바라보던 배지영이 손에 쥐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천의 건도 슬슬 마무리가 되어가는데, 언니께서도 준비 하고 계시나요?"

고은영도 배지영이 말하는 ‘준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번 카페에서의 둘의 만남에서는 없었던 그 어떤 태도가, 고은영에게 생겨있었다.

“저는 아가씨의 오빠가 하자는 대로 할 거예요."

그 말을 들은 배지영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지금 배 씨 집안에서는 모두들, 배준우가 고은영에게 진심이 되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다면 천의 건이 마무리되어도, 그들의 사이는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 뭐 이런 말을 내게 하고 있는 건가?

“그 말은 저희 오빠를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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