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41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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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저녁에 사업 파트너를 만나러 가야 했던 배준우는 고은영을 하원 별장으로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그녀는 숙소로 돌아가 안지영을 만나겠다고 했다.배준우의 집으로 간 뒤로 안지영은 계속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그랬기에 고은영은 배준우와 헤어지자마자 얼른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왜 전화를 안 받은 거야? 지금 어디야?"안지영이 다급하게 물었다."나 지금 숙소 밑에 도착했어. 방금 배 대표님이랑 같이 있어서 전화 못 받았어."고은영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대답했다.그녀는 아직 배준우의 집에서 마주한 상황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했다."얼른 올라와.""저녁은 먹었어?""필요 없어, 나 입맛 없어."입맛이 없다는 안지영의 말을 들은 고은영은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얼른 숙소로 올라갔다.고은영은 숙소로 들어서자마자 소파 위에 널브러져 있던 안지영을 보게 되었다."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네, 지금 큰일 났다고!"안지영은 숙소로 들어서는 고은영을 보자마자 소파 위에서 벌떡 일어났다.안지영의 말을 들은 고은영이 놀라 다급하게 그녀에게 다가갔다."무슨 일인데?""진재한이랑 기성훈이 지금 나 실장 사무실에 있거든, 그 CCTV 영상이 아마 복구될 것 같아."고은영은 그 말을 들으니 숨이 턱하고 막혔다.창백했던 그녀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그, 그게 정말이야?""응. 방법이 없었다면, 두 사람이 아직까지도 나 실장 사무실에 남아있지 않았겠지."안지영이 심란한 얼굴로 말했다."아직 회사에 있으니까 복구시킬 게 분명해."고은영은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소파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안지영도 머리카락을 잡고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의심을 불러일으킬까 봐 회사에 남아 잔업을 하지도 못했다.그리고 안지영은 판매부의 직원이었기에 대표님 사무실에 가서 알짱거릴 수 도 없었다.안지영은 지금 회사가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해졌다.진재한과 기성훈이 그 동영상을 복구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아니면 내가 그냥 다 털어놓을까?"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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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그때, 안지영은 뒤늦게 고은영의 옷차림을 보곤 놀랐다.안지영은 재벌 집에서 쫓겨나와 일을 하고 있던 아가씨였기에 고은영이 입고 있는 옷이 한정판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이 옷은 어디서 난 거야? 너 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배 대표님 집에.""뭐야, 배 대표가 자기 가족들한테 너 소개하러 간 거였어?"안지영이 놀라서 물었다.배준우는 배 씨 집안사람들에게 그녀를 보여주기 위해 고은영과 이 결혼식을 올린 것이 분명해 보였다.안지영은 배 씨 집안 내부의 갈등을 알고 있었기에 고은영이 더 걱정되었다.가족을 만났냐는 안지영의 질문에 고은영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상황을 가족을 만났다고 할 수 있을까?그 사람들은 마치 고은영을 잡아먹을 것처럼 굴었다."응.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그럼 밥은 왜 안 먹고 왔어?""밥? 나를 안 잡아먹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배준우가 배항준에게 했던 말을 생각하면, 이 결혼이 그렇게 빨리 끝날 것 같지 않았다.더 중요한 건 어려움이 아직 더 많이 남았다는 것이었다.안지영은 고은영의 말을 듣자마자 그녀가 오늘 배준우의 집에서 좋지 않은 일을 겪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결국 회사에 도착했다."너 아직도 무서워?"안지영이 고은영에게 물었다.배 씨 집안의 갈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배준우는 3년 전, 힘들게 동영그룹을 물려받았다.하지만 그의 훗엄마가 아직도 해외의 사업을 거머쥐고 있었다.동영 그룹의 국내 외 사업들은 모두 배항준이 배준우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일군 것이었기에 배준우는 해외 사업이 계속 그 여자의 손에 있게 할 수 없었다.그 여자는 배준우를 통하여 자신의 처가집까지 번영시킬 생각으로 배준우가 자기 친척 집의 딸과 결혼하게 하려고 계획했다.하지만 배준우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고은영과의 결혼으로 여자의 계획을 깨트렸다.그것을 생각하니 안지영은 고은영이 더욱 걱정되었다."무서워, 나 정말 놀라서 심장이 멎을 뻔했다고."고은영은 안지영 앞에서 숨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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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나 실장의 말을 들은 고은영과 안지영이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두 사람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복구라는 두 글자만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그렇게 나 실장이 탕비실에서 나올 때까지 두 사람은 제자리에 멍청하게 서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왜 그래?"나 실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네?"그 목소리에 고은영이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그녀의 호흡은 점점 흐트러졌다. 그녀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다."여기 와서 이게 맞는지 한 번 봐봐."그걸 확인할 필요가 있을까? 너무나도 당연한 걸 확인하라고 하다니.바로 두 사람이 그 동영상을 망가뜨린 것 이었기에 다른 것이 있었다면, 배준우가 진작에 알아냈을 것이다.안지영이 패닉에 빠진 고은영을 툭 치자 고은영이 그제야 말했다."저 화장실 먼저 다녀올게요."나 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밖에 남겨진 고은영과 안지영은 서로를 바라본 순간,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했다. 서로의 안색이 너무나도 창백했기 때문이었다."뭐 하려고?"도망치려는 고은영을 잡은 안지영이 물었다."내가 배 대표님을 찾아가서 다 털어놔야겠어."그녀는 배준우를 찾아가 모든 것을 인정할 생각이었다.그녀는 이제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다. 자신이 곧 미칠 것 같다고 생각했다.역시 사람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었다. 일단 거짓말을 시작하면, 그 거짓말을 메우기 위해 또 다른 수많은 거짓말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뭘 털어놓겠다는 거야? 일단 들어가서 어느 정도 복구되었는지 봐봐."하지만 고은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안지영을 바라봤다. 그녀는 감히 나 실장의 사무실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회사로 와서 동영상이 복구되었는지 보겠다고 했지만. 지금 그 동영상이 완벽하게 복구 되었으니.."얼른 가!"안지영이 고은영에게 눈짓하며 말했다."싫어, 나 지금 사실을 털어놓으러 갈 거야…""인정하겠다고? 그럼 배 대표가 너 가만히 두겠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이 몸을 흠칫 떨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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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기성훈과 진재한이 나가자 사무실에는 고은영과 나 실장밖에 남지 않았다. 고은영을 바라보는 나 실장의 눈빛이 날카로웠다.고은영은 그 눈빛을 마주하니 식은땀이 흘러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그럼 저도 먼저 나가보겠습니다.""은영 씨가 2시간 동안 배 대표님 룸에 있었다고?"나 실장이 물었다.그 질문을 들은 고은영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방금 전의 2시간 동안은 확실히 그 누구도 룸을 드나들지 않았다. 그리고 고은영도 룸에서 나오지 않았다.나 실장은 그저 묻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고은영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그, 그건 배 대표님께서 그날 구토를 심하게 하셔서 제가 치워드리느라 그런 겁니다."나 실장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자 고은영이 버벅거렸다.고은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무실이 조용해졌다.고은영은 나 실장이 또 다른 질문을 던질까 봐 걱정되었다. 그녀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다.고 실장은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고은영을 바라봤다. 그리고 고은영이 사무실을 떠나려고 하던 찰나, 나 실장이 다시 물었다."은영 씨 사모님이랑 아는 사이야?"사모님이라면, 배항준의 계실, 배준우의 훗엄마가 아닌가?고은영은 나 실장이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가 그 여자를 알 리도 없었다."오늘 처음 만난 겁니다.".나 실장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나가봐."고은영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나 실장의 허락이 떨어지고 나서야 고은영은 얼른 사무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뒷모습은 마치 사고를 치고 배준우 앞에서 도망치는 모습과 똑같았다.안지영은 이미 대표 사무실에서 모습을 감췄다. 고은영은 얼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리고 고은영이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안지영이 갑자기 나타났다."드디어 나왔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동영상 정말 복구된 거야?"안지영이 연달아 질문을 늘어놓았다.방금 전, 기성훈과 진재한만 사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안지영은 무슨 일이라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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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안지영과 고은영이 고민에 잠긴 사이, 고은영의 휴대폰이 울렸다. 배준우가 그녀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배 대표님."고은영이 긴장한 얼굴로 안지영을 보더니 뒤돌아서서 전화를 받았다.안지영은 금세 예의바른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고은영을 보며 입을 삐죽였다. 그녀는 고은영이 계속 연기를 잘 이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야만 자신의 가업도 안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야?""회사 앞에 있습니다.""그럼 거기서 기다려."배준우는 그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배 대표?"안지영이 묻자 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전의 일을 겪은 뒤로 고은영은 어떻게 배준우를 마주해야 할지 더욱 갈피를 잡지 못했다.먼저 잘못을 인정해야 할까? 아니면 계속 이렇게 그를 속여야 하는 걸까?고은영은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팠다."이제 나 실장이 배 대표한테 무슨 얘기를 해도 너 잘 둘러대야 해."안지영이 고은영에게 당부했다."나 실장이 배 대표님한테 뭐라고 할 것 같아?""네가 나 실장이 의심하기 시작했다며. 의심하고 있으니 당연히 자기가 생각하는 걸 얘기하겠지."안지영의 말을 들은 고은영의 안색이 창백해졌다."그럼 나…""다 털어놓겠다는 말은 하지 마. 너가 그 사실을 인정해 버리면, 그때 나 너랑 절교할 거야."안지영이 고은영의 말을 끊고 말했다.지금 그녀는 고은영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까 봐 걱정되었다.지금 그녀는 배준우의 와이프였기에 그는 고은영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정말 사실을 알게 된다면, 모든 화살을 안 씨 집안에 돌릴 것이 분명했다. 그랬기에 안지영은 더더욱 고은영이 인정하게 할 수 없었다."나 이제 더 이상 배 대표님 못 속일 것 같아.""일단 계속 속여. 나 실장이 네가 배 대표님을 덮치는 걸 본 것도 아니잖아. 나 실장이 이상한 소리하고 다니면 확 고소해 버리면 돼."안지영이 다시 고은영의 손을 잡고 말했다."배 대표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는 너도 잘 알잖아. 우리 안 씨 집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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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그런데 이렇게 직접 데리러 올 줄이야. 이것을 고은영의 복이라고 해야 할지 죄라고 해야 할지…배준우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본 고은영은 다시 긴장되었다."배 대표님."고은영이 고개를 숙이고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여기에서 뭐 하는 거야?"배준우가 가까이 다가온 순간, 고은영은 그의 몸을 감싼 술 냄새를 맡게 되었다.그리고 자신이 뭘 하러 왔던 건가 하고 잠시 생각하다 동영상의 복구 상황을 보러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하지만 고은영이 대답하기 전, 회사를 나서던 나 실장이 배준우를 발견하곤 그에게 다가왔다."오늘 디카 씨를 만나신 겁니까?""응."배준우의 대답을 들은 나 실장이 고은영을 바라보다 다시 배준우에게 물었다."기성훈 씨랑 진재한 씨가 방금 다녀갔는데 올라가서 동영상 확인해 보시겠습니까?"그 말을 들은 고은영의 심장이 다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안색도 덩달아 창백해졌다.방금 그녀는 나 실장에게 배준우가 그날 구토를 심하게 해 2시간 동안 나오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준우가 직접 그 동영상을 확인한다면 자신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 못 할 리가 없었다.고은영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상황에 머리가 새하얘졌다."복구된 거야?""아니요. 아직 2시간밖에 복구시키지 못했습니다.""나한테 보내."고은영은 두 사람의 말을 들으니 눈앞이 캄캄해졌다.배준우가 정말 그 동영상을 확인할 생각을 하고 있다니."네, 알겠습니다."나 실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고은영을 힐끔 바라봤다. 고은영은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가자."그때 배준우가 고은영에게 말했다.고은영은 어쩔 수 없이 배준우의 뒤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나 실장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구토를 2시간이나 했다니? 그리고 고은영이 그런 배준우를 2시간 동안 돌봤다고!?…고은영은 나 실장을 보다 그 웃음을 보곤 얼른 고개를 돌려버렸다.나 실장의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볼 것만 같았다.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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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하원 별장에 두 사람을 데려다준 기사는 곧바로 별장을 떠났다.고은영은 기사에게 자신을 숙소로 데려가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지만, 배준우의 뒷모습을 보니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집으로 들어간 뒤, 배준우가 고은영을 힐끔 바라봤다."네 짐은 언제 옮길거야?""정말 여기에서 지내라고요?"고은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그녀는 이 집으로 들어와 사는 그런 짓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긴 시간 동안 배준우와 얼굴을 맞대고 있다가는 언젠가 참지 못하고 그날 밤의 일을 털어놓을까 봐 걱정되었다.하지만 고은영의 말을 들은 배준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그럼 내일 옮길게요."그 모습을 본 고은영이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배준우는 그제서야 외투를 벗어 휴대폰과 함께 소파 위로 던지곤 방으로 들어갔다.고은영은 현관에 서서 가슴을 쓸어내렸다.이렇게 된 이상, 그녀도 배준우와 한 지붕 아래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머지않아 배준우가 나오더니 고은영에게 옷 한 벌을 쥐어줬다.고은영은 멍청한 얼굴로 배준우를 바라봤다."샤워 안 해?"배준우가 답답하다는 듯 고은영을 보며 물었다."아.. 당연히 해야죠."고은영은 샤워에 특별한 고집을 가지고 있었다.어렸을 때 농촌의 여름은 물이 부족해 식수를 보장하기도 어려웠기에 몸을 씻는 물은 사치와도 같았다.하지만 고은영은 적은 물로도 꼭 샤워를 하고 자야 하는 타입이다.그렇게 고은영은 자신만의 특별한 샤워 방법을 장악했고 생수 한 병으로도 샤워를 마칠 수 있을 지경에 도달했다.그랬기에 어제 저녁 이곳에서 대충 잠만 잔 그녀는 오늘도 씻지 않았다가는 미쳐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곳에는 고은영의 옷이 없었다. 방금 그녀는 그런 생각까지 하지 못했다. 그리고 배준우가 지금 그녀에게 건넨 옷은 남자의 옷이었다."여자 옷은 없으니까 이거라도 대충 입어."배준우가 고은영에게 옷을 쥐여주며 말했다."네."고은영이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대충 입으라는 배준우의 말이 마음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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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쾅 하고 닫히는 요란스러운 문소리에 배준우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리곤 화장실 쪽을 바라봤다.고은영은 화장실 안에서 날뛰는 심장을 부여잡았다."무슨 일이야?"그때, 밖에서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영은 그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긴장되었다.하지만 결국 눈을 감고 이를 악물었다."대표님.. 여기에 수건이 없어서요."순간,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고은영은 혀라도 깨물고 싶었다.그녀가 덤벙거리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배준우는 지금쯤 그녀가 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걸로 생각할지도 모른다.결국 배준우가 새로운 수건 하나를 들고 다시 화장실로 다가갔다."문 열어."그 말을 들은 고은영이 그제야 문을 살짝 열곤 하얗고 작은 손을 내밀었다."감사합니다."배준우는 평소 키 크고 날씬한 고은영만 봐왔던지라 통통한 그녀의 손을 보며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그리고 그녀는 농촌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고은영은 추위에 몸을 떨며 얼른 물기를 닦아냈다.그리고 배준우가 준 옷을 보니 바로 그의 셔츠와 바지였다. 셔츠의 차가운 촉감에 고은영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화장실에서 나온 고은영의 입술은 추위에 약간 핏기를 잃었다.배준우는 그 소리를 듣고 고은영에게 눈길을 돌렸다.고은영이 키가 컸던 덕분에 배준우의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길게 늘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지는 많이 큰 듯했다."추워?"창백한 그녀의 입술을 본 배준우가 물었다."네."집안에는 보일러를 틀어 충분히 따뜻했지만, 고은영은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보일러를 튼 집안에서도 니트를 입고 있을 정도였다. "이리 와."고은영은 무표정한 배준우를 보며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곤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그녀가 배준우에게 가까이 왔을 무렵, 배준우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씻었는데도 손이 이렇게 차가워?""다 씻고 안에 좀 오래 있어서요."게다가 배준우가 준 옷은 따뜻하지도 않았다."안에 재밌는 거라도 있나 봐?"배준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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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고은영은 점점 정신을 잃어가는 배준우를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배 대표님, 안 돼요!"고은영이 힘껏 배준우를 뿌리치고 그의 품속에서 뛰쳐 나왔다.취해있던 배준우도 그녀의 행동에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그의 눈을 차지했던 다정함이 사라지고 차가움만이 남았다.고은영은 그런 배준우를 보다 작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배 대표님."고은영의 목소리에 배준우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자자."자자는 말을 들은 고은영은 또다시 놀라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어디에서 자라는 말씀이신지…"그녀는 방금 전의 상황에 놀라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했다.배준우는 멍청한 고은영의 질문을 들으니 답답해졌다. 그리고 놀란 듯한 모습의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어디에서 자고 싶은데?""저는 여기 말고 숙소로 돌아가서 자고 싶습니다."고은영이 다급하게 말하자 배준우가 순식간에 웃음을 거두었다.고은영은 긴 시간 동안 배준우의 곁을 지키며 업무상에서의 실수 때문에 늘 그를 무서워했다.하지만 배준우는 그녀가 자신을 이렇게 무서워할 줄은 몰랐다."그럼 어제 잤던 방에서 자."고은영은 그 말을 따르고 싶지 않았다.방금 전, 그녀는 배준우의 몸에서 이성을 잃은 짐승의 모습을 보아냈다.그녀는 그가 무서웠다. 그저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하지만 차가운 배준우의 눈빛을 마주하니 아무 말도 감히 하지 못했다.결국 고은영은 두려움을 참아가며 어젯밤 잠을 청했던 방으로 갔다.하지만 그녀가 금방 몸을 돌렸을 때, 배준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고은영."고은영은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흠칫 몸을 떨었다.배준우가 후회하면 어떡하지?고은영은 저도 모르게 방을 나서려고 했다.배준우는 황급히 도망가려는 고은영의 뒷모습을 보며 웃었다.하지만 결국 그녀를 더 이상 놀리지 않기로 했다."일찍 자.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고은영은 말을 마치자마자 방을 나섰다.배준우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고은영의 모습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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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그래도 찾을 수 있어."고은영이 더욱 차가워진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녀가 보기엔 서정우가 일을 못 찾는 것이 아니라 안지영의 말처럼 쓸데없이 눈만 높은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이제 막 실습을 시작한 주제에 서정우는 월급이 200만 원이 되는 일만 찾아 다니지만, 그 어느 회사에서도 그만한 돈을 주고 실습생을 찾지 않는다. 서정우는 고은영의 말을 듣고 있자니 조금 짜증이 났다."나도 열심히 찾고 있다고..! 누나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만 닦달하더라.""누가 닦달했다고 그래! 네가 아무것도 안 하고 누가 네 입에 밥만 넣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잖아."서정우의 말을 들은 고은영이 발끈했다. 그녀의 가정은 부유한 가정이 아니었기에 공부만 잘해도 창창한 미래를 펼칠 준비를 할 수 있었다.하지만 서정우는 지금 가장 기본적인 것도 잘 배우지 못한 듯했다.서정우는 단호한 고은영의 태도를 보곤 다시 꼬리를 내렸다."누나, 나 일 찾고 있잖아. 일하기 시작하면, 이제 누나들한테 돈 달라는 소리 안 할게. 내가 지금 밖에서 친구들이랑 밥 먹고 있어서 그래. 내가 사주겠다고 했는데 이따 돈이 없으면 좀 그렇잖아. 그러니까 누나가 한 번만 도와줘."어쩐지 다급하게 전화를 했더라니, 돈도 없으면서 체면만 죽어라 세우기는.고은영은 서정우의 이런 면이 가장 싫었다. 무슨 일을 하든 아무 계획도 없는 것. 그랬기에 짜증 난 말투로 그에게 말 한마디를 던졌다."돈 없어!""아니, 누나…"서정우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은영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리곤 화가 나서 휴대폰을 옆으로 집어 던졌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조보은을 탓하기 시작했다. 돈도 없으면서 이런 철 없는 아들을 키워냈으니 말이다.서정우는 고은영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고은영은 받지 않았다.그랬기에 다시 고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정우의 말을 들은 고은지가 다시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전화를 받은 고은영이 한숨을 쉬었다."언니, 자꾸 그렇게 서정우 봐주지 마.""내가 봐주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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