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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쾅 하고 닫히는 요란스러운 문소리에 배준우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리곤 화장실 쪽을 바라봤다.

고은영은 화장실 안에서 날뛰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무슨 일이야?"

그때, 밖에서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은영은 그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긴장되었다.

하지만 결국 눈을 감고 이를 악물었다.

"대표님.. 여기에 수건이 없어서요."

순간,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고은영은 혀라도 깨물고 싶었다.

그녀가 덤벙거리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배준우는 지금쯤 그녀가 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걸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결국 배준우가 새로운 수건 하나를 들고 다시 화장실로 다가갔다.

"문 열어."

그 말을 들은 고은영이 그제야 문을 살짝 열곤 하얗고 작은 손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배준우는 평소 키 크고 날씬한 고은영만 봐왔던지라 통통한 그녀의 손을 보며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농촌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고은영은 추위에 몸을 떨며 얼른 물기를 닦아냈다.

그리고 배준우가 준 옷을 보니 바로 그의 셔츠와 바지였다. 셔츠의 차가운 촉감에 고은영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고은영의 입술은 추위에 약간 핏기를 잃었다.

배준우는 그 소리를 듣고 고은영에게 눈길을 돌렸다.

고은영이 키가 컸던 덕분에 배준우의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길게 늘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지는 많이 큰 듯했다.

"추워?"

창백한 그녀의 입술을 본 배준우가 물었다.

"네."

집안에는 보일러를 틀어 충분히 따뜻했지만, 고은영은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보일러를 튼 집안에서도 니트를 입고 있을 정도였다.

"이리 와."

고은영은 무표정한 배준우를 보며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곤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배준우에게 가까이 왔을 무렵, 배준우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씻었는데도 손이 이렇게 차가워?"

"다 씻고 안에 좀 오래 있어서요."

게다가 배준우가 준 옷은 따뜻하지도 않았다.

"안에 재밌는 거라도 있나 봐?"

배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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