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배준우 대체 고은영을 의심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고은영과 안지영이 다시 토론한 후,그들은 남성 그날의 일을 죽어도 말하지 않기로 결정 내렸다.그러니까 배준우가 아무리 의심을 하더라도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고은영한테 고문을 해도 고은영은 인정하지 않아야 된다.고은영이 겨우 강성에 발을 붙였는데 무슨 말을 하더라도 배준우가 그를 쫓아내게 할 수 없다. 안지영이 떠났다.고은영은 마치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것처럼 배준우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데도 배준우는 돌아오지 않았고, 은영은 그 집의 사람이 오기만을 마냥 기다렸다.기다림 끝에 온 사람은 바로 배준우의 계모...량천옥 이였다!길고 하얀 손가락에 새빨간 피 같은 손톱을 칠하니 일거수 일투족하는 요염함과 우아함이 공존했다.핸드백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티테이블에 올려놓고 고은영 한테 밀어붙이자 차가운 단봉안은 그녀를 곁눈질하며 말했다. “아가씨는 똑똑한 사람이니 무슨 뜻인지 알겠지?”고은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녀는 비록 배준우 앞에선 영문없이 겁이 들었지만, 지금 량천옥의 행동은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다.“미안해요. 량 아가씨.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 입니다. 저는 매우 멍청해서 이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량 아가씨’라는 말에 량천옥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단봉안의 눈 밑의 빛도 더욱 깊어졌다.“흥!”그녀가 고운 손톱을 쓰다듬더니 말했다. “고 아가씨 스스로도 자기가 멍청하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준우는 배씨가문의 후계자인데 아가씨의 신분이 그와 맞다고 생각하니? 너는 시골 계집애인 주제에 감히 준우와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해?”집에 오기 전에 량천옥은 고은영에 대한 조사를 다 마친 상태였다. 시골 계집애가 대학에 진학하여 활로를 모색하던 중 안 씨 가문의 딸의 소개로 동영 그룹에 들어갔다.‘정말 바보 같은 계집애.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여태껏 여자를 사물로 여겼던 배준우
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그녀가 두려워하기에 충분했다.예를 들어 학교에서 소심하고 선생님을 두려워하는 것은 실수하고 잘릴까 봐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동영 그룹에서 배준우를 두려워 하는것은 그녀가 강성에서 집을 샀는데 은행에 거액의 대출금을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실직할까 봐, 배준우에게 미움을 살까 봐, 그리고 강성에서 지내지 못할까 봐, 그녀는 마음속으로 배준우를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거다.하지만 량천옥은 지금 동영 그룹의 마님이니 고은영과 그녀 사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것이다!량천옥이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음흉한 눈으로 고은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너는 권하는 술은 먹지 않고 벌주를 마시겠다는 말로 알아들을 수 밖에 없어.”“량아가씨는 나를 위협할 필요가 없어요.”고은영은 눈꺼풀을 젖히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를 쳐다보았다.량천옥이 그녀의 말끝마다 량아가씨을 듣자니 점점 화가 나 눈 밑의 살기가 더욱 사람을 사로잡았다!눈 앞에 있는 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계집애를 찢어 버리고 싶었다.냉음하게 말했다. “좋아, 좋았어!너는 능력이 있으면 평생 동안 배씨가문에 들어가지 마라.”“내가 배씨가문에 들어가도 너하고는 관계가 별로 없어요.”배준우 아버지 앞에서 그녀의 험담을 하려고 협박하는 거 아니야!?괜찮아, 어제 갔을 때 그 노인은 이미 그녀에게 충분히 혐오감을 보였어. 아무리 험담을 해도 마찬가지일 거야. 량천오이 화가나서 이를 악물고 갈았다.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다가 차갑게 흥하며 힐을 밟고 떠났다.구두굽이 바닥에 밟는 “똑딱”소리가 나는 힘이 그녀의 마음속의 분노를 충분히 볼 수 있다.량천옥이 하원 별장에서 나왔다.그 자료를 비서의 머리 위에 던지고 화를 내며 물었다. “네가 조사한 건 다 뭐야?”고은영한테 받은 화를 바로 비서에게 풀었다.‘어제 고택에 있을 때 이 계집애가 겁이 너무나서 배씨가 화를 낼 때 배준우의 뒤에 그냥 숨었다는 것을 분명이 봤어.조사에
전화를 끊고 컴퓨터에 있는 CCTV를 보는 배준우는 고은영이 량천옥을 욕한 일을 전혀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왜냐하면 그는 전혀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CCTV 영상은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리도 없고 몹시 조용했다.고은영이 그를 데려간 이후로 아무도 방에 들아가지 않았고 아무도.... 다시 나오지 않았다!끝까지 볼수록 배준우 눈 밑의 빛은 더욱 깊고 어두워졌다.휴대폰을 들고 번호를 하나 누르고 나가자 상대방이 재빨리 받았다. “도련님!”“결혼 소식을 당장 내보내.” 배준우의 눈밑에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이 때 하원 별장에서 고은영이 갑자기 온몸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고 무의식적으로 몸에 담요를 감쌌다.장 씨 아주머니가 지금 주방에서 갈비찜을 만들어주고 있었다.향긋한 냄새가 풍겨오자 고은영은 군침이 돋았다. 장씨 아주머니가 나와서 언니한테서 가져온 도시락통을 손에 들고 동의를 구하면서 물었다. “아가씨, 이 통에 있는 음식이 싱싱하지 않은데 다 버릴까요?”고은영이 안에 닭고기만 가득 찬 것을 보고는 가슴이 아팠다. “데워서 주세요.버리는 건 너무 낭비에요.”분명히 어제 다 먹어 버려야 되었는데.. 시간이 지체되니 미처 먹을 시간이 없었다.고지은이 월급도 많이 안 받는데 갈 때마다 닭, 오리, 생선을 이렇게 많이 사서 은영을 주었으니 안 먹으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장씨 아주머니는 비록 하원 별장을 청소하는것을 담당하지만 고택 쪽 사람이기도 하여, 요 몇 년 동안 고택에서 주인집의 호사스러움을 보는것에 습관 되었다.하지만 주인집 사람들과 달리 남은 음식도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고은영을 보고는 잠시 경멸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다른 요리는 안 해드리고 이것만 데워드리겠습니다.”“좋아요!”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동영상일 뿐이었고 장 씨 아주머니가 그녀를 경멸하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녀는 배준우가 저녁이 되어야 돌아올 것이
배준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일하는 사람 좀 내보내. 다음에 또 잘못 안배하면 너도 같이 꺼지는거야.”말을 마치고 배준우는 전화를 끊었다.그가 핸드폰을 식탁에 세게 던져 깜짝 놀란 고은영은 입에 있던 고기가 나올 뻔 했다.언니의 요리는 줄곧 맛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분위기가 너무 무서워 마치 나무을 씹는 것 같았다!높은 월급은 역시 받는 과정이 힘들구나!그녀는 지금 완전히 배준우를 볼 용기가 없었다. 자신의 눈빛 하나에 자신에게 직접 불을 붙일까봐 무서웠다.장 씨 아주머니는 즉시 비서의 전화를 받곤 놀라서 한쪽으로 뛰어가서 말했다. “라 선생님.”전화기 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장 씨 아주머니는 계속 사과를 했다.그리고 배준우를 더 이상 보기가 두려워 재 빨리 떠났다!곧 아파트에는 배준우와 고은영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고은영은 머리 전체를 그릇 뒤에 숨고 싶었다. 배준우가 그녀가 떠는 모습을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만 먹어!”‘이 겁쟁이도 량천옥이 배항준에게 가서 일러바칠 가치가 있다니 량천옥은 창피하지도 않나.’고은영이 배준우한테 이렇게 소리치니 계속 먹을 용기가 안 났다.전전긍긍하며 배준우를 쳐다보자 그 눈빛은 쥐가 고양이를 보는 것처럼 경계하고 있는듯 했다. 그는 그녀를 언제라도 잡아먹을 것 같았다!배준우는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여 한 모금 피워서 말했다. “오늘 량천옥이 널 찾아왔어?”이 여자에 대해 말하자 그의 말투의 온도는 얼음같이 차가워졌다.“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였다.“뭐라고 했어?”배준우는 계속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고은영은 배준우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서 그때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저에게 수표를 주며 여길 떠나라고 했습니다.”“어떻게 대답했는데?”고은영의 가슴이 꽉 조였다!‘어떻게 대답했냐고? 당연히 그녀에게 좋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지. 그런데 대표님이 지금 이렇게 물어보는 건 대체 무슨 뜻이지?’고은영이 조금 헷
자신의 집을 말하자, 고은영은 마음속으로 아주 뿌듯했다.오래 동안 찐빵을 먹으며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어,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작년에 샀고 지난달에 키를 받았어요."지금은 빨리 돈을 벌어 인테리어 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배준우는 그녀가 앳된 얼굴로 자신의 집에 대해 말하는 모습이 마치 눈에 빛이 생긴 것 같았다.그녀가 자기 집을 얼마나 애착하는지 알 수 있었다.어쩐지 이렇게 겁이 많은 그녀가 바로 앞에서 량천옥한테 대든것이 이해된듯 했다. 배준우의 길쭉한 손가락뼈가 리드미컬하게 식탁을 두드리자, 고은영의 마음은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그의 말투는 시종일관 너무 심오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알 수 없게 한다.특히 그 동영상은 계속 그녀의 양심을 찌르게 했다!대체 물어볼 거야 말 거야?’그냥 좀 시원하게 묻고, 일찍 일을 끝내는 게 좋지 않나?‘고은영의 마음속이 현재 얼마나 괴로운지 아무도 알 수 없을것이다!배준우는 그녀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웃었다."뭘 걱정하는 거야?""네? 아닌데요!”고은영은 갑자기 머리를 들었다.그러나 배준우의 날카로운 눈빛과 마주하는 순간, 그녀는 바로 고개를 떨구고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배준우."너 내가 무서워?“반문하는 말투였지만, 그는 고은영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확신했다.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쿵쾅거렸다.배준우는 그녀의 반박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양심에 찔리는 일을 한 사람은 시도때도 없이 뜨끔할 거야. 너 나에게 무슨 죄를 지은 거야?"그의 질문은 의미심장했다.고은영은 묻고 있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비록 배준우는 가벼운 말투로 말했지만, 그녀는 영혼의 고문인 것 같이 느꼈다.숨이, 점점 숨이 막힌다……!심호흡을 몇 번해도, 가슴의 답답함을 누를 수 없었고, 등에서도 땀줄기가 흘렀다.고은영."저는, 아, 아니에요!"몹시 창백한 얼굴로 부정했고, 마음 또한 몹시 찔렸다.말이 끝나자, 맞은편에 있던 배준우는 낮게 웃었다."정
그러나 실제로 그의 질문에 직면하자,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고은영은 그 일에 대해 절대 가볍게만 말 할 수는 없다는것을 알아차렸다."저.. 저는…“‘내가 뭐?’ 이 순간 고은영은 당황한 마음에, 안지영의 당부를 완전히 잊어버렸다. 죽어도 인정하지 않기는 무슨!배준우의 그윽한 두 눈동자 앞에서 그녀는 두려움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네가 뭐!? 말해!”그의 말투는 더욱 차가워졌다.그 위험함으로 인해 고은영은 인정하면 결코 좋은 결말이 없을 거라고 더욱 분명하게 느꼈다. ‘너무 무서워……!’ 고은영은 두려움에 온몸을 덜덜 떨었다."저, 저 나갔어요." "언제?""두 시간 반 뒤에요..•"정확한 시간!"“…….”’정확한 시간.. 아, 정확히 언제 나갔지? 망했다!‘그녀와 안지영은 어떻게든 죽어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배준우가 그녀에게 이렇게 상세하게 물어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심지어 정확한 시간까지 확인하니 더 할 말이 없었다. 이제, 그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고은영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눈을 글썽글썽하며 배준우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는 그냥 인정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배준우의 위험한 눈빛을 마주치자, 그녀는 또 찌질해졌다!"저는 기억이 안 나요. 시간도 오래됐고, 그리고 그날 밤 저도 술에 취했어요.""그런데 너 혼자 나간 건 기억해?""나가긴 했어요.. 못 믿겠으면 안지영에게 물어보셔도 돼요. 안지영이 저랑 같은 방에 있었어요!"안지영을 말하자, 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당황했다. 그녀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안지영은 그녀가 연루될까 봐 두려웠다. 만약 배준우가 안지영에게 '시간'을 묻는다면?안지영이 과연 대처할 수 있을까?배준우는 불 같은 눈빛으로 그녀의 당황한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럼 뭐가 두려운 거야?"“…….”설령 이 일이 없더라도 그녀에겐 그는 항상 무서운 존재이다. 그에게 미움을 사는 게 두렵고, 높은 연봉을 잃을까 봐 두렵고, 강성에 못 살게 될까 봐 두려웠
이 순간, 고은영은 깊은 후회를 느꼈다. 그녀는 사람은 함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다짐했다. 사실과 사실이 아닌 거짓이 결합되면, 기억이 혼란되어 다시 주어담을 수가 없다. 배준우의 날카로운 두 눈동자를 마주하고, 그가 무조건 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을 보자, 고은영은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세 번!"나태웅 또한 예민한 사람이어서, 그가 의심하면 반드시 이렇게 정확하게 물을 것이다.’두 시간 정도면.. 세번이 제일 괜찮겠지?‘고은영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은영이 대답하자, 그녀를 보는 배준우의 시선이 조금 더 날카로워졌다. 고은영은 마음이 무거워졌다.‘망했다! 설마 틀렸나?’ 그가 돌아오기 전에 정말 나 실장과 둘이서 말을 맞췄나?고은영은 머리가 아파져 왔다. 지금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몰랐다. 그녀는 진작에 인정할걸 후회했다. 그녀는 배준우를 마주하기만 하면 대처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그냥 인정하려 하는 순간, 배준우가 턱을 뿌리쳤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날 내가 네게 목걸이를 줬는데 아직 기억해?""네, 기억해요!""어디 있어?"고은영.“…….”이전에 나태웅이 그 증거물을 달라고 했을 때, 그녀는 지금까지 주지 않았다.배준우가 지금 물어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기숙사에다가 잘 보관해 놨어요."그녀를 보는 배준우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하지만 다행히도 더는 말했다."내일 안지영에게 전부 가져오라고 해."동영상에서 단서를 찾을 수 없었고, 그녀에게 아무것도 물어내지 못하니 그는 여전히 조사하는 걸 포기하지 않아 보였다. 고은영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그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맞서야 하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안지영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 않는 이상 절대 인정하지 말라고 했다!그러니 그녀
비밀 결혼이라고 하지 않았어?지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처음에 회사에서 애매하게 발표해 강성 사람들 모두가 알아 시끄러웠다. 그런데 이젠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됐다니.. 지금 고은영은 마음이 조이는 것뿐이 아니었다.마치 누군가에게 세게 맞은 것처럼 완전히 생각이 멈췄다.지금 그녀는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안지영은 이미 그 혼란스러운 상황을 봤다.안타까움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귀띔해줬다. "내가 말해주는데, 배씨 가문은 호랑이 굴이야. 그리고 너희 그 집안…….‘아니야, 여기까지만 말하자…‘안지영은 불안한 말투로 고은영을 대신해 손에 식은땀을 쥐었다.배씨 가문은 무서운 곳이었다!도리대로 말하면, 시골의 집안은 매우 단순해야 맞다.하지만 그녀의 집안 가족 관계는 매우 복잡했다. 의붓아버지는 도박을 좋아하고, 어머니는 남동생에 대한 편애 때문에, 강성으로 시집온 그녀의 언니를 수시로 짓누르고 있는 중이다. 만약 고은영이 더 좋은 데로 시집가는 일을 알게 된다면, 그 피를 빨아먹는 솜씨를 바로 그녀에게 겨누지 않을까?안지영의 귀띔을 듣고, 고은영이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배씨 가문과 우리 집은 모두 나랑 상관없어!"그녀는 단지 배준우의 일을 도와줘 결혼식을 하는 것 뿐이지, 그에게 진심은 아니다. 따라서 배씨 가문은 그녀와 상관없었다. 조보은 그 엄마라는 사람과 동생 서정우는 그녀와 더 상관이 없다. 안지영."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람의 탐욕은 무시할 수 없잖아."고은영의 소심함을 생각하면, 안지영은 그녀가 대처하지 못할까 봐 엄청 걱정됐다.배씨 가문은 량천옥의 탐욕 때문에, 배준우의 결혼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조보은은 평생 가난 때문에 두려워했다. 그의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둘째 딸이 재벌가에 시집가는 것을 보고도 출세를 서두르지 않을 수 있을까?고은영이 안지영의 뜻을 알아듣자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괴로워 보였다. "난 몰라, 어쨌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그 여자는 자신을
나태웅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한 번 바라봤다. “여기 왜 온 거야?” 비록 감정을 억누른 듯한 목소리였지만 옆에 있던 진이훈조차 그의 불만이 섞인 말투를 알아챌 수 있었다. 나태웅의 물음에 하주원은 금세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 차올랐다. 이내 울먹이며 말했다. “내가 해외에 있는 동안 안지영이 오빠의 감정을 짓밟았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 오빠를 대신해 정의를 되찾으러 온 거야.” 말투와 표정 모두 그럴듯했다. 하지만 옆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진이훈은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마음이 아프다니, 정의를 되찾겠다니? 그게 아니라 안지영을 적대시하고 일부러 괴롭히려고 온 거겠지. 정의를 운운하며 나태웅을 돕는다니 말도 안 돼.' 나태웅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앞으로는 여기 오지 마.” “응, 오빠 말 들을게.” 하주원은 나태웅 앞에서 완전히 순종적인 태도를 취하며 착한 아이로 변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나태웅도 마음 한구석에 쌓였던 울분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그는 다시 진이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여자한테 전해. 사흘 안에 사과하지 않으면 하늘 그룹은 강성에서 사라질 거라고.” ‘뭐라고? 안 대표님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방금 전 구이준에게 두들겨 맞은 것을 떠올리며 진이훈은 온몸이 다시 풀리는 것 같았다. ‘이 타이밍에 가서 안지영 씨를 찾으라고? 그럼 이번엔 구이준뿐 아니라 장선명 씨한테도 맞는 거 아냐?’ 진이훈은 속으로 울고 싶었다. “근데 왜 꼭 안 대표님이 사과를 해야 하는 거죠?” ‘지금까지 저질렀던 일들은 다 안지영 씨와 화해하려고 한 거 아니었어? 그런데 이건 화해를 포기하겠다는 건가?’ 그의 의문에 나태웅은 바보를 보듯 그를 흘겨보더니 하주원을 향해 말했다. “가자. 병원에 데려다줄게.” “좋아.” 병원에 데려다준다는 말을 들은 하주원의 얼굴은 금세 환해졌다. 그녀의 손목은 진짜 너무 아팠다. ‘그 못된 안지영, 그리고 안열 때문에 지금 내
원래는 기고만장했던 하주원이었지만 지금 안열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겁에 질려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손목을 빼내려고 했지만 안열의 손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너 당장 놔!” 고통에 찬 하주원은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다. 방금까지 안열을 비서라고 무시하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두려운 눈빛을 본 안열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집에 돌아가서 네 아버지에게 말해. 오늘 네 딸은 안열이라는 여자에게 맞아서 이렇게 됐다고.” “너!” “그리고 네가 안지영에 대해 한 마디라도 입에 올린다면 네 이 손목은 완전히 잘려 나갈 줄 알아.” 하주원은 경악하며 더듬거렸다. “너, 너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야?” 안열은 차분히 대답했다. “협박이 아니라 경고야. 이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말해주는 것뿐이지.” 하주원은 그녀의 차가운 눈빛에 온몸이 떨려왔다. 안열은 그런 하주원의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알겠어? 확실히 기억했으면 대답해.” 그 순간, 나태웅이 나섰다. 그는 안열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해. 이제 충분하지 않아?” 안열은 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손목을 빼냈다. 지금 이 순간, 안지영의 눈빛은 엄청 차가워졌다. 하주원은 안열을 노려보고 억울하다는 듯이 나태웅에게 매달렸다. “사촌 오빠, 저 너무 아파요!” 나태웅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며 안열을 향한 적대감이 뚜렷해졌다. “안열, 네가 정말 내가 널 못 건드릴 거라고 생각해?” 안열은 비웃으며 대꾸했다. “물론 건드릴 수야 있겠죠. 하지만 저를 어떻게 할 건데요?” 그녀의 태도는 전혀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당당해 보였다. ‘이 여자가 대체 어디서 그런 자신감을 얻은 거야? 감히 사촌 오빠한테 이런 말을 하다니!’ 두 사람이 할 말을 잃자 안열은 비웃으며 말했다.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건 두 가지 일입니다. 나 대표님, 제 말이 틀리나요?” “
‘사과? 하주원에게 사과를 하라고?’ 이제야 그녀는 진이훈이 왜 맞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원래 장선명의 주먹은 나태웅을 겨냥한 것이었다. 진이훈을 때린 것은 분명 그들에게 경고하는 의미였다. 이 일을 더 물고 늘어진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말이다. 하지만 나태웅은 이런 경고를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해하고도 무시한 것인지 여전히 끈질기게 얽매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하주원은 나태웅이 자신을 위해 정의를 주장하며 나서는 모습을 보고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녀는 안열을 향해 도발적으로 말했다. “못 들었어? 빨리 너희 안 대표님을 불러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 ‘무릎 꿇고 사과하라니?’ 진이훈은 속으로 혀를 찼다. 지금 당장이라도 하주원에게 무릎을 꿇고 말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 여자가 도대체 안지영이 어떤 사람인지나 알고 이런 소리를 하는 건가? 확실한 것은 하나였다. 오늘 일을 계기로 안지영과 나태웅 사이의 관계는 영원히 끝났다는 것이다. 진이훈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태웅이 안지영에게 사과를 요구하다니, 이 사람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지?’ 그는 속으로 미칠 지경이었다. 나태웅은 안지영 때문에 심리 상담까지 받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이건 그야말로 안지영을 완전히 떠밀어내는 꼴 아닌가. 진이훈은 숨이 턱 막혔다. 안열은 하주원의 말을 듣고 마치 우스운 소리라도 들은 듯이 되물었다. “당신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물론이지! 당장 불러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낼게.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으려고요?” 하주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열이 차갑게 말을 끊었다. 하주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안열은 냉소를 지으며 앞으로 한발 다가섰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경멸과 혐오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하주원의 얼굴을 내리쳤다. ‘찰싹!’ 날카로운
모두가 안지영이 흉터라는 한마디를 듣고 자리를 떠나버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에 얼마나 심각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걸까? 그녀가 이렇게 떠나는 게 정말 적절한가? 하지만 적절하든 말든 안지영은 결국 떠났다. 그녀는 나태웅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을 안고 떠난 것이었다. 몇 년을 알고 지냈던 사람인데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나태웅이 이렇게까지 판단력이 흐린 사람일 줄이야. 방금 그는 상황을 묻지도 않고 그녀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했다. 다행히도 지금 결혼을 논의 중인 사람이 나태웅이 아니었다. 만약 나태웅이였다면 그녀는 그야말로 울분이 터졌을 것이다. 이번 일을 겪고 안지영은 나태웅이란 사람을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이라면 오늘 같은 상황에서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이훈은 구이준에게 한 대 얻어맞고 결국 입을 다물었다. 나태웅은 진지한 눈빛으로 장선명을 보며 말했다. “이게 장씨 넷째 도련님이 일 처리하는 방식입니까?” 장선명은 차가운 미소를 날리며 답했다. “제 방식은 이거예요. 마음에 안 들면 당신 방식대로 해 봐요. 근데 별로 좋지도 않은 것 같던데. 안지영 씨가 이 정체불명의 여자한테 사과해야 한다고요? 저 여자가 그럴 자격이라도 있나요?” 방금 나태웅이 벌인 일 때문에 안지영이 참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장선명조차도 참을 수 없었다. 남자라면 자기 여자가 억울한 일을 겪게 놔두면 안 된다. 그제야 장선명은 안지영이 왜 그때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는지 이해했다. 그녀 주변에는 자기를 물어뜯는 개 같은 사람들이 득실거렸다. 나태웅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럼 장씨 넷째 도련님은 아직 내 방식이 뭔지 모르는 것 같군요.” 이때 안열이 장선명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나태웅을 한 번 보더니 경고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 눈빛은 이 상황에서 한마디라도 더 하면 오늘 이 싸움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하는 것 같았다. 문제는 크
안지영은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하주원을 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나태웅에게 달려가서 바로 그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장선명은 황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지영 씨!” 안지영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저 자식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는지 봐요!” “일단 지영 씨 먼저 사무실로 가요.” 장선명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분명 위협이 묻어 있었다. 이 순간, 장선명은 나태웅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태웅이 여기서 안지영 씨에게 사과하라고 한다고?’ 오늘 이 일은 절대로 안지영의 잘못이 아니었다. 설령 안지영에게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녀가 사과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저 자식을 찢어버릴 거예요!” 지금 그녀는 이성을 잃었고 진짜로 나태웅을 찢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온 걸 보면 이 순간의 안지영은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장선명은 그녀의 얼굴에 난 상처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그의 손이 닿자 안지영은 느껴지는 통증에 소리쳤다. “아, 아파요!” “약 안 바르면 진짜 흉터 남을 거예요.” 장선명은 부드럽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안지영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 ‘나씨 가문 사람들은 진짜 미쳤어! 확실히 다들 미쳤어!’ 그녀는 아직도 나태웅을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얼굴이 흉지게 될 걸 생각하니 결국 약을 바르러 가기로 했다. “그럼 여기 처리 좀 해줘요.” 안지영은 장선명에게 말했다. 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요. 지영 씨가 만족하게끔 처리할게요!” 그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진이훈은 몸을 움츠렸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안지영은 장선명이 어떤 방법을 쓸지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화가 난 그녀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문 앞까지 이르렀을 때 갑자기 진이훈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안지영 씨!” “구이준.” 진이훈이 말을 꺼
하지만 나태웅은 떠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하주원의 처참한 모습을 바라봤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낀 하주원은 바로 눈물을 훔쳤다. 방금 안지영과 싸울 때의 사나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주 연약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태웅은 그녀를 한번 쓱 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안지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사과해.” 차갑게 뱉은 세 글자가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녀의 입가가 떨렸다. ‘사과? 누가 누구한테 사과하라고?’ 안지영은 잠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진이훈은 나태웅의 의도가 무엇인지 금세 눈치챘다. “나 대표님, 설마...” 진이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나태웅을 바라봤다. 그러자 나태웅은 더욱 냉랭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사과하라고.” 안지영이 움직이지 않자 그의 말투는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제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그의 말의 뜻을 알아챘다. 그는 안지영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는 것이었다. 하주원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안지영을 바라보며 승자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안지영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 “야, 정말 병 걸렸다고 이러기야? 어?” 그녀는 나태웅이 병을 앓고 있는 걸 알기에 이곳에서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라니 나를 더 화나게 만들려고 작정한 걸까?’ 안지영은 참을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나태웅을 조각조각 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앞으로 나가려는 순간 진이훈이 한 걸음 나섰다. “안지영 씨, 대표님께서는 그냥 이번 일은 사과하고 지나가길 바라고 계십니다.” “그럼 내가 사과 안 하면? 나를 때리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안지영은 화가 나서 크게 소리쳤다. 그녀는 마음 한구석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나태웅의 마음을 깨달은 후에도 자신의 결정을 고수할 수 있는 자신이 대견했다. 그녀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녀와 그의
진이훈은 왕 비서가 장선명에게 극진히 대하는 모습을 보며 나태웅의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이제 안지영의 회사는 분명 장선명을 사위로 인정한 모양이다. 나태웅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도 분명해 보였다. 그 모습에 진이훈은 나태웅이 얼마나 억울할지 마음이 아팠다. 이 기간 동안 나태웅은 무엇을 했던 걸까? 장선명은 비밀스럽게 모두의 인정과 신뢰를 얻었는데 말이다. 두 사람은 한 걸음 한 걸음 접대실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안지영과 하주원이 이미 사람들에 의해 떨어져 있었지만 두 사람의 모습만 봐도 그 싸움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주원은 나태웅이 오자 억울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들었다. “이제야 왔네, 사촌 오빠! 이 여자가 나를 죽여버릴 뻔했어!” 안지영은 그 말을 듣고 비웃고 싶었다. ‘이 여자가 먼저 고자질이라니!’ 나태웅은 차가운 눈빛으로 안지영을 노려보았다. ‘저 눈빛은 뭐지? 내가 하주원에게 손을 댔다고 저러나? 나태웅은 진짜로 하주원의 말을 믿는 건가?’ 하주원은 여전히 울면서 말했다. 안지영은 장선명을 보자 화가 올라와 자신도 다가가 말했다. “드디어 왔네요. 저 짐승이 갑자기 쳐들어 오더니 날 때리고 할퀴었다니까요.” ‘고자질? 누군 못하는 줄 알고?’ 그녀들은 마치 학교에서 싸운 초등학생 같았다. 싸워서 이기지 못하니 부모님을 불러오는 초등학생 말이다. 나태웅은 안지영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장선명에게 고자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 표정이 굳어졌다. 하주원은 계속해서 울며 얘기했다. “정말 너무 잔인했어! 내 머리카락까지 다 뽑아갔어!” 안지영도 대꾸했다. “제 얼굴도 할퀴어서 흉터 생긴 것 같아요!” 진이훈은 무슨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장선명의 비서 역시 아무 말 없이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 두 명의 아가씨들이 이렇게 서로 고발하는 걸 보니 혹시 두 대표가 직접 손을 쓰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나태웅의 기운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위험해
안열은 안지영과 함께한 시간 동안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매우 참을성이 강한 사람이다. 이전에 안지영의 아버지 안진섭이 의식을 잃었을 때 회사는 안팎으로 위기였다. 그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싶었겠는가. 게다가 안진섭의 결혼식 때는 하늘 그룹을 삼키려 했다. 그때도 그녀는 참을성을 가지고 침착하게 상황을 관리했다. ‘그런데 지금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는데 왜 갑자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일까?’ 왕 비서가 말했다. “하주원이라는 여자와 싸웠습니다.” “하주원, 그게 누구예요?” 안열은 이마를 찡그리며 물었다. 안지영과 함께한 시간 동안 한 번도 하주원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왕 비서는 조금 급하게 말을 이었다. “나 대표님의 사촌 여동생이에요!” 듣고 보니 그 여자가 바로 나태웅의 사촌 여동생이라니, 안열은 순간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그녀는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안 대표님 다치지 않게 해요. 제가 바로 돌아갈게요.” “알겠습니다.” 안열은 전화를 끊었다. 그때, 나태웅이 하주원이라는 이름을 듣고 얼굴색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안열이 돌아보았을 때 나태웅은 얼굴이 굳어 있었다. 원래는 나태웅이 안열에게 해명을 요구하려던 차였는데 상황은 이제 완전히 바뀌었다. 안열이 날카롭게 물었다. “나 대표님, 이제 당신은 제게 합리적인 설명을 해주셔야겠죠? 왜 당신의 사촌 여동생이 안 대표님에게 손을 댔죠?” 그런데 나태웅은 병상에서 일어나더니 아무 말 없이 병원복을 입은 채로 그대로 병실을 나갔다. 안열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그가 자신을 무시하고 떠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사람, 정말 나를 무시하는 건가? 설명을 해준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이제는 해명을 해줘야 할 차례 아닐까? 그런데 딱 이 시점에 가서 얼굴을 찌푸리며 떠나버리다니. 대체 이 사람 지금 이게 무슨 태도지?’ 그때 진이훈이 뒤따라 나섰다. 안열이
두 여자가 마치 맹수처럼 서로 얽혀 싸우고 있었다. 안지영은 화가 나서 말했다. “내가 네 얼굴을 찢어버려야지! 도대체 누가 너더러 감히 나한테 와서 이러라고 했어!” 그녀가 나태웅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요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데 그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귀찮게 다가온 것에 분노하고 있었다. 하주원은 기가 막힌 듯 대답했다. “너 같은 년, 너는 양심도 없잖아! 나는 경고하는 거야, 내 사촌한테 가까이 가지 마! 그 사람는 네가 손댈 사람이 아니야!” “그럼 네가 사람을 멀리 데려가던지! 그 병을 나한테 옮기지 말고!” “너 같은 년은 정말로!” “너야말로, 너희 가족 전부가 다 미쳤어!” 안지영은 거침없이 맞받아쳤다. 하주원은 하늘 그룹의 계승자가 이렇게 무례하고 난폭한 여자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원래 안지영에게 경고만 하려 했고 안지영이 어떻게든 체면을 차리고 자신에게 이제부터는 나태웅과 연락하지 않겠다며 사라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지영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회사에서 이렇게 자신과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모습에 그녀는 당황했다. “아, 너 그만 놔!” 하주원은 머리가 당겨져서 아팠다. 안지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 방금 나 때리겠다고 하지 않았어? 때려 봐! 나 때려봐!” 하주원은 말없이 그녀를 노려보았고 비서도 말없이 이 광경을 보고는 급히 사람들을 데려와서 둘을 떼어놓으려고 했다. 한편, 그녀는 급히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때 안열은 여전히 병원에 있었다. 병실 안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이상하고 긴장감이 감돌았다. 진이훈은 나태웅을 한번 보고 다시 안열을 바라보았다. 그는 안열이 이곳에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으며 더 놀라운 건 그녀가 보스에게 손을 대었다는 점이었다. ‘도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나태웅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안열을 마치 찢어버릴 듯이 차갑고 위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막 손을 댄 안열은 점차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