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배준우 대체 고은영을 의심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고은영과 안지영이 다시 토론한 후,그들은 남성 그날의 일을 죽어도 말하지 않기로 결정 내렸다.그러니까 배준우가 아무리 의심을 하더라도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고은영한테 고문을 해도 고은영은 인정하지 않아야 된다.고은영이 겨우 강성에 발을 붙였는데 무슨 말을 하더라도 배준우가 그를 쫓아내게 할 수 없다. 안지영이 떠났다.고은영은 마치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것처럼 배준우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데도 배준우는 돌아오지 않았고, 은영은 그 집의 사람이 오기만을 마냥 기다렸다.기다림 끝에 온 사람은 바로 배준우의 계모...량천옥 이였다!길고 하얀 손가락에 새빨간 피 같은 손톱을 칠하니 일거수 일투족하는 요염함과 우아함이 공존했다.핸드백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티테이블에 올려놓고 고은영 한테 밀어붙이자 차가운 단봉안은 그녀를 곁눈질하며 말했다. “아가씨는 똑똑한 사람이니 무슨 뜻인지 알겠지?”고은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녀는 비록 배준우 앞에선 영문없이 겁이 들었지만, 지금 량천옥의 행동은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다.“미안해요. 량 아가씨.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 입니다. 저는 매우 멍청해서 이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량 아가씨’라는 말에 량천옥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단봉안의 눈 밑의 빛도 더욱 깊어졌다.“흥!”그녀가 고운 손톱을 쓰다듬더니 말했다. “고 아가씨 스스로도 자기가 멍청하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준우는 배씨가문의 후계자인데 아가씨의 신분이 그와 맞다고 생각하니? 너는 시골 계집애인 주제에 감히 준우와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해?”집에 오기 전에 량천옥은 고은영에 대한 조사를 다 마친 상태였다. 시골 계집애가 대학에 진학하여 활로를 모색하던 중 안 씨 가문의 딸의 소개로 동영 그룹에 들어갔다.‘정말 바보 같은 계집애.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여태껏 여자를 사물로 여겼던 배준우
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그녀가 두려워하기에 충분했다.예를 들어 학교에서 소심하고 선생님을 두려워하는 것은 실수하고 잘릴까 봐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동영 그룹에서 배준우를 두려워 하는것은 그녀가 강성에서 집을 샀는데 은행에 거액의 대출금을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실직할까 봐, 배준우에게 미움을 살까 봐, 그리고 강성에서 지내지 못할까 봐, 그녀는 마음속으로 배준우를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거다.하지만 량천옥은 지금 동영 그룹의 마님이니 고은영과 그녀 사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것이다!량천옥이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음흉한 눈으로 고은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너는 권하는 술은 먹지 않고 벌주를 마시겠다는 말로 알아들을 수 밖에 없어.”“량아가씨는 나를 위협할 필요가 없어요.”고은영은 눈꺼풀을 젖히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를 쳐다보았다.량천옥이 그녀의 말끝마다 량아가씨을 듣자니 점점 화가 나 눈 밑의 살기가 더욱 사람을 사로잡았다!눈 앞에 있는 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계집애를 찢어 버리고 싶었다.냉음하게 말했다. “좋아, 좋았어!너는 능력이 있으면 평생 동안 배씨가문에 들어가지 마라.”“내가 배씨가문에 들어가도 너하고는 관계가 별로 없어요.”배준우 아버지 앞에서 그녀의 험담을 하려고 협박하는 거 아니야!?괜찮아, 어제 갔을 때 그 노인은 이미 그녀에게 충분히 혐오감을 보였어. 아무리 험담을 해도 마찬가지일 거야. 량천오이 화가나서 이를 악물고 갈았다.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다가 차갑게 흥하며 힐을 밟고 떠났다.구두굽이 바닥에 밟는 “똑딱”소리가 나는 힘이 그녀의 마음속의 분노를 충분히 볼 수 있다.량천옥이 하원 별장에서 나왔다.그 자료를 비서의 머리 위에 던지고 화를 내며 물었다. “네가 조사한 건 다 뭐야?”고은영한테 받은 화를 바로 비서에게 풀었다.‘어제 고택에 있을 때 이 계집애가 겁이 너무나서 배씨가 화를 낼 때 배준우의 뒤에 그냥 숨었다는 것을 분명이 봤어.조사에
전화를 끊고 컴퓨터에 있는 CCTV를 보는 배준우는 고은영이 량천옥을 욕한 일을 전혀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왜냐하면 그는 전혀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CCTV 영상은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리도 없고 몹시 조용했다.고은영이 그를 데려간 이후로 아무도 방에 들아가지 않았고 아무도.... 다시 나오지 않았다!끝까지 볼수록 배준우 눈 밑의 빛은 더욱 깊고 어두워졌다.휴대폰을 들고 번호를 하나 누르고 나가자 상대방이 재빨리 받았다. “도련님!”“결혼 소식을 당장 내보내.” 배준우의 눈밑에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이 때 하원 별장에서 고은영이 갑자기 온몸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고 무의식적으로 몸에 담요를 감쌌다.장 씨 아주머니가 지금 주방에서 갈비찜을 만들어주고 있었다.향긋한 냄새가 풍겨오자 고은영은 군침이 돋았다. 장씨 아주머니가 나와서 언니한테서 가져온 도시락통을 손에 들고 동의를 구하면서 물었다. “아가씨, 이 통에 있는 음식이 싱싱하지 않은데 다 버릴까요?”고은영이 안에 닭고기만 가득 찬 것을 보고는 가슴이 아팠다. “데워서 주세요.버리는 건 너무 낭비에요.”분명히 어제 다 먹어 버려야 되었는데.. 시간이 지체되니 미처 먹을 시간이 없었다.고지은이 월급도 많이 안 받는데 갈 때마다 닭, 오리, 생선을 이렇게 많이 사서 은영을 주었으니 안 먹으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장씨 아주머니는 비록 하원 별장을 청소하는것을 담당하지만 고택 쪽 사람이기도 하여, 요 몇 년 동안 고택에서 주인집의 호사스러움을 보는것에 습관 되었다.하지만 주인집 사람들과 달리 남은 음식도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고은영을 보고는 잠시 경멸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다른 요리는 안 해드리고 이것만 데워드리겠습니다.”“좋아요!”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동영상일 뿐이었고 장 씨 아주머니가 그녀를 경멸하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녀는 배준우가 저녁이 되어야 돌아올 것이
배준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일하는 사람 좀 내보내. 다음에 또 잘못 안배하면 너도 같이 꺼지는거야.”말을 마치고 배준우는 전화를 끊었다.그가 핸드폰을 식탁에 세게 던져 깜짝 놀란 고은영은 입에 있던 고기가 나올 뻔 했다.언니의 요리는 줄곧 맛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분위기가 너무 무서워 마치 나무을 씹는 것 같았다!높은 월급은 역시 받는 과정이 힘들구나!그녀는 지금 완전히 배준우를 볼 용기가 없었다. 자신의 눈빛 하나에 자신에게 직접 불을 붙일까봐 무서웠다.장 씨 아주머니는 즉시 비서의 전화를 받곤 놀라서 한쪽으로 뛰어가서 말했다. “라 선생님.”전화기 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장 씨 아주머니는 계속 사과를 했다.그리고 배준우를 더 이상 보기가 두려워 재 빨리 떠났다!곧 아파트에는 배준우와 고은영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고은영은 머리 전체를 그릇 뒤에 숨고 싶었다. 배준우가 그녀가 떠는 모습을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만 먹어!”‘이 겁쟁이도 량천옥이 배항준에게 가서 일러바칠 가치가 있다니 량천옥은 창피하지도 않나.’고은영이 배준우한테 이렇게 소리치니 계속 먹을 용기가 안 났다.전전긍긍하며 배준우를 쳐다보자 그 눈빛은 쥐가 고양이를 보는 것처럼 경계하고 있는듯 했다. 그는 그녀를 언제라도 잡아먹을 것 같았다!배준우는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여 한 모금 피워서 말했다. “오늘 량천옥이 널 찾아왔어?”이 여자에 대해 말하자 그의 말투의 온도는 얼음같이 차가워졌다.“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였다.“뭐라고 했어?”배준우는 계속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고은영은 배준우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서 그때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저에게 수표를 주며 여길 떠나라고 했습니다.”“어떻게 대답했는데?”고은영의 가슴이 꽉 조였다!‘어떻게 대답했냐고? 당연히 그녀에게 좋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지. 그런데 대표님이 지금 이렇게 물어보는 건 대체 무슨 뜻이지?’고은영이 조금 헷
자신의 집을 말하자, 고은영은 마음속으로 아주 뿌듯했다.오래 동안 찐빵을 먹으며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어,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작년에 샀고 지난달에 키를 받았어요."지금은 빨리 돈을 벌어 인테리어 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배준우는 그녀가 앳된 얼굴로 자신의 집에 대해 말하는 모습이 마치 눈에 빛이 생긴 것 같았다.그녀가 자기 집을 얼마나 애착하는지 알 수 있었다.어쩐지 이렇게 겁이 많은 그녀가 바로 앞에서 량천옥한테 대든것이 이해된듯 했다. 배준우의 길쭉한 손가락뼈가 리드미컬하게 식탁을 두드리자, 고은영의 마음은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그의 말투는 시종일관 너무 심오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알 수 없게 한다.특히 그 동영상은 계속 그녀의 양심을 찌르게 했다!대체 물어볼 거야 말 거야?’그냥 좀 시원하게 묻고, 일찍 일을 끝내는 게 좋지 않나?‘고은영의 마음속이 현재 얼마나 괴로운지 아무도 알 수 없을것이다!배준우는 그녀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웃었다."뭘 걱정하는 거야?""네? 아닌데요!”고은영은 갑자기 머리를 들었다.그러나 배준우의 날카로운 눈빛과 마주하는 순간, 그녀는 바로 고개를 떨구고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배준우."너 내가 무서워?“반문하는 말투였지만, 그는 고은영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확신했다.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쿵쾅거렸다.배준우는 그녀의 반박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양심에 찔리는 일을 한 사람은 시도때도 없이 뜨끔할 거야. 너 나에게 무슨 죄를 지은 거야?"그의 질문은 의미심장했다.고은영은 묻고 있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비록 배준우는 가벼운 말투로 말했지만, 그녀는 영혼의 고문인 것 같이 느꼈다.숨이, 점점 숨이 막힌다……!심호흡을 몇 번해도, 가슴의 답답함을 누를 수 없었고, 등에서도 땀줄기가 흘렀다.고은영."저는, 아, 아니에요!"몹시 창백한 얼굴로 부정했고, 마음 또한 몹시 찔렸다.말이 끝나자, 맞은편에 있던 배준우는 낮게 웃었다."정
그러나 실제로 그의 질문에 직면하자,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고은영은 그 일에 대해 절대 가볍게만 말 할 수는 없다는것을 알아차렸다."저.. 저는…“‘내가 뭐?’ 이 순간 고은영은 당황한 마음에, 안지영의 당부를 완전히 잊어버렸다. 죽어도 인정하지 않기는 무슨!배준우의 그윽한 두 눈동자 앞에서 그녀는 두려움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네가 뭐!? 말해!”그의 말투는 더욱 차가워졌다.그 위험함으로 인해 고은영은 인정하면 결코 좋은 결말이 없을 거라고 더욱 분명하게 느꼈다. ‘너무 무서워……!’ 고은영은 두려움에 온몸을 덜덜 떨었다."저, 저 나갔어요." "언제?""두 시간 반 뒤에요..•"정확한 시간!"“…….”’정확한 시간.. 아, 정확히 언제 나갔지? 망했다!‘그녀와 안지영은 어떻게든 죽어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배준우가 그녀에게 이렇게 상세하게 물어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심지어 정확한 시간까지 확인하니 더 할 말이 없었다. 이제, 그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고은영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눈을 글썽글썽하며 배준우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는 그냥 인정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배준우의 위험한 눈빛을 마주치자, 그녀는 또 찌질해졌다!"저는 기억이 안 나요. 시간도 오래됐고, 그리고 그날 밤 저도 술에 취했어요.""그런데 너 혼자 나간 건 기억해?""나가긴 했어요.. 못 믿겠으면 안지영에게 물어보셔도 돼요. 안지영이 저랑 같은 방에 있었어요!"안지영을 말하자, 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당황했다. 그녀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안지영은 그녀가 연루될까 봐 두려웠다. 만약 배준우가 안지영에게 '시간'을 묻는다면?안지영이 과연 대처할 수 있을까?배준우는 불 같은 눈빛으로 그녀의 당황한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럼 뭐가 두려운 거야?"“…….”설령 이 일이 없더라도 그녀에겐 그는 항상 무서운 존재이다. 그에게 미움을 사는 게 두렵고, 높은 연봉을 잃을까 봐 두렵고, 강성에 못 살게 될까 봐 두려웠
이 순간, 고은영은 깊은 후회를 느꼈다. 그녀는 사람은 함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다짐했다. 사실과 사실이 아닌 거짓이 결합되면, 기억이 혼란되어 다시 주어담을 수가 없다. 배준우의 날카로운 두 눈동자를 마주하고, 그가 무조건 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을 보자, 고은영은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세 번!"나태웅 또한 예민한 사람이어서, 그가 의심하면 반드시 이렇게 정확하게 물을 것이다.’두 시간 정도면.. 세번이 제일 괜찮겠지?‘고은영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은영이 대답하자, 그녀를 보는 배준우의 시선이 조금 더 날카로워졌다. 고은영은 마음이 무거워졌다.‘망했다! 설마 틀렸나?’ 그가 돌아오기 전에 정말 나 실장과 둘이서 말을 맞췄나?고은영은 머리가 아파져 왔다. 지금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몰랐다. 그녀는 진작에 인정할걸 후회했다. 그녀는 배준우를 마주하기만 하면 대처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그냥 인정하려 하는 순간, 배준우가 턱을 뿌리쳤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날 내가 네게 목걸이를 줬는데 아직 기억해?""네, 기억해요!""어디 있어?"고은영.“…….”이전에 나태웅이 그 증거물을 달라고 했을 때, 그녀는 지금까지 주지 않았다.배준우가 지금 물어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기숙사에다가 잘 보관해 놨어요."그녀를 보는 배준우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하지만 다행히도 더는 말했다."내일 안지영에게 전부 가져오라고 해."동영상에서 단서를 찾을 수 없었고, 그녀에게 아무것도 물어내지 못하니 그는 여전히 조사하는 걸 포기하지 않아 보였다. 고은영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그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맞서야 하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안지영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 않는 이상 절대 인정하지 말라고 했다!그러니 그녀
비밀 결혼이라고 하지 않았어?지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처음에 회사에서 애매하게 발표해 강성 사람들 모두가 알아 시끄러웠다. 그런데 이젠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됐다니.. 지금 고은영은 마음이 조이는 것뿐이 아니었다.마치 누군가에게 세게 맞은 것처럼 완전히 생각이 멈췄다.지금 그녀는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안지영은 이미 그 혼란스러운 상황을 봤다.안타까움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귀띔해줬다. "내가 말해주는데, 배씨 가문은 호랑이 굴이야. 그리고 너희 그 집안…….‘아니야, 여기까지만 말하자…‘안지영은 불안한 말투로 고은영을 대신해 손에 식은땀을 쥐었다.배씨 가문은 무서운 곳이었다!도리대로 말하면, 시골의 집안은 매우 단순해야 맞다.하지만 그녀의 집안 가족 관계는 매우 복잡했다. 의붓아버지는 도박을 좋아하고, 어머니는 남동생에 대한 편애 때문에, 강성으로 시집온 그녀의 언니를 수시로 짓누르고 있는 중이다. 만약 고은영이 더 좋은 데로 시집가는 일을 알게 된다면, 그 피를 빨아먹는 솜씨를 바로 그녀에게 겨누지 않을까?안지영의 귀띔을 듣고, 고은영이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배씨 가문과 우리 집은 모두 나랑 상관없어!"그녀는 단지 배준우의 일을 도와줘 결혼식을 하는 것 뿐이지, 그에게 진심은 아니다. 따라서 배씨 가문은 그녀와 상관없었다. 조보은 그 엄마라는 사람과 동생 서정우는 그녀와 더 상관이 없다. 안지영."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람의 탐욕은 무시할 수 없잖아."고은영의 소심함을 생각하면, 안지영은 그녀가 대처하지 못할까 봐 엄청 걱정됐다.배씨 가문은 량천옥의 탐욕 때문에, 배준우의 결혼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조보은은 평생 가난 때문에 두려워했다. 그의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둘째 딸이 재벌가에 시집가는 것을 보고도 출세를 서두르지 않을 수 있을까?고은영이 안지영의 뜻을 알아듣자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괴로워 보였다. "난 몰라, 어쨌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그 여자는 자신을
하여튼 진이훈은 나태웅이 미쳤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진이훈은 그런 나태웅과 함께 죽고 싶지 않았다.나태웅은 진이훈의 말을 듣고 온몸의 피가 식어버렸다.“찾지 못한 거야?”“네. 누군가가 흔적을 흐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못 찾게 만들려는 수단이죠!”‘그게 누구지? 장선명인가?’그럴 수도 있었다. 장선명은 안지영과 나태웅이 만나질 않기를 바라니까 말이다.그러니 흔적을 흐리는 짓까지 할지도 모른다.“...”나태웅의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다.진이훈은 약간 걱정하면서 물었다.“이제 어떡하죠?”“끝까지 조사한다. 오늘 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년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나태웅이 소리를 질렀다.“...”이게 자살 행위가 아니라면 뭐겠는가.“대표님, 안지영 씨는 지금 장선명 씨의 약혼녀입니다. 이런 방법은 옳지 않습니다!”진이훈은 결국 속마음을 꺼냈다. 진이훈도 참을 수 없었다.최근 들어 나태웅 옆에서 안지영과 장선명의 사이를 봐왔다.지금 나태웅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악역과도 같았다.“세상에 여자가 안지영 씨만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전화기 너머로 거친 호흡 소리가 들려왔다.나태웅이 이를 꽉 깨물었다.“장선명의 약혼녀? 자격은 있어?”“...”자격이 없을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미 약혼 관계이니 곧 결혼할지도 모른다.아무리 밉다고 해도 그건 바꿀 수 없는 일이다.나태웅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화가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리고 이내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안열은 집에서 요가를 끝낸 후였다.나태웅의 전화를 본 안열이 시계를 쳐다보았다. 이미 저녁 아홉 시가 지났다.강성의 사람들은 나태웅이 어제 킹덤 타운에서 사고를 쳤다는 걸 잘 알았다.그런데 또 이 시간에 전화를 하다니, 뭘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장선명과 싸워서 이기지 못하니 장선명의 사람을 괴롭히겠다는 건가?안열은 물을 마시러 가면서 전화를 받았다.“나태웅 대표님, 또 남의 약혼녀 뺏으러 오셨나요?”“쓸데없는 소리 걷어치
나태현은 고은지 앞에 와 고은지의 표정을 쳐다보았다.“왜, 우리의 거래가 마음에 안 들어?”고은지는 시선을 들어서 나태현을 보더니 차갑게 웃었다.“그럴 리가요. 괜한 생각하지 마요. 난 한 입으로 두말 안 해요.”말을 마친 고은지는 나태현이 뭐라 하기 전에 자리를 떠났다.나태현의 짜증은 끝도 없이 치밀었다....국화는 너무 많아서 천락 그룹 전체를 에워쌀 정도였다.국화를 가져온 사람들은 꽃을 놓고 조용히 떠나버렸다.이지훈과 진이훈 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꽃을 다 처리할 수는 없었다. 전화로 다른 사람들까지 불러서 3시간가량을 치워야만 했다.천락 그룹은 강성에서도 중심에 있었던 터라 이 소식은 인터넷에 빠르게 퍼졌다.제목은 바로 [천락 그룹의 중요 인물 사망?]이었다. 그리고 국화가 가득 쌓인 이미지도 같이 업로드되었다.네티즌들은 나태범이 사망한 게 아니냐고 떠들썩했다.나태현은 그 기사를 보고 화가 나서 바로 이지훈에게 전화를 걸어 처리하도록 했다.이지훈은 놀라서 말했다.“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오늘 안지영 덕분에 할 일만 늘었다.그리고 그 시각.나태웅은 킹덤 타운에 있었다.하지만 장선명과 안지영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나태현이 전화를 걸어왔다.“앞으로 그 여자 건드리지 마. 그럴 수 있겠어?”“...”나태웅의 호흡이 거칠어졌다.나태웅도 안지영을 건드리고 싶어서 건드리는 게 아니었다.“너 자꾸만 그러다가는 평생 솔로로 늙는다?”나태현은 그렇게 얘기한 후 전화를 끊었다.나태웅은 그런 나태현이 의아하게만 느껴졌다.이미 끊긴 전화를 보면서 나태웅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윽고 기사 알림을 보고 나태웅은 저도 모르게 그 기사를 클릭했다.그제야 나태현이 왜 그렇게 화를 낸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안지영을 만나지 못해 화가 나 있던 나태웅은 더욱더 화가 치밀었다.그래서 바로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안지영은 진작 나태웅을 차단했었다.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어도 똑같은 결과였다.두 사람 모두 나태웅을 차단한 것이
거기까지 생각한 나태웅은 더욱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내가 그년한테 무슨 목적이 있겠어!”말을 마친 나태웅은 나태현의 손을 뿌리쳤다.그 말을 들은 나태현도 화가 나서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졌다.그리고 나태웅의 뒷모습을 향해 외쳤다.“아무 목적 없는 거 확실해?”나태웅은 대답하지 않고 바로 차에 올랐다.묵직한 엔진 소리와 함께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나태현은 그런 나태웅을 보면서 머리가 아팠다. 보지 않아도 안지영을 찾으러 간 게 뻔했다.이지훈과 진이훈은은 눈앞의 광경을 보고 걱정스레 나태현을 쳐다보았다.나태현은 진이훈을 보고 화를 버럭 냈다.“여기서 뭐 해! 얼른 가서 막지 않고!”그 말에 진이훈이 깜짝 놀랐다.‘막으라고?’요 며칠 나태웅한테서 얻어맞은 것을 생각하면 진이훈은 억울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나태웅이 말린다고 해서 말려지는 사람인가.나태현은 진이훈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왜.”“대표님, 제가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게 아니라... 알잖습니까! 나태웅 대표님은 화가 나시면 말릴 수 없다는걸요.”그리고 충동적이라는 것까지.나태웅이 매번 장선명과 싸우려고 들 때면 진이훈은 주인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보통은 좋아하는 여자를 아껴주지 못해서 안달인데 나태웅은 죽으라고 괴롭히니 말이다.그래서 안지영은 결국 새로운 남자를 찾았다. 하지만 나태웅은 이제 그 남자까지 같이 괴롭히려고 한다.혼자서 죽는 거면 상관하지 않을 것인데, 항상 잘못은 나태웅이 하고 맞는 건 진이훈이니,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진이훈이 말릴 수 없다고 말하자 나태현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이지훈이 나서서 얘기했다.“지금 사람을 보낼까요? 안지영 씨를 찾으러 간 것일 테니, 장선명 씨도 있을 수 있습니다.”장선명이 있다면 두 사람은 또 싸우게 될 것이다.나태현은 이런 동생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그저 작은 소리로 얘기했다.“상관하지 마. 가라고 해. 싸워서 죽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나태현
저녁. 퇴근 시간.천락 그룹의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빠져나왔다.하지만 안지영이 보낸 차에서는 여전히 국화꽃이 옮겨지고 있었다.일하는 사람들은 얼른 국화꽃을 천락 그룹 주변에 쌓고 있었다.천락 그룹 직원들은 그것을 보고 이 상황을 나태현에게 보고했다.나태현과 나태웅의 사무실이 같은 층이 아니라 나태현은 나태웅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나태현은 그 소식을 듣고 약간 놀랐다.나태웅도 그 소식을 전해 들었다.두 사람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나태현은 의아해하면서 나태웅에게 물었다.“왜 너한테 국화를 선물한 거야?”나태현은 다른 직원한테서 국화가 너무 많아서 장례식장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나태웅과 안지영의 사이가 안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일이다.하지만 두 사람은 그저 사석에서만 싸울 뿐이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고 싸우지 않았다.“몰라.”나태웅은 안지영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나태현이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안지영한테 국화를 보낸 거야?”아무래도 친형이다 보니 친동생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어쨌든, 나태현의 반응은 진이훈과 같았다. 나태현은 안지영이 이유 없이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나태웅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했다.“안지영이 먼저 보낸 거야.”“그럼 너도 보냈다는 뜻이네?”나태웅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으로부터 나태현은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나태현은 짜증이 밀려와 호흡이 거칠어졌다.어젯밤 킹덤 타운에서 맞아 죽을 뻔했으면서, 얼굴에 상처도 아물지 않았으면서 이런 짓을 벌이다니.“도대체 널 어떻게 해야...”나태현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가 땅이 꺼질세라 한숨을 푹 내쉬었다.두 사람은 같이 회사 입구에 도착했다.나태현은 그저 국화가 아주 많다고만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래서 ‘많다’는 게 얼마나 많은 것인지 잘 몰랐다.하지만 현장에 와본 나태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흰색, 노란색, 분홍색의 국화가 눈앞에 깔려있었다.마치
나태웅은 이런 일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기를 원했다.나태웅은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진이훈은 그런 나태웅을 말리고 싶었으나 차가운 나태웅의 모습을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삼켜버렸다.몸 돌려 사무실을 떠나던 진이훈은 문 앞에 서서 다시 한번 물었다.“정, 정말 보내실 겁니까?”“2만 송이!”“...”재차 확인하려 했으나 꽃만 두 배로 늘어나게 되었다.진이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나왔다.안지영이 왜 갑자기 그렇게 많은 국화를 보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태웅은 화가 많이 났다.퇴근 전, 2만 송이의 국화가 안지영의 하늘 그룹에 도착했다.너무 많아서 프런트와 홀에도 꽃이 가득했다.안지영은 부승호와 얘기를 나눈 후 사무실에서 걸어 나왔다.문을 여는 순간 안지영의 앞에는 하얀색 파도가 일렁였다.안지영의 머릿속은 새하얘졌다.부승호는 눈앞의 모습을 보고 멍해졌다.“이건...”“...”안지영은 화가 난 나머지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안열, 안열!”안지영은 이를 꽉 깨물고 안열을 불렀다.안열이 당장 달려왔다.“대표님.”“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안지영이 분노에 차서 물었다.이 재수 없는 것은 분명 하늘 그룹에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왜 이곳에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들여오지 않으면 하늘 그룹 외벽을 둘러쌀 겁니다.”그렇다면 밖에서 본 기자들이 재미난 기사들을 써 내려갈 것이다.“...”안지영의 호흡이 거칠어졌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나태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이 개 같은 놈이...’말하지 않아도 나태웅이 한 짓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뭐해요! 지금 당장 돌려보내요. 천락 그룹 안에 가져갈 필요 없어요. 밖에 쌓아둬요!”안열은 하늘 그룹이 웃음거리가 될까 봐 걱정했지만 안지영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지금 당장 천락 그룹을 영안실로 만들어버릴 예상이었다.안지영은 화가 나서 충동적이었다.부승호는 이 꽃들을 천락 그룹에 돌려보낸다는 말을 듣고 머리가 아팠다
안지영은 그딴 것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몰라요. 당장 보내버려요!”만나서 또 다투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니 이런 비열하고 쪼잔한 방법이라도 쓰는 것이다.안지영은 나태웅에게 몇 배로 갚아줄 생각이었다.안열은 그런 안지영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당장 사람을 시켜 꽃을 돌려보내겠습니다.”사무실의 국화는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졌다.하지만 국화의 향은 여전히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안지영은 그것 때문에 아주 짜증이 났다.한 시간 후, 천락 그룹.나태웅의 사무실과 사무실 밖의 복도까지 국화꽃으로 가득 찼다.흰색과 노란색이 섞여 눈을 사로잡았다.사무실의 사람들은 놀라고 또 의아해했다. 이건 그야말로 사무실이 아니라 장례식장이었다.진이훈은 이 국화꽃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대, 대표님...”뭐라고 말하려고 입을 열다가도 또 뭐를 말해야 할지 몰랐다.게다가 이 모든 것이 안지영이 보내온 것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머리가 지끈거렸다.뭐 하자는 거지? 저주인가?요즘 사이가 안 좋아졌다고 해서 저주라도 하는 건가?나태웅의 얼굴은 완전히 흙빛이었다.“안지영!”나태웅은 이를 꽉 깨물었다.진이훈은 그 목소리를 듣고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물었다.“안지영 씨한테 돌려보낼까요?”그 말을 꺼낸 후 진이훈은 후회하고 말았다.나태웅의 성격을 알면서도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 되었다.나태웅의 성격대로라면 정말 안지영에게 돌려보낼 수도 있다. 그것도 몇 배로 말이다.안지영 때문에 사무실은 장례식장이 되어버렸다. 나태웅이 정말 이성을 잃는다면 국화꽃으로 하늘 그룹을 묻어버릴지도 모른다.아니나 다를까 나태웅은 진이훈의 말을 듣고 바로 대답했다.“당연히 돌려보내야지. 만 송이 더 얹어서 가!”‘누구는 저주할 줄 모르나?’“...”진이훈은 본인의 뺨을 때려버리고 싶었다. 왜 굳이 그 질문을 했을까 후회했다.“그... 안 좋지 않을까요?”“뭐가!”“지금 안진섭 씨가 병원에 있는 시점에
지금 고은지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그래서 고은영의 도움도 마다하고 홀로서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고은지는 인생이 참으로 버겁게 느껴졌다.그리고 그 시각.안지영도 비슷한 기분이었다.점심에 장선명과 같이 밥을 먹고 돌아와 보니 사무실에 꽃이 가득했다.안지영이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물었다.“이게 다 뭐예요?”“나태웅 대표님이 보낸 겁니다.”안열은 삐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고 안지영을 향해 대답했다.웃음을 참느라고 어깨가 주체할 수 없이 흔들렸다.안지영은 테이블에 놓인 꽃을 보면서 머릿속이 하얘졌다.어젯밤 나태웅은 킹덤 타운에 쳐들어와 싸움했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꽃을 선물하다니.게다가 하얀 국화꽃이었다.‘이제는 내가 죽기를 저주하는 건가?’“왜 갖고 들어오게 한 거예요!”안지영이 겨우 화를 참고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왜 나태웅 같은 인간쓰레기와 엮이게 된 건지.전에 동영 그룹에 있을 때, 나태웅은 배준우의 믿을만한 오른팔이었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나태웅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일을 수도 없이 그르쳤을 것만 같았다.안열은 안지영이 화내는 모습을 보고 마른기침을 하고 대답했다.“꽃집에서 직접 배송한 겁니다.”“앞으로 이런 재수 없는 일은 쳐내도록 해요.”“네. 알겠습니다.”안열은 계속해서 웃음을 참고 있었다. 웃음을 참느라 안면근육이 뻐근할 정도였다.안지영은 그런 안열을 보면서 화가 나서 얘기했다.“웃지 마요! 이게 웃겨요?”안열은 결국 참지 못하고 아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아마 장미를 선물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장미랑 국화도 구분하지 못할 사람 같아요?”눈이 멀쩡한 사람이라면 장미와 국화 정도는 쉽게 구분해 낼 수 있을 것이다.안열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네요.”나태웅의 성격을 생각해 보면 좋아하는 여자한테 국화를 보내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사실 안지영은 나태웅이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어찌하겠는가.량천옥은 하마터면 고은지를 죽일 뻔했고 고희주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그러니...“지금 같은 상황에 언니가 뭘 할지 잘 알 거예요.”고은영이 보충해서 얘기했다.량천옥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내가 해야 할 일이지. 모든 대가는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량천옥은 잘 알고 있었다.고은지가 나태현과 손을 잡고 량천옥을 공격할 것이라는 걸....고은지는 천락 그룹으로 돌아왔다. 감정을 추스른 후 다시 본인의 위치로 돌아가 앉았다.유일하게 달라진 것은 고은지 주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이었다. 이지훈은 돌아온 고은지를 보고 물었다.“오셨군요.”“네.”고은지가 고개를 끄덕였다.“나 대표님께서 사무실로 부르셨습니다.”컵을 들었던 고은지는 이지훈의 말을 듣고 손에 힘을 주게 되었다.기운 또한 더욱 차가워졌다.이윽고 정신을 차린 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그래요.”“얼른 가요. 한참 기다리셨습니다.”이지훈이 덧붙였다.고은지는 컵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지훈을 쳐다보았다. 이제 가겠다는 눈빛을 보내자 이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은지는 아무것도 아닌 척하고 있지만 이지훈은 고은지 주변의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고은지는 대표 사무실로 와서 노크를 했다.안에서는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고은지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나태현은 커다란 의자에 앉았다. 날카로운 나태현의 옆태는 아주 차가워 보였다.대표 사무실에서는 차가운 기운과 하얀 담배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고은지는 창가로 가서 창문을 열고 냄새를 뺐다.뒤에 있는 나태현이 물었다.“공항에 간 거야?”“네.”고은지는 담담하게 한 글자로 대답했다.“나랑 오래 일 했으면서 왜 아직도 무의미한 일을 하려고 그래.”고은지는 창문을 닫던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손톱에 살갗을 파고들 정도였다.고은지는 감정을 애써 추스르고 얘기했다.“아이의 일로 저를 협박하지 마셨어
낯빛이 창백해진 고은지를 보면서, 고은영은 고은지가 얼마나 힘든지 알 것만 같았다.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그래도...”“은영아, 너랑 희주는 나한테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희주는 그래도 친아빠한테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너도 꼭 아프지 말아야 해. 알았지?”중요한 사람이라는 말에 고은영은 약간 가슴이 아팠다.량천옥은 두 사람 쪽으로 다가오다가 고은지의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고은영과 고희주는 고은지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고은지가 계속해서 말을 붙였다.“물론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식도 사랑하지 않지. 저 사람처럼 말이야.”그렇게 말하면서 고은지는 량천옥을 쳐다보았다.“...”“...”그 순간 호흡마저 무거워졌다.량천옥은 고은지를 쳐다보면서 바르르 떨었다.고은영도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언니...”량천옥은 그 자리에 굳은 채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애썼다.량천옥은 고은지가 본인의 신분을 모르길 바랐다. 고은지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두려웠다.그리고 이 순간, 량천옥은 고은지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러면 량천옥은 고은지의 무슨 사람인가.혈연관계가 있는 사람? 엄마나 어머니 같은 이름은 량천옥에게 어울리지 않았다.량천옥 또한 본인이 자격 미달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하지만 가슴이 아픈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언니...”고은영이 굳은 채로 입을 열었다.고은영은 고은지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을 줄은 몰랐다.“맞지?”고은영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고은지의 차갑고 증오 가득한 눈을 바라보며, 고은영은 ‘응’이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 대답이 목에 턱 막힌 기분이었다.결국 고개만 끄덕였다.고은지는 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작게 웃었다.그 웃음에는 비웃음과 풍자가 가득했다.“...”량천옥은 고은지를 향해 걸어가려고 했지만 두 발이 바닥에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그저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