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81 - 챕터 390

1238 챕터

제381화

배준우는 그녀가 애써 밝은 척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나 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도련님!”“방금 무슨 일이 있었어요?”배준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현재, 나 집사는 방금 혜나와 갈등이 생겼던 두 도우미를 심문하는 중이었다.그는 배준우가 이렇게 묻자, 고은영이 이미 배준우에게 모든 걸 말해줬다고 생각했다.“세나와 미나가 사모님을 돌보는 혜나와 갈등이 생겼습니다.”지금 배준우는 사무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통화하고 있다.나 집사의 말에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그럼, 그 도우미 둘 다 해고하세요!”“도련님, 아직 일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고 그런 결정은 내리면 부적절하지 않은지요?”둘 다 해고하라는 배준우의 말에 나 집사가 놀란 듯이 물었다.배준우는 더욱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뭐가 잘못됐어요? 둘 다 집사님 친척입니까?”수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위압감에 나 집사는 등에 식은땀이 났다.“아니요, 물론 아닙니다. 잘못된 게 없습니다.”나 집사가 재빨리 말했다.“만약 여주인조차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다면, 해고당할 사람은 집사님이 될 겁니다!”“네, 죄송합니다, 도련님.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나 집사는 겁에 질린 듯 바로 사과했다.사실 그는, 어제 배준우가 고은영을 란완으로 데리고 왔을 때, 고은영이 배준우의 마음속에서 어떤 위치인지 알아차렸다.다만, 그녀의 위치가 이미월보다 높을 줄을 몰랐다.이미월이 해외에 있는 오랜 시간 동안, 배준우의 곁에는 여자가 없었다. 그러니 누가 고은영이 이미월의 자리를 추월했다는 걸 알 수 있겠나!지금 이미월도 강성에 있는데...!순간, 자신이 방심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이때, 세나와 미나는 겁에 질린 얼굴로 나 집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 집사가 전화를 끊은 동시에, 모든 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나 집사는 굳은 얼굴로 그녀들을 쳐다보며 말했다.“짐 싸고 나가!”두 사람은 놀란 눈으로 믿기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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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나 집사의 말에 세나와 미나는 절망에 빠진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나 집사는 자리를 떴다.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더 억울하다고 생각했다.“다 너 때문이야. 네가 미월 아가씨를 돌봐줬다고 뭐라고 된 줄 알아?”미나가 세나를 째려보며 말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너도 같이 그랬잖아? 왜 이제 와서 다 내 탓으로 돌려?”“네가 사모님 얘기 꺼냈잖아!”“너...”“빌어먹을, 내가 바보같이 네 맞장구를 쳐주다니!”미나가 세나를 매섭게 밀치며 말했다.란완 리조트 도우미가 전 강성 시내의 도우미 중 월급이 가장 높다. 일반 도우미의 2배다.그리고 고은영이 오기 전엔 할 일도 별로 없어서 매우 수월했다.강성 전 도시에 이렇게 수월하고 월급까지 높은 일자리는 여기밖에 없다.그런데 지금 말 두 마디 잘못해서, 직장까지 잃게 됐다.미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후회가 되었다. 자세히 따져보면 고은영이 딱히 미움 받을 일을 한 적도 없었다.세나도 잔뜩 화난 얼굴로 말했다.“여기서 네가 제일 재수 없어!”두 사람은 서로 악담 주고받으며 몸싸움까지 벌이려 했다. 그러다 결국 지나가는 사람에 의해 제지를 당해 싸움을 그쳤다.세나도 워낙 거만한 성격이라, 이미 벌어진 일이니, 결과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바로 짐을 싸고 나갔다.하지만 미나는 여전히 나가고 싶지 않아 했다. 그녀는 아직도 자기가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이 아니라는 거에 억울해하고 있었다.그러다 결국 고은영을 찾아갔다.고은영은 여전히 방 안에 있었다. 조보은의 전화가 계속 걸려와 짜증이 난 상태인데 혜나와 싸웠던 미나가 자신을 만나려 한다는 말에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싫어요!”“네!”혜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미나에게 고은영의 뜻을 전했다.미나는 문 앞에 서서 기다렸다.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고은영은 더욱 짜증 났다.혜나는 비교적 똑똑하고 눈치가 빨랐고, 게다가 란완에서 한동안 일을 했으니 저 사람들이 어떤 성격인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집사도 아니니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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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병원 시점.량일은 이미 직접 병원에 왔다. 조보은에게 10억을 더 주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모두 20억이다.20억, 그녀가 무슨 수를 쓰든 고은영을 데리고 떠나길 바랐다.일 처리를 깔끔하게 하기 위해, 조보은을 직접 감시하러 온 것이다.조보은은 20억이라는 말을 듣고 숨이 넘어갈 뻔했다!하지만 오늘 내로 일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조건에, 그녀는 마음이 조급해졌다.20억이라는 숫자가 그녀에게 아주 유혹적이었지만, 고은영을 데리고 떠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래서 전화를 여러 통 한 것이다. 하지만 고은영은 한 통도 받지 않았다.결국 량일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그러자 이번에는 전화를 받았다.“량 사모님께서 무슨 일로?”고은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한 시간 줄 테니 병원으로 달려와. 아니면 네 엄마 죽을지도 몰라!”협박하듯 말했다.마치 고은영이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조보은이 죽게 되는 것처럼 말했다.“저한테 그 여자가 납치됐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고은영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량일은 전혀 흔들림 없는 고은영의 목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 셈이지!”“왜요?”고은영이 물었다.“지금 당장 강성을 떠나!”“그 여자를 납치한 거랑 내가 강성을 떠나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요?”고은영이 담담히 물었다.조보은도 통화하고 있는 량일의 옆에서 숨을 죽이고 고은영의 차갑고 냉정한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그럼, 안 오겠단 말이냐?”량일은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이 빌어먹을 계집애, 강성을 잠시 떠나 있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왜 꼭 맞서야만 하는데!“안 가요!”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량일도 고은영에 대해 조사한적이 있으니, 고은영과 조보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그럼 고은지는? 고은지도 별 상관이 없어?”량일은 더 이상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조보은으로는 안 된다고?고은지라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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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량일은 그녀를 병원으로 불러내지 못한다면, 그녀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사실 병원에 오기 전에 하원 별장에 갔었다. 하지만 그녀가 어젯밤 하원에 돌아가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사람을 시켜 조사하게 했지만, 조금의 단서도 찾지 못했다.아마도 배준우가 그녀를 숨겨놓았다고 생각했다.정말 그렇다면 정말 문제가 복잡해진다.“그것도 량 사모님과 상관없잖아요?”량일의 어디 있냐는 말에 고은영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어제 그녀와 배준우가 하원에 돌아가지 않은 걸 어떻게 알고 이렇게 묻는지?무슨 뜻일까?설마 어제 교통사고가 량일과 관련이 있는 걸까?순간, 고은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량일이 뭐라고 말도 하기 전에 그녀가 먼저 물었다. “어제 교통사고도 당신 짓이에요?”량일이 아니면 량천옥일 거라고 생각했다.량일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어떻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그럼, 왜 어디 있냐고 물어요? 내가 하원에 없는 거 알고 물어보는 거 아니에요?”고은영의 말에 량일은 숨이 막혔다!고은영이 보통이 아니란 건 진작에 알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배짱에 적응되지 않았다.말만 잘하는 줄 알았지만, 눈치도 이렇게 빠를 줄이야.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한 상태였다.“오늘 배준우가 혼자 회사에 갔잖니!”“그것뿐이에요?”“아니면?”량일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겠다고 느꼈다.그녀의 숨 막히는 질문에 더는 상대하기 버거웠다.량일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죄를 짓는구나!지금 량일은 세상에 인과응보가 존재한다고 더더욱 믿게 되었다.어떤 일은, 한 번 저지르면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이 된다.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량천옥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량일은 겨우 숨을 가라앉히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어떻게 처리됐어요?”량천옥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량일은 량천옥이 배항준과의 대화가 불쾌하게 끝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넌 이 일을 상관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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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전화를 끊은 량일은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며 조보은을 쳐다봤다.“오늘 데려갈 수 있어요?”“그럼요. 안심하세요. 꼭 그래야죠!”조보은이 어찌 감히 못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무려 20억이다!무슨 일이 있어도, 고은영을 데려가야 했다.“좋아요. 분명히 말했어요. 점심시간 전에, 고은영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게요!”량일은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은영의 행방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그녀가 오늘 회사에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방금 고은영의 태도를 보면 뭐라고 해도 안 나올 게 분명했다.그래서 빨리 어디 있는지 알아내서 데려가야 한다.“네, 그럼 사모님께 부탁하겠습니다.”조보은이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대신 고은영을 찾아주겠다는데, 고마울 따름이었다.사람만 찾으면 데리고 가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량일은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조보은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고은영 그 계집애가 진짜 돈이 되긴 하네?”처음 2억에서, 지금의 20억까지!“지금보다 가격을 더 올려줄 수도 있을까요?” 서정우는 탐욕에 가득 찬 눈으로 조보은을 쳐다보았다.방금 20억이라는 숫자를 들었을 때, 그는 귀를 의심했다.고은영이 이렇게 값이 가는 줄 몰랐다.20억이라니!어느 정도의 액수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큰 숫자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20억만 받으면,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조보은은 그런 서정우를 째려보며 말했다.“오늘 안에 처리해야 한다는 말 못 들었어? 고은영의 값어치는 오늘까지야!”“그럼 우리도 흥정할 수 있잖아요.”“일단 고은영을 손에 넣고 흥정해야지!”조보은이 말했다.지금 사람도 못 찾았는데, 뭘 갖고 흥정을 하겠는가!결국 산속의 참새인 셈이다!재벌가의 사모님이 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조보은은 이번에 똑똑히 알게 되었다.지금 량일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고은영을 강성에서 떠나게 해야 한다.그들은 고은영이 강성을 떠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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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량일은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감정을 가라앉힌 후 핸드폰을 꺼냈다. 량천옥의 전화였다.“여보세요!”“지금 어디까지 진행됐어요?”량천옥이 초조하게 물었다.방금 병원에서 통화를 했는데, 또 전화를 걸어오다니!“지금 사람 시켜서 고은영 찾고 있어. 조보은 쪽도 다 안배했고. 넌 끼어들지 마.”량천옥이 눈을 감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 날, 손수 그 아이를 눈바람 속에 놓아...!그때 그녀도 무척 무섭고 두려웠다.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매번 그 날만 생각하면 지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확실히 찾을 수 있어요?”량일의 말에 량천옥은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량일도 그녀의 조급함을 느끼고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무슨 일 있어?”“방금 어르신이 전화 한 통 받고 나갔는데, 여자 목소리였어요!”량천옥은 마음이 불안해 미칠 지경이었다.량일도 그런 그녀의 마음을 느꼈다.량일이 대답도 하기 전에 량천옥이 이어서 말했다.“바깥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게 틀림없어요! 분명해요!”“일단 침착해! 네가 생각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잖아.”“그럼 어떤데요? 요즘 집에도 잘 안 들어온단 말이에요!”의심의 문이 열리면, 그 의심은 맹수처럼 한순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릴 것이다.량천옥은 지금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량일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지금 모든 일이 다 꼬여버려서, 어느 쪽에 신경 써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량일은 크게 심호흡하고 말했다.“일단 서두르지 마. 응?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하는 건 고은영이야!”사실 량일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다만, 그녀는 어떻게든 이성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려 했고, 머릿속으로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빠르게 계산했다.배항준이 진짜 바람을 피우고 있는지도...!조강지처조차도 버릴 수 사람이 얼마나 무정한 사람인지는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량천옥의 미모에 반해 전 부인과 이혼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젊고 예쁜 여자를 위해 량천옥과 이혼하지 못할까?량일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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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량천옥은 남자는 무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정하게 구는 이상 더 이상 감정을 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다만 자신의 것은 한 푼도 적게 받아서는 안 된다.량천옥이 전화를 끊으려 할 때, 량일이 한마디 더 했다.“잊지 마. 너랑 배항준은 법적인 부부가 아니야!”량천옥의 불안한 마음이 량일의 말에 더 절망적이었다.“그러니까 배항준이 진짜...!”진짜 뭐?량일은 더 말하려다 멈췄다.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우리가 지금 맞서야 할 일이 단순히 장항 프로젝트가 아닌 것 같구나.”가끔은 원하지 않는 일이라도, 반드시 계획을 세우고 처리해야 한다.배항준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지금 상황에 그와 정면으로 부딪친다면, 정말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최후를 맞게 될 것이다.물론 배윤은 친아들이니 내치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배준우가 요 몇 년 동안 동영 그룹을 다시 찾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가! 배윤은 배준우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만약 량천옥이 정말 아무것도 없이 집에서 쫓겨난다면, 배윤도 아마 자신의 몫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그게 량일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다.두 사람은 무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특히 량일은 머릿속이 복잡했다.이렇게 중대한 변고의 위기 앞에서, 마음속의 짙은 자괴감도 사라져 버렸다.두 사람 모두 오전 내내 불안했다.점심시간이 될 무렵, 량일은 소식을 전해 받았다.그러나 고은영의 현재 위치를 전해 들은 그녀는 심장이 밖으로 터져 나올 것 같았다.그녀는 애써 침착하며 말했다.“뭐라고? 지금 어디 있다고?”“지금 란완 리조트에 있다고 하십니다!”“란완 리조트에서 뭘 하고 있는데?”량일이 가슴을 졸이며 물었다.란완 리조트가 어떤 곳인데! 그곳은 강성 시내에서 가장 신비로운 곳이다.모두 란완 리조트의 주인이 강성 도시의 권력 중심부의 태반을 장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그런데 고은영 같은 사람이 어떻게 란완 리조트에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배준우가 데려간 거예요. 어젯밤에 그곳에 들어간 후로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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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배준우는 가볍게 웃기만 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집사는 배준우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부엌에 반찬 두 개를 더 만들라고 분부했다.오전의 일 때문에, 집사는 고은영을 더욱 신경 써서 대했다.점심 반찬은 안 그래도 푸짐한 편이었는데, 오늘은 배준우가 좋아하는 요리를 두 개 더 만들었다.배준우는 닭고기 한 조각을 고은영에게 집어주었다.“고마워요.”고은영이 웃으며 말했다.지금 배준우의 행동이 그녀에게 자꾸 따뜻한 느낌을 준다.고은영은 문득, 그를 떠나 사는 삶에 익숙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람 마음은 다 그렇다!이 모든 것은 다 가짜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해도, 배준우의 진짜 같은 행동에 자꾸만 흔들렸다.아니 흔들린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빠져들 것 같았다.“아침에 몇 시까지 자고 일어났어?”배준우가 물었다.그러자 고은영이 고개를 들었다.“출근하시고 얼마 안 돼서 일어났어요!”아마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졸린 현상도 덜한 듯했다.배준우는 또다시 그녀의 그릇에 국을 덜어주었다!지금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모든 사람에게 암묵적으로 고은영이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말해주고 있었다.“전 이거면 충분해요, 빨리 드세요!”고은영은 자신의 그릇에 쌓인 음식들을 보며 재빨리 말했다.“요즘 식사량이 오른 거 아니야?”“그래도 너무 많이는 못 먹어요!”너무 많이 먹으면 살찔까 봐 무서웠다.비록 그녀가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아니지만, 너무 많이 먹어도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배준우는 그녀가 음식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아주 좋아한다.점심 식사 후, 고은영은 살짝 졸린데, 배준우는 다시 회사로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30분을 기다린 후, 고은영은 참다못해 배준우에게 물었다.“오후에 회의 없으세요?”“없어. 오후엔 회사 안 가.”“네.”“왜?” 배준우가 이미 눈이 반쯤 풀린 고은영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고은영은 눈을 비비며 말했다.“졸려요.”아이가 생긴 후부터, 그녀의 정력은 이전처럼 왕성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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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배준우가 고은영을 란완으로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량일은 이미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믿고 싶지 않아도 장항 프로젝트를 지키는 건 무리였다.량천옥은 길이 완전히 끊어졌다는 량일의 말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이 빌어먹을 계집애, 절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량천옥의 말에 량일의 눈빛이 흔들렸다.“넌 무슨 말을 그렇게 악랄하게 해?”량일은 량천옥의 말이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녀의 얼굴도 지금 완전히 굳어 있다.하지만 량천옥은 오히려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아무 말 없이 쳐다보니 더 섬뜩했다.“왜 그런 눈으로 날 쳐다봐?”“내가 악랄해요?”량천옥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지금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쓰고 있다.“아니, 너...!”“내가 왜 이러는데요! 엄마 때문이잖아요! 다 엄마 때문이잖아요!”량천옥은 결국 무너졌다.그녀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그녀도 전에는...!그녀에게도 아름다운, 희망 가득했던 청춘이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 그 모든 것이 다 부서졌다.그녀는 지금도 그때 그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다.그 창백했던 모습...!옛 생각이 떠오르자, 량천옥은 몸이 더욱 떨렸다. 더 이상 회상할 용기도 없었다.“엄마가 나한테 계속 그랬잖아요. 꼭 사람다운 사람이 되라고! 아니에요?”량천옥의 원망에 량일은 가슴이 철렁했다.그녀는 항상 딸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대가라도 치를 것이라고 다짐하며 살아왔다. 자기 목숨보다도 더 사랑하는 딸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확고했던 그 신념이!흔들리는 것 같았다.량일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우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그래요, 물러설 곳이 없어요!”량천옥은 말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그녀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있을까?지금 그녀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가 했던 악행 중 하나라도 폭로된다면, 그녀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그녀는 그렇다 치지만, 배윤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잠시 장항 프로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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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왜 상관이 없어!배준우가 그녀와의 결혼으로 배항준을 협박해 이렇게 된 건데!량천옥이 뭐라고 반박하기 전에 량일이 계속해서 말했다.“그 아이도 배준우의 바둑알에 불과해. 그 애가 없어도 다른 애가 있었을 거야!”량일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량천옥에게 고은영에게서 관심을 끄라고 일러주는 말이었다. 그녀들이 상대해야 할 사람은 고은영이 아니니 말이다.량천옥은 여전히 마땅치 않았다.“말은 그렇게 해도, 배준우가 찾은 이 바둑이 참...!”“그만해!”량천옥이 다 말하기도 전에 량천옥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엄마!”그녀는 점점 량일이 고은영의 편에 서서 말하는 것도 모자라 그녀를 감싼다고 느꼈다.도대체 왜?“일의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해!”량일은 더욱 진지하게 말했다.이건 오랫동안 량천옥이 고치지 못하고 있는 나쁜 습관이다!어떤 일이 중요한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말이다.만약 량일이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지 않았다면, 진작에 배준우의 친 엄마와 같은 꼴을 당했을 것이다.량천옥이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량일의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사모님, 저 조보은이예요.”수화기 너머로 조보은의 알랑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순간, 량일의 얼굴이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이 여자는 고은영을 아예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량천옥은 이미 똑똑히 느꼈다.파렴치한 인간. 이 세상에 조보은만큼 파렴치한 인간은 없을 것이다.량일이 냉담하게 말했다.“무슨 일이에요?”“사모님이 저한테 점심 전까지 그 계집애 주소를 주면, 제가 그 계집애를 데리 떠나면 저한테 20억 준다고 했잖아요!”조보은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량일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까 봐 무서웠다.“필요 없어요. 우리 거래는 여기서 끝입니다!”방금 량천옥과 의논을 끝냈으니 더는 고은영을 물고 늘어질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란완 리조트에 있다!그녀는 조보은에게 고은영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만약 알려줬다가 그녀가 거기에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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