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일은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감정을 가라앉힌 후 핸드폰을 꺼냈다. 량천옥의 전화였다.“여보세요!”“지금 어디까지 진행됐어요?”량천옥이 초조하게 물었다.방금 병원에서 통화를 했는데, 또 전화를 걸어오다니!“지금 사람 시켜서 고은영 찾고 있어. 조보은 쪽도 다 안배했고. 넌 끼어들지 마.”량천옥이 눈을 감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 날, 손수 그 아이를 눈바람 속에 놓아...!그때 그녀도 무척 무섭고 두려웠다.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매번 그 날만 생각하면 지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확실히 찾을 수 있어요?”량일의 말에 량천옥은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량일도 그녀의 조급함을 느끼고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무슨 일 있어?”“방금 어르신이 전화 한 통 받고 나갔는데, 여자 목소리였어요!”량천옥은 마음이 불안해 미칠 지경이었다.량일도 그런 그녀의 마음을 느꼈다.량일이 대답도 하기 전에 량천옥이 이어서 말했다.“바깥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게 틀림없어요! 분명해요!”“일단 침착해! 네가 생각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잖아.”“그럼 어떤데요? 요즘 집에도 잘 안 들어온단 말이에요!”의심의 문이 열리면, 그 의심은 맹수처럼 한순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릴 것이다.량천옥은 지금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량일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지금 모든 일이 다 꼬여버려서, 어느 쪽에 신경 써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량일은 크게 심호흡하고 말했다.“일단 서두르지 마. 응?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하는 건 고은영이야!”사실 량일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다만, 그녀는 어떻게든 이성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려 했고, 머릿속으로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빠르게 계산했다.배항준이 진짜 바람을 피우고 있는지도...!조강지처조차도 버릴 수 사람이 얼마나 무정한 사람인지는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량천옥의 미모에 반해 전 부인과 이혼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젊고 예쁜 여자를 위해 량천옥과 이혼하지 못할까?량일은 심
량천옥은 남자는 무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정하게 구는 이상 더 이상 감정을 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다만 자신의 것은 한 푼도 적게 받아서는 안 된다.량천옥이 전화를 끊으려 할 때, 량일이 한마디 더 했다.“잊지 마. 너랑 배항준은 법적인 부부가 아니야!”량천옥의 불안한 마음이 량일의 말에 더 절망적이었다.“그러니까 배항준이 진짜...!”진짜 뭐?량일은 더 말하려다 멈췄다.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우리가 지금 맞서야 할 일이 단순히 장항 프로젝트가 아닌 것 같구나.”가끔은 원하지 않는 일이라도, 반드시 계획을 세우고 처리해야 한다.배항준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지금 상황에 그와 정면으로 부딪친다면, 정말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최후를 맞게 될 것이다.물론 배윤은 친아들이니 내치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배준우가 요 몇 년 동안 동영 그룹을 다시 찾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가! 배윤은 배준우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만약 량천옥이 정말 아무것도 없이 집에서 쫓겨난다면, 배윤도 아마 자신의 몫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그게 량일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다.두 사람은 무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특히 량일은 머릿속이 복잡했다.이렇게 중대한 변고의 위기 앞에서, 마음속의 짙은 자괴감도 사라져 버렸다.두 사람 모두 오전 내내 불안했다.점심시간이 될 무렵, 량일은 소식을 전해 받았다.그러나 고은영의 현재 위치를 전해 들은 그녀는 심장이 밖으로 터져 나올 것 같았다.그녀는 애써 침착하며 말했다.“뭐라고? 지금 어디 있다고?”“지금 란완 리조트에 있다고 하십니다!”“란완 리조트에서 뭘 하고 있는데?”량일이 가슴을 졸이며 물었다.란완 리조트가 어떤 곳인데! 그곳은 강성 시내에서 가장 신비로운 곳이다.모두 란완 리조트의 주인이 강성 도시의 권력 중심부의 태반을 장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그런데 고은영 같은 사람이 어떻게 란완 리조트에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배준우가 데려간 거예요. 어젯밤에 그곳에 들어간 후로 아직
배준우는 가볍게 웃기만 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집사는 배준우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부엌에 반찬 두 개를 더 만들라고 분부했다.오전의 일 때문에, 집사는 고은영을 더욱 신경 써서 대했다.점심 반찬은 안 그래도 푸짐한 편이었는데, 오늘은 배준우가 좋아하는 요리를 두 개 더 만들었다.배준우는 닭고기 한 조각을 고은영에게 집어주었다.“고마워요.”고은영이 웃으며 말했다.지금 배준우의 행동이 그녀에게 자꾸 따뜻한 느낌을 준다.고은영은 문득, 그를 떠나 사는 삶에 익숙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사람 마음은 다 그렇다!이 모든 것은 다 가짜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해도, 배준우의 진짜 같은 행동에 자꾸만 흔들렸다.아니 흔들린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빠져들 것 같았다.“아침에 몇 시까지 자고 일어났어?”배준우가 물었다.그러자 고은영이 고개를 들었다.“출근하시고 얼마 안 돼서 일어났어요!”아마 새로운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졸린 현상도 덜한 듯했다.배준우는 또다시 그녀의 그릇에 국을 덜어주었다!지금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모든 사람에게 암묵적으로 고은영이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말해주고 있었다.“전 이거면 충분해요, 빨리 드세요!”고은영은 자신의 그릇에 쌓인 음식들을 보며 재빨리 말했다.“요즘 식사량이 오른 거 아니야?”“그래도 너무 많이는 못 먹어요!”너무 많이 먹으면 살찔까 봐 무서웠다.비록 그녀가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아니지만, 너무 많이 먹어도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배준우는 그녀가 음식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아주 좋아한다.점심 식사 후, 고은영은 살짝 졸린데, 배준우는 다시 회사로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30분을 기다린 후, 고은영은 참다못해 배준우에게 물었다.“오후에 회의 없으세요?”“없어. 오후엔 회사 안 가.”“네.”“왜?” 배준우가 이미 눈이 반쯤 풀린 고은영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고은영은 눈을 비비며 말했다.“졸려요.”아이가 생긴 후부터, 그녀의 정력은 이전처럼 왕성하지
배준우가 고은영을 란완으로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량일은 이미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믿고 싶지 않아도 장항 프로젝트를 지키는 건 무리였다.량천옥은 길이 완전히 끊어졌다는 량일의 말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이 빌어먹을 계집애, 절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량천옥의 말에 량일의 눈빛이 흔들렸다.“넌 무슨 말을 그렇게 악랄하게 해?”량일은 량천옥의 말이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녀의 얼굴도 지금 완전히 굳어 있다.하지만 량천옥은 오히려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아무 말 없이 쳐다보니 더 섬뜩했다.“왜 그런 눈으로 날 쳐다봐?”“내가 악랄해요?”량천옥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지금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쓰고 있다.“아니, 너...!”“내가 왜 이러는데요! 엄마 때문이잖아요! 다 엄마 때문이잖아요!”량천옥은 결국 무너졌다.그녀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그녀도 전에는...!그녀에게도 아름다운, 희망 가득했던 청춘이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 그 모든 것이 다 부서졌다.그녀는 지금도 그때 그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다.그 창백했던 모습...!옛 생각이 떠오르자, 량천옥은 몸이 더욱 떨렸다. 더 이상 회상할 용기도 없었다.“엄마가 나한테 계속 그랬잖아요. 꼭 사람다운 사람이 되라고! 아니에요?”량천옥의 원망에 량일은 가슴이 철렁했다.그녀는 항상 딸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대가라도 치를 것이라고 다짐하며 살아왔다. 자기 목숨보다도 더 사랑하는 딸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확고했던 그 신념이!흔들리는 것 같았다.량일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우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그래요, 물러설 곳이 없어요!”량천옥은 말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그녀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있을까?지금 그녀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가 했던 악행 중 하나라도 폭로된다면, 그녀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그녀는 그렇다 치지만, 배윤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잠시 장항 프로젝
“...”왜 상관이 없어!배준우가 그녀와의 결혼으로 배항준을 협박해 이렇게 된 건데!량천옥이 뭐라고 반박하기 전에 량일이 계속해서 말했다.“그 아이도 배준우의 바둑알에 불과해. 그 애가 없어도 다른 애가 있었을 거야!”량일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량천옥에게 고은영에게서 관심을 끄라고 일러주는 말이었다. 그녀들이 상대해야 할 사람은 고은영이 아니니 말이다.량천옥은 여전히 마땅치 않았다.“말은 그렇게 해도, 배준우가 찾은 이 바둑이 참...!”“그만해!”량천옥이 다 말하기도 전에 량천옥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엄마!”그녀는 점점 량일이 고은영의 편에 서서 말하는 것도 모자라 그녀를 감싼다고 느꼈다.도대체 왜?“일의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해!”량일은 더욱 진지하게 말했다.이건 오랫동안 량천옥이 고치지 못하고 있는 나쁜 습관이다!어떤 일이 중요한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말이다.만약 량일이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지 않았다면, 진작에 배준우의 친 엄마와 같은 꼴을 당했을 것이다.량천옥이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량일의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사모님, 저 조보은이예요.”수화기 너머로 조보은의 알랑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순간, 량일의 얼굴이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이 여자는 고은영을 아예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량천옥은 이미 똑똑히 느꼈다.파렴치한 인간. 이 세상에 조보은만큼 파렴치한 인간은 없을 것이다.량일이 냉담하게 말했다.“무슨 일이에요?”“사모님이 저한테 점심 전까지 그 계집애 주소를 주면, 제가 그 계집애를 데리 떠나면 저한테 20억 준다고 했잖아요!”조보은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량일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까 봐 무서웠다.“필요 없어요. 우리 거래는 여기서 끝입니다!”방금 량천옥과 의논을 끝냈으니 더는 고은영을 물고 늘어질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란완 리조트에 있다!그녀는 조보은에게 고은영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만약 알려줬다가 그녀가 거기에 가서
량천옥도 그녀의 변화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량천옥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그 아이의 출신을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비난하는 거야?! 잊지 마, 그 애는 지금 배씨 가문 사모님이야!”“량 사모님...!”갑작스러운 량천옥의 태도 변화에 조보은은 어리둥절 했다.조보은이 더 말하기 전에 량천옥은 전화를 끊어버렸다.‘뚜-뚜-’ 소리에 조보은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서정우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통화를 듣고 있었던 서정우도 량일의 뜻을 알아 들었다.“고은영 데리고 떠날 필요 없어요?”서정우는 믿지 못하는 듯 물었다.조보은은 화가 치밀어 핸드폰을 이불 위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이를 갈며 말했다.“그 여자가 거래를 계속 번복했어!”“그럼 20억은 그냥 없던 일로 된 거예요?”서정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조보운을 쳐다봤다.20억을?조보은은 20억이라는 서정우의 말에 더 화가 나서 말을 잇지 못했다.“왜 갑자기 안 데리고 가도 된다는 거예요? 배씨 집안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계집애를.”“그러게, 누가 아니래?”아까 조보은도 량일에게 이렇게 말했다.하지만 량일의 반응은? 한마디로 그녀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도대체 무슨 태도인 거야? 이건 조보은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 듯한 태도였다.조보은은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부자들의 생각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어.”“그럼 이제 어떡해요?”서정우가 화가 난 목소리로 물었다.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남은 돈이 얼마 없다는 것이다.병원 입원비조차 낼 수 없는 처지였다.서정우의 질문에 조보은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20억인데, 그냥 이렇게 날린다고?“망할 계집애! 분명히 그 계집애가 량 사모님이랑 무슨 거래를 한 게 틀림없어.”조보은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틀림없이 고은영일 것이다.이 망할 계집애는 더 이상 용산 촌에 있을 때의 멍청한 계집애가 아니다. 요 몇 년 동안 강성에서 생활하면서 완전히 변했다.지금
그녀는 오랫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요즘 며칠 동안 두려움 속에서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데, 이제야 드디어...... 끝이 보였다.배준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그는 웃으며 말했다.“궁지에 몰려 더 이상 방법이 없나 보지?”량천옥을 말하는 거다!그녀에게서 F국 프로젝트를 넘겨받는 건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결국!나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박씨 사문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고, 진씨 가문에서도 너랑 은영 씨를 주시하고 있어.”그들은 진씨 가문과 량천옥의 관계를 모두 알고 있었다.만약 배준우와 고은영이 진짜 결혼식을 올린다면, 양쪽 가문과 량천옥의 관계는 그걸로 끝이 날 것이다.량천옥은 앞으로도 진씨 가문에 의지해야 할 일이 많다.그래서 지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진씨 가문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배준우는 길쭉한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한참 뒤, 배준우가 나태웅에게 가서 말했다.“인수인계할 때 네가 가.”“넌 안 가려고?” 나태웅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장항 프로젝트는 큰 프로젝트이기에 그는 요 몇 년 동안 동영그룹을 손에 넣은 뒤, 계속해서 장항 프로젝트를 손에 넣을 방법만을 생각해 왔다.나태웅은 지금 마침 돌파구가 생겼고, 드디어 프로젝트를 손에 넣게 되었으니, 그가 직접 갈 줄 알았다.배준우가 량천옥이 생명처럼 여기는 프로젝트를 이렇게 하찮게 여길 줄 몰랐다.배준우는 저쪽에 앉아 귤 한 조각을 입에 넣는 고은영을 쳐다보았다.“안 갈거야!”“그래, 알았어.”나태웅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다른 업무 보고를 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나태웅이 간 뒤, 배준우가 고은영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이리 와!”그는 기분이 좋은 듯해 보였고, 마치 귀여운 새끼 고양이를 놀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고은영은 채 먹지 못한 귤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배준우는
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확실해! 오늘 바로 인수인계할 거야.”그의 확실한 대답에 고은영의 마음속에는 환호성이 울렸다.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심지어 도망갈 계획까지 세웠으니 말이다!물론 그녀는 도망 같은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배준우 같은 사람과는 절대 안 좋게 헤어져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평화롭게 헤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니, 두려움을 억누르고 지금까지 기다렸다.그녀는 배준우의 기분이 괜찮아 보이자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저희 계약도 이제 끝나는 거죠?”그녀의 말에, 그녀를 안고 있던 배준우의 손은 멈칫했고, 미소를 짓던 얼굴도 점점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뭐?”고은영도 그런 배준우의 변화에 호흡이 더욱 무거워졌다.물어봐도 안 되는 건가?그녀는 배준우의 옷자라락을 움켜쥐고는 조심스레 말했다.“전에 저희가 결혼한 것도 장항 프로젝트를 뺏기 위해서 잖아요. 근데 이제 다 끝났으니..”“나 실장이 그렇게 알려줬어?”그가 날카로운 말투로 반문하자 고은영은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쳐다봤다.“나 실장님은 절대 량천옥의 계략에 걸러들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어요!”“.......”“이제 장풍 프로젝트를 넘겨받으셨으니까, 그날 밤 그 여자가 안배한 여자가 누군지도 중요하지 않잖아요?”장항 프로젝트를 손에 넣었으니, 해외의 다른 일부 업무도 그의 손에 들어오기 때문이다.량천옥의 이전 계획은 모두 완전히 산산조각 나 버렸다.그녀의 말에 배준우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래서?”“그러니 그 여자가 대표님을 협박했었던 그 일도 이젠 풀렸겠죠?”“그 여자가 진짜 날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해?”차갑고 날카로운 말투였다.“......”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가?중요하지 않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때 확실히 량천옥이 남성 호텔에 여자를 보냈기 때문에 고은영도 실수를 하게 된 것이였다. 나중에는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