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41 - 챕터 250

1214 챕터

제241화

두 사람은 또 한참을 의논했다. 안지영은 이미 고은영에게 병원을 찾아주었고 마침 의사는 안지영의 친구였다.지금 그녀의 신분은 동영그룹의 안주인이자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다. 그러니 뭘 하든 신중해야 한다.만약 외부에 알려지면 그녀 본인은 물론 배준우에게도 크나큰 영향을 주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은영은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지영아, 너 진짜 너무 최고야.”안지영의 모든 준비에 고은영은 고맙기 그지 없었다.그런데 안지영은 오히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아니면 누가 너 챙겨줄 것 같애?”이건 사실이였다.비록 고은영도 엄마가 있지만 그 엄마라는 작자는 차라리 없는 쪽이 훨씬 낫다.두 사람은 오래도록 수다를 떨었고, 배준우의 연락을 받은 뒤에야 고은영은 안지영과 헤어졌다.안지영은 고은영에게 내일 점심 병원에 가야하니 핑계를 미리 준비하라고 했다.두 사람이 카페를 나서는 순간, 옆 테이블의 여자가 푹 눌러 쓴 모자를 벗었다.이미월은 창백한 얼굴로 고은영과 안지영의 대화를 되뇌였고 그녀의 눈가에는 한기가 스쳤다.‘고은영 이 천박한 년...... 대체 어떻게 조사했던 거지? 감히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준우와 결혼하다니? 정말 겁도 없구나?’고은영은 다급히 회사로 돌아갔다.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배준우의 싸늘한 시선과 마주쳤다.“대표님~”아마 방금 안지영과의 대화로 인해 배준우를 보는 순간 고은영은 괜히 마음이 켕겼다.배준우는 싸늘하게 그녀를 노려보더니 시선을 점점 아래로 향했다.결국 그의 시선은 그녀의 아랫배에서 멈췄다.그 예리한 눈빛은 당장이라도 고은영을 베어버릴 것 같았다. 고은영은 괜히 심장이 철렁했다.그녀는 다급히 아랫배를 감싸며 말했다.“대, 대표님!”배준우가 싸늘하게 웃었다.“어디 다녀왔어?”고은영이 말했다.“화장실이요!”그녀는 감히 안지영을 만났다는 말은 할 수가 없었다.역시 나태웅의 말처럼 두 여자는 수시로 만남을 가졌다.배준우는 어쩌면 이 두 여인에게 나쁜 속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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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두 사람이 또 무슨 말을 하려는 그때, 갑자기 고은영의 휴대폰이 울렸다.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였지만 고은영에게는 일종의 구원이었기에 바로 휴대폰으로 화제를 돌렸다.“저, 전화 좀 받을게요.”배준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고은영은 부리나케 휴대폰을 들고 사무실에서 나왔다.배준우는 고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겁도 없네......’비록 나태웅에게 빠른 시일 내에 안지영을 조사하라고 시켰지만, 사실 배준우는 이미 대략 정황을 확신하고 있었다.고은영은 다급히 사무실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은영 씨.”전화기 저편에서 육명호의 촉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에 고은영은 깜짝 놀랐다. 비록 뭐가 두려운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혹시 그날 밤 북성에서 육명호와 스킨십이 아닌 스킨십을 했을 때, 배준우가 화를 내서일까?하여 육명호만 떠올려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비록 두 회사의 협력은 실패했지만 한 때는 고객이었으니 고은영은 깍듯이 인사했다.“육 대표님, 안녕하세요.”“나 지금 동영그룹 입구야. 내려올래, 아니면 내가 올라갈까?”육시준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분명히 고은영의 의견을 묻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은 억압도 들어있었다.고은영이 말했다.“둘 다 싫은데요?”육명호 때문에 직원 수칙도 외웠는데 또 회사로 찾아왔다고?어떤 의미로 왔든 모두 그녀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낼 것이다. 그렇다고 직접 내려가 육명호를 만나는 것도 고은영은 두려웠다.배준우는 아주 무서운 상사다. 직원 수칙에는 분명 여직원은 사적으로 고객을 만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게다가 그녀는 마케팅 부문이 아니라 육명호와 만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또, 마케팅 부문의 직원이라도 반드시 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고객과 만날 수 있다. 그 말인즉슨, 고은영이 육명호와 만나려면 반드시 배준우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배준우에게 육명호와의 만남을 허락받는다? 차라리 지옥으로 가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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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고은영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싫어서 결국 배준우에게 찾아갔다.혹시라도 사적으로 육명호를 만났다가 들키는 날엔, 후과느 아주 엄중할 것이다.사무실에 들어선 고은영은 배준우의 그윽한 눈빛과 시선을 마주쳤다.배준우가 물었다.“누구 전화야?”고은영은 숨기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육 대표님요.”“육명호가 너한테?”배준우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둘이 사적으로도 연락을 주고받았어?’어두워진 배준우의 표정에 고은영은 바로 그의 기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지금 배준우 앞에서 육명호라는 세 세글자는 완전히 금기어가 된 듯싶다.이것은 육명호가 배준우를 보통의 남자처럼 생각하고 접대한 잘못이다. 그러게 비즈니스 자리에 왜 여자를 불러서는?그날 밤 그들의 비즈니스는 그 여자 때문에 끝났다.하지만 일하는 스타일을 보니 육명호도 그리 반듯한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육명호 씨 맞아요.”고은영은 전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배준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너한텐 왜 전화했대?”“저를 만나겠대요.”‘사적으로 연락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사적으로 만나겠다고?’“만나기만 해 봐.”배준우의 쐐기에 고은영은 자기도 모르게 움찔했다.그러고는 심호흡하고 말했다.“나한테 두 가지 선택 기회를 주겠대요. 내가 내려가서 만나든, 본인이 나 찾으러 올라오든 선택하라네요. 완전 위협적이지 않아요?”고은영의 진지한 말에 배준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널 위협했어?”“네, 위협처럼 들렸어요.”고은영은 더 진지하게 말했고 배준우의 눈가에는 한기가 스쳤다.‘육명호, 이 자식, 배짱 좋네? 감히 내 사람을 협박해?’배준우는 차가운 눈초리로 고은영을 쏘아보았고, 고은영은 순간 심장이 철렁하는 것 같은 기분에 우물쭈물하며 말했다.“나 협박하는 데 내가 뭐 별수가 있겠어요?”그녀는 혹시라도 불똥이 자기한테 튈까 봐 바로 육명호와의 관계에 선을 그어버렸다. 배준우는 잔뜩 겁에 질린 그녀의 모습에 차갑게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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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고은영에게서 전화만 걸려 오면 안지영은 불안한 마음부터 생겼다.왜냐하면 고은영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는 분명 무슨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고은영이 말했다.“지영아, 나 오후에 건강검진 있어!”“뭐라고?”“아까 대표님이 직접 말하셨어. 오늘 오후에 전 직원이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왜 갑자기 이 시점에서 건강검진이야?”오늘 오후면 건강검진을 한다는 말에 안지영은 깜짝 놀랐다.건강검진은 고은영에게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당연히 고은영도 건강검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조바심이 났다.“내가 어떻게 알아.”두 사람은 배준우가 왜 이 시점에서 건강검진을 배치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시간을 계산해 보면 건강검진은 마땅히 다음 달에 진행되어야 하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다.안지영이 말했다.“건강검진 절대 하면 안 돼!”동영그룹의 건강검진은 항상 전면적이라 만약 고은영이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면 임신 사실은 절대 숨길 수가 없게 된다.“나도 알아. 근데 대표님이 나한테 직접 말했어.. 나 도망 못 갈 것 같아.”“안 돼도 되게 하라고!”안지영이 쐐기를 박았다.고은영은 당장이라도 울고 싶었다.왜 생각한 대로 상황이 굴러가지 않는지......안지영은 비록 그녀에게 쉽게 도망가라고 말했지만 배준우가 특별히 그녀에게 이 일을 전해주었으니 안 가면 안 될 것 같았다.“너 건강검진 받게 되면 어떤 결과인지 잘 알고 있지?”고은영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안지영은 조바심이 났다.안지영은 이미 병원 측에 연락했고 만약 내일 진찰이 순조롭다면 바로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건강검진이라니? 이걸 어떻게 피한단 말인가?고은영 본인은 더더욱 조바심이 났다.“그럼, 알지.”“너 그러면 점심에 배씨 저택 가지 마. 점심에 당장 수술대에 오르는 거야.”곰곰이 생각하던 안지영은 결심한 듯 이를 악물고 말했다.두 사람은 이미 배준우에 의해 궁지에 몰렸다.“오늘 점심?”“아니면 어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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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정유비는 바로 몸을 돌려 배준우의 사무실로 들어갔고 마침 고개를 든 이미월이 고은영과 눈이 마주쳤다.순간 이미월의 눈동자에는 음침하고 의미심장한 웃음이 스쳐 지나갔다.고은영은 이미월이 왜 이렇게 웃는지 알 수 없었다.고은영이 생각하기도 전에 정유비는 배준우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하지만 그녀의 안색은 확연히 굳어졌다.“왜 그래, 유비야?”이유비의 안색이 좋지 않으니 이미월은 다급히 물었다.정유비는 이미월을 힐끗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너한테 화 단단히 났나 봐.”이미월은 당연히 배준우가 화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잃은 대로 잃었고, 심지어 외삼촌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지금 그녀는 호텔 비용도 부담하기 힘들어 여인숙에서 지내고 있었다.정유비는 한숨을 내쉬었다.“너 먼저 돌아갈래?”“나 만나기 싫대?”고은영이 두 여자를 스쳐 지나가는 그때, 정유비는 삽시에 눈빛이 차가워지며 이미월을 향해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대표님 옆에서 누군가 입을 함부로 놀리고 있잖아. 그러니 어떻게 쉽게 화가 풀리겠어?”‘누군가’라는 세 글자, 모두 정유비가 누구를 말하는지 다 알고 있었다.고은영은 정유비가 김연화보다 성숙하고 진중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하지만 배준우는 이미월에 대한 태도가 확고했고, 고은영은 배준우가 화나면 어떤 후과를 초래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치러야 할 대가는 이미월보다 더 끔찍할 것이다.정유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무 대답도 없는 이미월에게 말했다.“일단 돌아가, 응?”이미월이 단호하게 말했다.“중요한 말이 있다고 전해줘.”그녀는 이대로 떠나기 싫었다.고은영은 내일 병원에 갈 것이며, 이미월은 오늘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하지만 대표님이......”“내가 직접 들어가서 말할게.”“안돼!”정유비는 단호하게 말했다.정유비는 이미 배준우에게 이미월이 찾아왔다고 전했지만 배준우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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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배준우는 홀로 사무실에 있었다.막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인 그는 갑자기 들어온 사람이 이미월이라는 사실에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녀를 내쫓기 위해 차가운 표정으로 인터폰을 누르려는 그때, 이미월이 다급히 다가와 그의 손을 막았다.“내가 일방적으로 들어왔어. 다른 사람과는 상관없는 일이야.”이미월은 부드럽지만 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배준우는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았다.“이거 놔.”배준우의 더없이 차가운 말투에 그녀는 심장이 떨려왔지만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내 얼굴 보는 게 그렇게 싫어?”이미월은 울먹이더니 눈시울을 붉혔다.배준우에 대한 지난 몇 년간의 그리움을 떠올리니...... 그녀는 그가 서럽기도 하면서 원망스럽기도 했다.배준우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뺐다.인터폰에서 손을 떼는 순간까지도 그의 눈빛에는 혐오로 가득했다.하지만 배준우도 더는 그녀를 쫓아내지 않았고 이미월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동영그룹의 모든 사람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그중에는 량천옥의 사람도 적지 않았다.만약 이대로 쫓아낸다면 량천옥이 또 쉴 새 없이 입을 나불거릴 것이다.“나 원망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나 너 많이 보고 싶었어.”이미월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애처로운 마음을 표현했다.하지만 애절한 그녀의 고백에도 배준우의 차가운 얼굴은 전혀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날카롭게 이미월을 노려보았다.그 눈빛에는 경고가 들어있었다.이미월은 저도 몰래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준우야.”“그 말 하려고 들어왔어? 그런 거라면 당장 나가!”배준우가 차갑게 경고했다.지금 배준우는 이미월의 감정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고 관심조차 없었다.무뚝뚝한 배준우의 태도에 이미월은 숨이 막히고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배준우가 이렇게까지 매정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는 다 잊은 걸까?지나간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 걸까?이미월은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배준우의 쌀쌀맞은 태도에 더는 말을 이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녀는 애써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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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같은 시각 비서실.이미월이 들어간지 5분쯤이 지난 뒤, 정유비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배준우가 그녀를 쫓아내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이미월에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녀에게도 불똥이 튈 일은 없다.배준우와 이미월의 재결합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 정유비는 고은영에게 득의양양한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고은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곧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고은영은 배씨 저택으로 가야 한다. 그녀는 어떤 핑계를 대고 병원으로 빠져나갈지 이미 다 생각한 상태이다.사무실에서.분위기는 정유비가 생각한 것처럼 좋지가 않았다.배준우가 아무 말도 없자 이미월은 그가 단단히 화가 났다고 생각해 이때다 싶어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시작했다.“보기에는 엉성해 보이지만 알고 보니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너와 결혼했던 거야.”다른 남자......이미월은 이 네 글자를 강조하여 말했고 그 말은 배준우의 정곡을 찔러댔다.배준우는 여전히 차가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고은영에게 그런 배짱이 있다고 생각해?”“진짜 임신했다니까. 안지영과 대화하는 거 다 들었어. 내일 낙태 수술 받기로 예약까지 해놓은 상태라고. 그러고 몸조리 하기 위해서 너와 한바탕 다툴 기회를 찾겠다고 했어.”......“준우야. 다른 말은 다 안 믿어도 돼. 하지만 이거 진짜 사실이야!”이미월은 당장 하늘에 맹세할 기세였다.그녀는 배준우가 자기의 말을 믿어주길 간절히 기도했다.배준우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뭐라고?”“진짜 임신했다고!”“안지영과 뭘 얘기했다고?”“낙태 수술 상의했다고. 그러고 널 계속 속이려고 했다니까. 너 지금 그 여자한테 완전 속고 있는 거야.”이미월이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그녀는 배준우가 당장이라도 고은영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확인하길 바랐다. 그렇게 되면 고은영은 완전히 아웃이다.그녀는 각종 수단으로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노력해왔지만 여태 계획은 늘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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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순간 이미월은 넋이 나간 듯 배준우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무슨 말이야?”‘다른 남자의 아이가 아니라고? 만약 다른 남자의 아이가 아니라면 왜 낙태하려고 했던 거지? 말도 안 되잖아. 다른 남자의 아이니까 몰래 낙태하려던 거 아니었나?’하지만 배준우의 표정을 보아하니..이미월은 숨이 막혀왔다.“너 원래 이렇게 증거도 없이 사람 함부로 모함하는 여자였어?”배준우는 혐오스러운 말투로 말했고, 이미월은 당황해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그러니까 그 아이가 설마......”이미월은 말을 이어갈 수 없었고 그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쳐다보았다.그녀는 고은영의 배 속의 아이가 배준우의 아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그... 그럴 리가! 만약 준우의 아이라면 왜 기뻐하지 못할 망정 낙태하려고 했던 거지? 준우의 아이를 가졌다면 신분을 상승할 수 있는 기회인데? 고은영이 바보라고 그걸 모르겠어?’이미월은 고은영이 배준우를 속였다고 확신했다.“정말 네 아이야?”하지만 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에 이미월은 심장이 떨려오더니 안색이 점차 창백해졌다.그녀는 이 사실을 믿기 싫었다.‘만약 정말 준우 아이라면 난 어떡해? 나 이젠 준우와 완전히 끝인 거야? 안돼, 그럴 수 없어!’배준우는 차갑게 웃어 보였다.“내 아이가 아니라면 고은영이 나와 왜 결혼했겠어?”“그렇다면 왜 낙태를 하려고 하는 건데?”이미월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봤다. 그녀는 고은영이 배준우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믿기 싫었다.이미월이 여전히 믿지 않으려고 하자 배준우는 점점 더 표정이 굳어졌다.“내 아내가 누구 아이를 가졌는지도 모를 만큼 내가 그 정도로 판단력이 없는 줄 알아?”“임신한거 알고 있었다고?”안지영과 고은영의 대화를 돌이켜보면 배준우는 분명 이 일을 모르는 상태이다.그런데 이게 웬일일까?“그걸 너한테 설명해야 해?”이미월은 할 말을 잃었다.하긴, 배준우는 그녀에게 설명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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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눈물범벅인 이미월이 사무실에서 나오자 아까만 해도 득의양양했던 정유비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이미월은 고은영을 매섭게 노려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그리고 그 뒤로 정유비가 다급히 따라갔다.고은영은 그녀의 눈빛에 어리둥절해졌다. 하긴 고은영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물건을 정리하며 배준우에게 어떻게 전화를 걸까 고민 중이던 그때, 고은영의 인터폰이 울렸다.“네, 대표님.”업무를 보고 있던 한희와 진청아는 배준우가 직접 고은영에게 연락하는 모습에 정유비는 확실히 대리 근무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들어와!”배준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바로 들어갈게요.”고은영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바로 배준우의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고은영은 왠지 모를 한기가 느껴졌다.이번 겨울은 점점 더 추워지고 있다.배준우는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누르며 말했다.“창문 좀 열어.”고은영은 의아했다.배준우는 늘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왜 하필 오늘 담배 냄새에 민감한 걸까?왠지 모를 위협감을 느낀 고은영은 감히 아무 말도 못 하고 다급히 창문을 열었다.창문이 완전히 열리자 사무실의 담배 냄새는 서서히 사라졌다.고은영은 조마조마하게 배준우에게 다가갔다.“대표님, 이제 퇴근 시간이에요.”배준우가 물었다.“이미월은 왜 함부로 들어왔지?”......‘이건 또 무슨 말이래?’배준우의 말대로 고은영은 이미월에게 경고의 전화를 걸었었다. 하지만 이미월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찾아왔다.역시 옛사랑은 제멋대로 굴 자본이 있나 보다.“그건...... 이미월 씨는 대표님 세상에 함부로 드나들어도 괜찮은거 아니었나요?”고은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배준우는 똑똑히 들었다.“뭐라고?”“내가 틀린 말 했어요?”배준우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넌 막을 줄도 몰라?”“업무를 정유비 씨에게 나눠줬으니 그건 정유비 씨 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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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그녀의 멍한 모습에 배준우는 더욱 화가 났다.하지만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이렇게 멍청해진 건 임신과 관련이 있을 것이기에 배준우도 더는 화를 내지 않았다.“저택에 가야지?”“네, 준비했어요.”“가자.”“......”‘가, 가자고?’“같이 가시게요?”고은영은 뒤통수가 서늘해졌다.배준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문제 있어?”‘네! 문제 있어요!’고은영은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안지영은 이미 의사와 시간을 정한 상태이기에 만약 배준우가 함께 간다면 그녀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후의 건강검진은.....고은영은 당장이라도 머리를 박고 이 매정한 세상과 작별하고 싶었다.“문제, 문제없어요!”배준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그녀는 감히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배준우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났다.“출발해!”고은영은 얼른 그의 발걸음을 따랐다.배준우는 분명 그녀에게 혼자 가라고 했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함께 나선 걸까?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긴장되었다.배씨 저택으로 향하는 길.안지영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어떻게 됐어? 출발했어? 여긴 준비 다 끝났어.”고은영이 바로 답장했다.“나 대표님이랑 같이 있어.”간단한 한마디에 안지영은 삽시에 조용해졌다.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안지영은 고은영이 지금 배준우와 함께 있다는 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대표님은 왜 하필 이 시점에 이렇게 얄밉게 구는 거지? 은영이와 함께 있다면......! 그렇다면 건강검진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인가?’안지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지금 자기가 마주하고 있는 것이 도대체 어떤 수라장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안지영은 당장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요해하고 싶었지만 옆에는 배준우가 떡하니 있으니 그럴 수도 없었다.그리고 메시지도 당연히 계속 보낼 수 없었다.“아, 진짜 미쳐버리겠네!”안지영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이게 대체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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